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굉장히 좋았어요! 솔직히 가사 듣기에는 똑같은/비슷한 표현들을 라임 맞추기용으로 떼우는 느낌이 강했던 래퍼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지금 제네더질라 본인의 상당히 애매한 위치(경연 프로그램 참가 없이는 낮은 개인의 주목도) 를 나타냈어요.
트레일러였던 트랙인 <Life> 랑 <빛이 바랜 별> 에서 유독 그랬는데요.
와... 진짜 충격받았습니다. 요즘 [개미],[내려가자] 같은 불안감, 힘든 사연들에 대한 얘기들을 담은 앨범들이 많아서 피로하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Life> 에서는 자신이 래퍼가 된 계기만 트레일러에 담겼었지만 사실은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니였음에 후회하던 내용, <빛이 바랜 별> 에서는 엠비션 뮤직 에 자부심을 가지고, 그것에 안주했지만 어느샌가 회사의 아픈 손가락, 분위기 끌러올리는 정도의 위치밖에 못하는 상황을 얘기하는 내용도 있었죠.
<1500> 에서는 자신이 구조시킨 고양이 '치토' 를 얘기합니다. 회사에서의 입지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병원비만 1500만원이 깨지는 순간이라니...
이 앨범을 들으면서 제네더질라의 긍정적이고 돈얘기만 하던 이미지에서 완전히 뒤바뀐 것 같습니다!
피처링들은 더블다운 제외하면 다들 제 몫을 다 한 것 같습니다. 트랙 자체는 워스트 쪽이지만 <적자생존>의 던말릭 벌스가 와닿았습니다. 던말릭 역시 2020년에 [선인장화] 라는 뛰어난 앨범을 만들었지만 <쇼미더머니 11>에서의 활약 때문에 민심을 잃고 지금도 저점에 있는, 제네더질라의 지금 상태와 닮아있기에 더 와닿았네요.
그럼에도 아쉬웠던 점이 있었는데요. 사실 초록색을 "돈색" 이라 정할 정도의 돈사랑(?)이 굉장한 래퍼가 돈 부족과 입지에 대한 불안감을 잔뜩 가지고 있는것, 이거 되게 무거운 주제거든요.
근데 이걸 너무 가볍게 소비한 느낌이 들어요. 또 금방 극복해내기도 하고요. 근데 그점이 한편으로는 오히려 제네더질라 다웠어요. 심각한 문제에도 금방 극복해내고 다시 일어날 거라고 하잖아요. 저도 부디 그랬으면 좋겠어요. 늘 경연, 피처링만 주목을 받는 래퍼였기에 이제 앨범으로 더 이야기가 오고갔으면 좋겠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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