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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줌터뷰 아흔아홉번째 손님 인디고에이드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2024.05.25 22:28조회 수 223추천수 3댓글 0

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264419631

줌터뷰 배경사진 ep.114.jpg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음악 관련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인디고에이드 (이하 인) : 안녕하세요, 저는 목감기에 걸려 있는 인디고에이드입니다.

 

Part. 1 : '인디고에이드'라는 이름

 

: 인디고에이드라는 활동명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 미국에 'Indigo Child'라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라는 뜻의 말이 있어요.

ADHD와 비슷한 양상을 띤다고 해서 서브 컬쳐처럼 유행하기도 했었는데, 인디고 차일드들의 특징이 과학이나 예술 같은 특정 분야에 우수한 재능을 보인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기존의 보수적인 교육 체계나 방식을 잘 받아들이지 못 하고, 사회적으로 어울리지 못 하며 과도한 불만이 있다는 단점도 동시에 있죠.

인디고 차일드라는 키워드가 저와 되게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실제로 초중등학교 다닐 때 적응을 잘 못 했었고, <EVP> CD 2 첫번째 트랙 "유학"에서도 언급했듯이 유학도 권유받았거든요. 저도 친구들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고, 반대의 입장도 마찬가지라는 내용의 가사가 담겨 있어요.

그렇게 저는 과학영재교육원을 2년 정도 다니며 창의적인 일을 했었고, 지금도 래퍼라는 창작을 하는 일을 하고 있네요.

그런 부분들에서 되게 좋은 단어라는 생각에 인디고 차일드로 이름을 지으려고 했는데, 차일드를 쓰면 나중에 바꿔야 될 것 같은 거예요. 나이를 좀 먹으면 인디고 맨으로 바뀌었다가 나중에는 인디고 그랜파로 가야될 것 같은 거죠. (웃음)

그래서 인디고 뒤에 페르소나로써 어떤 말을 붙여야 될까 고민하다가 이제 붙인 게 '에이드'라는 단어였어요.

에이드는 한 잔의 컵에 담겨서 제공되는 에센스, 정수 같은 느낌이잖아요? 그런데 에이드로 이름을 지어버리면 아무래도 음료수다 보니까 '널 한 컵에 마셔버려' 같이 디스를 당하기 좋을 것 같은 거예요.

이런 식으로 까버리면 답이 없으니까 고민을 하다가 당시 사운드클라우드에 창궐했던 힙스터 병에 영향을 받았어요.

퓨처 베이스 장르가 난무하던 시절에 대소문자를 섞어 쓴다거나, 발음이 같지만 철자가 다른 단어로 바꾸는 표기법이 유행이었는데 저도 거기에서 착안을 해서 '에이드'를 'Aid'로 적은 거죠.

'Aid'가 치료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나한테 음악을 하는 것 자체가 치료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한 명의 인디고 차일드가 음악을 통해서 스스로를 치료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치유를 준다는 멋있는 뜻을 담아 인디고에이드라는 이름이 완성되었죠. 'Indigo' 같은 경우에도 'IndEgo'로 표기한 것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자의식 과잉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저런 과정을 통해서 완성된 이름을 보고 나니 멋진 해몽을 덧붙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마음에 안 든다고 이름을 바꾸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네요. (웃음)

이 이름을 만들고 4개월 뒤에 생긴 게 인디고 뮤직이었어요. 그걸 보면서 '와 이걸 뺏기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원래 인디고 차일드라는 개념을 알고 있었는데, 그 때 스윙스가 <파급효과>를 이을 다음 컴필레이션 앨범의 선공개곡으로 "Indigo Child"를 발표했었어요.

그걸 들으면서 인디고 차일드라는 단어를 활용해서 랩 네임을 지으면 맛깔 나겠다고 생각했는데, 스윙스가 본인의 레이블을 인디고 뮤직으로 지어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 소식을 듣고 아는 래퍼 형에게 '와.. 이게 무슨 일이냐? 나 이거 x 된 거 아니냐? 이름 짓자마자 이게 뭐냐?'라고 불평했던 기억이 나요.

그 형도 들으면서 '그러게.. 인디고 뮤직이라고 이름 지을 줄은 몰랐다'라고 대답해서 좀 어지러웠어요.

그래서 쇼미더머니 시즌 8 때 2차 예선 무대에 들어오자마자 스윙스가 '아, 인디고에이드라고 먼저 이름 지으셨다면서요?'라고 물어봤어요.

아마 PD가 알려줬겠죠? 왜냐하면 1차 예선을 합격하면 그 다음 주에 바로 상암동에 가는 게 기본 코스거든요.

가면 인터뷰를 따는데, 그 때 인디고에이드라는 이름의 유래와 후발주자인 인디고 뮤직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죠.

그러다 보니 프로듀서에게는 저에 대한 정보가 그들의 아이패드 안에 있을 것이고, 그래서인지 먼저 '인디고라는 이름 때문에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돼요. 심지어 먼저 지으셨다면서요'라고 이야기하더라구요.

'네 맞아요'라고 대답했더니 '쭉 올라가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대화가 마무리 됐는데 이게 방송에 실렸다면 되게 재밌었을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인디고차일드가 원래 있던 개념이다 보니까 누가 원조라고 말하기보다는 공공재 같은 건데 아무래도 이름이 겹치다 보니까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있어요.

마이너한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이 씬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한다면 나는 영원히 인디고 뮤직의 아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큰 동기부여가 됐어요.

방송의 흥행 여부를 떠나 쇼미더머니 시즌 8은 3차 예선까지 갔었어요. 1차와 2차 예선을 진행하면서 되게 기분이 좋았었는데, 당시에 <ELP>도 발매되었고 랩하우스도 나가게 되었거든요.

3차 예선에서 떨어진 바로 다음 날이 랩하우스 공연이라서 새벽까지 촬영한 다음 무대에 올랐었는데, 그 때가 제가 첫 번째로 하입을 받았던 때라고 생각해요.

제가 방송으로 인해서 평판이 더럽혀지지 않았을 때기도 하고, 스윙스와 이런저런 대화도 있어서 그런지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인디고에이드라는 이름을 부담 없이 편하게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Part. 2 : <ELP>로 시작되는 <EEP>까지의 콘셉트

 

: 인디고에이드라는 이름을 짓게 된 계기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쇼미더머니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인디고에이드님의 커리어를 훑어보면 파란 외계인이라는 콘셉트를 잡고 <EEP> 이전까지 3장의 EP 앨범을 발매해주셨는데, 이러한 콘셉트는 어떻게 구상하시게 됐나요?

: 처음에는 정말 단순했어요. <ELP> 관련해서 먼저 이야기하자면 그 당시에 사운드클라우드에서 "I.E.O"라는 되게 잘 됐던 트랙이 있었는데, 영비 좋아요도 받고 이래저래 난리가 났었죠.

그걸 보면서 '이제 나도 성공하는 건가?'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사실 그게 성공을 가져다주지는 않죠.

하지만 어린 시절 조금이라도 음악에 몸을 담았던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하듯 일희일비를 엄청 세게하던 때였고, 실제로 그 곡 때문에 래퍼들의 전화번호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 곡이 믹스테잎에 수록되었었는데 다른 건 다 모르고 "I.E.O" 때문에 연락했다고 이야기했던 래퍼들이 참 많았고, 덕분에 밥도 많이 얻어먹었습니다.

매드클라운한테 순두부찌개 얻어먹고, 밤에 갑자기 뉴챔프한테 전화가 와서 '너 존나 잘 한다'라는 피드백을 듣기도 했죠.

그리고 DJ 켄드릭스가 운영하던 무드라는 공연장에서 이 곡으로 무대를 하면 떼창이 나오기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저의 최초의 히트 싱글이었죠. 과장을 하자면 언더그라운드 버전의 "Rap Badr Hari"였 거죠. (웃음)

그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영비하고 마주쳤는데 제 노래에 좋아요를 눌러준 걸 제가 기억하잖아요? 그래서 너무 고마웠다고 그랬더니 재밌게 들었다는 대답을 듣기도 했죠. 앞으로 마주할 불행은 꿈에도 모른 채 어깨 뽕이 잔뜩 올라가 있었던 시기였죠.

정말 음악에만 올인해서 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조금 더 빠른 시간에 그 친구들이 아예 경험해보지 못 했던 많은 성과들이 "I.E.O" 하나로 제게 찾아왔거든요. 어디 컴피티션 나갔다 하면 대부분 결승 가버릴 정도로 그 곡의 임팩트가 어마무시했죠.

그런데 앨범 내기 전에 병재가 저에게 '형, "I.E.O"라는 노래를 제외하면 형이 나한테 빡 하고 감동을 준 게 없어'라고 이야기해줬어요.

병재는 곡을 들으면 이건 좋다, 히트가 될 것 같다에 대한 감이 있는 친구기도 하고, 저는 사실 그런 감이 크게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마치 오케이션의 저스디스 마이크 스웨거 벌스를 듣고 '야 너 이걸로 되겠어?'라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병재가 제가 만든 음악에 감흥이 없다고 한 거죠.

그래서 이제 <ELP>라는 앨범을 제작하게 됐어요.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음악을 주어진 상황 안에서 프로듀서들과 인하우스로 뽑을 수 있는 최대를 뽑아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거의 돈이 들지 않았고, 들어보면 사운드 진짜 개판이고 '어떻게 이걸 냈지?'라고 생각이 들 수준이죠. 그냥 DatPiff 믹스테잎 수준의 퀄리티인 것 같아요.

막상 앨범을 다 만들고 보니 살짝 애매한 거예요. 분명 가볍게 만들자라는 생각에서 시작을 하기는 했지만요.

제가 <EEP>에서 비로소 정규라는 타이틀을 달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명반병이 없지는 않단 말이죠.

경미한 명반병의 증상이 있는데, 자고로 정규 앨범이라면 레이블과 계약을 해서 많은 예산이 들어가던지, 아니면 그에 준하는 수준의 어떤 자본과 노력, 시간을 투자해서 어떤 사람으로서 온전한 나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예전부터 어떤 앨범이 됐든 정규라는 타이틀이 붙은 작품은 <EEP>의 스토리로 가야겠다고 정해놨었어요. 인간 김다현의 이야기는 정규 1집에서 보여줘야겠다고 못을 박아놓은 상태였죠.

그렇게 생각은 했었는데 그 때 당시를 돌이켜보면 씬의 유행이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를 시작으로 정말 캐릭터 싸움이었거든요.

그 시절의 쇼미더머니에 참가한 래퍼들만 봐도 알 수 있는 게 수상할 정도로 특수머리가 많아요.

스카이민혁이나 타쿠와 같이 염색이나 특정한 콘셉트를 통해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거에 큰 진심이었어요. 개성이 엄청 강한 사람들이 서로 자신을 뽐내니까 어떤 의미로 되게 어질어질했었죠.

그 사이에서 '인디고에이드라는 사람의 색깔은 이거야!'하고 발매했던 게 <ELP>였는데, 제목을 어떻게 지을까 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생각했던 정규와는 거리가 먼 거죠.

그럼 EP로 발매를 해야되는데, EP로 내기에는 볼륨이 조금 크더라구요. 그래서 EP와 LP를 합쳐서 중간 단계인 'ELP'로 하자가 시작이었죠.

제가 5년 동안 이 4부작 시리즈를 발매하면서 중간중간 앨범을 몇 장 발매했었어요. 그 해는 쉬어간다는 의미인 <자가격리패키지>를 포함하면 5년 동안 5장의 앨범을 낸 거죠.

외계인 콘셉트도 이번 앨범에서 제가 왜 외계인이란 말을 쓰게 됐는지 공개가 되었는데, 그게 원래 제 믹스테잎 <A bluE boy to thE EArth>의 커버에서 시작된 거예요.

이 'bluE boy'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이제 막 씬에 등장하는 느낌으로 첫 EP를 발매하는 거니까 'Landing Poetry'라는 말을 덧붙여야겠다 생각했어요.

사실 'ELP'라는 단어가 누가 봐도 약자잖아요? 그래서 이건 외계인 콘셉트의 앨범이니까 'EARTH LANDING POETRY'라고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ELP'라는 앨범 제목에 대한 해몽을 붙이고, 믹스테잎의 커버에 등장했던 파란 소년의 얼굴을 이전과 똑같이 색연필을 사용해서 전보다는 크게 그려서 완성을 했던 게 첫 번째 앨범의 커버가 되었습니다.

: 첫번째 EP <ELP : EArth LAnding PoEtry>의 제작 과정과 이름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해주셨고, 이 앨범을 제작하시면서 4부작 콘셉트의 가락이 잡힌 걸까요, 아니면 발매 이후에 시리즈로 이어나가면 재밌겠다고 생각하신 걸까요?

: 그건 정확히 잘 기억이 안 나는데 <ELP>를 발매한 이후에 욕심이 조금 생겼었어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랩하우스 같은 빅 이벤트들이 몰려와서 뽕이 차 오를만큼 차올랐을 때란 말이죠.

그래서 나의 음악성을 전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EOP>라는 후속작을 발매했는데 처참하게 망했죠.

'EOP'에서 'O'는 Overcoming이었어요. 앞에 놓인 고난과 역경을 다 제끼고 입봉을 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는데 입봉을 못 했죠.

정말 열심히 만들었었는데 결과가 생각처럼 따라오질 않으니까 이 앨범이 정말 미웠어요.

앨범에서 제 목소리를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전작에 비해 되게 힘들어서 우울에 쩔어 있고, 앨범 내내 목소리가 엄청 깔려 있어요. 믹싱도 지옥에서 올라온 듯 하구요.

<EOP>를 발매한 다음에 이걸 시리즈로 이어나가면 재밌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고, 제가 다양한 곳에서 복합적으로 영감을 받아서 뭔가를 정하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그 때 마침 키드 커디(Kid Cudi)의 <Man On The Moon> 시리즈가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저는 그제서야 키드 커디가 한 콘셉트를 가지고 연작을 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보니까 앨범 커버 모양도 뭔가 비슷해서 신기했어요.

영향을 받아서 낸 게 아님에도 주변에서 키드 커디의 영향을 받은 거냐고 많이들 물어보더라구요. 'ELP'라는 키워드도 런 더 쥬얼스(Run The Jewels)를 오마주한 거냐고 여쭤보시는 분도 있었는데 사실 둘 다 그렇게 깊게 듣지 않았었어요.

그래서 '그냥 그런 걸로 합시다'라고 이야기했죠. 별 생각 없었는데 그게 더 멋있네요 같은 느낌인거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연작에 대한 욕심이 많이 났던 것 같아요.

아마 <EOP>를 발매한 시점부터 연작에 대한 욕심이 생겨난 것 같고, 이걸 몇 부작으로 할지 생각했어요. 중간 글자만 바꾸면서 진행하니까 재미 요소도 어느 정도 있구요.

그런데 5부작은 너무 뇌절인 것 같고 3부작으로 하자니 L, O 다음에 어떤 철자가 나와도 의미 있는 한 단어가 안 되는 거예요.

그렇게 4부작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 같은데, 그게 <ELP>와 <EOP> 중 어떤 앨범을 만들었을 때 한 생각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요.

하지만 <EOP>가 발매되었을 때는 '난 이제 4부작을 할 수 밖에 없어'로 확실하게 마음을 먹게 되었죠.

 

Part. 3 : EP가 아닌 정규 앨범 <EEP>

 

: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한 단어를 만들기에는 4부작이 적합한 것 같아 파란 외계인 4부작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본작에서는 이전의 파란 외계인이 아닌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커버에 등장하잖아요?

외계인 콘셉트가 아닌 본인의 이야기를 정규에 담고 싶다고 말씀해주셨는데, <EEP>를 또 정규로 발매하셨더라구요.

: 네, 이 앨범을 정규로 발매한 이유는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예전의 목표는 레이블에 들어간 후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인심이 야박해졌는지 다들 저를 찾지 않더라구요. 물론 엄청 유명한 레이블은 아니더라도 오퍼가 있었지만 무산된 게 한 두 세 건은 되는 것 같아요. 정확하게 기억나는 건 두 건이구요.

어쨌든 간에 거절을 하거나 흐지부지되거나 둘 중 하나였고, 원재 형 후배 사건도 터지면서 저라는 존재가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달가워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렸다고 스스로 느꼈어요. 이 산업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알지만, 그게 좋은 방향으로 알고 있는건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이미 3부작 EP 시리즈를 내놓은 와중에서 다른 결과가 오길 원한다면 다른 과정으로 접근을 해야된다고 생각했어요.

돈을 정말 많이 썼고, 대기업 수준으로 철저하게 분업했어요. 심지어 어떤 노래들은 제가 탑 라인을 직접 안 썼어요.

K-팝 엔터테인먼트에서 곡을 만들 듯이 저는 메인 주제를 잡고 큰 프로덕션을 맡고 가사를 작성하면 편곡은 다른 쪽에서 하고, 비트 스케치나 드럼을 제가 찍어 놓으면 코드는 이 사람이 얹고, 그걸 받아서 편곡은 따로 진행하고, 탑 라인은 어디서 받아오는 식으로 비용을 지불했죠.

예전에는 가상 악기로만 음악을 만들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아도이 밴드에서 기타 세션을 맡고 있는 친구에게 전문적인 세션도 맡겼죠.

심지어 뮤직비디오는 우리나라에서 힙합 뮤직비디오로 가장 유명한 형이랑 작업하려고 했었어요. 단순히 예산이 아닌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무산이 되기는 했지만요.

하지만 아는 형한테 물어보니 이 정도는 일반인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액수긴 하지만 레이블에서 별로 돈을 쓰지 않은 축에 속한다고 하더라구요.

여튼 결과를 바꾸려면 과정에서라도 변화를 주어야 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투자하였습니다.

실제로 자본 말고도 엄청 많은 변화를 주었는데, 가사도 써놓고 자문을 받을 정도 였어요.

주변에 믿을 만한 형에게 열 곡으로 압축해서 풀기에는 너무 긴 이야기라서 이런 건 보통 자기가 자기를 잘 못 보니까 사실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더 잘 알잖아요?

그 형은 사실 <EVP> 때부터 트랙 배치 같은 부분을 아무런 대가 없이 봐주기도 했어서 이번에는 원고비를 드릴테니 어떻게 써나가야 하는지 가사를 좀 봐달라고 요청을 드렸죠.

그래서 그 형이 가사 다시 쓰라고 하면 다시 쓰고 그랬어요. 정말 철저한 분업이었죠.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 나왔고,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설득력 있는 작품이 발매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이전의 앨범과는 달리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담아낸 앨범이기 때문에 정규라는 타이틀을 붙였고, 그에 걸맞는 예우를 하기 위해

전과는 다른 과정을 통해 작업하셨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 그냥 대충 만들어서 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레이블 계약 이후에 정규 작업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레이블에 들어가면 당연히 어떤 투자가 들어올 것이고, 그에 따라 마감도가 달라질테니 당연히 이렇게 해야되지 않나 싶었어요.

이 앨범은 과거의,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인디고에이드라는 아티스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EOP>는 여태까지 했던 대로 정확한 스토리가 짜여져 있지는 않지만 사운드는 일정하게 흘러가고 나만 재밌고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바 게임의 형식이에요. 그건 어떻게 보면 스토리텔링과는 거리가 되게 멀잖아요?

제가 쓰는 가사들은 표현들을 뜯어봤을 때 독특하다고 할 수는 있어도 곡마나 옴니버스 식으로 어떠한 큰 주제가 잡혀있다거나 스토리나 키워드가 있지는 않았어요.

그렇다고 사운드도 마냥 편하게 틀어놓을 수 있는 건 아니였어요. 뭔가 주제의식이 있는 음악들에서 사용할 것 같은 포스가 있는 사운드였고, 그러한 괴리들 때문에 사람들에게도 제 음악이 크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넌 대체 뭘 하고 싶은 건데?'라고 하면 사실 저는 그냥 제가 듣기 좋은 사운드를 하고 싶었던 거예요. 제가 좋아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랩들이 그런 것이었기 때문에 한 건데 청자들에게는 어중간하다는 인상을 남긴 거죠.

사실 저 스스로도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제 모습이 어중간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다음 앨범까지는 이런 류의 외계인에 대한 메세지를 던져놓고 그 다음부터 깊게 들어갈 것이라는 일종의 암시를 던진 뒤 정규 1집 작업을 할 예정이었어요.

그런데 코드 쿤스트에게 1차 예선에서 불합격을 받은 뒤 정규 1집의 스토리를 앞당겨야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어요.

나락 가는 게 감지가 되는데 이걸 뒤집으려면 즙을 짜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니까 저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정면돌파하는 수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EVP>를 작업하고 있을 때 이미 <EEP>는 이 스토리로 가야겠다고 어느 정도 구상을 해놨죠. 그 때 당시의 머리 색깔이나 스타일링, 뱉었던 벌스 전부 <EVP>에 있는 것들이거든요.

그 시절이 랩하우스 온에어를 비롯해서 제 2차 하입이었어요. 살도 정말 많이 뺐을 때라서 살면서 제일 날씬하고, 뮤직비디오 같은 데에도 몇 번 출연했었죠.

하지만 그 후에 원재 형 후배 사건이 터져버리죠. 사실 저는 탈락하는 장면 정도만 방송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촬영을 마치고 나눈 스몰 토크가 실릴 지는 상상도 못 했거든요.

그 장면이 방송에 실리고 DM으로 욕을 엄청 먹으면서 제 머릿속에는 <EVP> 다음 앨범이 정규가 되어야겠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생각이 맴돌았어요.

그 때부터는 '조금만 기다려봐라, 다 뒤졌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작업에 임했었고, 다음 시즌에 나가기 전에 "2016", "뭉크" 등은 이미 완성이 되었거나 스케치가 어느 정도 된 상태였어요.

어느 정도 고전이 있기는 했지만 앨범 작업이 절반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2016"을 2차 예선에서 선보였는데, 쇼미더머니는 다들 빡세게 준비해 오는 곳이라서 그 곡으로 무대를 하면 나한테만 특별하지 모든 참가자의 기준에서는 평이할 것이란 걸 예상을 못 했죠.

다 빡센 트랙을 가져오니까 오히려 거기에서 빡센 걸로 맞부딪히려고 한 게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애초에 오디오로 들었을 때는 라임 구성이 되게 복잡하고 벌스를 촘촘하게 짰다는 느낌을 주지만, 라이브 현장에서는 그것보다 더 쪼개고 세게 가야 되거든요.

하지만 비트는 빡센 데 랩 메이킹 자체는 좀 더 담백한 쪽에 가깝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한 것 같아요.

그렇게 쇼미더머니 11에서 탈락한 이후에 가사를 봐주던 형이 '거기서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수습할 거냐, 앨범 작업이 아직 절반 정도 남았는데 이 상황까지 다룰 거냐?'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근데 그 경험을 통해 느낀 것들이 또 있었거든요. "알람"이라는 트랙에서 나온 내용처럼 쇼미더머니 시즌 11에 참여한 여러 래퍼들에게 따듯한 격려와 조언을 많이 받았어요. 그걸 통해 제 고민에 대한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던 거죠.

결론적으로 방송에는 더욱 안 좋게 나가버렸지만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작게나마라도 좀 더 집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욕하려고 들어봤다가 팬이 됐다는 DM도 조금씩 받았고, 사실 편견을 뒤집는 역할을 하려면 편견이라는 개념이 존재해야 되는 거잖아요?

시즌 10 때에는 잠깐 씹히고 말았지만 시즌 11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뤄주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앨범에 힘이 더욱 실렸고, 결론적으로는 잘 한 선택인 것 같아요.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는 건지 어떤 상실감이나 좌절감, 분노가 되게 미련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와요. 제가 뜻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도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돌아가죠.

그 안에서 저는 또 다시 열려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런 과정을 노래로 만들어서 이렇게 인터뷰 요청도 받을 수 있는 거죠.

사실 2차 예선에서 떨어질 때까지만 해도 아직까지는 <EEP>를 정규가 아닌 EP 단위로 발매해야 되나도 생각했었는데, 앨범이 점점 완성되어가면서 정규로 선보여야겠다는 확신을 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들국화 샘플 클리어를 받았을 때 가장 크게 느꼈죠.

방송에서 저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테니 한 번 뚫고 살아 나와보라는 판을 제공했고, 이걸 뚫을 수 있는 파훼법은 결국 제 이야기를 담은 정규 앨범이었던 것 같아요.

 

Part. 4 : '원재 형 후배' 사건과 인디고에이드 앨범의 서사

 

: 원래 다음 질문에 '원재 형 후배' 사건이 앨범에 많은 영향을 준 건지 여쭤보려고 했는데, 이미 답변에서 말씀을 해주신 것 같네요?

: 그래도 한 번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그건 오히려 저보다 대중들에게 더욱 큰 사건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랑 그 형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사람들이 알지 못하잖아요. 하지만 '원재 형 후배' 사건으로 인해서 제가 되게 움츠러들기도 했고, 혹은 더욱 인정 받으려고 노력했던 것도 있어요.

꼭 방송이 아니더라도 인디고에이드라는 이름이 힙합엘이 게시판에서 꾸준히 언급이 될 정도로 앨범을 거의 두 달에 하나씩 낼 만큼 미친놈처럼 활동했거든요. 그 당시에 그렇게 활동했던 이유는 사실 인정이었어요.

지금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이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건, 같이 작업도 하는 각별한 사이였고, 1~2년을 함께 동거동락하던 동료이자 의지되었던 형이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슈퍼스타가 되었는데 그 사람과 오해가 생겼다고 해 봐요.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공포스러운 일이거든요. 진짜 세상한테 버림받은 기분이 들어요.

그 당시의 우원재는 "소년점프"의 마미손보다 유명했고, 행동 하나하나가 기사거리였어요. 완전히 일반인으로 시작해서 그 정도 인지도를 얻었으니까요.

심지어 쇼미더머니 6 1차 예선은 제가 끌고 갔어요. 여기 왜 끌려와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투정을 했다고 적혀 있는데, 제가 데려갔습니다.

그렇게 제가 끌고 간 사람이 결승전 문턱까지 갔죠. 하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정말 자랑스러운데 자랑하지 못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죠.

그런 오해들이 겹친 상황에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예시를 몸소 체험한 것 같아요. 그걸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하는데 오히려 그러니까 더 생각났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어요. 물론 사람을 좋아하는 저라는 사람의 성향도 한 몫 했겠지만 버림 받는 기분을 크게 느꼈죠.

제 예전 앨범들을 들어보면 엄청난 낙천성이 담겨있잖아요? 그게 사실 일종의 블러핑이거든요. 픽사 애니메이션 같이 딥하고 마음 아픈 이야기들을 밝은 음악에 담아내는 거죠.

슈렉이나 스파이더맨 같은 캐릭터도 아픔이 많은 캐릭터죠. 하지만 일차원적으로 생각했을 때 누가 스파이더맨이나 슈렉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먼저 떠올리겠어요. 우스꽝스러운 얼굴이나 따듯한 이웃 같은 낙천적인 이미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죠.

이런 방식을 비슷하게 저의 음악에 접목시켰고, 어느 정도 성과를 봤기 때문에 틀린 방법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원재 형이 본인의 어두운 이야기를 통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저게 맞고 나는 틀린 건가?', '내가 추구하는 방법론이나 가치는 애초에 틀린 걸까?'라는 상념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죠.

그 와중에도 '그렇지 않아, 너 잘하고 있어'라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제가 사랑과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준 여러 기회들이 있었죠.

랩하우스나 여러 샤라웃을 통해 희망을 보면서 이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앨범 이야기로 돌아와서 제가 우원재라는 슈퍼스타의 이름을 방송에서 언급했다는 부분을 변명하려고 만든 건 아니에요.

오히려 어렸을 때부터 인정 욕구가 강하고 다른 사람들과 기질이 많이 달랐던 한 소년이 자기가 원했던, 자기 힘으로 이루어진 홍대라는 곳에 도착해서 다름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죠.

하지만 그 사람과 오해로 틀어지고, 굉장히 불안해진 상태로 이유를 바깥으로 탓을 돌리다가 보지 못했던 바깥에서의 응원을 보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나아가고자 하는 일련의 과정이 담겨 있어요.

들어보면 아시다시피 우원재 이야기는 열두 곡 중에서 두 곡에서 밖에 나오지 않아요. 사실상 씬에 대한 비판 세 곡, 홍대에 관련된 이야기는 두 곡, 동아리, 가족 등 이런저런 내용이 담겨있죠.

그래서 우원재 후배 사건이 어떤 중심적인 요소가 되지는 않았고, 그냥 자연스럽게 들어가야 하는 내용이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한 번 쭉 훑고, 그 중에서도 20대에 있었던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루는데 그 시절에는 동아리 활동과 음악을 열심히 했었죠. 그러다가 '원재 형 후배' 사건이 터진 거구요.

그럼 순서를 따져봤을 때 당연히 들어가야 될 이야기였던 거고, 어떻게 보면 제 20대의 장면 안에 그 사람이 많이 있었던 거죠. 실제 시간으로 따져보았을 때도 20대의 절반 가까이를 함께 보내다시피 했죠.

방어적이라면 방어적인 답변일 수도 있는데, 저는 이 작품이 '원재 형 사건'으로만 초점이 맞춰지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죠.

당연히 그렇게 포커스될 수 밖에 없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관점으로도 한 번 생각해서 봐주신다면 되게 더 많은 것들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저희 아빠는 정치인이고 형은 전교 회장이었으니 동떨어진 제 상황은 얼마나 끔찍해요. 정말 인정 욕구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다선이 동생'이 아닌 '다현'이라고 불리던 사람이, 다시금 '원재 형 후배'가 된다는 건 무척 고통스럽거든요.

: 안 그래도 앨범의 서사가 초반부에는 인간 김다현이 예술과 미술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식으로 자라왔는지를 표현하다가, 중반부의 환기점을 거쳐 후반부에는 우울한 이야기들도 많이 드러나잖아요?

우원재 관련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디고에이드라는 래퍼가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이 사건을 통해 내 미래는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환기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환기점 정도로 생각해주셨다면 아주 정확해요. 왜냐하면 '원재 형 후배' 사건 이후로 환멸이라는 감정을 크게 느꼈거든요.

가사에 써놓은 대로, 제가 들었던 음악에서 저는 랩만 잘하면 된다고 배웠어요. 실력이 선배라고 배웠고 정치는 없는 것이라구요.

진정성과 라이밍을 실력으로 증명할 수만 있다면 나머지는 문제가 되지 않고, 아무리 이상한 사람이더라도 씬에서 받아들여 줄 것이라는 느낌을 저는 받았거든요.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게 아니었죠.

저는 불러주는 레이블은 없었고, 취업을 하는 게 나을 거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레이블 계약을 문턱에 두고 무산되기도 했어요.

뭔가 말 많고 사람 좋아하는 성격이 누군가에게는 꼴사납게 비춰질 수 있잖아요? 뒷담 까기 좋은 성격이기도 하구요.

이런저런 상황들을 겪게 되면서 '이게 뭐야? 이게 당신들이 말했던 약속의 장소이자 소문의 거리야? 이게 우주로 가자고 말했던 혹은 키덜트로 남겠다고 말했던 이루펀트의 선언이고 이게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꽃의 결말인거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위에서 언급한 노래들 말고도 스윙스의 앨범을 들어보면 '너도 할 수 있어, 그저 펜만 사면'이라는 희망적인 내용이 많잖아요.

도끼도 그렇고 너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믿고 개처럼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내쳐지고, 그러한 비참함의 최고치를 찍었던 게 '원재 형 후배' 사건이었던 거죠.

그 사건 이후로 어떻게 할지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저는 어떠한 도움의 손길도 받아보지는 못 했어요. 환멸감만 쌓여가서 항상 '아니 랩 잘하면 된다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정말 방송으로 인해서 내가 쌓아왔던 무언가가 내려치기 당하는 건 정말 거지 같거든요. 진짜 진짜 진짜 별로예요.

그 방송 장면이 나가기 전에는 제가 쪼렙이기 때문에 커뮤니티에서의 반응을 살펴봐도 제 이름이 몇 개 없어요. 그래서 오히려 다 보이거든요. 찾아봤자 손에 꼽힐 정도의 내용만 있으니까 전부 체크할 수 있는 거죠.

'인디고에이드는 기본적으로 랩을 잘 하고, 음악성도 <EOP>를 통해서 증명했다'와 같은 호평들이 순식간에 '외계인인 척 해보려고 하는데 어중간하고, 랩도 잘 모르겠다'라는 혹평으로 바뀌더라구요.

자의식 과잉이 아니라 어느 정도 하고 나면 내가 웬만큼 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된단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제가 랩을 정말 잘 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이게 제 마지막 방어구 같은 것이기도 하구요.

어렸을 때 학교에서 공부 잘 하면 일진들이 안 괴롭히잖아요? 저는 그게 랩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걸 무기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예요.

'인디고에이드? 솔직히 랩 잘 모르겠던데?'라고 말해버리면 땡이 되버리는 거예요. 그런 말들이 하나둘씩 쌓이면 저에 대한 기준도 흐려지고, 그러다 보면 엄청난 환멸이 쌓이는 거죠. 내가 옳다고 믿었고, 그대로 따라왔던 정공법이 철저하게 부정당했으니까요.

지금은 환멸이라기보다는 '왜 이런 상황이 오게 된 걸까?'라고 스스로 고찰하며 제 나름대로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될까?'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전에는 그런 거 없이 전부 다 화로 가득 찼던 거죠.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서 사람에 대한 기대도 큰 편이에요. 근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 정도로 병신같이 생각한다고?' 싶은 여론을 마주했을 때 인류애가 떨어진다라는 표현을 주로 쓰잖아요? 그 수준까지 온 거죠.

왜냐하면 제가 힙합 씬 안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커뮤니티 사람들을 포함해서 이 음악 자체를 너무 사랑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불합리한 날 선 말을 해버리니까 저로서는 절망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EEP>에서는 방송 편집 하나 때문에 뒤바뀌어지는 여론에 대한 환멸 같은 감정이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제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 놔야 저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거잖아요? 지금은 다행이 예전의 저처럼 많이 유쾌해졌다고 생각해요.

들으면서 피식피식하시게 되는 말을 제가 종종 던지잖아요? 하지만 그 시절의 저였으면 그렇게 말 못하고 갑분싸만 만들었을 거예요.

다행히 앨범을 작업하면서 감정적으로 회복을 많이 했고, 이런 부분을 "줄"에서 한 번 이야기하고, "LOSER"에서 짚은 뒤 그 이후로 다 터뜨려버리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처음에는 사람들이 원인을 본인한테서 찾아요. 그러다가 주변에서 찾고, 사회 구조를 탓하게 되고, 저항할 수가 없는 초전도체식 불합리함에 대해 이야기하죠. (웃음)

솔직히 과정은 거의 다 비슷한데, 그걸 납득이 되게 설명하려면 비슷한 소리를 하더라도 트랙을 그 정도는 안배를 해야될 것 같았어요.

: 앨범의 트랙 배치와 함께 본인의 감정이 솔직하게 담긴 작품이라고 말씀해주셨고, 지금은 어느 정도 유쾌함을 되찾으신 것처럼 보이네요.

: 네, 말씀해주신 것처럼 제가 당시에 집중했던 부분은 저의 감정과 상황에 충실해야 된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야 이 부분에 대한 이입이나 판단을 사람들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근데 그게 사실 되게 미련한 순수하면서도 미련한 방식이거든요. 사실 그 의도를 담는 게 더 스마트한 방법이죠.

하지만 저는 그런 능력이 없어요. 그래서 어떠한 여지를 남기는 방향을 설정했고,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와, 엄청 좆같았겠다', 혹은 '이게 왜 좆같은 상황인건데?' 등으로 감상이 서로 다를 수 있는 거죠.

관련해서 정말 감사했던 반응 중 하나는 쟈이즈님께서 작성해주신 '인디고에이드는 얼마나 슬펐을까?'라고 글이었어요. 그걸 보고 제 작품이 어느 정도 설득이 됐구나 싶었죠.

어찌 됐던 가사를 뜯어보았을 때 제가 당신들이 이걸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는지를 쓰지 않았어요. 단어 선택도 그렇고 그냥 상황을 단순히 늘어놨죠. 그 당시에 난 그게 마음에 안 들었고와 같은 식이거든요.

실제로 동아리 선배 중 한 명에게 앨범을 들려줬을 때 처음에는 자기를 먹이는 줄 알았대요. 동아리가 마음에 안 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네 생각이 궁금했다며 악의없이 물어보더라구요.

너무 옛날 일이기도 하고, 그 때 당시의 나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것 같다, 형을 포함한 다른 형들이 나를 어떤 식으로 대했다는 걸 사실 모두 알지 않느냐, 그래서 그냥 그 시절의 무언가를 온전히 담으려고 했다고 대답했어요.

왜냐면 적어도 곡해되지 않으려면 그게 맞다고 저는 생각했던 거죠. 그러니까 그 형도 되게 용기 있다고, 멋있게 들었다고 피드백해줘서 무척 고마웠죠.

: 저도 힙합엘이에서 인디고에이드님 관련 반응을 봤는데, <EEP>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앨범이라는 걸 증명하듯 반응이 꽤 좋은 편이었던 것 같아요.

: 리뷰 글이 올라오자마자 댓글이 기다렸다는 듯이 와다다 달리는 거예요. 무슨 댓글 조작단이 있는 줄 알았어요. (웃음)

댓글 다는 거 돈 주고 안 맡기는데 알바를 쓰는 것처럼 댓글이 달리길래 깜짝 놀랐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댓글도 좋지만 게시글도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완전 <해방>한테 따였거든요. (웃음)

민혁이의 앨범에 대한 이야기가 게시판에 도배되다시피 올라오는 게 무척 부러웠어요. 근데 한 편으로는 '뭐야.. 리뷰 글에 댓글 단 사람들이 게시글 하나씩만 써줬어도 두 세 페이지는 됐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냥 그 글에서만 박수쳐주고 끝나는 게 너무 아쉽더라구요. 그만큼 좋게 들었으면 게시글이라도 하나 남겨줬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은 눈치를 안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범죄자가 아니잖아요? 눈치 보면서 좋아할 아티스트가 아니란 거죠.

전과 기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술을 마시고 이상한 짓을 한 적도 없어요. (웃음) 제가 좋으면 그 마음을 보여주면 되는 건데 돌아보니 아무도 없더라구요.

하여간 샤이 인디고에이드 팬들은 못 말려요. 제가 앨범 쇼케이스에 게스트를 세게 부른 이유도 이 분들은 소심해서 안 오실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찐따 출신이라서 찐따들이 좋아하는 거겠지만 게시글에서는 아니어도 된단 말이죠. 제발 글 좀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야론이 형성되거든요.

물론 다뤄주시는 건 너무 감사한데 그게 한 번 뿐이라는 게 제 입장에서는 너무 아쉽죠. 정말 다양한 곳에서 반응이 오기는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여론이 될 수 없죠.

이상한 방송 편집 같은 거만 항상 여론몰이가 되잖아요? 저는 그거에 대해서 보란듯이 뒤집을 만한 작품을 가져왔다고 자부하거든요. '이걸 쓴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제가 다른 음악을 듣다가 내 앨범도 한 번 객관적인 시선에서 들어볼까 하는 마음가짐으로 들어보았는데 진짜 지독한 거예요. 제 삼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사람은 대체 어떤 싸움을 해 온거지?' 싶을 정도로요.

정말 세게 쓰려고 마음 먹고 한 게 아니고 팩트들만 나열하는데도 수위가 센데, 이 정도로 쳐맞은 걸 구체적으로 쓴 사람이 있었나요?

학폭 피해 호소는 되게 충격적이었던 가사였다고 생각하고, 제가 썼지만 들으면서 '우와'할 때가 있어요. 근데 아무도 이야기 안 하더라구요.

 

Part. 5 : <EEP>'s Credit

 

: 힙합엘이 회원 분들이 인디고에이드를 좋아한다면 그 마음을 숨기지 말고 잔뜩 드러내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크레딧을 보니 <EEP>뿐만 아니라 이전 앨범에서도 꾸준히 서메리라는 프로듀서와 작업을 하셨더라구요.

이 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Shout Out to 서메리! 정말 잘 하는 친구고, 참 미안해요. 원래 그 친구가 하는 스타일이 제가 하고자 하는 음악들과 결이 달라요.

그런데도 제 주변에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프로듀서가 그 친구 밖에 없다 보니 그 친구의 역량이 온전히 펴지지 않은 느낌이에요.

다행히 저 이외에도 작업을 많이 진행했어요. 가령 제가 그 친구의 음악을 들었을 때 크루셜스타하고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한 번 메일을 보내보라고 권유했었어요.

메일을 보낸 뒤에 같이 작업하자고 10분 만에 전화가 왔대요. 그 곡이 지바노프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그녀를 사랑하는 것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별개야"가 되었고 실시간 차트 30위까지 올라간 걸로 알고 있어요. 창모도 샤라웃하기도 했구요.

그런 능력이 있는데 잘못된 음악적 동료를 만나서 고생을 많이 하고 있죠. 빌 에반스(Bill Evans) 같은 애를 마이크 딘(Mike Dean)처럼 쓰려고 하니까요.

: 안 그래도 이전 앨범에는 서메리님을 제외하고도 여러 프로듀서들이 붙어있는데, 이번 앨범에는 서메리님이 중점이 되어 서포트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 왜냐하면 제일 자주 작업을 같이 했어요. 사실상 제가 걔가 쓰고 있던 작업실에 쳐들어가서 눌러 앉았는데 서메리가 착해서 저를 못 버린 거죠. 정말 고맙고 항상 미안하다!

: 프로듀서로 애써주신 서메리님께 샤라웃을 두 번 날려주셨고, 앨범을 들어보면 초반부에서는 소울 컴퍼니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났어요. 특히 그 중에서도 키비님과 결이 비슷하더라구요.

: 제가 완전 소울 컴퍼니의 키드이고, 살면서 가장 카피를 많이 한 사람 중 한 명이에요. 목소리도 좀 비슷하구요.

착한 힙합의 선봉장 같은 이미지가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번 앨범에서 제가 과정을 다 바꾸고 싶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랩 톤도 다 바꿨어요. 이전 앨범들을 들어보면 지금과 목소리를 운용하는 방식이 되게 많이 달라요. 물론 비슷한 곡도 있기는 하지만 아닌 곡이 더 많아요.

가령 "LOSER"만큼 깊고 빡친 감정을 그렇게 긴 벌스로 이어간 적이 거의 없거든요. "외계인"에서도 뭔가 설익은 것 같은 느낌을 연출했구요.

그런데도 다행히 다 좋게 들어주신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그 동안 해왔던 톤을 바꾼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거든요. 보통 하던 대로 하는 게 제일 완성도 있게 나오니까요.

목소리 톤을 바꾸면 중간중간 옛날 버릇이 튀어나오니까 구리게 들리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생각보다 금방금방 잘 뽑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건 Shout Out to 엄마! 목소리가 크고 발성이 딴딴한 건 엄마가 주신 큰 흉통 덕분이더라구요. 제가 은근 피지컬 파인것 같고 키비 느낌이 났다는 피드백이 무척 신기하고 반갑네요.

: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가사에서도 소울 컴퍼니를 좋아하시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 맞아요. 완전히 소울 컴퍼니 키드였고 저를 "아에이오우 어"가 존재하는 라임의 세계로 인도해주었죠. 물론 그 아이가 10년 뒤에 제리케이를 디스하지만요. (웃음)

: 소울컴퍼니 키드가 데이즈얼라이브를 디스한 이야기도 해주셨고, 앨범 전반부와 다르게 후반부에서는 극적인 사운드도 연출이 되더라구요. 이러한 사운드 적 구성은 어떻게 구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극적인 사운드 같은 경우에는 어떤 시대에 있었던 힙합을 레퍼런스 삼을 것이라는 게 당연히 있었지만, 실제로 그 때 당시의 감정이 그 정도로 격했기 때문에 감정에 충실한 사운드를 사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가사 같은 경우에도 감정의 흐름을 표현하는 서사를 기승전결에 맞게끔 자연스럽게 배치를 하였고, 그 구성에 맞게 사운드도 운용한 거죠.

그런 부분은 옵티컬 아이즈 엑셀 형이 고생을 많이 해주었어요. 막판에 마스터링을 거의 다시 해주다시피 하셨거든요.

그래서 앨범 전체 흐름이나 레벨링이나 완급 같은 것들을 형이 마지막에 크게 신경 써주셨죠. 그건 정말 형의 캐리예요. 그게 아니였다면 난잡하다는 소리가 나올 만한 작업이었거든요.

이렇게 깔끔하게 다듬어주시고 밸런스를 맞춰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Part. 6 : 인디고에이드가 전하고 싶은 말

 

: 많은 분들의 도움아 들어간 앨범이라고 말씀해주시면서 <EEP>에 관련된 인터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인터뷰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과 함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도 마음껏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앨범 내고 인터뷰를 처음 해보는 것 같아요. 4부작 시리즈와 중간에 발매한 <Comma>를 포함해서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근데 <EEP>는 줌터뷰를 포함해서 다른 콘텐츠에서도 무언가가 하나 나올 예정이고, 그만큼 인디고에이드를 잘 보여주었고 인터뷰에 불렀을 때 면이 서는 앨범이지 않았나 싶어요.

인터뷰에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애초에 이렇게 길게 작업해본 게 처음이었고 이전에 낸 음악들이 음악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인디고에이드로서 기념비적인 무언가가 되었다는 방증은 확실하다고 느껴지고, 앨범을 들어주시고 좋은 말씀해주신 힙합엘이 회원님들 제가 다 너무 사랑합니다.

저를 꾸준히 언급해주신 분들의 닉네임을 샤라웃한 피처링 벌스도 있었는데, 그거 가지고 회원님들을 종용해서 여론조작 한다는 말이 돌더라구요. 그런 부분들은 되게 미안하고 짜증도 났어요. 사실이 아님에도 자극적인 네거티브를 쓰는 거잖아요?

그리고 힙합엘이는 칠린오바타임이라는 안 좋은 추억도 남아 있기도 하구요. 어떤 아티스트를 조작과 관련해서 엮어버리면 래퍼로서의 생명이 끝나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죠.

정말 뼈 아팠던 건 '인디고에이드 정말 잘하는 거 맞나요? 좆구리던데 여기서는 빨리더라구요'라는 댓글에 좋아요가 14개가 박히더라구요.

나와 내 팬덤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그 안에 존재한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안 좋은 거죠. 아까도 말했지만 전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이 아니에요.

제가 범죄에 연루되어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도 아니고, 앨범 낸다고 해놓고 앨범을 안 내지도 않았거든요.

보통 30% 팩트에서 70% 조작을 섞는데, 이거는 뭔 10% 팩트에다가 나머지는 자꾸 다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앞장서서 아니라고 하고 싶은데 오히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아서 가만히 있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런 것도 어떻게 보면 저라는 사람의 기질이 자초한 부분이라고도 생각하고, 저의 세 살 버릇 같은 거죠.

그래서 이런 말 드리기가 무척 조심스러운데 좋았으면 글 좀 많이 써주세요. 이게 너무 사주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만약 원하지 않으시거나 애매하다 싶으면 안 올리셔도 된다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어요.

: 인디고에이드가 겪어왔던 많은 억울함에 대해 토로해주셨고, 이번 정규 앨범을 통해서 그런 억울함이 많이 해소된 것 같기도 해요.

이런 좋은 방향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이래저래 스타트를 잘 끊어놨는데 아직도 오해를 덧붙이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그냥 신경 안 쓰고 살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이야기해주시지만 저에게는 커리어가 좌지우지되는 중요한 사항이거든요.

한 번 타이밍 맞아서 그게 여론이 되면 돌이킬 수 없어질 때가 있단 말이죠. 실제로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곤혹을 여러 번 치루기도 했구요.

그런 노이즈가 꾸준히 발생하면 저와 같이 무언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좋게 작용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예전에 슬릭을 디스한 건으로 앨범 펀딩도 못하고 있구요. 누군가 악의적으로 저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업로드했는데, 제가 별로 유명한 편이 아니니까 검색하면 상단에 노출되거든요.

그래서 펀딩을 하고 싶어도 반려되는 상황이 생기는 걸 비롯하여 저에게 여러모로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부분에 신경질적일 수 밖에 없는거죠.

'나는 래퍼다' 콘텐츠는 저를 빨리 불러야 합니다. 댓글 읽기만 해도 두 시간 동안 개꿀잼 만들어줄 수 있거든요.

: <EEP>를 계기로 인디고에이드님에 대한 오해들이 잘 풀리길 바라면서 앞으로도 좋은 행보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리고 긴 시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 인디고에이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글 좀 많이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들 진짜 사랑합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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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안녕하세요, Blueboxxx입니다. 앨범 [DEDICATION K] 발매했습니다.8 Blueboxxx 2024.06.13
일반 [공지] 회원 징계 (2024.05.21) & 이용규칙17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4.05.21
[공지] 웹사이트 변경사항 안내 (24.03.18)3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 2024.03.18
인디펜던트 뮤지션 프로모션 패키지 5.0 안내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3.01.20
화제의 글 음악 부활의 기회를 어떻게든 잡아보려는 손심바에게6 title: Fivio Foreign디스이즈마랖 21시간 전
화제의 글 일반 킁 도착 기념으로 국힙 바이닐 꺼내봄15 LifeTH 18시간 전
화제의 글 인증/후기 킁 한정반 온김에13 title: Kanye West (2023)잇츠미 20시간 전
269004 일반 씨잼은 역시는 역시1 title: Kanye West (2023)류조니서태지이건거리의시 2024.05.26
269003 음악 래퍼 지망생 조심스럽게 홍보해봅니다.. 진저 2024.05.26
269002 일반 슬로모가 좋은건진 모르겠는데 언오피셜랩탑보이보이 2024.05.26
269001 음악 25도 솔직히20 예리존예 2024.05.26
269000 음악 조우진 - Imperfection / Freaky(프리키) - Clap (Prod.by AYO RODNIZ) title: UTOPIA그린그린그림 2024.05.26
268999 음악 Lil Sunder11 - On the block (Official Video) title: UTOPIA그린그린그림 2024.05.26
268998 음악 [아이엠온더비트] EP.5 에픽하이 | BORN HATER,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Prequel, ... title: UTOPIA그린그린그림 2024.05.26
268997 음악 SKRRGANG VLOG (SKRRGANG Daegu HipHop Festival 2024) title: UTOPIA그린그린그림 2024.05.26
268996 음악 [선공개] 폭설 - 조선 2pac [Prod. 맥랩] (LIVE CLIP) title: UTOPIA그린그린그림 2024.05.26
268995 음악 개미 정말 불쾌하네요..3 지금비프리 2024.05.25
268994 음악 올해 나온 앨범 중 최고의 앨범은?33 애기물만두승이 2024.05.25
268993 일반 이방인 최애 트랙은?17 ohhm 2024.05.25
268992 일반 님들 탑스터에 실물cd 얼마나 차지하고 계시나요 title: TPABtjdnfdp 2024.05.25
268991 음악 뜬금없는데 킫밀은 베이지 0.5가 망한게 다행인거같음6 델른 2024.05.25
268990 음악 힙합엘이 줌터뷰 백번째 손님 오도마, 건배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 2024.05.25
음악 힙합엘이 줌터뷰 아흔아홉번째 손님 인디고에이드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 202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