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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로우지 입니다. 세번째 칼럼입니다 No Quantize

BLVU10시간 전조회 수 76추천수 4댓글 2

NO QUANTIZE MY BEAT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LE!! 지난번에 비트씬의 프로듀서들이 애용하는 효과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했었는데, 효과는 제 말 실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효과보다는 기술이랄까요, 아니면 노하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오래된 하드웨어를 주로 사용하는 프로듀서들에 대해 설명하는 글이다보니 뭔가 특별하거나 대단한 내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직도?’ 라는 반응이나, ‘진짜로?’ 라는 반응들이 나올 수는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아티스트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해보겠습니다.

 

No Quantize

사실 잘 모르지만 이 노 퀀타이즈가 유튜브에서 유명한 sarah2ill (사라 인스트루멘탈리스트) 의 팀이름 같기도 합니다.

 

No Quantize-이번 칼럼의 제목이기도 한 말입니다. 아마 취미로라도 Daw나 그 외 음악 프로듀싱 툴을 다뤄보신 적이 있으시다면 혹은 배워보셨다면 익히 알고 계실 그 기능일 것입니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 퀀타이즈라는 기능은 실황으로 연주되어 기록되는 미디 노트들을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그리드에 재배열시키는 기능입니다. 더 쉽게 이야기해서 드럼의 하이햇을 찍기 위해 ‘칙 칙 칙 칙’ 하고 손으로 찍었을때, 이게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조금씩 엇나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엇나가는 일을 정확하게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정렬시키는 기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프로듀서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퀀타이즈 일화 중 하나는 Dr.Dre와 mpc3000 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mpc3000의 제작은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드럼머신 제작자인 로저린이라는 할아버지가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이 할아버지가 mpc3000의 퀀타이즈 기능을 설계하셨다고 하는데, 사실 그 성능이 조금 애매했다고 합니다. 결과물이 정확한 타이밍에 정렬되지 않던 것이죠. 프로듀서들은 mpc3000의 이 현상을 ‘로저린 그루브’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로저린 그루브가 어떤 현상이었냐면(사실 직접 만져본적이 없어서 정확히 설명을 못하겠습니다.)  퀀타이즈를 사용해도 스윙감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분명 스트레이트를 원했을텐데도 말이죠. 간접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방법도 있는데, 웹에서 로저린 그루브가 정확히 ‘이렇게 들립니다.’ 라는 영상은 찾지 못했지만 많은 프로듀서들이 로저린 그루브 따라하기 팁을 공유하는 영상을 올리곤 합니다. 그 내용이 -daw의 퀀타이즈 설정에서 스윙감을 50-55%정도 주면된다- 라는 것인데(50%가 중간값입니다. 스트레이트), 그러니까 실제 분명히 스윙감이 느껴지긴 하나봅니다. 그러나 실제 그 내용 50-55%정도라면 아주 미약하고 애매한, 그러니까 꽤나 감질나는 올래 말래 하는 느낌의 스윙감인겁니다. 우리는 어린시절, 그러니까 NWA나 Dre의 음악을 들으며(물론 우리의 연령을 생각하면 대체로 발매된지 한참뒤에 접한 것이겠지만) ‘와, 이건 퀀타이즈 안쓰고 직접 패드를 두드리며 찍었겠지? 그루브 죽인다!’ 라며 감탄하며 들었었는데 어쩌면 그 감질맛나는 그루브는, 패드를 직접 두드리며 찍은 건 맞지만, 우연의 산물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의 다큐 중(제목은 생각이 안납니다만) 제이딜라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ATCQ의 Q-tip과 Roots의 Quest love가 딜라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회상하는 장면인데, 둘 중 누군가가 먼저 테이프를 주며 ‘들어봐. 우리랑 비슷하긴 완전히 달라.’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곧잘 ‘정말 이상한데 진짜 훵키해!’ – 라는 식의 대화를 하죠. 그리고 이어 Quest love는 레드불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야기합니다. ‘딜라의 드럼은 마치 술취한 어린아이 같다.’ 라고 말이죠. 그리고 Quest love는 딜라의 음악을 들어보고는 ‘진짜 드럼을 이렇게 둘거야?’ 라고 물어본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Quest love가 직접 혹평한 그 리듬이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Funky’ 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딜라로 부터 발전된(?) 이 리듬은 ‘drunken beat’ 로 검색하면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딜라에 대한 가장 훌륭한 컨텐츠라고 생각하는 영상입니다. 자동번역도 훌륭합니다.

 

 

이해를 쉽게 도와주는 영상인 듯 합니다.

 

 네,  전 지금 퀀타이즈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사실 이게 어려운 일입니다. 예술가들에게 완벽함을 추구하는 대신 위험을 감수하라니, 겁나는 일입니다. 퀀타이즈의 존재 의의가 내가 저지른 실수를 아주 잘 해결해주겠다는 것인데, 굳이 사용하지 않을 필요가 없을 뿐더러, 내 작품을 감상하는 다른 이들이 이렇게 말할 것만 같거든요. ‘얘 봐라, 킥이 정확하지가 않아’, ‘스네어랑 하이햇이 똑 떨어지지 않네.’ 라구요. 실제로 프로페셔널들은 박튠과 음튠을 모든 작업의 기본으로 두고 있고, 대부분의 작업자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보니 퀀타이즈를 쓰지 않는 일이 겁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냥 안쓰고, 되는데로 두들기는걸 냅둔다고 그루브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손가락으로 패드를 균형있게 두들기는 것은 생각이상으로 연습을 요하는 일입니다. 입문자들은 메트로놈을 듣기도 힘들뿐더러 메트로놈에 맞춰 손을 움직이는 일이 여간 어려운일이 아닙니다.  

 자 그럼 그거 왜하는 걸까요?

힙합 프로듀서, 좁게는 비트메이커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드럼, 드럼, 드럼입니다. 제 생각은 아니고, 유명한 프로듀서인 누군가가 인터뷰하는 걸 인스타에서 봤는데 누군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말미에 이런 이야기까지 하던데요. ‘제발 드럼 좀 망치지마!’ 라고 말이죠. 대충 드럼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다면 드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요.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몇번 언급한 그루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 지금부터 나오는 얘기는 다분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그루브란 무엇일까. 저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는 부분입니다만, 그루브란 호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호흡은 리드미컬 합니다. 리듬은 반복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호흡은 들숨과 날숨이 반복이니 리드미컬한 것이 맞을 겁니다. 듀엣 혹은 그 이상이 어떤 행위를 할때 호흡이 잘 맞으면 뭐든 좋은 성과를 내는 것 또한 가능하죠. 그리고 이 호흡은 개개인 모두가 다릅니다. 자, 그루브가 이 설명들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리듬의 반복이고, 본인이 좋아하는 그루브의 음악이 나오면 고개를 끄떡이게 되죠. 그리고 이후에 그 그루브를 다시 느끼기 위해 특정 아티스트를 찾기도 합니다. ‘그루브는 호흡같다.’ 조금 말이 될까요?

제이 딜라의 무기는 누구와도 다른 그루브 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들과의 차이를 명확하고 극명하게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죠. 그리고 이 그루브를 마치 자신의 싸인 처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No Quantize’ 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 미묘한 차이들, 인간적임, 그리고 매우매우 너무나 음악적인- 딜라만의 호흡말이죠. 그리고 아티스트들은 이 자신만의 호흡을 찾기위해 무던히 많은 연습과 노력을 하게 됩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비트메이커인 Ras G의 음악을 들어보면 어느 순간 리듬이 다 틀어짐을 경험하게 됩니다. 쿵 쿵 이었는데 쿵   쿵 이었다가 다시 쿵 쿵으로 왔다가 쿵    쿵이 되기도 하죠. 디비아시는 본인의 롤랜드 마스터클래스 수업에서 입으로 메트로놈을 흉내내며(하물며 듣지도 않고) 16비트 하이햇을 찍은 후에, 애매하게 맞을 듯 안맞는 하이햇 그루브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가끔은 비트씬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었을때 루프가 맞아떨어지지 않거나 (Ras G) 의도적으로 실수하는 것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아예 맞지 않게 시작해서 의구심을 가질 즈음 맞아떨어지게 하는 이상함을 느끼게 하는 곡도 있죠. 그리고 이러한 장인정신, 혹은 강박은 여타 프로듀서들과의 많은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누가 더 낫다.’ 의 개념과는 다른 말 그대로의 ‘차이’ 말입니다. 독특한 그루브는 아티스트를 개성있게 만들어주고 리스너들을 끌어들이는데 효과가 지독히도 좋은 비법양념이 됩니다. 이러한 약간의 뒤틀림은 소위 말하는 Dope가 되는겁니다. 뭔가 이상해서 한번 더 들어보고 이상한 걸 알게되니 한번 더 들어보고, 듣다보니 괜찮아서 자꾸 듣게 되는 그런 것 말입니다.

 

 

 

 

 

 

쓰면서 부족하고 쓸때마다 부족함을 느낍니다만 그래도 열심히 써보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또 행복하게 다음 글을 써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부족하거나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얼마든지 알려주시면 겸허히 받아들이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겠으니 얼마든지 말씀부탁드립니다.

이제 25년의 설연휴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힘드시겠지만 또 희망이 가득한 일상, 재시작하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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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1 19분 전

    다른 커뮤에서도 글 봤지만 이 문화에 해박하시네요

    주로 외국 사이트에서 정보들을 얻으시나요?

    너무 재밌군요...

  • BLVU글쓴이
    7분 전
    @ROCA

    재미가 있으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유튜브를 정말 열심히 뒤지기도 하고 몇번씩 보기도 합니다. 다큐가 있다면 너무 땡큐죠ㅎㅎ레딧도 기웃거리고 위키피디아도 살펴보구요. 서적이 있는 경우는 서적도 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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