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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이 들었던 생각 주저리주저리 해봅니다.

Juxtaposition2024.09.19 00:14조회 수 768추천수 11댓글 6

전 미국이 진짜 좋습니다. 정말 다양한 부분에서 좋아해요.

미국의 역사적인 건축물도 되게 좋아하고, 상징적인 위인들인 워싱턴, 링컨 같은 사람들도 존경하고, 미국이 그동안 꽃피워온 수많은 예술, 예를 들면 할리우드의 영화 같은 것들도 정말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힙합입니다. 정통 힙합(그것도 디스곡이) 2024년에 차트에서 1위를 했다는 사실이 저는 너무 부러워요.

우리나라로 치면 옛날 You can't control me 같은 노래가 정식 발매되고, 멜론에서 1등을 했다는 거잖아요.


물론 미국 내에서도 힙합이 하락세인 거 같긴 합니다.

근데 우리나라의 힙합을 보면 그거 이상으로 빠르게 깎여나가는 거 같아요.

쇼미더머니가 완전히 종영하고, 대중 사이에서의 인기가 확실히 많이 사그라들었죠. 그나마 작년에는 여러 초거물들이 앨범을 들고 와줘서 그 기미가 좀 덜해보였지만, 올해는 모 개그맨들에게 부관참시를 당하기도 했었어요.


쇼미더머니는 대중의 관심을 유입시켰죠. 물론 아직 유입됐던 사람들이 남아있어서 이 분위기가 지속되는 듯 보이긴 하지만, 확실히 쇼미 5같은 한창 때로 돌아갈 순 없을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원인은, 힙합이라는 음악에 담겨 있는 정서가 한국 대중음악과 잘 안 맞았던 거 같아요.


힙합이 내포하고 있는 정서가 뭘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자유와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특유의 "내좆대로살겠다" 식의 자유, 그리고 빈민가 특유의 "시발난꼭잘될거야" 이런 희망 말이에요.


희망은 우리나라의 정서와 잘 맞아서 대중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지만, 자유 중 일부는 우리나라와 잘 맞지 않았죠. 법과 도덕의 테두리 바깥에서까지 자유롭겠다 하는 태도는 한국과는 정말 안 맞는 태도에요.


저는, 국힙이 대중의 관심을 얻기 전에, 이 한국과 안 맞는 부분의 자유가 시간을 거쳐 정제된 상태로 한국힙합이 정립되는 게 원래 수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 그런 부분이 제대로 정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쇼미더머니라는 계기로 큰 관심이 유입되어 버리니까, 한국과 잘 맞는 정서 이면에 숨어있던 잘 안 맞는 정서가 결국 노출이 되고, 그런 부분이 조롱받게 된거죠.


사실 결과론적인 말이긴 합니다. "그래서 결국 쇼미더머니가 없었으면 더 국힙판이 건강했을 거라는 거냐?"라고 물어본다면 그건 또 아닌 거 같아요. 결국 그 관심이 씬의 거대한 성장을 불러온 건 맞고, 저 또한 그에 유입된 뉴비니까요.


결국 그래서 "포스트-쇼미더머니 시대의 국힙"이 해야 할 일은, 우리나라와 잘 안 맞는 정서를 정제하는 일인 거 같아요.

제가 그래서 스카이민혁님의 [해방] 되게 좋아합니다. 음악이 좋으면서도 내포된 정서와 느낌이 되게 한국적인 거 같아요.


이런 앨범이 많이 나오고, "한국힙합"이 단지 외힙의 모방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맞는 음악이 되었을 때, 그때 다시 쇼미 같은 게 생긴다면 진짜 폭발적인 반응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줄 요약

1. 힙합이 내포하는 정서가 우리나라랑 안 맞음

2. 안 맞는 부분은 과감히 내쳐야 함

3. 해방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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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9.19 00:18

    희망이 될꺼라느 정서는 저는 어느정도는

    맞아떨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여주는 해방은 ㄹㅇ 힙합적인 앨범이죠

  • 9.19 00:19

    해방개추

  • 여러번 적는 의견이지만 해방은 시대가 원했던 음반이라 생각합니다

     

    쇼미가 완전히 막을 내리고 국힙씬이 침체기다 소리 나오고,

    각종 사건사고와 약물 문제에 찌든 상황 속에서

     

    힙합은 살아있다는 건강한 메세지를 담은 음반이 나왔으니 열광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잘 들었구요

  • 그래서 저는 해방이나 고스트클럽같은 한국느낌을 좋아해요

  • 9.19 00:40

    누구나 한 번쯤 들었을법한 생각이죠 저도 그렇고요. 사실 힙합이 한창 부흥했던 시절만큼 다시 살아나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생각이 듭니다 유행이라는 요소도 있고 애초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전 힙합이라는 음악은 쇼미 덕분에 알았고, 초창기에는 빌보드나 외힙을 위주로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손이 안가더군요. 물론 사람마다 겹치는 부분이나 공감가는 부분도 있겠지만 미국인들의 삶과 이야기, 그들의 생활방식에 흥미를 느끼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단순하게 취향이나 음악을 듣는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요(정서적 공감을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 단순한 청각적 쾌감을 바라는 사람도 있으니 말입니다).

    개개인마다 환경이나 걸어온 길 등등 차이는 분명 있지만 한국어를 사용하고 내가 살고있는 이땅에서 그사람들이 느낀 것과 생각하는 것, 혹은 이야기들이 훨씬 와닿았습니다. 이센스의 '야 내가 많이 변했냐' 이 한마디는 언제 들어도 정신이 번쩍 들게 합니다.

    주제가 좀 벗어났습니다만 결론은 하신 말씀에 매우 공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받아들이거나 배울 것은 적극 수용하는 동시에 쳐 낼 부분은 쳐내고, 한국 힙합만의 것을 쌓아나가며 대중들에게 설득력 있는 음악이 되는 것. 어떤 방식으로 이 난관을 헤쳐나갈진 모르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힙합에 더욱 관심 가지고 소비하는 법 뿐인 것 같습니다~

  • 9.19 01:47

    이런 글은 개추가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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