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어질거 같아서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둘다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ph-1의 음악을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사람은 원래 폭력적인 음악을 잘 안합니다. 욕도 많이 없구요.(아예 없진 않은듯?)
자기 방식대로 씬에 대한 고찰과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 잘 풀어냈다고 봐요.
전경민(포이즌) 카톡에서도 나왔듯 맨스티어도 맞디스를 하면서 자신들을 래퍼로서 봐달라고 한 것 같고
사실 ph1이 원래 쎈 가사를 안 써서 그렇지 디스가 뭐 봐주면서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검머외 드립이나 복면가왕 0표 드립 뭐 다 재밌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냥 본질을 못 보는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이게 힙합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장르였어도 똑같은 상황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올바른 예시인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르세라핌 코첼라 공연으로 굉장히 말이 많았잖아요?
추가로 민 선생님의 파격적인 기자회견의 영향도 있고....
지금 홍은채 인스타그렘 가보면 전부 욕밖에 없습니다. 다들 무슨 소리인지 아실 거라 봅니다.
르세라핌이 노래 못한 건 잘못이죠. 연습 안한 것도 잘못입니다. 근데 그게 저렇게까지 욕을 먹을 일인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민 선생님도 기자회견 때 "애들 잘못이 뭐가 있냐, 다 어른들 책임이지." 라고 하셨구요.
현재 힙합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무슨 말을 해도 그냥 까이는 수밖에 없는거죠.
물론 "그게 너네 래퍼들이 초래한 거라서 자업자득이다." 라고 하면 할 말 없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ph-1 이
마약을 했는가? X
군대를 가야 하는가? X (이건 진짜...국적이 미국인데 뭐 어쩌라는건지)
작업물이 구린가? X
제가 본 산성씨는 누구보다 씬에 대한 고찰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분이었습니다.
스윙스-식케이 디스전 이후 그가 쓴 가사에서도 그의 진중한 태도가 잘 드러나죠.
그러나 아무튼 현재, 맨스티어가 이걸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ph-1은 코미디언한테 쳐발려서 커리어가 박살난 래퍼가 되고 말았습니다.
최자에게 랩 퇴물이 있고, 산이에게 랩병찐이 있듯, 앞으로 검머외는 ph-1이 은퇴할때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겠죠.
애초에 ph-1은 맨스티어를 이기겠다고 곡을 낸 게 아닐 텐데 말이죠...
과연 이게 ph-1이 랩을 못해서 진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 자리에 ph-1 대신 빈지노, 이센스, 더콰이엇, 뿐만 아니라
진짜 막말로 에미넴이나 투팍이 와도 여론은 맨스티어가 이겼다고 할 겁니다.
애초에 힙합에 관심도 없고, 제대로 듣는 사람들도 아니거든요.
그냥 심심하고, 욕하고 깔 게 필요하니까 까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전 이센스가 인스타에 올렸던 글도 이해는 갑니다. (뭐 좋은 행동이었다는 건 아닙니다만)
참 이런 상황을 볼 때마다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더욱 ph-1을 응원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물론 맨스티어가 잘못했다는 건 아닙니다. 그들 나름대로 대처를 잘 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그 맨스티어 그분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혐오가 혐오를 낳고, 부정적인 에너지만으로 가득찬 기류 속에서
지금 시스템을 그분들이 유지할 생각도 아니실거 같구요.
이전 디스전들(해외 포함)의 끝이 누군가의 죽음 혹은 피스, 원 러브로 끝났었는지
한번 생각해보시고 본인들이 잘 이끌어나가서 재밌는 컨텐츠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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