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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심바 이번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

라이프이즈굳2024.05.21 22:31조회 수 6459추천수 25댓글 15

손심바를 처음 접한 건 나의 2017년 대학교 축제때였다.


약간은 후덕하고 평범했던 외모가 그의 첫 인상이었다.

그때 당시엔 머리도 짧았어서 지금이랑은 사뭇 다른 인상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짧게 자신을 소개한 그는 당연히 자기자신을 들어보지도 못했을 대학교 축제에 온 관객 앞에서 몇몇 곡들을 불렀다. 


물론 그 다음 공연 순서가 비와이였기에 

중간에 “아 비와이 보고싶은데 얜 뭐야” 하는 둥 야유가 있었지만 필자는 그 무대를 꽤 인상깊게 봤었다. 새벽별, 롤렉스 등의 노래를 불렀던것으로 기억한다. 슴슴하지만 기본기가 좋다고 느껴졌던 랩이었고 가사를 중요시하는 나에겐 롤렉스의 가사가 꽤 인상깊게 다가왔다. 


그렇게 그의 첫 앨범 names를 들었고 신기루, 하이라이트 비프 논외로 나는 그의 음악을 꽤나 많이 소비했다. 막귀라고 불러도 할 말은 없다. 그의 개인적인 언행이나 행보가 아무리 사람들의 반감을 샀어도 그가 내가 좋아하는 트랙들을 만든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회사에 취업했고, 힙합음악과는 꽤 멀어진 삶을 살았지만 여전히 서리크루에서 냈던 앨범들, 더블크로스 무사시 등의 앨범으로 그의 음악을 즐겨듣곤 했다. 그 중에서도 비와이와 함께한 neo christian은 모든 트랙을 좋아할 정도로 나는 그의 팬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나는 그의 음악을 즐겁고 흥미롭게 소비하던 내 20대의 시간들이 너무 헛되었구나 하고 느낀다.


그가 가사에서 늘 보여주던 태도 중 가장 좋아했던 것이 불의에 참지 않는다는 그의 태도와 동 트랙의 곡처럼 “용기”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그냥 그가 욕하던 한낱 푸씨 래퍼보다 더 추한 꼴을 보이고 있다. 


내가 2008년도부터 국내힙합음악을 들어왔는데

지금껏 있었던 모든 사건사고들중 가장 누구한테 말하기도 부끄러운 그런 일을 저질렀다


지금의 그가 보이는 행동은 지금까지 그가 써왔던 그 멋있는척 하던 가사 한 음절도 대변하지 못한다.


난 힙합이 본인이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나의 눈에 그는 지금까지 힙합을 한 적이 없다. 

그럴듯한 가사와 비유, 그럴싸한 낱말 빨리읽기 정도를 커리어 내내 해왔던 것이다.

자기혐오를 멈추는 방식은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저지른 행동은 본인 뿐만 아니라 본인의 앨범을 함께 만든 프레디카소, 나아가 서리크루와 데자뷰그룹을 통째로 엿먹이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딱 하나다. 당사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앞으로도 음악을 할 거면 음악으로 보여주면 되고, 아니면 은퇴를 하면 된다.


SNS에 잠적한다고 글 싸지르고 쫄보마냥 숨어있을게 아니다. 적어도 너를 응원해줬던 팬들에게 부끄러워서라도, 동료 뮤지션들에게 부끄러워서라도 마지막 용기를 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이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당신의 체면을 조금이라도 살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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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wampwampBest베스트
    8 5.21 23:20

    글쓴이 분이 힙합음악을 하는 건 아니지만

    힙합을 바라보는 태도만 봐도

    그분보다 더 힙합에 가까우신 것 같습니다

  • 라이프이즈굳Best글쓴이베스트
    6 5.21 22:34

    동감합니다. 스스로 본인의 시간을 부정하고 있어요.

    창피하지 않냐 심바야?

  • 1 5.21 22:32

    마냥 도망가는게 아니라 입장이라도 내줬으면..

  • 6 5.21 22:34
    @파워힙합전사

    동감합니다. 스스로 본인의 시간을 부정하고 있어요.

    창피하지 않냐 심바야?

  • 5.21 22:39

    이젠 사과로 끝날 수준은 넘어서지 않았나 싶음...저거 당사자들이 고발 때리면 어떻게 되련지

  • 5.21 23:16
    @건배

    할 수 있는게 사과밖에 없으니 그거라도 했으면..

  • 8 5.21 23:20

    글쓴이 분이 힙합음악을 하는 건 아니지만

    힙합을 바라보는 태도만 봐도

    그분보다 더 힙합에 가까우신 것 같습니다

  • 5.22 10:12
    @wampwamp

    저는 그낭 사람된 도리를 얘기하고싶었네요

    그동안 그렇게 목소리 내왔던 모습 생각하니 너무 웃겨서요 ㅋㅋㅋ

  • 5.21 23:44

    너무나 하고싶은 말. 심바의 음악은 저에게 용기였지만 알고보니 껍데기였네요

  • 5.22 10:11
    @sussybaka

    한심한 인간으로 전락해버린 래퍼

  • 5.22 18:23

    네오크리스찬 cd 있는데 후회되네요

  • 5.22 19:08

    별개 이야기로 저도 팔로알토의 음악을 사랑했지만 그의 행보들이 그의 가사들의 진의를 의심하게 만들어 사람으로서 호감도를 잃은게 생각나네요

  • 5.22 19:13

    정말 역대급 사건이긴함

  • 5.22 20:07

    정말 제가 하고픈 이야기를 한 번에 정리해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자신의 가사 한 줄만도 못한 신세로 전락해버린 심바의 모습이 그의 말로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5.22 21:52

    개추요

  • 5.23 00:34
  • 5.23 01:07

    진심으로 본인을 위해서라도 털어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이후 씬에서 받아들여질지 아닐지는 대중이 판단할 것이지만..

    예전에 IP 사건 초기에 손심바가 자다가 악몽꾸고 정신과 갔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돌이켜보면 그게 악플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의 인지부조화로 인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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