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글에서 추천해주신걸 대부분 들어보았습니다.
들으면서 해석하기엔 부족한 영어 실력과 장르적인 인물에 대한 지식의 짧음에 회의감을 많이 느꼈어요.
크게 중요하다라는 느낌은 안받는데,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조금은 자신에게 화가 나네요.
배경을 깊게 알지 못하며 다소 겉핥기의 성향이 강하니 점수는 사심으로 봐주세요 :D
1. AT.LONG.LAST.A&AP [4/5]
파급력이 큰 사람이라, 제가 문화에 문외한이였던 시절에도 이름을 몇 번 들어봐서 그의 1집을 잊을만 하면 들어봤습니다. 해마다 1~2번씩 햇수로 5년정도는 지났는데, 이 앨범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정말 의심이 많았어요.
전 제일 처음 라키를 접한 Praise the road도 어떤 배경에서 대중에게 각광받는지, 특유의 밋밋함과 쿨함의 경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트랙이였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이 앨범을 들으며 그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였어요. 랩은 말할 것도 없으며 아티스틱한 면모들이 빛나는 순간들의 연속을 체험했습니다.
한 순간 이 멋을 100%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느낀 앨범이였습니다. 다음엔 가사를 정독하면서 들어봐야겠어요.
따봉 트랙 : 3, 5, 12, 15
2. No Hands [3.5/5]
조금씩은 단순할수록, 조금씩은 느끼기 힘들게 되었던 앨범이 아니였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앨범이였습니다.
조금은 시간이 지난 셋업들과 작법, 그 안에서 펼쳐지는 둘의 스위칭은 듣는 화자를 특유의 노스텔직함과 1차원적인 즐거움에 빠지게 해요.
그게 저에겐 힙합 음악 근본의 계보를 비트는 매력을 크게 느낀거 같아요. 정말 신기하게 신나고,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서 정제된 raw함을 진짜 야생적이게 표현했달까, 자칫 날것을 의도해서 보여주려고 하면 받아들일 때 느끼한 경우가 많거든요. 근데 이 듀오가 보여주는 '엄청 신남' 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전 신남에도 이유가 필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이 앨범을 돌리면 돌릴수록 더 좋아하게 될 수 있을 꺼 같습니다.
저에겐 언어의 장벽에 Enjoy의 측면의 당위성이 훼손됬다고 보거든요 ;( 가장 과격하고 직설적인 언어는 오히려 다중 언어 화자에게 벽이란 느낌.
배움이 부족할 따름입니다. 미래의 제가 "그 땐 조금 과소평가했지.." 라는 독백을 하지 않을까,,
따봉 트랙 : 4, 7, 11
3. Oxymoron [3.5/5]
힙합 씬은 올해 초 'BLUE LIPS'의 드랍으로 오랜만에 그의 이름을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냥 랩 잘하는 아저씨 1로 인식하고 있어서, 왜 극찬받는지 그 배경을 몰랐거든요.
어떤 이유에서 찬사를 받았는지, 이 사람이 왜 잘하는 래퍼인지 잘 보여지는 앨범이였습니다. 트랙 배치도 어렵지 않게 딱 무난합니다.
이 앨범이 드랍된 시절 그 문화를 살갗으로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름이 끼칠 음악이 될 수도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심어준 앨범입니다.
또 다른 놀라운 점은 랩의 신들린 완급조절에 있었어요. 신나게 달릴 땐 존x게 달리고, 차분해야 하면 굉장히 냉정해지며, 진중할 땐 매우 그루비해서 랩을 지 맘대로 다 해버립니다.
하지만 음악 특유의 공격성과 폭력성으로, 단기간 다회독을 와다다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왜 이 아조씨가 좋은 평가를 받는지 잘 알았습니다.
따봉 트랙 : 6, 8, 10
4. Big Fish Theory [4/5]
그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언급되는 아티스트였거든요. 이번이 음악은 완전 처음입니다.
다양한 장르에서 오는 실험적인 사운드에 가미된 음악들을 모으고 모아서, 정말 아무데서나 플레이할 수 있는 앨범이였어요.
신나게 즐길려면 즐길 수 있고 또 앉아서 여유롭게 쉬면서 칠링하고 싶을 때도 여유롭게 앨범 자켓을 터치하고, 조금은 센치하고 처진 기분일 때도 망설임없이 부를 수 있을 꺼 같은 느낌.
이런 음악들이 모여있으면, 다양한 사운드셋의 집합을 많이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자칫 피곤하고 "이게 뭐야?" 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쓴 게 보여요.
모두의 이름은 모르지만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지원사격도 거기에 한 몫하고 있습니다.
일단 랩은 고사하고, 이렇게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소리들을 모으고 모아서 '앨범'이라는 각본을 씬에 던진 게 비트초이스에 대한 대단한 감각과 연구가 있고, 그에 대한 경의를 느꼈습니다.
갑분 켄황 뭐고??
따봉 트랙 : 2, 4, 7, 11
5. DAYTONA 보류
저에게는 너무 어려웠어요. 매력이 뭔지는 알겠는데, 너무 많은 내용이 이 21분에 함축되어있다고 느껴서 위의 Oxymoron보다 무겁다고 느꼈습니다.
정말 100% 집중해서 21분을 이 앨범에 쏟아야만 많은 걸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노력해볼게요.
따봉 트랙 : Santeria
6. Below The Heavens [4.5/5]
단 몇 트랙만으로 그들의 세계에 빠져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솔직히 초반부는 덤덤히 별 관심없는 소설의 개요를 읽어나가는 흐름이였지만, 그 후 폭풍처럼 몰려오는 메인 줄거리인 중반부가 이렇게 탄탄하면서 매력적일 수가 있는지, 틀어놓으며 감탄의 감탄을 멈추지 못했어요.
사뭇 받아 들이기엔 무거우면서 듣기엔 가벼운 웰메이드 음악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앨범같은 앨범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트랙과 트랙끼리 조화를 이루면서도, '결합'이 너무 심해서 자칫 하나의 이야기로 들리게 되지 않아서 매우 좋았어요.
따봉 트랙 : 5, 6, 7, 8, 11, 12, 13
7. Serotonin 2 [4.5/5]
이런 장르(앰비언트와 팝, 전자적인 사운드들)를 접할 때마다 깊은 심해에 잠기는 듯한 느낌을 크게 받아요. 자기 세상에 와보라고 초대장을 건네는데, 거기에는 굉장히 무거운 자존감의 끌어당김이 있어서 이 음악들에 삼켜져 버립니다.
거기서 아티스트가 던지는 이야기를 잠잠하게 들으며 포근하면서도 사뭇 서늘하다는 감각에 빠지는데요. 진짜로 물 안에 있는거 처럼, 물에서 숨을 쉴 수 있다면 이런 편안하고 고요한 느낌일까요.
그 정적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하는 건 오직 그 아티스트의 역량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앨범은 굉장히 거기에 부합했어요.
일단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매우 올곧게 보였습니다. 장르적인 특성에서 오는 특유의 노스탤직함은 말할 것도 없으며, 이따금 정말 따뜻한 이불에 들어가있는 듯한 포근함을 느끼는 반면 어떨 땐 핵전쟁 이후 서늘한 허허벌판에 혼자 서있는 듯한 차가움을 느끼게 해줘요.
메세지의 측면에서도 얼만큼 컴팩트하게, 단순하고도 정제되었지만 다양한 청취자층에 대해 무언가의 감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장치들이 이 장르에선 중요하다고 보는데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내가 쉽고 편하게 듣고 싶으면 정말정말 얕게, 조금 더 집중해서 무겁게 듣고 싶다면 아주아주 깊게 들어가 볼 수 있는게 이 앨범의 최고의 매력입니다.
따봉 트랙 : 3, 8, 12
8. Pray For Haiti 보류
DAYTONA랑 비슷한 이유로 1회독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JUSTHIS의 '2 MANY HOMES 4 1 KID' 도 맨 처음엔 쌔게 와닿지 않았고, 지금도 그가 던지는 이야기들을 다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그런 성질의 앨범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언어의 벽도 있으며 이 앨범에는 이 아티스트의 출신적인 모습도 크게 관여하는거 같고, 한 마디 한 마디마다 소울이 담겨있는 거 같은데.. 이런 면에서 보면 DAYTONA보다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아주 오래 걸리지 않을까; 하하
인생을 살면서 '아이티'라는 나라가 떠오를 순간이 한 번은 있지 않을까요? 그 때 다시 만나 소개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따봉 트랙 : Makrel Jaxon
9. RAYSONTAPE [3/5]
어떤 것들을 들어왔고 그걸 자기식대로 해석해서 흡수했는지 잘 들어났으며, 그걸 세상에 표현하는데 의의를 둔 음악들인 거 같아요.
질감에 대한 연구가 굉장한 거 같아요. 창작자의 입장에선 한 번쯤 들어볼 만한 음악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한 순간 팟하고 튀는 신박한 멜로디도 있었지만, 자칫 물릴 수도 있는 사운드들의 풀이 큰 거 같아요.
그리고 전체적인 강약의 조절에서 의도한 바는 알겠지만 그 순간순간의 장치들이 저에겐 데미지였던 거 같아요.
한국시장의 파릇파릇한 사운드 프로듀싱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보고, 이 앨범이 던진 장치들에 대한 고민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앨범이였습니다.
따봉 트랙 : 2, 5, 6
10. Bone Machine 보류
죄송합니다. 진짜 개어렵습니다. 느슨하게 압도되는 듯한 음악들의 연속에 대뇌피질이 일렁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51분의 업타임에 경기가 끝나고 개같이 링에서 도망쳐 나왔어요.
배경지식이 너무 없어서 그런가 하는 감도 있는거 같습니다. 내노라 하는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거장이더군요. 다음엔 확실하게 쉬면서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이 앨범에 준 게 없어서 그런지, 아티스트가 아직은 절 거부하는 느낌입니다. 더 깎고 도전해볼게요!
따봉 트랙 : 5, 14, 16
타 앨범 추천받습니다. 밑줄은 요즘 꺼내먹는 음악이에요~
물불 안가리고 열심히 청취합니드아앗
Exile & blu-love (the) ominous world
9월달에 나온 따끈따끈한 앨범이네요 ㄷㄷ 거의 20년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지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Below the heavens랑 BFT 잘 맞으셨다니 너무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양질의 친구들이였어요. 재밌는거 있으면 언제나 추천부탁드립니드아아아
Like water for chocolate이랑 Dark times도 추천드립니다!
https://open.spotify.com/album/50pjhxWT6NRXqWBt5OuQV1?si=VYUEDn_gQMqqUagr82viyQ
이거 재밌네요ㅋㅋㅋ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들어보겠습니다.
https://open.spotify.com/album/4zq0N5B0pRaMmruSiQJP2S
이것도 함 들어보셔유
악단광칠 - 악단광칠
도전해볼만 한 음악이네요. 감사합니다!
오왼-changes
이걸 제가.. 한 3트넘게 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들어보겠습니다.
ㄴㄴ 듣지마세요 3트면 많이 노력하심 취향에 안맞으신거
오카시갱 orton은 들어보셧나요
식케이, 김하온 album on the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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