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디판다는 누구보다 치밀한 사람이다. 앨범의 사운드, 가사, 디테일한 부분까지.
이 앨범은 그가 18년도즈음 술이라는 친구와 친해지고 난 뒤의 여러 경험과 자기혐오적 감정들이 가득 담긴 앨범이다.
누구나 남에게 말하지 못하고 썩혀두는 감정은 하나씩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컨셔스한 붐뱁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https://youtu.be/fwy6IHyoOqg?si=G8-rAF2UnYyA6lAv
앨범은 밴드셋으로 제작된 곡이 많아 듣는 재미도 있으며, 전작들보다 훨씬 차분해지고 안정적인 톤이 몰입을 돕는다.
꽃히는 라인도 매우 많다.
오늘 할 일 게워내기
앨범 속 화자의 부정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트랙.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죽고싶다는 생각에 빠지다
"비빔냉면"이라는 매개체로 현실로 돌아오는 스토리 텔링이 예술이다
쿨가이 킷트
"쿨하다"라는게 뭘까. 방송에 출연하고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주변인들을 보며 느끼는 감정과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지를 고민하는 화자의 모습.
마트료시카
"내 답은 진심. 이란 포장지 밑에 안 보이는 진심."
더 이상 진위여부를 가리기조차 어려운 화자의 감정
Missing heads
클럽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하다, 말이 안통한다는걸 깨달으며 "얘넨 머리가 없나?" 라는 생각에서 착안된 트랙.
"무엇보다 제일 쎄게 때리는 건
아무리 가사로 갱신해도
옛 얘기들로 들린단 거야"
가사가 매우 인상적이다.
Jokeflower
https://youtu.be/BhziKzVBUWQ?si=hu8RirC_8BYU8Op-
진짜를 보여달라니
쇼미에서의 일화가 담겨있는 트랙. Hero 무대 당시의 쿤디판다의 감정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A.A's record
Alcohol Additive's record.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생각들을 기록한 트랙이다.
"취할 수 있는 것들
술 행동 포즈
이 카메라 앞에선 잘 늘었어"
"머릿속은 꽃밭 Flower boy
타일러 커버"
여러 워드 플레이가 매우 인상적인 곡이다.
백점짜리 답안
내 답은 백점짜리 답안일까.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했지만 꼬여가는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 곡이다.
Empty Spot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맞이했다.. 이건 그냥 가사를 보며 들어보자.
Disco bleu
화자가 생각한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인생을 댄스타임에 비유한다.
"믿기지 않은 타이밍
내 스텝은 다 꼬였지 원 투"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에 대해 후회하고 분노하는 자기혐오가 가득 담긴 트랙이다.
인질극
소마와 지요의 피쳐링이 매우 잘 활용된 트랙. 쿤디판다의 심오한 가사와 소마의 보컬이 매우 잘 어울리고,
후반부의 비트체인지에서 지요의 랩도 곡과 찰떡이라고 생각한다. 가사를 꼭 읽어보자.
"아
난 나르시시스트 따위 아닌 그냥
이 도시 속 기회도 사랑도
다 털린 피그말리온인걸
오 이도저도 못 할 놀림거리
어중간한게 내 패인인 걸
관두지도 못해 이 짓을"
"난 세상에서 내가 제일 싫어"
Beautiful Try
자신을 속이고 바람을 핀 여자친구와,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에 관한 생각이 담긴 트랙. 자신에게 상처를 줬던 이들이
시간이 지난 후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바가 담겨있다. 각각의 일화를 용서하는듯 넘기려는 벌스와 상반되는
훅이 인상깊은 트랙이다. 또 후반부에서 화자는 정신과 예약을 하며, 앨범에서 있었던 수많은 부정적 감정을 떨쳐내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듯한 모습을 보이며 곡이 끝난다. 기타솔로는 덤.
"여전히 어이 없지만 내가 화낼 것도 없지
어제 시곗바늘에 걸린 건 내 현실
넌 벗어난거지"
"넌 적어도 피해 숨지 않았잖니 겁쟁이 마냥
됐어"
로튼토마토
"썩어버린 아이" 라는 앨범의 컨셉과 잘 맞는 엔딩곡. 자신을 토마토에 비유하며 깔끔한 마무리를 선보인다.
영화나 음악등을 리뷰하는 로튼토마토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는 트랙.
추가로 이 앨범을 유튜브에서 듣게 되면,
트랙이 넘어갈때마다 균의 개수가 많아지다, 마지막엔 하나의 거대한 균으로 합쳐지며 앨범커버가 된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런 디테일 또한 앨범에 좋은 감상을 느끼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 앨범에는 매우 많은 비하인드들이 있다.
가령 쿨가이킷트의 Swag은 오하이오래빗이 녹음했고, 백점짜리 답안의 죄송합니다는 최엘비가 녹음했다는등.
https://youtu.be/ttOlHOtbk7U?si=zdcRSFd5gM3lT6lr
https://youtu.be/voLvfTF5KHA?si=lINttc8sfHe2k8Y5
쿤디판다의 인스타 하이라이트에도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많으니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이 앨범이 나에게 인생 앨범인 이유..
누구나 인간관계에서 괴리감을 느끼고, 지칠때가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공감되고 새롭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가사들이 눈에 들어올때도 있고, 혹은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수도 있다.
앨범이 밴드셋으로 만들어진것도 아주 마음에 드는 부분중 하나이다. 요즘 밴드음악을 듣기 시작했는데,
귀가 좀 트이고 다시 들어보니 사운드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앨범이다. 쿤디판다를 뿌리나 서리의 래퍼(...)로만 알고 있다면
꼭 꼭 추천해주고 싶은 앨범이다. 가로사옥부터 쿤디판다는 자신의 부정적인 서사를 매우 잘 풀어낸다.
특히 요즘 같은 쌀쌀한 계절에 돌리면 왠지 모르게 깔끔한 느낌도 주는 앨범이다.
명반
마지막으로 인증
굿굿
늦게 쓰신게 안타깝네요 ㅜ
하하지금실시간수정중입니다기다리십쇼
이거 보고 오늘 점심은 비빔냉면이다
죽고싶을땐 비냉을
ㄱㅐ추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연출이 가미된 라이브와 앨범의 전체적인 바이브를 느낄 수 있는 인터뷰도 있으니 꼭 추천드립니다
그걸 안적었네요 감사합니다
새 시대의 Classic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