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후덕하고 평범했던 외모가 그의 첫 인상이었다.
그때 당시엔 머리도 짧았어서 지금이랑은 사뭇 다른 인상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짧게 자신을 소개한 그는 당연히 자기자신을 들어보지도 못했을 대학교 축제에 온 관객 앞에서 몇몇 곡들을 불렀다.
물론 그 다음 공연 순서가 비와이였기에
중간에 “아 비와이 보고싶은데 얜 뭐야” 하는 둥 야유가 있었지만 필자는 그 무대를 꽤 인상깊게 봤었다. 새벽별, 롤렉스 등의 노래를 불렀던것으로 기억한다. 슴슴하지만 기본기가 좋다고 느껴졌던 랩이었고 가사를 중요시하는 나에겐 롤렉스의 가사가 꽤 인상깊게 다가왔다.
그렇게 그의 첫 앨범 names를 들었고 신기루, 하이라이트 비프 논외로 나는 그의 음악을 꽤나 많이 소비했다. 막귀라고 불러도 할 말은 없다. 그의 개인적인 언행이나 행보가 아무리 사람들의 반감을 샀어도 그가 내가 좋아하는 트랙들을 만든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회사에 취업했고, 힙합음악과는 꽤 멀어진 삶을 살았지만 여전히 서리크루에서 냈던 앨범들, 더블크로스 무사시 등의 앨범으로 그의 음악을 즐겨듣곤 했다. 그 중에서도 비와이와 함께한 neo christian은 모든 트랙을 좋아할 정도로 나는 그의 팬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나는 그의 음악을 즐겁고 흥미롭게 소비하던 내 20대의 시간들이 너무 헛되었구나 하고 느낀다.
그가 가사에서 늘 보여주던 태도 중 가장 좋아했던 것이 불의에 참지 않는다는 그의 태도와 동 트랙의 곡처럼 “용기”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그냥 그가 욕하던 한낱 푸씨 래퍼보다 더 추한 꼴을 보이고 있다.
내가 2008년도부터 국내힙합음악을 들어왔는데
지금껏 있었던 모든 사건사고들중 가장 누구한테 말하기도 부끄러운 그런 일을 저질렀다
지금의 그가 보이는 행동은 지금까지 그가 써왔던 그 멋있는척 하던 가사 한 음절도 대변하지 못한다.
난 힙합이 본인이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나의 눈에 그는 지금까지 힙합을 한 적이 없다.
그럴듯한 가사와 비유, 그럴싸한 낱말 빨리읽기 정도를 커리어 내내 해왔던 것이다.
자기혐오를 멈추는 방식은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저지른 행동은 본인 뿐만 아니라 본인의 앨범을 함께 만든 프레디카소, 나아가 서리크루와 데자뷰그룹을 통째로 엿먹이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딱 하나다. 당사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앞으로도 음악을 할 거면 음악으로 보여주면 되고, 아니면 은퇴를 하면 된다.
SNS에 잠적한다고 글 싸지르고 쫄보마냥 숨어있을게 아니다. 적어도 너를 응원해줬던 팬들에게 부끄러워서라도, 동료 뮤지션들에게 부끄러워서라도 마지막 용기를 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이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당신의 체면을 조금이라도 살리는 방법이다.
글쓴이 분이 힙합음악을 하는 건 아니지만
힙합을 바라보는 태도만 봐도
그분보다 더 힙합에 가까우신 것 같습니다
동감합니다. 스스로 본인의 시간을 부정하고 있어요.
창피하지 않냐 심바야?
마냥 도망가는게 아니라 입장이라도 내줬으면..
동감합니다. 스스로 본인의 시간을 부정하고 있어요.
창피하지 않냐 심바야?
이젠 사과로 끝날 수준은 넘어서지 않았나 싶음...저거 당사자들이 고발 때리면 어떻게 되련지
할 수 있는게 사과밖에 없으니 그거라도 했으면..
글쓴이 분이 힙합음악을 하는 건 아니지만
힙합을 바라보는 태도만 봐도
그분보다 더 힙합에 가까우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낭 사람된 도리를 얘기하고싶었네요
그동안 그렇게 목소리 내왔던 모습 생각하니 너무 웃겨서요 ㅋㅋㅋ
너무나 하고싶은 말. 심바의 음악은 저에게 용기였지만 알고보니 껍데기였네요
한심한 인간으로 전락해버린 래퍼
네오크리스찬 cd 있는데 후회되네요
별개 이야기로 저도 팔로알토의 음악을 사랑했지만 그의 행보들이 그의 가사들의 진의를 의심하게 만들어 사람으로서 호감도를 잃은게 생각나네요
정말 역대급 사건이긴함
정말 제가 하고픈 이야기를 한 번에 정리해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자신의 가사 한 줄만도 못한 신세로 전락해버린 심바의 모습이 그의 말로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추요
진심으로 본인을 위해서라도 털어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이후 씬에서 받아들여질지 아닐지는 대중이 판단할 것이지만..
예전에 IP 사건 초기에 손심바가 자다가 악몽꾸고 정신과 갔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돌이켜보면 그게 악플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의 인지부조화로 인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