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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리온 3집에서 가장 감동스러웠던 벌스

김두두둥탁3시간 전조회 수 161추천수 4댓글 0

30대 중반의 아재입니다.

01년에 주석 1집 나올 떄부터 힙합을 쭉 들어왔으니 거진 23년을 힙합을 메인으로 들은 꼰대입니다.

그래서 뭐 가리온 3집은... 기대할 수 밖에 없었죠.

전체적으로 너무 좋았는데 특히 아재의 마음을 울린 벌스가 있었습니다.

살짝 감동까지 올라와 눈물이 고이는것 같더군요. 

13번 트랙 체크메이트에서 메타형님의 벌스입니다.  특히 굵은 표시한 부분들입니다. 

 

손에 쥔 펜으로 가사를 썼지

소절 하나에도 인생을 적지

숨 한번 쉬는 것도 몇 번을 멈칫

최고로 멋진 해답은 없지 퇴고를 거친 적절한 verse

내놓고 보니까 부족한 걸 갈 길이 멀어, 피곤한 건 열정의 문제,

근데 난 이제 손에 쥔 폰으로 가사를 쓰지

소절 하나에도 무얼 이제 쓰지? 머리에 박히는 메시지?

굳이 최고로 멋진 래핑은 무리 퇴로는 없어

적당히 숨지 내놓고 버려,

다 잊어버려 다 잊어버려 나 이젠 어려워

지금 쓴 것도 다 잊어버려

잊으면 안 되는 게 있다면 그건 절대 꺾이지 않는 마음

마지막 순간에 나를 마주 보고 말을 할 수 있는 마음

내가 했던 모든 말을 모른다던 사람

모두 다들 돌아보면 알아 무슨 말을 하든 같은 곳을 보며 걸어왔다는 것을 말이야

뭐, 따져보면 말이야 어쩌란 거야? 래퍼들 말이야,

너절한 거야 껍데기뿐이야 속을 못 본다면 꺼지란 거야

나다운 걸 담은 걸 참을 수 없다면

귀 막고 눈 감아

누구 하나 말하지 않아도

알잖아 이건 내 음악이야

 

자기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것, 내가 모두 다 쓸어버릴 거라는 것, 숨지 않고 제일 앞에서 이 씬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포부. 정말 좋죠. 이런 자신감은 젊음의 특권이죠.

하지만 조금 더 지나면 알게 될거에요. 자신이 최고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모두다 쓸어버리는건 영화에서나 가능하다는 것을. 

대다수는 사라지겠죠. 제가 처음 힙합을 접했을떄 영원할 것 같았던 그 멋졌던 래퍼들 처럼요.

소수는 끈질기게 버티겠지만 퇴물 취급을 받겠죠.

가리온은 그들과는 다르게 꾸준히 변화를 꿰하고 후배들을을 양성하고 피쳐링으로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습니다. 메타 형님은 한때 최고의 MC를 뽑는 질문엔 적어도 쇼미더머니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뽑히던 래퍼였죠.

하지만 그 메타 형님 마저도 이제 자신이 최고가 아니라고 담담히 말하는 모습. 최고로 멋진 래핑은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도망가진 않지만 적당히 뒤에서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

정말 최고의 래핑을 해도, 어마어마한 영향력이 있어도 그게 나다운것이 아니라면 귀막고 눈감은것이라는 말.

하지만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진지하게 대하면 그거 자체로 위대하다라는 메세지. 음악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공감가리라 생각됩니다.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시발점에서부터 20여년이 넘게 꾸준히 랩을 해온 베테랑만이 쓸 수 있는 가사여서 뭉클하더군요.

20대 어린 친구들의 음악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까지 그들의 가사를 들으면 저도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어요. 

가리온 3집이 구리다는 분들도 많이 봤어요. 이해하지 못하는거는 아니에요. 하지만 몇년이 지나고 시각이 바뀌었을 때, 자신의 삶에 또다른 변환점이 왔을 때 다시 들으면 그떄는 또 다르게 더 좋게 들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반은 모두를 아우른다고 하지만 어느정도 성숙해졌을 떄, 더 좋게 들리는 앨범들도 있거든요.. 저도 몇십년전엔 닥터드레의 2001이나 크로닉이 왜 좋은지 몰랐어요. 근데 힙합에 익숙해지고 힙합의 맛을 알게되니 더 좋아지더라구요. 가리온 3집이 딱 그런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야밤에 꼰대 아재가 잠이 안와서 주저리주저리 써본 잡글입니다.

반박시 님 말이 다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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