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0LkHJaOR6nU?si=pAPvI-b7soYe5KcZ
『이방인』의 10번 째 곡은, 「05.30.18」이다. '2018년 5월 30일'에 일기와 같은 이 곡은, 『The Anecdote』에 「10.18.14」를 떠올리게 하는 곡 제목을 하고 있다.
https://youtu.be/ve_hPVOWTVU?si=Lr7Y-txQLbp41Y3r
「10.18.14」에 'Melon 1위 했던데? 어, Good Job'이란 가사와, 14년 10월 18일이 개코에 '화장 지웠어'가 멜론 1위를 한 날이어서, 해당 노래가 개코에 대한 디스가 담겨 있는 것과 달리, 「05.30.18」은 특정한 대상을 염두에 두고 쓴 가사는 아닌 듯 하다. 하지만, 노래 제목이 '날짜'로 되어 있어 마치 '일기'와 같이 그의 솔직한 내면이 담겨있다.
「05.30.18」에 원 제목은 'ADHD'였는데, 마치 '주의력 결핍 행동 장애(ADHD)'환자 처럼, 자신이 여러 복합적인 속 마음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은 구성에 노래로, 원래도 7분 정도 되는 길이에 곡이었지만, 듣는이의 피로도를 고려하여 노래를 절반으로 짤랐다고 한다. 'ADHD'라는 '병명'이 담긴 부정적인 제목보다도, 일기와 같은 날짜 형식의 제목이 훨씬 안정적인 듯 하다.(인간은 누구나 불안하고, 우울한 순간이 있기에, 그 순간을 억지로 부정하고 후회하면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
<노래 분석>
도입부 부터, 차가운 느낌의 건반 소리로 음악이 시작되고, 이후 드럼 비트와 함께 이센스의 랩이 시작된다.
어쩌면 나도 신을 믿고 싶은가 보네
모든 것에 이유가 하나면 얼마나 편해?
모자른 나의 탓? 그의 덕?
난 나의 적을 용서하는 쪽이 되고 싶어 여지껏
시작부터 '신'과 '믿음', '용서'라는 종교적인 표현과 설정으로 랩을 시작하는 이센스이다. 이러한 종교적인 이미지를 가져오면서도, 매우 격양된 목소리로 랩을 뱉는, 그의 모습이 이러한 상징들과 반대를 이루며, 곡 전체의 긴장감과 분노의 감정을 고조시킨다.
'나의 적을 용서하는 쪽이 되고 싶어'라는 구절은, '용서'를 다룬 영화인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떠오르게 한다. 홀어머니로, 아들과 함께 죽은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와 살고 있던 '신애(전도연)'는 아들이 납치, 살해를 당한다. 깊은 슬픔에 빠졌던 신애는 교회에 회개하여, 우울감을 씻어내고, 그 살해범을 용서하기로 마음 먹고, 살해범에 면회를 갔는데, 그 살해범은 '저는 이미 하느님에게 용서를 받아서, 자매님의 용서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편안한 모습으로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를 들은 신애가 충격에 빠지며, 그동안에 기독교적 믿음에 대해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영화에 나타난다.
이센스의 이러한 랩과 종교적 레퍼런스가 영화 《밀양》에 분노로 믿음에 대한 배신을 느낀 신애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의 강한 '분노'의 감정이 느껴진다.
그의 턱도 안 보이는 곳에 있었네 난
날 감싸줘 아름다움을 깨닫게 나도
도둑놈들, 남을 해친 자에겐 지옥을
'여지껏 그의 턱도 안 보이는 곳에 있었네'라는 표현에서 '그'는 위에서 이야기하는 '신'을 의미하며, 자신이 그러한 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신'이 자신에게 멀리 있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서 자신을 도와주거나 구원해준 적이 없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날 감싸줘 아름다움을 깨닫게 나도'는 그 자체로 너무나 시적이고 문학적인 가사이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위에 이야기와 연결하여 '신에 대한 믿음, 사랑'을 의미하는 듯 하고, 이는 '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자신의 위치와 함께, '믿음, 사랑, 용서'라는 가치관을 실현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이러한 가치가 아닌 '분노와 질투, 저주'의 감정을 품게되는 자신의 상황에 대한 처절한 묘사로 보인다.
내겐 어쩌면 선물같은 고난과 역경을
나의 속이 훤히 보인다면
나를 좀 더 단순한 인간으로 바꿔 주소서
'어쩌면 선물같은 고난과 역경을' 이라는 표현 역시 감각적이다. '고난과 역경'이 '이를 이겨내고 더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라고 생각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넘어 갈 수 있는데, 이때 앞에 '어쩌면'이라는 단어가 붙어, 이러한 믿음에 회의감이 드러내는 것이, 위에서 이야기하는 '믿음, 사랑,용서'에 대한 불신과 연결되며, 훨씬 감각적으로 느껴진다.
'나의 속이 훤히 보인다면/나를 좀 더 단순한 인간으로 바꿔 주소서'역시 그 외침이 간절하다. 이는 겉으로 봐서는 모르는 '속마음'에 또다른 여러 감정이 들고 있음을 의미하며, 기존에 생각이 많은 이센스는 '나를 좀 더 단순한 인간'으로 바꾸어 달라고 간절히 이야기한다. 이는 자신이 여러 생각에 잠기는 것에 대한 고통이기도 하며, 위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속마음에서 '믿음, 사랑, 용서'라는 가치관과 '질투, 분노, 저주'라는 반대되는 가치관이 혼재되어, 그 자체로 혼란스러움을 겪는 상황을 의미한다.
난 그 새* 죽여버리고 싶단 생각도 했었는데
실제로 그러지 못한 건 누구 때문에?
나의 겁? 아님 법? 나의 선? 시선?
내 이성의 근원은 자연적인 것
당신의 계획 아래에 살인도 포함됐는지?
위에 '난 나의 적을 용서하는 쪽이 되고 싶어 여지껏'이라는 표현이 그가 갖고 있는 '믿음, 용서, 사랑'에 표현이라면, '그 새* 죽여버리고 싶단 생각도 했었는데'가 그와 반대되는 '질투, 분노, 저주'의 감정에 표현이다. '실제로 그러지 못한 거 누구 때문에?'라고 물으며 '겁, 법, 선, 시선'이라는 단어들을 나열하는 것은 라이밍과 함께 각 단어의 의미들을 모두 챙긴다. '나의 겁'은 '사람을 죽이는 행위' 자체에 대한 겁이며, '법'은 말 그대로 살인으로 인하여 받을 법적 처벌을 의미한다. '선'은 위에서 이야기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선한 믿음'을 의미하며, '시선'은 법과 달리,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을 때 사람들로 부터 받을 눈초리, 즉 법적 처벌과 다른 '도덕적/윤리적 처벌'을 의미하며, 이는 '사람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한 4가지의 근거를 모두 설명한 것과 같다.
'내 이성의 근원은 자연적인 것'은 이러한 '살인의 욕구'를 '이성'을 발휘하여 참아낸 이후, 자신의 '이성'이 어디서 비롯되었나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 '자연적인 것'이라는 표현은, '선천적'으로 갖고 있다는 의미보다는, 자신이 살아온 어린 시절의 환경에 적응하고 자라나면서, '자연스래' 얻게 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당신의 계획 아래에 살인도 포함됐는지?'라는 신을 향한 '냉소적인' 물음은, '날 감싸줘 아름다움을 깨닫게 나도'에 신이 자신을 믿어줌을 간절히 바라는 태도와 연결되며, 섬뜩함을 더해주며, 이센스의 목소리 톤과 함께 내제된 분노가 더욱 잘 느껴진다.
갖고 태어난 것들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게
성숙이라면 난 아직도 갓난애고
주제 알라는 그 소리를 역겨워 했어
위아래 훑으며 사람 재 보는 애들은
기억해 뒀다가 되돌려 줬었지 몇 배로
그는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는 '성숙'해지는 것이 결국 '세상의 부조리함과 타협하는 것'이라고 보며, '난 아직도 갓난애'라고 이야기하며, 그러한 부조리함에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주제 알라는 그 소리'는 이러한 '부조리함과 타협'한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나태'해짐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오히려 역으로 자신에게 '핀잔'하는 그 태도에 매우 반감을 가지고 분노한다. '위아래 훑으며 사람 재 보는 애들은 기억해 뒀다가 되돌려 줬었지 몇 배로'는 사람을 '겉보기'로 판단한 뒤, 그 판단에 따라 사람을 하대할지 존대할지 결정하는 일명 '기회주의자'들에 대한 그의 경멸이 담겨 있다.
난 착했던 걔가 좋았어, 사랑했었네
화려해 보이던 그놈에게 뺏겼었네
걘 착했던 게 아닌 거래, 착한 건 뭔데?
서로 *같이 굴다가 떠나보낸
그녀들이 나의 별 것 없던 작은 성공에 대해
얘기한 걸 들었지, 그래서 걔가 뭐래?
질투에 실술 해, 질투해
내가 그놈을 질투했던 것과 비슷한진 모르겠는데
좀 달콤했어
아마 그 쯤부터 가짜 미소를 구분하게 됐어
이후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착했던 걔'라고 표현된 그녀와 '풋풋한 사랑'을 했었지만, '화려해 보이던 그놈'에게 그 사랑을 빼앗겼다. 이것이 '환승 연애'를 의미하는지, 이센스와 헤어지고 나서, 이센스가 보기에 '화려해 보이던 그놈'에게 갔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화려해 보이던 그놈'이라는 표현에서, 이센스 스스로의 '자기 모멸감'과 '질투'의 감정이 드러난다. '착한 건 뭔데?'라는 의문 역시 너무나 정확하다. '환승 연애'로 헤어진 사람이 '착했던 게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위로'의 표현이자,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라는 이야기도 되지만, 이센스는 그녀를 빼앗아간 남자를 '화려해 보이던'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저 사람이 뺏어가는데, 어떻게 하겠냐'라는 감정이 담겨 있다. 그 안에 자세한 내막이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 '착했던 걔'라고 표현된 여성과의 연애에서 이센스 스스로 '자기 반성'과 '자책', '질투' 등에 여러 감정이 담겨 있음이 추정된다.
이후 '서로 *같이 굴다가 떠나보낸'이라는 표현에서 이전의 여성만큼 진심으로 사랑하지는 않았던 몇차례의 연애를 했던 그녀들이, 이센스의 '작은 성공'에 대해 '질투에 실술해'라고 표현한 지점과 '내가 그놈을 질투했던 것과 비슷한진 모르겠는데'라고 두 지점을 연결하며 '좀 달콤했어'라고 솔직한 감정을 표현한다. 자신이 정말 사랑하던 전 연인을 빼앗겼을 때, 이센스가 느낀 감정은 그녀를 빼앗아간 남자에 대한 '질투'와 '나보다 저 사림이 훨씬 잘났구나'라는 식의 '자기모멸'감이었다. 이후 다른 전 연인이 자신을 '질투'한다고 했을 때, 그때의 자기 모멸의 순간이 떠오르며, 그제서야 그가 비로소 '작은 성공'을 해냈다고 실감하게 된다.
그냥 깜빵에나 다시 갔으면 좋겠단 말과
내가 최고라는 말과 내가 형제라는 말을
동시에 하는 것도 봤지, 재밌구만
최고란 말은 받아줄게, 솔직했지 그건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에 사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제시 된다. '이센스 그냥 깜빵에 다시가면 좋겠다.'와 '야 네가 최고야!', 'My brother!'라는 말을 한 사람이 이야기하는 상황이며 이센스는 이때 '재밌구만'이라고 감상을 이야기한다. 이는 노래 전반부에 이센스가 느끼는 여러 복합적 감정과, 연애 과정에서의 '질투'라는 감정이 연결되어 '자신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질투'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가 이해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최고란 말은 받아줄게, 솔직했지 그건'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그의 태도 중 단연 압권인 태도이다.
Huh 의사가 있어야겠어
나만 봐줄 의사가 있어야겠어
내가 많이 모자른 건지
아님 내가 받은 게 턱없이 모자른 건지
나의 죄는 뭐였나 생각해 봐 차분히
숨소리와 함께, 상황이 변경된다. '나만 봐줄 의사가 있어야겠어'라며 자신이 '질투, 분노, 저주'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파악하는 상황에서의 자신의 불안감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내가 많이 모자른 건지/아님 내가 받은 게 턱없이 모자른 건지'는 이러한 이중적인 감정 구조에 대한 정확한 묘사이다. '내가 많이 모자르다.'는 '자기 겸손'의 태도와 '내가 받은 게 턱없이 모자르다.'라는 자신에 주어진 상황에 대한 저주가 한 구절로 모두 표현된다. '나의 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내가 받은 게 턱없이 모자르다.'는 생각의 확장으로, 어떠한 이유 때문에 자신에게 이러한 절망적인 현실이 주어졌는지를 생각해보는 지점이다.
서로 뭣도 없잖아, 따지다 보니 웃기네
지나간 일들 무의미, 버는 데나 신경쓰길
쓸데없이 피곤해, 그냥 침대에 눕지
'서로 뭣도 없잖아'라는 표현은, 문득 생각할 때, '죄'가 있어 '받은 게 턱없이 모자른' 인과 관게가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우연이고 크게 의미 부여할 일이 아님을 인지하는 장면으로 '따지다 보니 웃기네'로 그러한 공상이 의미 없음을 인지하는 장면이다. '지나간 일들 무의미, 버는 데나 신경쓰길'은 이러한 과거의 사로잡히기 보다, 현재에 '밥벌이'가 더 중요하다고 현실 의식이 다시 돌아온 모습이다.
ADHD, maybe AGAD
I'm thinking too much
Call me please my lady
'주의력 결핍 행동장애'를 뜻하는 'ADHD'와 '즉시, 빨리(immediately)'라는 의미의 필리핀어 'AGAD'로 라임을 맞추며,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l'm thinking too much)', '빨리 나에게 연락해줘, 자기야 (Call me please my lady)'라는 표현으로 전 부부엔 '나만 봐줄 의사가 있어야겠어'와 함께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리에 가득차 집중을 하지 못하며, 외롭고 고독한 자신의 상황을 잘 표현했다.
Love, money, drugs, money, love
육십억이면 저기 하나 올리고 남을 돈 있겠지
Money is drug, love, free me, money
'사랑(love)'과 '돈(money)'. '마약(drugs)'라는 중독성 강한 대상들을 열거하는데, 그중 '돈'과 '사랑'을 한 번씩 더 언급한 것에서, 자신에게 중독성을 더 주는 대상이 마약보다 '사랑'과 '돈'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육십억이면 저기 하나 올리고 남을 돈 있겠지'라며 서울에 '빌딩'을 세우는 이야기를 하다가 '돈은 마약이다(Money is drug)'라고 이야기하며, '사랑'과 '돈' 중에서, 그 중독성이 돈이 가장 높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love' , 'free me'라고 외치며 사랑과 함께 이러한 세계에서 자유로워 지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으나 마지막에 다시 '돈'을 언급하며, 결국 자신에게 '돈'이 가장 우선 가치인 것이 드러난다.
머릿속 다 비워 내고 싶어
내일 되면 징그럽게 느껴질 얘기 뿐
현재의 부정적인 감정들에 대해 '내일 되면 징그럽게 느껴질 얘기 뿐'이라고 이야기하며 이러한 감정이 일시적이고, 그 중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것을 본인이 인지하는 장면이다.
그냥 최대한 놀다 죽으면 최곤 것 같은데
어째 그런 삶 칭찬은 못 본 것 같네
근데 부러워들 하지, 뒤론 씹고 확인해
Where the bit*es go, Where the bit*es go
약간 미치는 편이 재밌어 더
미친 놈, 미친 년, 미친 너, Ha
하지만 그러한 말을 하던 와중에도 여전히 부정적인 감정들이 남아 가사가 이어진다. '최대한 놀다 죽으면 최고'라는 'YOLO(You only live once)'의 가치가 제시되지만, '어째 그런 삶 칭찬은 못 본 것 같네'라며 이러한 가치에 대한 부정적인 세간의 시선을 제시한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 사람들에 속 마음을 '근데 부러워들 하지, 뒤론 씹고 확인해'라며 또다시 언급하는 태도가 제시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내면의 심리를 계속 파악하고 얘기를 하는 상황에서 '약간 미치는 편이 재밌어 더'라며 이렇게 인간의 내면 끝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보는 행위가 '미친'것 처럼 보이면서도 그러한 심리를 파악하는 행위가 흥미롭다는 그의 인식이 드러난다.
I’m a king, boss, leader, 내 주인
의리란 단어는 웬만해서는 안 쓰지
모두에게 다 주지 못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발라대는 말 따위 없이 보일 존중이지
본인 스스로가 '리더'라는 생각을 가지며, '의리'라는 단어에 대한 그의 회의감이 드러난다. 사람들이 겉으로 이야기하는 말과 속이 너무나 다름을 잘 알고 있는 그이기에, 그는 이런 '발라대는 말'을 쉽게 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발라대는 말 따위 없이 보일 존중이지'라는 말 자체가, 겉으로 이야기하는 말을 믿지 못하는 그에게는 '최고의 존중'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부대끼는 건 너무 귀찮아
요새는 술도 거의 안 마셔
금주법이 생긴대도 상관없을 정도야
차라리 생겨라, 시*, 그거 존나 볼만하겠네
소주 두 병에 18개월 집행유예
다신 그러지 않겠다 반성문을 쓰겠네
내 여권에 찍혀 있던 출입국 관리 도장
억울하면 꺼지래서 떠날 것만 F*ck outta here
이후 '술'얘기로 이야기가 옮겨 간다. '금주법이 생긴대도 상관없을 정도야'라는 말에서 그의 냉소적인 웃음이 압권인 부분이다. '소주 두 병에 18개월 집행유예'라는 표현은 실제 범법행위를 저질렀지만, '음주로 인한 심신 미약'으로 집행유예 처벌을 받은 것에 대한 비꼬는 표현일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이 마약 사범으로 처벌을 받았던 '18개월'을 그대로 인용하여, 소주 두 병을 마신 채로, 전 부분에서 이야기한 '살인'과 같은 자신이 증오한 이에 대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라는 표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총평>
이센스의 「05.30.18」은 『이방인』 중에서도 특히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래이다. 이러한 상황과 메시지가 표현된 노래의 제목을 특정한 날짜(2018년 5월 30일)로 한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노래에서도 표현되어 있듯, 유독 그날만 자신의 감정이 훨씬 예민하고 부정적이었고, 그러한 일시적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했다는 의미가 날짜인 제목에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이센스가 인터뷰에서 밝혔듯, '『이방인』에 각 노래에 담겨있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다 다르고, 그것이 현재의 자신의 생각, 감정과도 당연히 다르다.'는 이야기에서 처럼, 유독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던 순간을 음악으로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센스의 모든 노래 중 단연 최고로 뽑을 수 있는 노래이다. 비트 자체에 어두움 뿐만 아니라, 첫 마디를 뱉는 순간 느껴지는 이센스의 분노와 그 분위기는 다른 어떠한 래퍼도 흉내낼 수 없는 경지라고 느껴진다.
원글: https://blog.naver.com/kszysaa/223522696776
이센스가 Top급인 이유가 되는 트랙
항상 잘 보구있구요~
소주 2병에 18개월 집행유예 다신 그러지 않겠다 반성문을 쓰겠네 라인은 저는 대마초 사건과 연관해서 해석을 했구요 법과 도덕관념이 일치되지 않는 걸 비꼬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앞라인 금주법 -> 술마심, 대마금지 -> 대마함. 뒷라인 억울하면 -> 떠나야겠네.
오우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법과 도덕관념이 일치 되지 않는 걸 비꼰다는 해석' 너무나 공감 되네요! 확실히 '금주법이 생겨도' 부터 이센스의 톤도 굉장히 '비꼬는' 느낌이었던 걸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드네요!
agad는 as good as dead가 아닐까요?
오! 그럴수 있겠네요! 사실 AGAD를 찾아보는데, 뜻이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ASAP'같은 줄임말 일 거 같긴 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정성 대박이시네요 감사합니다 !
아닙니다 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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