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가 사랑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증오가 사랑보다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증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타인의 성을 부술 수는 있어도
자신의 성을 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른 누군가를 미워하는 증오의 마음은
다른 누군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다른 누군가가 어떤 잘못을 했는가 하는
다른 누군가가 어떤 실수를 하는가 하는
다른 누군가의 어떤 트집을 잡을까 하는
과연 어떻게 다른 누군가가 쌓은 성을
무너트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 외엔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태생적인 구조적 한계로 말미암아
증오하는 마음은 아무리 강하다 해도
스스로 자신의 성을 쌓을 수 없기에
사랑하는 마음이 쌓은 성을 이기지 못한다
한국힙합은 그렇게 지난 30여년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성을 쌓아왔다
드렁큰타이거와 가리온은 뿌리를 다지고
버벌진트와 피타입은 줄기의 형태를 잡고
도끼와 더콰이엇은 드넓은 가지를 뻗치고
이센스와 빈지노는 화려한 꽃을 피웠다
그렇게 한국힙합은
한국대중음악의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가장 영향력있는 장르음악이라는 성을
공고하고도 견고하게 쌓아 올렸다
그 어떤 모욕과 멸시를 던진다 한들
한국힙합은 너희에게 반문한다
우리가 에넥도트를 쌓고 누명을 쌓고
프리더비스트를 쌓고 가리온을 쌓고
헤비베이스를 쌓고 파급효과를 쌓고
탑승수속을 쌓고 라이프라이크를 쌓아
명반을 만들어서
청자를 감동시키고
인생의 위로가 되어주는
우리 어렸던 날의 기억이 되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성이 되는 동안
너희들이 지금까지 이룬 것이라곤
폄하와 깎아내림
조롱과 비아냥
멸시와 욕설
악지름
긁
뿐 아닌가?
다시 말하지만
증오가 사랑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사랑이 증오보다 강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은 쌓으려는 마음이고
증오하는 마음은 부수려는 마음이라
사랑하는 마음의 시간의 끝에는
아름다운 성이 쌓아져 있겠지만
증오하는 마음의 시간의 끝에는
모두 부서져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힙합을 사랑하는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음악과 가사를 쓰고 있고
또다른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그 누군가가 쓴 음악과 가사를 듣고
즐거워하고 감동받으며 즐기고 있다
너희들은 욕하고 비아냥 거리는 동안.
과연 이 둘 중,
누가 행복하고 누가 불행한가
누가 지속 가능하고 누가 불가한가
한쪽은 좋은 음악이 나오면 즐기기만 하면 되지만
한쪽은 계속해서 열을 내고 화를 내야 하기 때문에
한쪽은 영원히 행복하지만 한쪽은 불행한 것이고
한쪽은 지속이 가능하지만 한쪽은 불가한 것이다
그러니까 구조적으로
결국, 너희는 힙합을 이기지 못한다
과몰입좀..
조금 오글거리긴 하지만
원래 낭만은 조금 오글거려야 제맛.
아멘
과몰입좀..
중간에 왜 해방 안 넣어주시나요.. ㅠㅠ 오늘 스민의 역할이 컸는데
조금 오글거리긴 하지만
원래 낭만은 조금 오글거려야 제맛.
손발 안 오그라듬?
오글거리면 뭐 어떰 댓글배틀보다 이 편안한 글이 더 좋네요
분명 오그라드는데 왜 멋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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