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기존 장르 팬들이 멋지다고 생각했던 힙합은 이제 없는 것 같습니다. 더콰이엇이 머니코드 인터뷰에서도 말했듯이 과거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것을 뱉는 것이 멋이었던 때는 지나갔고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멋인 시대가 됐어요
힙합에서 돈이 가지는 의의는 우리의 것으로도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고 우리의 것으로 대중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래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고요. 다시 말해서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팔아 번 돈은 힙합에서 의미가 없어집니다. ‘힙합 머니’라는 말도 이 맥락에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힙합의 정신은 “being myself”니까요.
하지만 그저 요즘은 돈을 많이 벌면 성공한 래퍼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대중적인 노래를 내는 래퍼가 늘었고 성공 하나만 보고 씬에 달려드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그렇기에 쇼미가 성행하고 쇼미가 곧 힙합이라는 인식이 생겨났어요. 이 시점에서 힙합의 몰락은 예정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맨스티어는 이런 분위기를 잘 탔어요.
예전부터 힙합은 때리기 참 만만한 장르였습니다. 마이너하기도 하고 잘못이 있어도 어느 정도 넘어가주는 타 장르 팬들과 달리 다들 먼저 달려들어서 누가 가짜고 누가 멋이 없고 누가 최고고 하기 때문일 수도 있죠. 여기에 더해 래퍼들도 오직 성공을 위해 대중의 입맛에 맞는 말만 하고 혹여나 이미지가 안 좋아지지 않을까 하며 몸을 사리니 나서서 힙합을 변호해주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다들 자조적으로 까기 바빴죠. 이 씬은 가짜 투성이지만 나는 다르다는 식으로…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센스와 pH-1의 행보를 아주 응원합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