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리뷰

살기 위해 했더니 이렇게까지 이룬 거지 - ShyboiiTobii 의 DOPEBOii 리뷰

HDP2시간 전조회 수 153추천수 1댓글 1

https://www.youtube.com/watch?v=3G9GsGvqQt0&list=OLAK5uy_lvZYZsrNHw7qsM0yBCHEfrOkrIkCOlYE4



2024년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로 뽑히고, 비프가 있었던 foggyatthebottom 과 랩:퍼블릭에서 좋은 무대를 꾸려 나간 주목받는 래퍼 샤이보이토비. 부끄럽지만 그의 노래를 제대로 들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My team 이야 원체 유명하니 흥얼거렸고, Face Card도 가볍게 듣기 좋아서 흥얼거린 적은 있지만, 그저께 이 앨범을 듣고 희열에 젖었다. 왜 이렇게 좋은 앨범을 이제야 다 들은 걸까... 세상은 넓고 개쩌는 아티스트는 너무나 많다. 안 그래도 들을 음악이 한두개가 아닌데 샤이보이토비마저 스리슬쩍 내 플레이리스트와 고막에 착 달라붙어 버렸다.



캐나다에 살면서 마약을 팔았다는 그의 스토리는 의견이 분분했다. 컨셉이다vs진짜다 로 분분했고, 포기앳더바텀이 진짜 갱이 뭔지 보여주겠다며 디스까지 했지만, 둘의 사이가 갑자기 돈독해지면서 이 논란은 흐지부지됐다. 앨범을 들은 감상평은 '실화여도 쩔고, 픽션이어도 쩐다.' 이 한마디면 족했다. 붉은악마라는 크루까지 갑자기 꾸려졌는데, 실력 좋은 사람들끼리 좋은 음악 많이 많이 만들어줬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



차피 보는 사람도 없는 글인데 누누이 말하지만 내 리뷰 글은 음악적 스킬보다는 가사 해석이 주된 편이다. 고로, 매우 주관적이며 아티스트의 주관과는 무관함을 항상 밝힌다. 트랩은 사실 경우에 따라 너무 많이 들으면 물리는 면이 있는데, 이번 앨범은 나쁘지 않았다. '내 Bro들을 지키고, 엄마를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 마약을 팔았다/총을 쐈다. 나는 이런 삶으로 돈을 벌어 왔어.' 라는 일관적인 스토리가 잡혀 있고, 중간중간 드러나는 가사에서 세세한 감정선을 느낄 수 있었다.



트랩 음악의 큰 특징은 과시다. 마약을 얼마나 힘들게 팔았고, 책임져야 할 게 많으며, 이걸 통해 내가 얼마나 높은 위치에 올랐는지. 이 3가지 중 하나라도 빼면 시체다. 이번 앨범도 다르지 않다. 다만 이 스토리를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는지에 따라 트랩 래퍼들의 개성이 갈린다.




1. 죽을 때까진 진 게 아니야



5-0 땜에 망한 기분

트랩 머니 벌고 바로 사 미움

주변엔 악의 기운

핸드폰 증거는 이미 다 지움

If the police coming at the door I really hope my bro won't confess

Cuz we trappin' in the studio we makin' bangers dem haters upset



-ii FU*KS 中-




Ya wid my team ya my team

Ya we gon eat no one starvin'

Ya my team ya my team

Ya we gon feast ya wid my team


*



1v5 I still won't back out a fight



-My Team 中-




1번 트랙과 2번 트랙의 분위기는 극도로 달라진다. 증거를 말살하고 경찰에게 동료들이 스니칭하지 않았기를 빌며 급하게 빠져나간 1번 트랙과 다르게, 2번 트랙에선 자신의 팀에 대한 의리와, 비록 숨어 도망치는 처지(Hide my face needa scarf Wear a scarf to hide my identity)지만 언젠간 자신의 팀과 함 재기할 거란 굳은 소망이 있다. 5-0이란 압도적인 점수 앞에 좌절하지 않고 뒤이어 얻은 1점을 발판으로, 동료들과 함께 일어서는 토비. 스니칭 따위가 끼어들 틈 없는, 여자보다도 소중한 전우애(Nah I'm good ion need me no wifey, Me n my brodie go to war)는 토비가 살아갈 수 있는, 그를 살려준 원동력 중 하나다.





2. 누군가의 삶은 왜 이토록 버거운 걸까



Brodie said pick up the phone

Opps be lurking they ain't phase me

I been out sellin' dope while deez fu*king feds steady tryna page me



Eeni meenie miny moe

I catch an opp by his toes

I been trappin' for so long

I can't do dis shit no more



-CAGED iiN 中-



약을 판지 어느덧 오랜 시간이 흘렀다. 적들도 이젠 아무것도 아니다. 여자들은 항시시 들러붙고, 약을 사려는 사람도 줄을 섰다. 자식에게 밥을 먹이지 못해 울던 엄마를 위해, 별볼일 없던 자신을 거둬준 Bro들을 위해서라도 토비는 오늘도 열심히 일한다. 






Ya the streets will treat u cruel got me real paranoid

Couldn't graduate no school cuz we ducking siren noise



이젠 내 옛 모습 bye bye 날 바꿔


I been rollin' round the night time wid shottas



*



I been rollin' round wid 223s on me

Prada bag wid whole lotta cash on me




-223 中-



그렇지만 이따금 회의가 든다. 마약을 팔아봤자 얼마 받지 못하거나(So many days dey ain't pay me I been workin' like slavery), 총을 맞았음에도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친구를 보면(Letter to ma bro 한겨울에 총을 맞고 겁도 없이 왜 길거리로 돌아와 또)이 짓도 신물이 난다. 그러나 그만둘 순 없다. 돈 없는 예전으론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내 사람들에게 보답해야 한다. 사이렌 소리 아래서 학교조차 제대로 다니지 못한 처지를 보답이라도 받듯, 토비는 여전히 트랩을 멈추지 않는다. 




Man I'm doin' it

Fill up my pockets

Loyalty priceless

We ain't have sh*t guns like ISIS

Trap s*it this the trap life living lavish



I'm going hard today

I been thru harder things

Working thru day and nite



The way she looking at me starstruck

Got shawty on my side I told her I won't fu*k it up


-MAKE iiT OUT 中-




돈을 많이 번 덕에 엄마에게 명품도 사주고, 놓치고 싶지 않은 연인도 생겼다. 밤낮없이 일한 자부심의 결과로 산 크롬하츠와 고야드를 몸에 두른다. 선천적인 부가 아닌 트랩이라는 고생의 결과로 얻은 명품들을, 아직도 떨치지 못한 가난의 아픔을 감추기 위해 입는다. 열악한 환경(We ain't have shit guns like ISIS)에서 이렇게까지 성공했는데(Prada bag wid whole lotta cash)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그 고민마저 예전과 비교하면 사치다. 6번 트랙 NO FACE NO CASE를 보자.



I been thinking 'bout the old days old times

When I didn't have to worry 'bout the other side

Now I grip a nine all day

With no food on my plate and to see a mother cry

In da summer time b*tch I had to serve no time to play


I'm getting to dis money fu*k outta my way

Homicide ya my brodi beat a couple cases

Ten shots broad day no face no case

If I told u dat I got den I got u yea I promise



-NO FACE NO CASE 中-



토비의 복잡한 심정이 하나로 뭉쳐진 핵심적인 트랙이다. 트랩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과거를 회상한다. 돈이 없다는 죄책감으로 울던 엄마의 눈물, 트랩을 시작하면서 당한 수많은 배신(So many said dey ride for me but dey wasn't honest So many said dey die for me but dey broke a promise), 평범하게 태어났다면 이렇게 살 필요도 없었을 거라는 원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적들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가난한 시절 vs 돈은 많지만 항상 노심초사 하면서 사는 삶이라면 과감하게 후자를 고르리란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었다. 



No face no case는 용의자가 있더라도 목격자가 없거나, 얼굴이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 등 증인이 없다면 용의자에 대한 사건을 기각한다는 의미의 구절이다. Homicide(불법 여부의 상관없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 정당방위 포함)를 저지른 동료들이 목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별 탈을 받지 않았던 걸 토비는 수차례 봐 왔다. 그렇지만 토비는 함께 하며 그 광경들을 본 사람인데, 그 일들이 과연 완전한 No face일까? 정직하게 bro들을 먹여살리고 싶었다는 그는 트랩이라는 불법적 일을 택하며 난관을 겪어 왔고, 상대에게 서로간의 신뢰를 확인받고자 하는 모습(If I told u dat I got den I got u yea I promise)은, 사람을 믿지 못하는 인간불신과 그럼에도 마음을 열 사람이 필요한 불안정하고 모순된, 토비의 아직 어린 면이 드러난 가사다. 




3. DOPEBOY가 DOPEBOii가 될 수 밖에 없던 이유



Feeling stuck dirty in my double cup

Felt so broke so I hadda run it up

Felt so cold keep my pockets stuffed

Felt so cold so I hadda run it up


Ran it up yeah yeah


U never gon live like dis



-RAN iiT UP 中-



Yeah DOPEBOii life

Thumbing hunnids thru the night

Yeah and I'm on go

Chopping thru the window

I been selling snow



-DOPEBOii FREESTYLE 中-





dopeboy는 쩌는 사람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나 마지막 트랙 속 토비는 무언가에 중독된 dopeboii가 되어 버렸다. 돈이 이미 많은데도 추워서 돈을 벌러 나간다. 물론 총알이 날아들고 코카인이 오가는 불법적인 일인 건 여전하다. 9 to 5 으로 빡세게 일하느라 여자랑 놀 시간도 없다. 천장까지 쌓인 돈을 세려면 밤을 꼴딱 새야 한다. '넌 절대 이렇게 살지 못하겠지' 라는 가사는 이렇게 살 일이 없을 정도로 유복한 사람들을 힐난함과 동시에, 벤츠를 몰고 약을 다루러 가는 부자가 된 자신의 아슬아슬한 삶을 너 따위는 절대 살 수 없을 거란 비웃음의 중의적 의미다. 이미 충분히 돈이 많음에도 더 돈을 벌고 싶다. 뒤에서 봐주는 동료도 있고, 마약을 팔아 번 돈은 마약보다 더 중독적이다. 죽은 옛 친구들을 봐도 더는 놀라지 않는다(Old friends come around But it ain't nun new). 벌어도 벌어도 부족한 새 돈만이 그를 위로(Getting big bank new money feel so good)할 뿐이다. 그토록 지겨워하던 트랩 일로 번 돈은 결국 토비를 트랩과 돈이라는 구렁텅이로 잠식하게 해 버린다.



가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어린 나이에 참 다사다난한 삶을 살았다. 열심히 살았다고 돈과 노력을 과시하는 일반적 트랩 장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군데군데 보이는 소년 특유의 미성숙함과 모순이다. 정직하게 bro들을 돕고 싶었다고 했지만 불법적인 트랩을 하게 되었고, wifey 같은 건 필요 없다고 하다가도 사랑하는 사람(왈리 파트의 가사를 참고)이 생겨 가난을 숨기려 애쓰거나, 수많은 배신으로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곤 해도, 상대에게 '너가 날 믿으면 나도 널 믿을게' 식의 진심을 드러내는 부분이나 자신의 팀을 신뢰하는 My team 트랙. 또한 트랩 일에 신물을 느꼈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일을 즐기며 돈이라는 마약에 중독된 모습까지. 질풍노도의 청소년기 모습을 후드의 위험한 환경을 소재로 엿볼 수 있었다. 



랩:퍼블릭에서 엄마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지금의 토비는, 이 당시의 토비에 비해 성장했을까? 아직도 약을 팔며 버는 돈에 중독되었을까? 다른 돈(랩 머니)을 통해 좀 더 떳떳하게 엄마와 동료들을 마주보고 있진 않을까? 더 성숙하고 멋진 트래퍼(약팔이)가 아닌 트랩 래퍼로서 거듭나길 리스너로서 기대해본다.

신고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일반 [공지] 회원 징계 (2024.11.29) & 이용규칙14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4.11.29
AD TOMMY ROCK (타미 락) 정규앨범 [tommyrock23-24]발매2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4.11.26
인디펜던트 뮤지션 프로모션 패키지 5.0 안내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3.01.20
화제의 글 음악 피씨방에서 힙합엘이를 틀고 홍보글 올리는거 보면 멋있다고 생각하려나?20 title: Tyler, The Creator (CMIYGL)ori 2024.12.18
화제의 글 일반 손꼽아 기다리는 앨범 top317 김심야의턱뼈 2024.12.18
화제의 글 인증/후기 12월 19일에 인증하는 CD10 title: Mac MillerRainymatic 9시간 전
282257 일반 근데 비프리도 컨셔스 랩 아님?1 파워힙합전사 23분 전
282256 일반 [라인업 모집] 총 상금 100만원! Everyday Rap Vol.3 참가자 모집 월이월 48분 전
282255 일반 피타입 후배 됐습니다5 IBAN 54분 전
282254 음악 패드 (PAD) - NewMap 6 (WestYoon 2 Games 3Dot In) (Official CorGh Video) 코홀트닌자들다어디감 1시간 전
282253 일반 디시가 생각하는 컨셔스 랩이 싫은 이유14 알력 1시간 전
282252 일반 뉴웨이브 앨범 발매했네요 FeAg 1시간 전
282251 일반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1 릴누룽지버트 1시간 전
282250 리뷰 뱃사공 - 파랑 리액션 영상 시야는 1시간 전
282249 음악 나왔다 내 신음! Rad Muesum title: Quasimoto스니꺼즈 1시간 전
282248 음악 쿠기 커리어 하이곡 동글이 1시간 전
282247 일반 오왼과 Jmin1 ron인터루드 1시간 전
282246 일반 힙x) 동종업계 종사자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3 title: 뱃사공숭털이 2시간 전
리뷰 살기 위해 했더니 이렇게까지 이룬 거지 - ShyboiiTobii 의 DOPEBOii 리뷰1 HDP 2시간 전
282244 일반 소코도모는 평생 돈걱정 없긴 하네요18 끄적끄적 3시간 전
282243 인증/후기 큰 뽕 아기 뽕5 title: Tyler, The Creator (CMIYGL)minminmin14 3시간 전
282242 일반 크루셜스타 feat. 헉피 곡 나오는 예?지?몽?2 title: Tyler, The Creator (CMIYGL)리태그리셀다 4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