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양홍원-오보에
오보에는 불친절하다. 상당하게 짜여져있는 함축적인 가사들은 마치 시를 연상시키고, 노래로 풀어내기에는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키기 훨씬 어렵게 짜여진 여러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난 이런 모습에서 오히려 매력을 느꼈다. 어찌보면 지루할 수 있지만, 주관적으로는, 너무나 큰 매력들이 느껴졌다.
우선 앨범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면 유기적인 결합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노래들은 각자 개성을 가진다. 하지만 앨범단위로 작품을 낸다 하면 그것은 어떠한 개연성과 연관성이 있어야 더욱 큰 설득력을 가진다. 왜냐하면 아예 다른 스타일의 노래들을 자연스럽지 않게 배치하고 그걸 그냥 앨범으로 낸다면
그건 앨범이 아니라 히트곡 모음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에서도 각 곡의 개성을 살리고 또 분위기를 적절히 지켜나간 비트들과 랩 스타일은 굉장했다. 또한 놀라운점은, 모든 곡들이 전부 느낌있고 또 후렴구가 인상깊었다.
후렴구를 변형해서 들려주거나, 자연스럽게 벌스와 이어놓아 한곡이 부분적으로 구성되지 않게 느껴지게 한것도 상당한 충격이었다. 게다가, 앨범의 또 하나의 큰 장점인 서사도 양홍원의 방식대로 잘 풀어낸다.
멜로디컬한 비트에 변조된 목소리, 독특하고 때론 난해하게 쓴 가사들은 양홍원의 감정에 집중하게 만든다. 또한, 핵심적인 부분을 감추게 만든 장치는 앨범의 장점이었다.
사람마다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가지만, 큰 틀은 변하지 않게 잡아둔 그림같은 표현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가사도 훌룡했다. 취향차가 매우 클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가사는 집중하지 않으면 서사적인 부분을 놓치게 되어 이해하기 힘들고,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곡의 멜로디들은 훌룡하게 이어지고, 가볍게 즐길수도 있게 만든다. 만약 가사에 집중하고 여러 해석을 보고 또 해본다면, 정말 앨범의 재미를 느끼기 쉬워진다. 앨범을 곱씹으면서 그의 서사에 집중하고, 또 신기할정도로 흥미로워지는 역순행적 연계는 불친절하지 않았다.
앨범의 주제는 전체적으로 죄로 인해 생긴 죄책감과, 우울장애등의 정서적 문제를 약과 짧은 관계등으로 풀다, 자신의 내면의 아이를 마주하고 다시금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쓰여진 많은 곡의 가사들은 대부분 순서가 뒤죽박죽되어있고, 하지만 정리되어있다. 오보에의 영어식 표현인 3 STEPS FORWARD, 2 STEPS BACK는 다섯 발자국을 통해 그의 삶에서의 성장을 마주한다 해석된다.
이외에도 가사를 곱씹으면서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요소 들이 즐비한다.
하지만 앨범의 아쉬운 점은 없지 않다. 많진 않지만, 취향에 따라 심하게 갈릴 수 있는 호불호가 유일한 단점중 하나로 생각된다. 서사를 알지 못하면 이해할수 없는 가사와 불친절한 설명은 아쉽게 느껴질수있다.
아름답게 채워진 그의 노트에는 슬픔과 절망, 상처와 이를 잊으려는 단순한 존재들로 부터 그를 성장하게 한 모든것들이 보여진다.당신은 오보에를 어떻게 바라보았고, 다섯발자국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가?
2025.03.01
준명반
별점4.25/5
오보에..
셀 수도 없이 많이 들은 앨범..
근데 여전히 가사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 앨범..
하지만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는 앨범..
오보에는 5점 만점에 1939393919010202083849302점 입니다.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아요
노래도 노랜데 전 가사를 정말 잘썼다고 생각하네요
솔직히 슬로모는 좀 일부러 그런듯한 느낌이 있어서 마이너스 요소였는데..
밤이 내 예상보다 더 기네
삶이 내 예산보다 더 기네
정말 잘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사는 정말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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