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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VMC, STILL VMC.

title: Kendrick Lamar (4)Alonso20002시간 전조회 수 615추천수 6댓글 6

https://blog.naver.com/alonso2000/223618226066

 

쭉 살아 남은 VMC, 결국 지켜진 내 꿈

우린 각자가 자랑스러운 가장이 됐고

그 중 몇몇은 자기 레이블의 사장이 됐고

손에 잡힐 듯 모든 게 눈에 선해

딥플로우, "SOFA" 中

 

변화의 때는 언젠가, 불현듯 찾아오기 마련이다. 한국 힙합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힙합이 한반도에 자리 잡은 이래로 마스터 플랜을 비롯한 각지의 클럽들, 또한 SNP를 위시한 인터넷 동호회들이 언더그라운드의 지주가 되었다. 그 뿌리에서 소울 컴퍼니와 빅딜, 무브먼트와 오버클래스로 대표되었던 레이블과 크루의 시대가 자라났고, 어느새 거대해진 줄기에는 일리네어와 하이라이트, VMC와 저스트 뮤직, AOMG 등 2010년대의 한국 힙합 황금기를 배부르게 했던 열매들이 맺혔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판데믹으로 인해, 혹은 힙합 씬에서 일어났던 여러 사건사고로 인해, 어쩌면 TV 쇼의 몰락으로 인해 한국 힙합에는 언뜻 황혼기가 찾아온 듯 보인다. 그 세파를 이기지 못해서였는지 그 시절을 대표하였던 레이블들도 하나 둘씩 사그라들어갔다.

그래서, 이것으로 정말 끝인 걸까? 다시 시간을 돌이켜 보자. 한 시대를 대표하였던 집단들이 사라졌을 때, 그들의 유산을 바탕으로 언제나 새로운 집단들이 일어났다. SNP의 치열한 연구가 있었기에 오버클래스만의 기기묘묘한 실험성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고, 이는 이내 저스트 뮤직이 지닌 패기와 과격으로 이어졌다. 꿈을 말하던 소울 컴퍼니의 어느 소년이 자라서 성공의 열망을 말하는 일리네어의 리더가 되었고, 끝내 그 꿈으로 영 건들의 또 다른 꿈을 지탱하는 한국 힙합의 대부가 되었다. 그 가운데서도 VMC는 언제나 빅딜 시절 부터 이어져온 정통의 구성과 탁월한 캐릭터 구축력을 바탕으로 서울, 집세, 역마살, 뒷골목과 같은 한국적인 페이소스를 누구보다 성공적으로 녹여내던 집단이었다. 2023년 1월에 비록 '비스메이저컴퍼니(주)'는 폐업했지만, 그것이 VMC라는 집단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딥플로우의 크루가 통째로 레이블로 발전했던 케이스 였던 만큼, '회사'라는 틀이 없어졌음에도 이들에게는 '크루'라는 돌아갈 구석이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레이블이라는 큰 틀이 없어진 것이 때로는 새로운 기회가 되곤 했다. 개중에서는 새로운 크루를 내세워 레이블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색을 지향한 사람도 있었고, 아예 새로운 레이블을 세운 이들도 더러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이들의 유산이 이어진 집단들을 소개하고 싶다. 하여, 이들의 명맥이 펄떡이며 살아있음을 말하고 싶다.

 

 

던밀스, 로스 - Slanteye

대중음악에 있어 창작자의 비주얼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 자신이 지향하는 음악과 외적인 캐릭터가 딱 맞아 떨어졌을 때, 이에서 오는 시너지는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슬랜트아이(Slanteye)라는 집단의 첫 인상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울긋불긋한 문신에 짙은 수염, 혹은 발라클라바로 중무장한 험상궂은 남정네들이 주를 이루니 시쳇말로 "빡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 외관상의 터프함 만큼이나 이들의 음악도 꽤나 거친 편이다. VMC 내에서도 제일 트랩에 특화되었던 던밀스가 크루의 주축이 된 만큼 슬렌트아이의 각 구성원들도 트렌드의 영역 내에서 하드코어를 추구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멧돼지라거나, VMC 동료이기도 한 로스처럼 한때 뒷세계에 몸을 담았던 이들이 자신들의 갱스터리즘을 음악에 녹여내는 모습은 슬렌트아이만의 하드코어를 가장 잘 대표하는 예시이다. 이외에도 날 것의 퍼포먼스로 현재 한국 힙합 씬을 종횡무진하는 코르 캐쉬부터 키미스와일드, KG와 같은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들까지, '트랩'이라는 장르의 가장 어둡고 강렬한 모습을 유쾌하게 구현해낼 줄 아는 이들이 똘똘 뭉친 집단이라 할 수 있겠다.

 

오디, 홀리데이 - bAd at

VMC 내에서 언더독에 가까웠던 오디는 홀리데이가 트랩 프로듀서로서 지닌 경험치에 힘입어 작업물의 질적인 측면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 마침 사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VMC와 인연을 키워가던 오이글리도 홀리데이와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었고, 자연스레 오디와 홀리데이, 오이글리의 조합이 성사되었다. 이들이 말하는 나쁜 태도, 즉 ‘bad attitude’는 괜스레 무게 잡는 것 보다는, '멋있지만 유쾌한' 장난스러운 결에 조금 더 가깝다. 실제로 오이글리가 '배드 앳을 비롯한 자신의 모든 프로젝트는 클럽에서 시작할 것'이라 공언한 만큼 이들은 공연, 파티 위주로 더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홀리데이만의 매끈한 트랩 프로덕션 위에서 오디와 오이글리가 신명 나게 날뛰는 그림은 저절로 흥이 오르는, 그야말로 '뱅어(Banger)'라 할 수 있다. 아직은 세 명의 소수 정예로 돌아가고 있지만, 오이글리가 '배드 앳은 열려있다'라며 추가적인 확장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하였으니 이후의 확장과 발전이 더더욱 기대되는 집단이다.

 

 

큐엠, 프레디 카소 - Nazca Records

VMC의 폐업 이후 큐엠의 행보는 다른 누구보다도 재빨랐다. VMC 입단 이전부터 그의 음악적 페르소나였던 프레디 카소는 물론, VMC 내에서도 특히나 자유분방한 예술 세계를 지닌 화지까지 끌어들여 새 레이블 수립에 착수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며 화지는 레이블 밖에서 이들의 활동을 지지하고 돕는 조력자를 맡기로 하였고, 그렇게 큐엠, 프레디 카소 이 둘은 큐엠이 데뷔 했을적부터 그려왔던 '큰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비록 공식적으로 레이블 개업을 공표한 적은 없었지만, 인스타로 간간히 공개되는 앨범 발매 및 앰비드 잭을 비롯한 여러 신예의 영입 소식을 통해 나즈카 레코즈는 리스너들에게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각인되어 갔다. <프로이디안>, <개미>, <Death Therapy> 등의 연이은 호평으로 어느정도 입지가 굳어진 상황에서, 이제는 레이블의 공식적인 런칭과 함꼐 걸출한 셀프 타이틀틀 컴필레이션을 발매하며 이들이 이제 지상의 거대한 그림 위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J meets 인터뷰 등 여러 채널을 통하여 레이블의 각 아티스트들이 차후의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만큼, 이들이 한국 힙합의 작가주의적인 부분, 또 하드코어한 부분을 지탱할 수 있는 집단으로서 확장하고 번영하길 빌어본다.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 예명처럼 넓이보다 깊이를 추구하였던 딥플로우의 음악적 행보는 레이블의 수장이라는 호랑이 등 위에서 내려온 뒤에도 여전했다. 쿤디판다, 디젤을 비롯한 언더그라운드의 신예들과의 작업에도 적극적인 그였지만, 특히 씬의 원로들과의 프로젝트가 돋보였다. 지난 해에는 이현도와 멋들어진 드럼리스 앨범을 발매하였으며, 추후 발매될 가리온의 14년만의 신보의 총괄 프로듀싱도 도맡아 하고 있으니, 한국 힙합의 언더그라운드에서의 딥플로우의 자리는 그 숱한 풍파에도 굳건하고 도도하다.

  • 우탄은 오히려 힙합 씬을 벗어나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전에도 아이돌들의 가사를 자주 써오던 것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기존에도 자주 가사 작업에 참여하였던 NCT는 물론, NMIXX, 신화에 이르기까지 그의 활동영역은 더욱 광범위해졌다. 최근에는 작사를 넘어 보컬 디렉팅에까지 두루 참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케이팝 앨범의 크레딧에서 더욱 그를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 넉살은 VMC 폐업 이후에도 <당신께> 부터 시작된 까데호와의 협업을 한동안 이어갔다. 인터뷰에서 정규 3집을 준비 중이라 밝혔으나, 새로운 프로듀서, 새로운 사운드의 연구가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했던 만큼 그의 차기작 까지는 시일이 조금 걸릴 듯 싶다.

  • 이로한은 딥플로우와 쿤디판다가 공동으로 총괄 디렉팅을 맡은 신보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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