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손심바1

한창 씬에서 덥크무와 그로 인한 반향으로 떠들썩할 때 솔직히 저는 그 사람이 누군지 몰랐습니다. 정확히는 누구를 디스했다, 국힙상담소에서 본 사람 정도, 노래를 들어본 적은 없었죠. 처음에는 호기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의 음악에 푹 빠지기엔 충분한 계기였죠. '촌철살인', 저는 심바 님의 음악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덥크무에서 느껴지는 날카롭고 예리한 가사는 우리 사회가 쉬쉬하는 어두운 면, 치부를 샅샅이 드러내고 또 난도질해댑니다. 마치 그가 들고 다니는 수려한 일본도처럼요.(웃음) 그리고 그는 비주얼적으로도 본인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내추럴한 헤어스타일, 후줄근한 후드티와 와이드 청바지, 홀리한 목걸이와 그의 상징인 일본도. 그 단출하지만 무게감 있는 룩은 마치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한 사람의 무사를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얄팍한 설명으로 일축하기엔 설명하지 못하는 아우라가 있습니다. 네, 그건 그의 애티듀드입니다. '공격태세' 그건 사람들이 그를 만만하게 보지도 볼 수도 없는 이유죠. 씬에서 높은 위치에 있더라도, 자신과 친분이 있더라도, 상업적으로 잘나가더라도 그가 칼을 뽑지 못할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많은 장르 팬들, 동료래퍼들이 그를 리스펙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선 한 치의 망설임 없는 그의 고집에 있습니다. 타락한 힙합씬, 애써 받아들이는 사람들, 그리고 그에 저항하는 한 남자 .. 저도 그가 휘두른 검의 잔상에 현혹된 사람 중 하나입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