C JAMM - 킁 (2019)
쾌락과 신앙 사이에서 갈등하는 개인의 자기 파괴적 회고록
씨잼의 킁은 다양한 사운드를 힙합이라는 장르적 기반 위에 응집력 있게 엮어내며, 35분의 러닝타임 내내 청자를 씨잼이라는 한 인간의 내면세계로 끌어들인다. 앨범은 트랩과 이모랩을 비롯한 여러 하위 장르를 차용하면서도 하나의 정서로 정제되어, 씨잼만의 독자적인 무드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씨잼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쾌락에 대한 욕망과 신앙에 대한 갈망 사이의 충돌을, 뛰어난 작사력과 독창적인 플로우를 통해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그는 마약, 사랑, 향락을 서슴없이 노출하면서도, 그 안에 깃든 공허함과 자기혐오를 여과 없이 그대로 드러낸다. 동시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하나님’이라는 상징은 그가 쾌락 너머의 구원을 갈망하고 있음을 계속해서 암시한다. 이 앨범은 단순한 고백을 넘어 청자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개인의 쾌락 추구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신실한 삶과 향락적인 삶은 공존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킁을 단순한 음악 감상의 경험을 넘어 사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또한 씨잼은 앨범 전반에 걸쳐 혁신적이고 유려한 한국어 라임 체계를 구현하며, 멈블랩과 이모랩의 리듬 구조를 적극 활용해 자신의 정서를 극대화한다. 이는 다소 단조로운 구조 안에서도 감정의 진폭을 유연하게 구현해 낸 씨잼의 감각적이고 숙련된 퍼포먼스로 느껴진다. 또한 멈블랩이라는 발화 방식은 씨잼에게 단순한 스타일이 아닌 의미를 겹겹이 숨기고 드러내는 서사적 장치로 기능한다.
킁이 한국 대중음악에 남긴 영향은 작지 않다. 사운드와 장르의 선구적인 차용뿐만 아니라 감정의 나약함, 도덕적 혼란, 구원에 대한 갈망 등 기존 힙합 서사에서 소외되었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전면화함으로써, 이후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정서적 지평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아직까지도 독자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장르적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가 아닌 씨잼과 제이키드먼이 만들어낸 모방 불가능한 감각 덕분이다.
5/5
96/100 (메들리의 부재)
와 비매
잘 읽었습니다
킁 cd 부럽네요
감사합니다!
비매는 뭐하면 있는거예요?
중고거래로 구매했습니다!
씨잼은 당장 메들리를 살려내라
2019아닌가요
아 맞네요 씨잼 출소랑 헷갈렸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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