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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줌터뷰 백번째 손님 오도마, 건배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2024.05.25 22:33조회 수 412추천수 5댓글 0

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264431041

줌터뷰 배경사진 ep.115.jpg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음악 관련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오도마 (이하 오) : 안녕하세요, 저는 힙합 음악을 하고 있는 오도마라고 합니다.

건배 (이하 건) : 안녕하세요, <선전기술 X>를 프로듀싱한 가짜인간의 건배라고 합니다.

: 이전 힙합엘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전 활동명인 슬릭 오도마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를 좋아하셔서 짓게 되셨다고 하셨잖아요?

<밭>을 발매했을 때 조금 더 청자들에게 임팩트가 있는 이름으로 다가가고자 오도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되셨다고 했는데, 오도마라는 이름의 뜻은 어떻게 될까요?

: 사실 이름에 큰 뜻 자체가 있지는 않아요. 사전에 알아보셨던 것처럼 그러한 이유 떄문에 이름을 변경하게 되었고, 지금도 저를 '오도마'라는 이름으로 불러주시고 알아주셔서 계속 사용하고 있거든요.

결국에는 제가 이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기 보다는 제가 발매하는 음반들이 그 이름의 뜻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어 큰 뜻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Part. 1 : <선전기술 X>이 나오기 전까지.

 

: 오도마는 내 음반을 듣는 사람들이 그 의미를 부여해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고, 말씀해주신 것처럼 오도마님 하면 <밭>이라는 앨범을 빼놓을 수가 없죠.

건배님과 함께 작업을 하신 <밭>은 힙합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작품이잖아요? 2019년에 그 음반이 발매되고 2023년까지 오사마리 컴필레이션 앨범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활동이 없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 공백 동안에는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 오사마리 앨범 발매 당시에 제가 랩하우스라는 보이는 라디오 형식의 채널에서 '암반'이라는 이름의 음반을 작업하고 있다고 언급했었고, 실제로 어느 정도 진행이 됐었어요.

그런데 제 기준에서는 그 음반 자체에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에 망설이고 헤매는 데 시간을 주되게 보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시간이 제 개인적인 삶을 배려해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고, 음악 외적으로는 결혼을 비롯하여 여러가지를 준비하면서 22년도부터 가짜인간이라는 팀과 <선전기술 X>라는 앨범을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 그럼 음악 외적인 삶 때문에 음악에 집중하기가 조금 어려운 상황이었던 걸까요?

: 그렇다기보다는 음반을 작업하고는 있었으나 그게 항상 제 뜻대로 풀리는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그게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제 현생을 내팽겨칠 수가 없는 거죠.

그런 것들이 겹치면서 제 나름대로는 계속 음악과 음악 외적인 삶의 밸런스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가짜인간 형들이 다시 의기투합해서 앨범 한 번 만들어보자고 제안해서 <선전기술 X>를 준비하게 되었고, 멋진 음반이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Part. 2 : "<선전기술 X>"

 

: 알겠습니다. 이제 <밭>의 크라우드 펀딩 내용을 보니 '밭'이라는 단어에 각자가 사는 세상이라는 의미를 담으셨다고 하더라구요.

일종의 세계관 구축을 하신 건데, <선전기술 X>는 어떤 구상을 통해 나오게 된 이름인지 궁금합니다.

: <밭>과 같이 <선전기술 X>도 옆에 있는 건배 형이 총괄 기획을 해서 음반 제작이 이루어지게 되었어요.

앨범의 플레이어로서 '밭'을 통해 '래퍼가 사는 세상'을 구축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게 '각자'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이유는 모두가 래퍼는 아니잖아요?

듣는 사람에 따라서 래퍼라는 것도 결국에는 어떤 직업란의 카테고리 중 하나일 뿐이고, 듣는 사람마다 자기 인생과 연결지어서 해석하며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래서 어떠한 세상을 단편적으로 구축했다면 <선전기술 X>는 만 그대로 '선전'을 주제로 만들어진 음반이에요.

언제나 저희는 끝과 새로운 시작을 끊임없이 마주하잖아요? 저를 포함해서 형들도 마찬가지로 지난 4년간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걸 좀 뒤바꿔보자가 목적이 아니라 어차피 끝날 수 밖에 없는 거라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선전해서 끝이라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늦춰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선전기술 X> 중의 '선전기술'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이루어진 것 같은데, 그 뒤에 붙는 X는 어떤 의미일까요?

: <선전기술 X>라는 이름은 사실 제가 밀어붙였어요. '선전기술 프로파간다', '선전' 등 엄청 후보가 많았었는데 '선전기술 X'는 너무 유치하다는 인상이 있어 처음에는 반대에 많이 부딪혔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 이름을 밀어붙였던 건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이 없어지는 걸 막을 수 없다면 늦춰보기 위해 관련된 선전을 해보자는 게 표면적인 이유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렇게 시작한 음반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것, 의미를 두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다 보니까 이게 어떤 무형의 것들이더라구요.

예를 들면 힙합 문화를 무엇이라고 딱 정의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국가, 종교, 이념 등의 개념도 되게 모호하다고 느껴지더라구요.

'국가'는 뭐지? 국민이 있는 영토일 뿐인가? 서류 상에 있는 대한민국과 같이 약속된 것들일까? 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념이나 체제 같은 것도 누군가가 원하는 방향대로 사람들의 생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 선전된 게 아닌가 싶고요. 그게 기득권이든, 종교 지도자든, 국가 지도자든 말이에요.

현대 광고의 형태들도 위와 같은 의미의 맥락으로 받아들여졌어요. 원하는 대로 그 사람을 생각하게 만들기 위한 어떤 기술 같은 거죠.

그래서 저희가 <선전기술 X>에서 결과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선전하자'로 끝내는 게 아니에요. 특히 'X'의 의미는 펀딩을 통해 앨범을 구매하시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드 A에도 'X'에 관한 힌트나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이 산재되어 있어요.

: 그럼 지금 스트리밍 사이트에 공개된 <선전기술 X>는 <선전기술>이라고 봐도 무방한 걸까요?

: 안 그래도 펀딩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피지컬을 통해 다수의 미공개곡을 공개한다고 하니 불완전판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더라구요.

하지만 단순히 저희가 어떤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게 불완전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앨범에 현재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다루는 이슈들과 관련된 광고를 많이 삽입한 이유도 일종의 'X'로 달려가는 방향성이거든요. 저는 그걸 불완전하다고 받아들이실 줄은 예측하지 못 했어요.

그리고 <선전기술 X>가 트랙수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러닝 타임이 긴 편이잖아요? 오히려 최근에 나온 열 곡이 넘는 앨범들의 풀 렝쓰와 비슷한 볼륨의 러닝 타임을 가지고 있다 보니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제시하려면 사이드 B의 존재가 꼭 필요할 거라 생각했어요.

동시에 그것이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작용하고, 말 그대로 앨범의 취지가 선전이잖아요? 많은 래퍼 분들도 앨범을 발매한 이후에 나오는 반응에 따라 앨범에 관련된 활동을 지속할지 내지는 다음 음반을 바로 준비해야 되는지에 대한 계획이 정해진단 말이죠.

하지만 이 앨범은 그러한 반응들을 떠나서 저희가 스스로 계속해서 선전을 할 수 있게끔 구축해 놓은 시스템이다 보니, <선전기술 X> 스트리밍 버전이 진정한 <선전기술 X>가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복합적인 뜻을 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피지컬 Only에 있는 'X'에 관한 이야기가 결말이 아니라 피지컬을 구매한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는 이 음반의 세계관에 가깝거든요.

하지만 세계관을 모르고 들으셔도 기능하게 만들어놓기는 해서 스트리밍 버전의 <선전기술 X>도 <선전기술 X>라고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선전기술 X>라는 이름은 사이드 B를 들었을 경우에는 조금 더 명확하게 와닿을 수 있겠지만 사이드 A만 들어도 <선전기술 X>라는 제목이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게끔 작업하신 거군요.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이드 B를 들었을 때 이해되는 앨범의 세계관은 선전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겠구요.

: 저희 선에는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 안 그래도 미공개곡이 10곡이 넘는다는 소식에 인스타그램이나 여러 커뮤니티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불완전판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선전'을 주제로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하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22일에 공개된 <선전기술 X>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나머지 열한 곡의 정체가 밝혀졌어요.

사이드 A에 있는 트랙들과 제목은 같지만 다른 구성이나 사운드, 가사를 활용해서 기존 앨범과 다른 색다른 사이드 B를 접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콘셉트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 아까 건배 형이 언급했듯이 근원적인 질문을 나아갈 때 우리가 무형의 약속을 믿고 사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저희에게 생겼다고 이야기해잤잖아요?

앨범이 공개되기 전 저희가 "Doctrine", "기호2", "선전기술"의 싱글 버전을 냈고, 그 다음에 스트리밍 버전으로 같은 이름의 트랙이 발매되었어요.

들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각각 러닝 타임도 다르고, "기호2" 같은 경우에는 악기에 걸려 있던 디스토션이나 보코더, "Doctrine"의 예린님의 목소리 등 싱글 버전에서는 없었다가 스트리밍 버전에서는 생기는 어떠한 사운드적 장치들의 변화를 줬어요.

그리고 사이드 B에서도 같은 이름의 트랙들이 제시되잖아요? 그럼 이 중에서 진짜 "Doctrine", "기호2", "선전기술"은 과연 무엇일까요?

진짜라는 게 애초에 의미가 있는 걸까요? 그런 점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앨범을 발매하면 끝이 나는 게 아닌, 앨범 발매가 진정한 시작이 되고 그러한 질문들을 서로 나누는 게 엔터테인먼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구조로 앨범을 만들었어요.

건 : 그리고 사이드 A와 사이드 B가 연결되는 걸 들으면 지금 말한 게 전부가 아님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실 것 같아요.

: 그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구매한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는 사이드 B의 트랙들을 추후에 스트리밍 플랫폼에 공개하실 예정은 없으신 건가요?

: 저희가 '혁명은 스트리밍 밖에 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잖아요? 저희는 넷플릭스, 영화, 전시를 보는 걸 좋아하는데 음악 장르 전반을 떠나서 문화를 소비하게 되면 단순히 즐기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닌 참여를 유도하잖아요?

그래서 음반을 듣고 좋다 혹은 나쁘다 같은 현재 스트리밍 시장 구조의 이분법적인 사고 이상의 경험을 도전적으로 시도해보고 싶었어요.

이걸 발전시켜 스트리밍 이상의 경험을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후에 피지컬을 통해 공개될 곡들은 펀딩 이외에 스트리밍 플랫폼에 업로드할 계획은 없습니다.

: 시장에 직접적으로 돈을 쓰는 분들에게 엄청 많은 로열티를 드리고 싶은 것도 있었어요.

: 맞아요. 저도 이전에 크라우드 펀딩을 받았을 때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이 드는 게 어떠한 자금을 지원 받아서 창작 활동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능력 또한 펀딩도 될 수 있겠더라구요.

단순히 제 음반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 굿즈나 소장의 가치로만 두는 것보다는 펀딩을 통해 광고 참여를 할 수 있는 등 음반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을 함께 향유해나갈 수 있는 형식의 펀딩을 기획하고 싶었어요.

위에서 말한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굳이 이런 펀딩을 기획한 게 있습니다. 아무래도 예약 판매만 받으면 펀딩보다 기획하는 게 어렵더라구요.

: 단순히 스트리밍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청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면에서 펀딩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도 이야기하신 것과 크라우드 펀딩에 적힌 내용을 읽고 새롭게 궁금한 점이 생기는데, 펀딩 항목 중에 광고 참여라는 콘텐츠가 있잖아요?

이 항목에 펀딩을 하면 어떠한 형태로 광고가 실리는 걸까요? 영상, 슬로건,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텐데 어떻게 계획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보통 앨범에는 뮤직비디오 디렉터, 엔지니어 등 수많은 인력들이 투입되지만 피처링 아티스트를 제외하면 트랙에 표기되는 경우가 없잖아요?

그래서 "광고"라는 트랙을 들어보시면 음반 제작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저희 못지 않게 노력해 주신 분들을 샤라웃하기도 해요.

그렇게 샤라웃 형식의 트랙처럼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고, "DMC"에서 했던 것처럼 다큐멘터리 같이 각색하거나 "기호2"의 뒷부분처럼 한 여성이 질문을 하면 다른 중년의 여성이 광고처럼 대답을 하는 형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덧붙이자면 <선전기술 X>에서 미디어의 많은 측면을 표현하려고 하는 게 있었잖아요? 그리고 음반에 참여하려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서 펀딩을 기획했다고 이야기 드렸었구요.

그런 의미에서 무언가를 광고하고 싶다면 저희에게 후원을 해주시면 저희가 그걸 사이드 B에서 음원의 형태로 광고를 해드리는 거죠.

물론 그걸 상업적으로 자유롭게 이용하셔도 상관 없고, 원하신다면 그 부분만 잘라서 보내드릴 수도 있어요.

광고하고 싶으신 내용은 그 어떤 것이든,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본인 어머니가 하시는 족발집이든, 누군가를 향한 생일 축하 등 상관이 없는 거죠.

이런 기획을 짠 이유는 미디어가, 특히 음원 시장이나 영화 시장이 너무나 일방향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아티스트나 기자나 저널리스트 등 누군가 어떤 생각을 표현하면 그걸 그냥 감상하거나 어떤 표현이라고 해봤자 댓글 정도에서 끝이 나죠.

하지만 저희는 그러한 일방향적인 소통을 완전히 넘어서 스피커 너머로 나오는 매체를 감상하고, 음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관여하는 걸 항상 꿈꿔왔기 때문에 이런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 '혁명은 스트리밍 밖에 있다'는 슬로건과 맞는 구상인 것 같아요. 과연 어떤 분들의 광고가 들어갈지 너무 기대가 되고, 크라우드 펀딩의 콘셉트는 오도마님이 직접 짜시는 건가요?

아니면 말씀해주신 것처럼 오도마님을 비롯한 앨범을 총괄 기획하는 가짜인간 팀과 소통을 하면서 같이 짜시는 걸까요?

: 슬로건도 사실 저희가 만들어낸 말이 아니고, 질 스캇 헤론(Gil Scott-Heron)이라는 아티스트의 곡 중에 "Revolution Will Not Be Televised"라는 트랙이 있어요.

말 그대로 혁명은 방송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제목을 짓고, 그 문장으로 노랫말이 완성이 되는 노래인데, 저희가 음반을 만드는 중반부 즈음에 가짜인간의 웅희 형이 이 곡을 저희에게 들려주었어요.

이 곡의 내용이나 제목이 저희 음반이나 슬로건 적으로 굉장히 부합하다고 생각해서 오마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Part. 3 : <선전기술 X>의 사운드와 구성

 

: 슬로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할게요.

<선전기술 X>를 들어보면 광고나 선전, 연설 등 여러 장치를 통해 유기성을 고려하였고, 가사나 특정 주제들을 통해 앨범의 흐름을 이어가려는 부분이 엿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가장 돋보이는 건 앨범이 점차 진행됨에 따라 느껴지는 다양한 사운드적 연출인데, 이런 점은 어떻게 기획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 사실 저희가 <선전기술 X>라는 음반을 처음 만드려고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광고 음악처럼 들렸으면 좋겠다는 가벼운 마음가짐이었어요.

하지만 말씀드렸던 것처럼 선전의 의미를 깊게 생각하다 보니 자본주의 이념 속에서 돈을 번다는 일종의 목적을 가지고 광고를 만들고 제시한다는 주제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어떤 매체를 접하더라도 어떠한 광고의 형태로 느껴졌어요.

결과적으로 '선전기술'이라는 제목에 부합하는 사운드를 만드려면 현재 한국에 사는 사람이 매스미디어에서 접하는 거의 모든 것을 다뤄도 무관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또, 그 매스미디어 안에는 그걸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죠. 저희가 인터넷으로 보는 염세주의나 힙스터들의 시선도 저희에게는 일종의 매스미디어인거죠.

커뮤니티라는 창구를 통해서 저희에게 그들의 생각이 보여지는 거니까 각자가 자신의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고, 인터넷에 댓글을 달면 남들에게는 매스미디어로 송출이 되는 거구요.

그런 부분을 모두 통틀어서 만드려다 보니까 이런 이상한 형태의 프로듀싱이 된 것 같습니다. (웃음)

: 매스미디어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들을 담으려고 하다보니 처음에 구상했던 이지리스닝 음악에 비해 조금 더 복합적인 사운드가 구현되었고, 다양한 사운드적 연출이 들어간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질문을 준비할 때 오도마님이 가짜인간이라는 새로운 프로듀서와 작업을 한 줄 알았는데, <밭>에서 함께 작업한 건배님과 웅희님과 동일하게 진행한 것이더라구요.

정말 신기했던 게 힙합엘이에 올라온 <선전기술 X> 중에 가짜인간이라는 팀의 정체를 단번에 밝혀주신 분이 계셨어요.

: 그걸 보고 저희도 너무 신기했어요. 앨범의 구조나 골격으로 봤을 때는 <밭>과는 전혀 다른 음반이거든요.

그런데 트랙의 단편적인 서사나 배치가 아닌 음악적인 흐름이 서로 닮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분이 아마 건배 형이라는 걸 유추하시는 걸 보고 저희도 많이 놀랐어요.

: 저도 단순히 사운드가 다르고 프로듀서 이름도 바뀌었으니까 건배님이랑은 안 하시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거시적으로 봤을 때 사운드적 운용이 비슷한 걸 보고 유추하신 게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아까도 이야기해주신 것처럼 <선전기술 X>는 각자가 사는 매스미디어가 총집합한 느낌이라고 이야기해주셨는데, 그 중에서도 여러 매체에서 나오는 광고 콘셉트인 "광고"라는 트랙이 앨범의 중간에 환기하는 역할을 하잖아요?

이 트랙을 통해 후반부로 넘어가는 듯한 느낌도 받았는데 어떻게 이 트랙을 만들게 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 쉽게 표현하자면 이 음반에 참여한 분들이 총 30분이 넘으세요. 굉장히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고, 이런 부분을 저희가 크레딧에 전부 표기는 하지만 많은 분들꼐서 사실 유심히 보시지는 않잖아요?

오도마라는 아티스트가 음반을 내면 오도마라는 프론트맨과 음반에 참여한 피처링진, 더 나아가서 프로듀서 정도까지는 확인하시는 것 같은데 크레딧에 기재하는 것만으로는 그 분들이 앨범에 참여한 게 잘 드러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음반에 참여해주신 분들을 아예 트랙 자체에서 보여드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유튜브 영상을 보면 되게 중요한 순간에 광고가 나오잖아요? 그러한 연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 그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제가 매스미디어를 한 번 순수하게 받아들여보자라는 생각으로 핸드폰으로 유튜브라든지 TV에서 랜덤하게 나오는 팟캐스트, 책 같은 것도 표지부터 유심히 살펴보니까 무수하게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이 정말 메스껍더라구요.

유튜브나 여러 사이트의 배너에서 나오는 광고들처럼 <선전기술 X>도 정신 없고 빠르게 흐름이 뒤바뀌잖아요? 그런 부분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연출한 거죠.

그리고 저는 부정과 긍정의 느낌을 딱 잘라서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해요. 고어나 공포 영화도 사람들이 공포나 역겨움이라는 일종의 부정적인 감정을 얻으려고 일부러 보잖아요?

아침 드라마에서 나오는 가슴 아픈 사랑 얘기도 슬픔이라는 감정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구요. 어떻게 보면 그런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어요.

"광고"라는 트랙은 음반의 세계관뿐만 아니라 매스미디어가 빠르게 넘어가는 느낌도 담은 통합적인 세계관이 포함되어 있는 거죠.

그 안에서 느껴지는 메스꺼움이 <선전기술 X>의 메인 테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구요.

: 그렇게 빠르게 전환되는 매스미디어의 특징을 "광고"라는 트랙에 담으시고자 했고, 앨범에서의 역할은 유튜브 광고가 영상의 중요한 부분에서 불현듯 나오듯이 앨범이 잘 진행되다가 갑자기 광고가 나와버리는 듯한 느낌을 담당하는 거네요.

: 그리고 저희가 앨범을 만들면서 깨달은 건 인간이 매스미디어에서 완전히 노출이 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당장 저희가 있는 곳만 해도 모니터에 삼성이라고 써 있고, 피아노에도 영창이라고 써있거든요. 이처럼 현대인이 매스미디어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불가능하지만 독립된 정신 상태라고 하더라고 하나의 생각에 깊이 빠지는 경우도 거의 없잖아요?

보통 길어야 1분 간격으로 다른 무언가가 침투하는 것 같아요.. '오늘 저녁에 뭐 먹지?', '오늘 밤에 무슨 앨범 나온다고 하지 않았나?', '오늘 축구는 누가 이겼지?' 등의 사고방식이 보통 이루어지죠.

결과적으로 앨범에서 표현한 정신없는 진행이 인간의 정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들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부분 매스껍다고 하시더라구요. (웃음)

: 안 그래도 메스꺼운 정신 상태에서 메스꺼움을 콘셉트로 잡은 음악을 듣다 보니까 역효과가 난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이런 본질을 훌륭하게 꿰뚫어보시는 분들도 여럿 계시니 <선전기술 X>가 더욱 재밌는 음반이 된 것 같네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크라우드 펀딩 내용에 '코로나 사태, 전쟁, 기후 변화, 인플레이션, 부동산 문제, 이민자 정책 등 사회에 파장을 일으킬 만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저의 삶 또한 그것에 영향을 받아왔다'고 적어주셨는데, <선전기술 X>에 나오는 선전도 트랙마다 다른 주제로 표현이 되잖아요? 다양한 주제들이 작업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도 궁금합니다.

: <밭>을 만들 당시에는 사회 전반적인 이슈에 대해 굉장히 무지하고 깊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드는 행위 자체에 집중해서 살았고, 사회에서 미치는 영향들의 관계가 음악과 크게 관련이 없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더러, 관심도 안 가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밭>을 내고 현재 와이프인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특수한 상황들에 놓이게 되더라구요.

와이프가 외국인이다 보니까 비자 절차와 같은 사회적인 형식이나 보통의 20대 중후반이나 결혼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알고 있는 것들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되었어요.

동시에 한국인과 한국인의 결혼이 아니라 외국인의 결혼이기 떄문에 특수한 요구 조건들이 있었고 비자를 발급 받으려면 단순히 결혼한다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니더라구요.

나라에서 정해놓은 자격 요건들이 있고, 보통 직장을 다니시거나 복잡한 개인사가 없으시다면 자격 요건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편이에요.

소득세가 어떤 가구 수에 따라서 얼마가 책정이 되어야 하는 등을 따지는데 제가 사실 음악 활동하면서 <밭>을 제외하고는 소득세를 뗼 정도로 돈을 많이 벌어본 적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자격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6개월 이상 출근하는 직장이 서류상으로 있으면 좋고, 납세가 이루어지는 것 등 이런저런 부분들이 필요하더라구요.

또, 단순히 '내가 음악을 잘 하니까 이렇게 하면 되겠네'라는 생각이 사회 현상에 따라서 통하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예를 들어 제가 <밭>을 발매한 이후에 언더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충분히 많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그게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리는 것들을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느끼셨을테고, 특히 동료 분들께서 힘든 상황에 놓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선전기술 x>에서 등장한 여러가지 주제들이 '선전'으로만 표현되기보다는 어떤 개인의 삶이 사회 현상에 영향을 받은 걸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 쉽게 말하면 지금까지 인터뷰에서 이야기해왔던 것과 같은 맥락인 게 고령화, 팬데믹, 인구 감소 등 결국 매스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이야기들이잖아요? 그리고 전쟁 같은 건 증시가 아니라면 몸으로 직접 체험하기가 어렵고 뉴스에서나 접할 수 있죠.

또, <스페이스 X>처럼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던가, 종말에 관한 메세지들이 저희에게는 선전처럼 다가왔어요.

그리고 그런 건 어느 시대든 있어왔던 거잖아요? 1번 트랙 "Doctrine"에서 느껴지는 종교적, 신화적 메세지는 알고 보면 지금 시대의 무언가만 담은 게 아니라 계속해서 반복되어 왔던 거죠.

그래서 사실 사이드 B에서 1번 트랙에서 9번 트랙의 이야기가 변형된 형태로 다시 반복되는 이유도 그러한 계속해서 반복되고 복제되는 구조를 표현한 것도 있어요.

: <선전기술 X>에서 사회 이슈들이 많이 담긴 이유는 오도마님께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밖에 없었고, 이탈리아 아내 분과 결혼하면서 사회적인 현실이나 정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되었기 때문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되겠네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앨범을 들어보면 특히 전반부에 랩뿐만 아니라 보컬의 비중도 꽤나 있더라구요. 이렇게 랩과 보컬을 비슷한 분량으로 구성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 앨범 내에서 되게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잖아요? 제가 커리어 내내 항상 들어왔던 피드백이 '밸런스가 좋은 래퍼다'예요.

하지만 이걸 반대로 이야기하면 특별히 흠 잡을 것도 없지만 특출한 장점도 없다라고 말할 수 있겠더라구요. 누군가에게 오도마는 감상하기에 밋밋한 래퍼인 거죠.

그래서 이러한 어려운 이야기들을 랩이라는 작법으로만 진행을 하게 되면 계속해서 집중하고 몰입하기 어렵고, 감흥 포인트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매스미디어라는 게 카테고리를 나눌 수는 있지만, 그렇게 나뉘어진 카테고리가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오는 게 아니라 불현듯 다가오잖아요?

그런 것처럼 장르를 넘나드는 도전적인 시도를 많이 하기 위해서 보컬도 과감하게 차용하게 되었고, 저 또한 "기호2"에서 그런 부분을 직접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 말씀해주신 것처럼 '선전'에 대한 내용을 랩으로만 듣기보다 보컬로 들으니 조금 더 색다르게 다가오는 게 있더라구요.

저도 1번 트랙 "Doctrine"에서 백예린님의 보컬을 듣고 이게 과연 어떤 내용을 이야기하는 건지 너무 궁금해졌어요.

그런 부분에서 랩과 보컬을 적절하게 섞어서 사용하신 것 같고, 청자들에게 있어 신선한 감상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앨범 크레딧에 적혀있듯이 영어, 일어 번역이 따로 존재할 정도로 영어와 일어도 적잖게 들어가있잖아요?

특히 6, 7번 트랙에서는 한, 일, 영으로 구성이 나뉘어져 있기도 한데, 다양한 언어를 사용해서 곡을 전개하려고 했던 이유도 궁금합니다.

: 어떤 매체에서 선전을 했을 때 언어를 가리지는 않잖아요? 특히 "K.U.J" 같은 경우에는 처음 시도된 케이스라고 자부해요.

저희는 미국 힙합을 보고 배워서 한국 힙합이라는 정의 하에 음반 활동을 하고, 그걸 문화로 이끌어나가고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원초적으로 근원지인 미국에서 나오는 힙합 음악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그런 부분을 타파하기 위해서 여태까지 많은 선배님들과 동료 분들이 시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저희만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고민하다가 문득 일본인과 미국인이 들었을 때 한국인이 이 두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시선을 제공한 곡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더라구요.

이런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게 코로나 사태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을 때 한국과 다른 지역에서 보고 듣는 뉴스가 다르더라구요.

제 와이프의 나라 이탈리아에서도 그렇고, 와이프인 친구인 러시아 사람에게 물어보니까 러시아에서도 벌어지는 일은 똑같은데 다루는 내용이나 방식이 달랐어요.

"K.U.J"에서도 마찬가지로 저를 포함한 대중들이 미국과 일본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는 어떠한 인식이 있잖아요? 하지만 미국인이나 일본인이 한국의 역사에 크게 관심이 없다면 저희의 관점과는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어의 어떤 장벽을 넘음으로써 곡을 만들면 선전이라는 매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고, 보다 명확하게 보여질 것 같아서 이러한 시도를 했던 것 같아요.

: 선전 자체가 언어의 장벽을 넘나들기도 하고, 메세지에 있어서도 국가에 따라 한 가지 상황이더라도 시선 자체가 다를 수 있으니 한국어, 영어, 일본어라는 세 가지 언어를 통해서 전개하신 거군요.

: 조금 덧붙이자면 제가 10년 전 쯤에 영어로 풀 벌스를 작업한 적이 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그 곡을 다 내려서 들을 수는 없지만요.

제가 유학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영어로 회화도 할 수 있고 작업도 가능하지만, 처음에 했던 시도가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기 때문인지 꺼려지더라구요.

사실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어 가사를 잘 쓰는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어찌 되었던 저는 한국인이고, 제 음악을 소비하는 주된 대상이 한국인일테니까 한국어 가사를 좀 더 잘 써야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요새는 그 경계가 잘 없잖아요. 많은 아티스트 분들이 해외에 나가서 공연이나 활동을 하시는 걸 보고 제가 제 스스로를 저만의 틀에 가두지 않았나 싶더라구요.

제가 가지고 있는 언어 능력을 랩이라는 기술과 접목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있었습니다.

: 말씀해주신 것처럼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 말만 사용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처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랩이라는 측면에서 활용해보고 싶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K.U.J"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이 곡에는 K-POP 트랙을 샘플로 사용했다는 재밌는 포인트가 있죠. 샘플로 사용할 곡을 선정하신 기준도 궁금합니다.

: 어떤 특정 아티스트를 봐야겠다가 아니라 현재 가장 뜨거운 아티스트들의 잘 나가는 곡들로 선정했어요.

꼭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할 것 같고, 길거리에서도 자주 들리고 저희도 좋다고 생각했던 트랙들이라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만들 때 특히 재밌었던 곡이기도 해요.

: 샘플로 사용하신 노래들이 곡에 잘 달라 붙어서 구성적인 측면에서 되게 재밌게 들을 수 있는 곡이었던 것 같습니다.

"K.U.J"에 대한 간단한 작업 후기도 말씀해주셨고, 마지막 트랙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에서는 오도마님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듯 해요.

힙합을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도 하셨다고 적혀 있는데, <선전기술 X>라는 앨범이 나와야만 했던 이유도 궁금합니다.

: 4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잖아요. 그런데 이 기간을 한 곡에 다 표현하기는 어렵죠.

제가 이 기간 동안 전반적으로 느꼈던 건 제가 겪고 있는 구조적인 부분이나 산다는 것에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학원, 엔터, 학교에서 일을 할 때, 결혼을 하는 과정 등이요.

이 모든 것들에 지쳐갈 때쯤 <선전기술 X>라는 음반 작업을 제안 받아서 같이 하게 되었고, "코끼리를 생각하지마"를 작업할 당시에 제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어요.

우연히 포스터만 보고 그 영화를 한 번 보았는데, 그 곡을 완성하기 위한 모든 걸 저에게 전달해주더라구요.

그 영화에서 느낀 정말 많은 것이 있지만 특히 꽂혔던 건 남자 주인공이 멀티버스에서 '도망치는 것, 포기하는 것도 살기 위해 내리는 선택이다'라는 이야기를 해요. 이 한 마디가 저에게 수백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키더라구요.

그래서 곡을 통해 제가 보내왔던 4년 동안의 시간이 그려짐과 동시에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조건적으로 사회운동처럼 전달되는 건 바라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저는 단순 음악가이고 래퍼잖아요. 저희는 선전이라는 부분이 결국에 누군가나 혹은 자신의 이득을 위한 행위라고 파악하고 그 본질에 대해 나아가는데, 제가 이러한 사회 전반적인 문제들을 비판하면서 그걸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로 선전을 똑같이 하고 있을 뿐인거죠.

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임 이론에 영향을 받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제목은 말 그대로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결국에는 코끼리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역설적인 구조라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선전하는 이 행위의 모든 지점들은 우리가 공통적으로 의논하고 생각을 해야 되는 부분이지만, 동시에 그것을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오히려 이걸 듣는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정리가 되었고, <선전기술 X>에 가장 잘 어울리는 피날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Part. 4 : <선전기술 X>의 크레딧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라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으셨고, 역설과 관련된 프레임 이론을 통해 청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해석을 할 수 있게끔 마지막 트랙이 기능을 한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앨범에 관련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어보았고, 정성스럽게 적어주신 크레딧에 속해 있는 분들 이야기도 한 번 나누어볼게요.

건배님과 웅희님과 함께 좋은 성과를 거두었던 <밭>과 비슷한 결의 앨범을 작업할 수 있음에도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으로 돌아오셨어요.

그러한 방향성이라면 다른 프로듀서와도 충분히 작업을 하실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이 셋이 다시 뭉친 이유가 궁금합니다.

: 앞서 언급했듯이 <암반>이라는 음반은 <밭>과 사운드적으로는 다를 수 있으나 주제 의식이 굉장히 흡사헀어요. 실제로 다른 프로듀서들의 트랙도 받아서 어느 정도 진행을 했었어요.

그런데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진보하기는 했지만, 돌이켜보니 한 아티스트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시금 반복하는 것이더라구요.

<암반>의 구조가 결국 음악가의 이야기였고, <밭> 이후에 제가 이를 더 발전시켜서 풀어나갈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그 이상이 나오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밭>을 통해 전화평이라는 한 인간의 삶이 변했지, 오도마라는 래퍼의 인생은 크게 변함이 없이 계속 음악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더욱 진보하고 싶었지만 내용적으로 저 스스로에게 크게 어필이 되지는 않았어요.

작업을 하면서 되게 헤매이고 망설였고,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도 어떻게 됐냐며 진행 상황을 물어봤는데 몇 백 테이크를 땄어도 못 들려주는 상황에 이르렀어요.

어떻게 보면 쥐구멍에 숨고 싶은 순간들이었는데, 건배 형과 웅희 형이 우리 그냥 광고를 해보는 거 어때?라는 가볍고 단순한 제안을 통해 <선전기술 X>가 시작되었어요.

물론 지금은 난장의 사운드와 복잡한 의미, 삶의 전반적인 시사를 내포하고 있지만 첫 시작은 단순하고 재미있게 음악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에서부터였죠.

그 접근으로 시작하니까 <밭>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하게 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이 같은 사람들인지라 결국 복잡한 생각으로 빠질 수 밖에 없더라구요.

하지만 애초에 음악가의 삶이 아닌 매스미디어를 중점으로 접근하다 보니 전혀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오고, 사운드도 그렇게 디자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시선을 한 번 살짝 바꿔서 처음에는 '우리 재밌게 음악 만들자, 광고 음악 어때?'라고 시작했던 것에서 매스미디어라는 주제를 중점으로 다루게 됨으로써 <선전기술 X>이라는 앨범이 발전하게 된 거군요.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앨범의 총괄 감독이 건배님과 웅희님이 팀으로 계신 가짜인간이잖아요? 기존의 활동명이 아닌 가짜인간이라는 팀을 만드시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 제가 원래 앨범 총괄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물론 아직 제 이름으로 낸 건 두 장 밖에 없지만 저와 웅희의 이름으로도 뭐가 많이 나올 거예요.

<Neo Christian Flow> 같이 웅희와 함께 했던 작품들은 대부분 다 잘 됐거든요. 그런데 제가 좀 주도적으로 작업을 이끌었다는 이유만으로 제 이름이 먼저 올라가거나 제 이름만 적히는 경우가 있었어요.

하지만 웅희가 최근 몇 년 새 너무 많은 성장을 했고, 이제는 제가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의 사운드도 다룰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는 사운드적인 부분에서는 5대 5로 작업을 할 정도가 되면서, 프로듀서 팀을 결성해서 활동해도 나쁘지 않겠더라구요. 그리고 프로듀서 팀을 꼭 결성해보고 싶다는 저의 개인적인 욕심도 반영이 되었어요.

<선전기술 X>에도 웅희의 참여율이 비약적으로 늘었기 때문에 이건 팀으로 제작한 음반이다 싶어서 <선전기술 X>에서는 가짜인간이라는 이름의 팀으로 크레딧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 원래는 건배님이 주도해서 이끌어나가고 웅희님은 서포트를 해주시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비슷한 비율로 작업하시는 거군요.

크레딧과 관련해서도 가짜인간이라는 팀을 한 번 만들어보자는 의견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 앞으로 가짜인간이 프로듀싱한 곡들이 많이 발매 될 예정입니다. 꽤 주목 받는 몇몇 음반들에 제가 비트를 주기도 했으니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앞으로 가짜인간의 활발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가짜인간을 비롯해서 <선전기술 X>에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이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게 된 과정도 궁금한데 어떻게 섭외를 하시게 된 걸까요?

: 한 분 한 분 상세히 언급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 길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고 저희도 어떻게 가능했나 싶은 분들 위주로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우선 예린님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음반을 만들기 시작하고 "Doctrine"이라는 트랙을 작업할 때부터 이 트랙에 예린님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망상을 많이 했었어요.

: 그게 어느 정도 망상이었냐면 '이 비트에 켄드릭 라마가 하면 죽이겠다' 싶을 정도로 그냥 꿈이었죠.

: 그런 꿈만 가지고 있다가 이전에 예린님이 <밭>이 발매된 이후에 제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해주셨어요.

그 계기가 <밭>인지 어떠한 것인지 저도 여쭤보지를 않아서 정확한 계기는 모르겠지만, 시기가 <밭>을 발매했을 때라서 그걸로 유추하고 있습니다.

워낙 예린님의 팬이고 계정도 팔로우해주시긴 했지만 닿을 수 없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곡을 만들면서 그런 망상만 할 게 아니라 꿈을 실현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진심을 담은 편지를 한 번 보냈어요.

안 보시겠지라는 생각이 컸지만 언제나처럼 시도를 한 번 해 본 건데 기적적으로 답변이 왔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흔쾌히 작업에 참여해주시고 굉장한 열의도 보여주셨어요.

본인의 스케쥴은 이러하고 이러한 시간 속에서 이렇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괜찮은지, 예린님이 참여할 곡은 무엇인지 등 많은 것들을 바로바로 여쭤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저희가 답변을 해드리면 본인이 참여했을 때 더 잘 부르고 표현할 수 있은 방면으로 아이디어를 던져주시면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그리고 중간에 예린님이 콘서트나 투어 활동을 하시면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셨음에도 식사 자리도 제안해주셔서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 감사함을 이루 말할 수 없고, 전 평생 예린님이 어떤 행보를 보이시든 서포트할 예정입니다.

<밭>을 발매할 때도 더콰이엇, 김오키, 염따 등 많은 형님들께서 도와주셨는데, 삶에 계속 이러한 귀인들이 나타나는 것에 무척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앨범에서는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저희의 작업 과정은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너무나 희망찼습니다. (웃음)

희문 형님 같은 경우에도 "3H"라는 곡이 굉장히 전자적이잖아요. 저도 앨범 후기를 몇 개 읽어보았는데, 그 후기를 보기 전에도 이 트랙은 <블레이드 러너> 같은 이미지가 연상되더라구요.

극과 극은 통한다는 이야기가 있죠? 그런 사운드에서 오히려 정말 한국적인 아티스트가 등장한다면 정말 멋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저는 씽씽의 팬이기 때문에 그로부터 추다혜님을 비롯한 민요나 국악 관련 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음반을 즐겨 들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저도 한 번 시도해보고 싶어서 연락을 드리게 되었고, 제 음악을 들으신 뒤 저와 대담도 많이 나눠주셨어요.

신기한 게 예린님도 그렇고 희문 형님도 그렇고 꼭 공연을 초대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작업하기 전에 희문 형님 공연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정말 바쁘신 와중 속에서도 직접 저희 작업실에 오셔서 녹음도 해주셔서 굉장히 의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 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고, 코러스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여러 분들은 지인을 섭외하신 건가요? 이 분들은 어떻게 참여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 지인은 아니고 웅희 형이 모태 신앙이라서 교회에 다니고 있는데, 단순히 예배만 드리는 게 아닌 밴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찬양을 주도하고 있고, 앨범에 참여한 건 웅희 형의 교회에서 함께 활동하는 어린이 합창단 팀이에요. 교회를 통해서 도움을 받아 어린아이들을 섭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교회를 통해 어린이 합창단을 섭외했다고 말씀해주셨고, 또 독특한 크레딧 중 하나로 랩 어드바이저로 격이라는 래퍼 분이 참여하셨어요.

호모 드러미엔스라는 팀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격님에게는 어떤 어드바이징을 받으셨나요?

: 사실 랩 어드바이저라는 포지션 자체가 랩 음반에서 찾아보기 힘들잖아요? 저도 <선전기술 X>를 통해 처음 시도해보기도 했구요.

말 그대로 다른 래퍼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인데, <밭> 때는 건배 형이 총괄 감독이었기 때문에 형의 피드백이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제가 공백기 동안 아예 랩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라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저도 매일 기본기를 익혀야했고, 레슨을 하게 되면 저 같은 경우에는 카피 랩을 우선 제가 먼저 다 따놔요.

그런 다음 느린 버전, 빠른 버전 등 박자를 다 맞춰놓은 아카펠라를 전부 공유해요. 그렇게 기술적인 접근을 꾸준히 한 덕분에 저 또한 랩이 많이 발전했고, 건배 형도 그걸 인정한 상태였어요.

그런데 특정 트랙에서 저는 뭔가 2%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건배 형이 이제는 파악을 못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실력자보다는 아예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래퍼에게 랩 어드바이징을 받아보자는 의견을 줬어요.

근데 그런 사람이 많지가 않잖아요? 보통 랩을 잘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쯤은 인사를 주고 받았고, 심지어 격 형도 그런 사이였어요.

하지만 그 때 당시에 저희가 <Arkestra> 음반을 굉장히 감명 깊게 들었고, 저와는 확연하게 장단점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격 형님에게 박자 관련해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느껴서 조심스럽게 부탁을 드렸고, 실제로 주신 피드백을 잘 적용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그럼 피드백을 받은 트랙은 어떤 곡이었을까요?

: "Doctrine" 벌스 앞 부분과 "선전기술" 벌스 1, 2의 한 부분 씩을 피드백 받았어요. 전체적인 틀을 어떻게 짜냐 보다는 저희가 짜놓은 랩의 형태를 들려드리면 격 형님이 본인이라면 여기서 박자를 이렇게 탔을 것 같다는 콕 집는 포인트를 말씀해주셨어요.

이런저런 부분들을 포괄적으로 피드백해주셨는데, 그 중에서 이 피드백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는 것들을 고르고 판단해서 적용했던 것 같습니다.

 

Part. 5 : <선전기술 X> 그 다음?

 

: 격님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주시면 오도마님과 가짜인간님이 함께 들어보면서 이걸 적용해서 살린다면 더욱 디벨롭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몇몇 피드백을 선택하신 거네요.

이제 인터뷰의 막바지에 다다랐는데, 앨범을 발매하고 나면 다음 앨범을 준비해야 되는지 혹은 발매한 앨범과 관련된 활동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여부가 결정된다고 언급해주셨잖아요?

<선전기술 X> 이후 오도마님의 행보는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가요?

: 안 그래도 건배 형과 웅희 형이 <밭>이 발매되기 전에 종종 다음 음반 준비를 바로 해야 된다고 이야기해주었어요.

그래서 그 때 당시에도 다음 앨범에 대한 기획을 했고, 그 기획이 발전된 형태가 <암반>이었는데 결국에는 그 음반이 나오지 않고 <선전기술 X>로 돌아왔잖아요?

그래서 지금 제가 기획하고 구상하고 있는 것들을 무조건적으로 내겠다라고 확답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밭>과 <선전기술 X> 사이의 4년 동안의 텀에서 배웠던 게, 사람의 어떤 일이 잘 되면 그 잘 되는 걸 데이터로 받아들이고 믿게 되고, 그걸 의존하는 경향도 생기잖아요?

저는 이 음반을 준비하면서 그와는 다른 색다른 접근을 경험했고 그 시간이 너무 즐거웠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어떠한 희망이 많이 피어올랐어요.

그리고 제 커리어에서 희망에 관한 주제를 다뤄본 적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선전기술 X>와 관련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새로운 앨범의사운드도 좀 더 과감한 방식으로 시도를 해 볼 예정이구요.

또, 건배 형이 말한 것처럼 가짜인간 프로듀서 팀은 제 음반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분들의 작품에서도 곧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분명한 건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 <선전기술 X>를 통해서 깨달은 게 있다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여과 없이 해보자는 거였어요.

그래서 <선전기술 X>를 작업하는 데 있어 한 치의 후회도 없고 아쉬움도 남지 않아서, 앞으로의 작품도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가든 이런 태도로 작업하려고 생각 중이고 많이 배우는 시간인 것 같아요.

: 말씀을 들어보니 <선전기술 X>가 오도마님과 건배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네요.

: 정말 많은 영향을 줬어요. 저도 외국에서 타지 생활을 청소년기 때부터 경험한 사람으로서, 누구에게나 삶은 힘든 건데 외국에서 고향과 집에서 멀어진 생활을 하다 보면 나 혼자만 다른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더욱 힘들잖아요?

와이프가 저와 결혼 하면서 한국 사회에 엮여서 커리어를 쌓는 게 힘들어 보이고 많이 속상해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음반 활동을 시작하면서 가정에도 저희들끼리의 희망이 생기더라구요.

서로 좀 더 돈독해지고, 의지하게 되고, 믿음을 주는 걸 보면서 단순히 음악적으로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라 제 정신 건강에도 적잖은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아우르는 <선전기술 X>의 긍정적인 영향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앨범 관련 전반적인 이야기를 말씀해주셨는데, 인터뷰에 참여하시기 전에 앨범 관련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말씀해주셨잖아요?

혹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마음껏 다 하셨을까요?

: 마지막으로 딱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선전기술 X>는 이제 시작이고, 저희가 준비한 게 정말 많아요.

그 선전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많은 분들이 관심 있게 봐주시면 정말 감사드릴 것 같고, 펀딩이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돼서 저희가 준비한 것들이 계획대로 풀리기만 한다면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현재 절반 정도 펀딩이 완료되었는데 이 이상의 성취가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펀딩금액의 300% 이상이 모집되었을 경우에는 콘서트를 진행하시더라구요?

: 제가 예린님과 희문 형님의 공연을 보면서 느낀 게 굉장히 많았어요. 사실 언더그라운드 힙합 공연들이 현실적인 여건에 부딪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잖아요?

많은 분들이 찾아오기에는 장르 음악이다 보니 무리가 있고, 이름이 유명해졌다고 해서 엄청 잘 팔리는 것도 아니구요. 이러한 이유들과 나름대로의 변명들이 <밭> 콘서트를 준비할 때는 저에게 있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그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의심을 하지 않지만 부족한 부분은 상당히 많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다가 예린님과 희문 형님의 공연을 보고 정말 스타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단순히 공연장이 좋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가 아니라 공연의 구성 자체를 제가 너무 작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우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무대에서 저 정도의 준비는 꼭 해야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런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무조건적으로 들잖아요. 재정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거죠.

그래서 사실 가짜인간 형들은 300%라는 공연의 추가 목표를 그렇게 달가워하는 편은 아니에요.

: 제대로 할 게 아니라면 차라리 공연을 안 했음 싶어요. 왜냐하면 돈에 환장한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사실 그런 게 아니라 공연을 준비하고 기획하는 데는 수많은 돈이 필요하거든요.

: 둘째로 제 만족을 위해 마이너스만 치면서 앨범 관련 기획을 이끌어나갈 수가 없는 거죠.

결과적으로 어떤 명확한 목표를 세워놓음으로써 저희가 구현하고 싶은 기획이나 공연 무대 연출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돈을 투자하신 분들께서 투자한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예요.

: 앞으로 시작될 또 다른 <선전기술 X>도 무척 기대해보며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인터뷰 참여해주신 오도마님과 건배님 정말 감사드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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