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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 - Camp 『NOWITZKI』 (분석 + 리뷰 = 감상문)

title: CMIYGL코지보이2024.07.08 15:40조회 수 542추천수 2댓글 0

https://youtu.be/qO2uyzp9Nh8?si=21gEwVL0MN4oIHab

 

<들어가며>

 <NOWITZKI>의 12번째 곡은, 'Camp'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요즘 군대는 캠프지 캠프야' 라는 말에서 따온 듯, 빈지노는 자신의 군생활에 대한 간략한 노래로 'Camp'를 만들었다.

 

https://youtu.be/nEZ_kh20yOc?si=YVgjUDIuH511YJoo

 

전역 후, 복귀 곡으로 발매한 'OKGO' 에사도 자신이 군생활을 했던 철원의 풍경을 뮤직 비디오에 담아냈던, 빈지노에게 군 생활은 상당히 의미있는 기간이었다. 전작 『12』 중 'Flexin'에서 '이젠 유명해져서 군대도 뺄 수 없어'라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랩스타이자 유명인인 빈지노에게 1년 반이라는 공백은 스스로도 걱정이 되는 시기였음을 빈지노가 인터뷰에서 여러차례 밝힌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군 시기가 자신에게 있어 생각할 여유를 제공해주어 그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고 빈지노가 이야기하는데, 이러한 1년 반에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진 시기여서, 군대를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기고자 'Camp'라는 의미에 곡으로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https://youtu.be/9WP_1vV1nPE?si=IXqDtpHC7w5AtNip

 

<노래 분석>

새가 지저귀는 듯한 독특한 악기 사운드와 드럼 비트를 배경으로, 마치 연병장에 군인들이 모여 조교의 안내를 따르는 듯한 음성으로 시작되는 도입부 이후, 기타 사운드가 얹어지며 본격적인 비트가 시작된다.

하늘에 연기 연기

이제 몇 까치 없지

지금 먹고 싶은 게 뭔지

시계방향으로 돌지

난 크리스피 크림 도넛

난 맥날 치즈 버거

난 동네 빵집 소보로

난 그냥 집밥이

이 모든 게 있을 때까진 모름

 

군대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것 중 하나인 '담배', 빈지노는 이전 재지팩트에 대표곡인 'Smoking dreams'에서 알 수 있 듯 유명한 애연가이다.

'시계방향으로 돈다'라는 표현은, 빈지노가 군대에서 단체 생활을 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지금 먹고 싶은 게 뭔지에 대해 물어보는 말 이후 이어지는, 여러 음식들은 빈지노 혼자서 떠올린 음식들일 수도 있고, 군 생활 하면서 함께 한 사람들이 떠올린 음식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게 있을 때 까진 모름'이라는, 없어서야 비로소 그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다는 점이다.

우리 텐트에 모기들이 놀러 옴

날 막아줬던 벽의 힘이 놀라워

이젠 아무것도 없어 옆에 애들 빼면

 

텐트.jpg

a형 텐트.jpg

 

'텐트'가 가지는 상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캠핑을 가서 피는 '텐트'이고, 다른 하나는 군대에서 숙영을 할 때 피는 A형 텐트와 같은 군형 텐트이다. 노래 제목은 'Camp'이지만 군생활에 대한 노래이므로, 노래 속 텐트는 군형 텐트를 의미하고, 그 텐트 안에 모기들이 가득한 상황을 '모기들이 놀러왔다.'고 표현한 부분이 재미있다. '날 막아줬던 벽의 힘이 놀라워'에서 '놀러옴'과 '놀라워'의 라임 구조와 함께, 의미심장한 구절이다.

지금 화자는 텐트 안에 모기들이 가득한 상황에 놓여있다. '벽'이라는 것은 자연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주거 공간을 분리하는 기능을 한다. 벽을 통해 집을 지으며, 그 벽을 통해 타인과 외부 생명체로 부터 단절되는 것인데, 이러한 벽이 아닌 자연에 놓여진 텐트에서는 자유롭게 드나드는 모기와 함께 자연 그대로와 접촉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물리적인 '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면서, 연예인으로서의 빈지노가 갖는 일종의 '벽'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회에서는 연예인이자 유명인이던 빈지노가 군대에 들어와서는, 그 안에서 빈지노를 대하는 시각은 다르겠지만 어쨌든, 원리적으로는 한 명의 '군인'으로 대해저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을 둘러싼 '유명세'가 일종의 '벽'처럼 자신을 보호해줬음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젠 아무것도 없어 옆에 애들 빼면'이라는 말은, 이러한 자신의 유명세가 먹히지 않는(사실, 군대 내에서 유명인이 갖는 위상은 남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오히려, 유명인으로써가 아니라 한 명의 군인으로써 똑같이 1년 6개월을 복무하는 자신의 상황을 드러낸 표현이며, 이러한 군 생활과 훈련 과정에서 옆에 다른 전우에게 도움을 서로 주고 받는 상황을 표현한 가사이다.

 

I f***ed it up

I f***ed it up for so long

너무 내 멋대로

I f***ed it up

I f***ed it up for so long

너무 커진 어깨로

그 어깨로 이 돌도 못 들면서

너무 내 멋대로

고작 몇 킬로 걷지도 못하면서

I feel so f***ing dark tonight

'f__cked it up'이라는 표현으로 이루어진 훅은, 빈지노가 군대에서 느낀 여러 생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훅이다.

'망치다' 혹은 '말성뿌리다' 정도로 해석되는 해당 표현은, '너무 내 멋대로'라는 표현과 함께 군 입대 이전에, 자기 혼자 독단적으로 행동했던 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이 담긴 표현이다. '너무 커진 어깨로' 라는 표현은 우리가 '어깨가 올라갔다.'라고 표현하는 '자신감이 차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그 어깨로 이 돌도 못들면서'라는 다소 자조적인 표현이 이어진다. '이 돌도 못든다'는 실제로, 군 생활 중 작업을 하면서 거대한 돌을 옮겨야 하는데 이를 못 옮긴 상황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비유적으로는 '자신감 및 자존감'으로 어깨가 올라가있는 상태이지만, 그 상태에서 실질적으로 자기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그럼에도 계속 독단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데로만 행동해왔던 자신의 삶에 대한 자조적인 반성의 표현이다.

 

행군.jpg

 

'고작 몇 킬로 걷지도 못하면서'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행군'이다. 20kg짜리 군장을 매고, 행군을 해본 사람들은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단한지 느끼게 되며 자신의 한계를 체감하기도 한다. 빈지노가 이야기한 부분은 이 행군의 상황을 의미하는 듯 하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지만, 모두들 완전 군장(군장과 장구류를 모두 지참한 채로 하는 행군)으로 행군을 할 때, 혼자서 군장을 들지 못하고 내려 놓는 상황은 몸은 편하지만 자기 스스로에게 엄청난 자존감의 상처를 남긴다. '고작 몇 킬로 걷지도 못하면서'에서의 정확한 상황은 모르나, 군장을 매고 행군을 하며 빈지노가 느낀 자신의 한계와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생각된다. 'I feel so f***ing dark tonight' (나는 오늘 기분이 매우 어두워) 이라는 구절은, 위 맥락을 따라 갔을 때, 군 생활에 의한 힘듦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군 생활을 하며 자신의 과거의 삶을 되돌아보며, '사실 별개 아니었던' 자신이 그때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혼자서 너무나 방만하게 군 것에 대한 자기 반성의 차원에서 이런 구절이 나왔음을 드러낸다. 빈지노가 군생활을 하며 배운 가장 큰 가르침이, '겸손'과 '자아 성찰'이라는 점을 이 노래를 통해 다시금 확인이 가능하다.

 

밤 산길.webp.jpg

 

여덟시 반 쯤에

또 다시 어둠이

180짜리 곤충

나의 발은 더듬이

작아진 나에 비해서

너무 커진 숲의 볼륨

신은 fader를 올려

듣다 보니 입을 다물지

이후, 밤에 산 길(산인지는 정확하지 않다.)을 통행하는 상황에 대한 묘사로, 추측해보자면 야간 행군 상황 쯤으로 보인다. 너무 어두워,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위험한 상황에서, 발로 더듬어 가며 조심조심 산을 움직인다. 이러한 상황을 '나의 발은 더듬이'라는 표현으로 표현하고, '더듬이'이기 때문에 자신을 '곤충'에 비유한 것, 그리고 뒤 이어 이어지는 '작아지는 나에 비해서/너무 커진 숲의 볼륨/신은 fader를 올려'라고 표현한 이 비유 자체가 매우 시적이며, 빈지노 다운 작사 실력이라고 여겨진다.

 

fader.jpg

 

'fader'(페이더)는 녹음 시, 각 소리의 크기를 키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무 커진 숲의 볼륨/신은 fader를 올려'라는 구절은 밤에 야간 행군을 할 때, 산 속 벌레의 울음 소리를 비롯한 숲 속에 들리는 소리는 더욱 크게 들리는 상황을 의미한다. '듣다보니 입을 다물지'라는 구절은 이러한 자연에 대한 '감탄'의 표현으로, 야간 행군 상황 속에서 안보이는 산길을 더듬는 자신을 '곤충'으로 비유하며, 그때 들려오는 여러 숲의 소리를 듣고 감탄하는 상황을 너무나 비유적으로 잘 묘사한 구절이다.

 

Low key 난 향수병

자꾸 한숨 뿌려

I smell old trees

자꾸 어제와 마주쳐

도시에 무너진 건물

I guess I'm humble

나의 옆에 전부들은

나의 전우

'Low key' 이후 빈지노의 독특한 라임 및 리듬이 도드라지는 부분이다. '낮은 키(low key)'라는 부분은 물리적으로 키가 작다는 의미보다는, '목소리가 낮은'에 '로우 키'로 해석이 된다. 자꾸 한숨을 쉬며, 자책하는 자신을 '향수병'이라고 비유한 부분도 재미있다. '향수병(nostalgia)'이라는 표현은,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증세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향수병과 함께 실제 향수를 뿌리는 향수병에다 자신을 비유하여 '한숨을 뿌린다.'라는 표현 역시 재미있는 비유이다. 'I smell old trees(나는 오래된 나무 냄새가 난다.)'라는 구절은 한숨을 뿌려대는 자신에게서 나는 '향'을 의미하는 바이다. 'old trees'라는 표현은 실제로 빈지노가 'old trees' 향에 향수를 뿌려서, 실제로 'old trees' 냄새가 나는 것일 수도 있고, 이 역시 비유적으로 과거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책하는 자신의 모습을 비유한 것일 수 있다. '자꾸 어제와 마주쳐' 라는 구절은 자책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도시에 무너진 건물' 이라는 구절 자체가, 은유적인 구절인데, '도시'라는 것은 빈지노의 삶을 의미하며, 그중 무너진 건물은 빈지노가 살아오면서 본인이 잘못했다고 느낀 여러 잘못의 순간을 의미하는 듯 하다. 하지만, 도시에 건물이 몇 채 무너지더라도, 그것이 그 도시 자체를 멸하지는 않는다. (물론 무슨 건물인지에 따라 다르긴 하다.) 그리고 군입대 직전에 빈지노의 모습을 보았을 때, '빈지노'라는 도시에서 무너진 건물은 다행히 그 도시 자체를 멸할 정도는 아니었다. 즉, 빈지노가 저지른 실수에도 그 실수가 빈지노를 무너뜨리지는 않는 실수였던 것이다. 빈지노 본인도 이를 스스로 깨닫고 'I guess I'm humble(저는 겸손한 것 같아요)'라고 본인 스스로 인정한다.

스스로에 자아 성찰을 끝낸 빈지노가 옆을 보았을 때, 빈지노의 옆에 있는 것은 '전우'이며, 이를 '나의 옆에 전부들은'이라고 표현한다.

 

<총평>

 빈지노의 군생활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군생활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래퍼 빈지노가 아닌 인간 임성빈으로써 1년 6개월을 보내면서, 스스로 생각의 정리를 많이 한 듯한 빈지노이다. 무엇보다도 개성이 강한 직업인 음악가 중, 그중 특히 개성과 자신만의 정체성이 분명한 래퍼 중 최고의 래퍼인 빈지노가 개인을 몰개성화하는데에 최전선에 있는 군대에 가서, 오히려 래퍼이자 유명인으로써의 정체성이 아닌 인간 임성빈으로써 지나온 삶을 고민하고 반성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는 지점이, 인생과 삶에 재미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비츠키.jpeg

 

원글: https://blog.naver.com/kszysaa/223505539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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