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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 ISLAND - ASH] 앨범 리뷰 (장문 주의)

title: VULTURES 1loding3시간 전조회 수 180추천수 3댓글 0

본 글은 H.O.M #16 매거진에서도 작성되었습니다. 이것 외에도 많은 좋은 글 있으니 시간 날때마다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https://hiphople.com/kboard/2912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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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 ISLAND <ASH>

01. Paranoid

02. 발할라 (Valhalla) (Feat. Hash Swan & Yami Tommy)

03. DEADSTAR (Feat. CHANGMO)

04. Forgot U (Feat. BLOO)

05. 잠수함 (Feat. Tommy Strate)

06. Q Mark (Feat. EK & Hash Swan)

07. Fall

 

이모 랩 (Emo Rap)이 어떻게 한국 힙합씬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하나로 정의내리기는 힘들다. 주요한 원인 하나를 꼽자면 먼저 사운드클라우드, 그리고 이 세대의 해외 래퍼들의 음악이 한국에 널리 알려지고 이에 영향받은 아티스트들이 많아진 것이 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한국 힙합씬에 트렌드를 적극 차용할려는 움직임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큰 이유일 것이며, 장르의 주 소비자 층인 젊은 세대들이 가사에 큰 공감을 받을 만큼 그들의 삶이 갈수록 암울해져가는 시대상 또한 한몫 할 것이다.

 

확실한 건 이모 랩, 그리고 여기서 뿜어져나오는 퇴폐미는 2010년도 후반 한국 힙합씬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이다. 우원재, 빈첸이란 어두운 캐릭터의 대중적 인기, 최성의 <전설>, 퓨처리스틱 스웨버의 <BFOTY> 등의 이모 기반 앨범의 호평이 잇따른 17~18년도는 씬 내외로 이모 랩의 존재가 알음알음 퍼지며 힙합에 ‘우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이후 2019년은 본격적으로 이모 랩 장르의 붐이 일어난 시기였다. 다양한 래퍼들이 본격적으로 이모코어(Emocore)에 영향 받은 락 사운드를 적극 녹여내기 시작했고, 개중에는 대중적인 인기를 끈 곡들도 탄생했다. 이에 더해 씨잼은 <킁>을 통해 한국에서 이모 랩이 예술적으로 큰 충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 전성기 속 장르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신인 래퍼가 있었으니, 바로 애쉬 아일랜드이다. 

 

처음 애쉬 아일랜드는 오디션 고등래퍼2에서 본명인 윤진영으로 참여해 최종 4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타 참가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악적으로 자신을 대표할만한 개성이 없었던 점이 약점이 되었으며, 오디션 이후에는 소식 자체도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존재감은 점점 잊히기 시작했다. 

 

이런 그가 시간이 지나 다시 한 번 힙합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가장 먼저 발판이 된 것은 앰비션 뮤직의 입단. 레이블하고는 어떠한 연도 없어보였던 그가 앰비션뮤직의 2년 동안 지속된 창모, 김효은, 해쉬스완 3인방 체제를 깨뜨리고 입단했단 소식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놀라움은 그의 스타일 변화에도 비롯되었다. 애쉬 아일랜드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모 랩 장르에 발을 들이며 감성적인 곡들을 내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타이트한 랩보다는 멜로디컬한 싱잉 랩의 비중을 늘이기 시작했다. 예상 못한 행보와 많은 변화를 보여준 그이기에 존재감을 크게 각인시켰다. 하지만 추후 커리어를 잘 쌓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이 또한 많았다. 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의 교차 속에서 첫 정규 앨범 <ASH>가 나오게 됐다. 

 

‘Alone (혼자의), Sad(슬픈), Hopeless(희망없는)’

 

<ASH>는 7트랙이라는 구성 아래 자신의 새로운 음악적 정체성인 이모 랩을 채운 앨범이다.  스스로가 애쉬(ASH)에 붙인 의미만큼이나 어둡고 부정적인 가사가 전반에 깔려있으며, 그렇기에 앨범의 모든 곡들의 분위기 또한 우울한 감정으로 귀결되어 있다. 이 우울함의 원인은 곡마다 다르다. 정신병으로 인한 심적 고통이 이유가 되기도 하며 (Paranoid), 원치않은 유명세 또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Deadstar). ‘고독함’이란 주제를 다룬다 해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심적인 공허함 (잠수함)과 연인과의 이별 (Fall)로 나뉘어 지기도 한다.

 

사운드 측면으로도 마찬가지다. 프로듀서 토일이 주도한 앨범의 프로덕션은 이모코어를 기반으로한 락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따라 각기 다른 악기를 활용하는 등 사운드 간의 표현 방식에서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예를 들어 “Paranoid”의 경우 전주의 기타 리프를 지나자마자 바로 에너제틱한 팝-락 사운드로 진입해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반면 “Fall”의 경우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곡이 이끄는 미니멀리즘한 구성으로 되어있기에 느릿하고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피아노 세션으로 침울한 분위기를 표현한 “잠수함”, 비교적 빠른 템포의 트랩 사운드를 내세운 “Q Mark” 같이 기타 대신 다른 악기를 메인으로 삼는 곡도 있다.

 

이렇듯 각 수록곡들은 통일된 분위기로 엮여 있는 듯 보이지만, 개별적으로 보면 각 곡들이 하나같이 개성적이다. 보통 이러한 구성은 다양한 매력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지만, 곡마다 개별적인 매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면 몰입감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약점 또한 있다. 다행히 <ASH>는 이러한 약점을 피하는데 성공한 케이스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데는 역시 애쉬 아일랜드의 뛰어난 퍼포먼스의 역할이 컸다. 변화한 자신의 스타일을 증명하는 자리인 만큼, 그는 모든 곡에서 오토튠이 가미된 싱잉 랩을 선보였다. 귀에 확 꽂히는 멜로디 메이킹, 그리고 분위기에 맞춰 창법을 바꾸거나 싱잉과 랩의 밸런스를 적절히 조절하는 모습으로 높은 곡 이해도를 보이며 변화무쌍한 퍼포먼스로 자연스럽게 곡에 녹아들었다. 특히 “Paranoid”의 폭발적인 훅과 감미로운 보컬은 그동안 그가 받았던 의심의 눈초리를 시원하게 날려버린 순간이었다. 나아가 앞서 이야기한 토일의 넓은 스펙트럼의 프로덕션과 여러 피처링진의 퍼포먼스는 애쉬 아일랜드의 기량을 멋지게 뒷받침했다. 그렇게 <ASH>는 짧은 시간 속 여운을 남기면서 한국의 대표 이모 랩 앨범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사실 <ASH>가 씨잼의 <킁>처럼 음악적으로 충격적으로 수준높은 퀄리티를 선보였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당시 사운드클라우드 세대 해외 래퍼들의 이모 랩과 많이 비슷한 인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겐 본작이 그저 트렌드의 아류작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ASH>는 애쉬 아일랜드에게 있어 여러 방면에서 성공적인 작품이라는 점을 부정 못할 것이다. 가장 먼저 고등래퍼2 시절에 받았던 비판인 ‘무개성’을 벗어나 자기만의 색깔을 성공적으로 갖추면서 음악적 실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또한 본작은 대중성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도 의의가 있다. 여러 수록곡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특히 “Paranoid”는 동시기에 나온 여타 이모 랩 곡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폴 블랑코와 창모가 참여한 리믹스 곡 또한 큰 인기를 얻으며 명실상부 애쉬 아일랜드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렇게 이모 랩의 부흥기의 한 자리를 차지한 <ASH>도 어느덧 5주년을 맞이했다. 그 시간 동안 애쉬 아일랜드는 이모 랩에서 점차 팝-락 스타일의 이지리스닝 음악을 선보이면서 꾸준히 모습을 비췄다. 비록 그 과정에서 자기복제 등의 음악적인 비판 또한 많이 대두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차트인도 성공할만큼 여전히 히트곡 메이커로서의 능력을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2024년, 그간 자신의 커리어와 함께 했던 앰비션 뮤직을 나가 미드나잇 레코즈 (MiDNiGHT Records)란 1인 레이블을 설립하며 독자적인 행보를 준비하기 시작하기에 이른다. 이 새 시작이 그에게 어떠한 변화를 줄지는 아직은 불분명하다. 하지만 일단은 앞으로의 행보에 응원의 시선을 보내는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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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예ㅔ전에 제가 인스타에서 과제 준비용으로 작성했던 리뷰글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마침 앨범 5주년인데다가, 또 결혼에 신혼생활 시작하고 새 레이블도 설립했으니, 그 기념(?)으로다가 리메이크 글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최근 커리어들이 퀄리티적으로나 임팩트적으로나 옛날에 비해 아쉽게 느끼는 편이다보니 솔직히 이때의 애쉬를 그리워하는 감도 없진 않네요. 그래도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하는만큼 좋은 모습 보여주길 응원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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