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작용이 필요하긴 한가요

사실 힙찔이들이라고 욕먹을 때 흔히 나오는 레파토리 첫 번째는

힙합 음악에 흔히 나오는 돈 자랑, 여성 비하, 생각 없고 허세 가득한 야만적인 가사들인데

그건 일종의 시즌 유행 같은 거죠

화나 이그니토 피타입 같은 래퍼들 옛날 음악 가사에 시적인 게 많았던 것처럼

일리네어가 성공하면서 우르르 따라 생긴 작사법이고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옛날 발라드 음악에서 소몰이 창법이 유행하던 것처럼 한때 트렌드였던 것이고

개인적으론 이제 거의 끝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욕먹는 두 번째 레파토리는 범법적인 것들인데

학폭을 했다거나 마약을 했다거나

그런 구설을 만드는 뮤지션들 때문에 힙합 씬 밖의 대중들에게 이 문화가 양아치들처럼 비춰진다

그래서 자정작용을 해야한다 이런 얘기잖아요

하지만 저는 일명 그 '비뚤어진'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서 꿈을 꾸고 음악을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 문화에 더 정이 가기도 합니다

아이언이 하남주공아파트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흉기로 친구 찔러 유기 정학 처분을 받은 후에

집에서 이어폰 꽂고 세상을 좀먹는 암덩어리 나였지만 음악 속 그들처럼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그런 곳이라서 힙합이 더 좋거든요

물론 범죄를 옹호하고 싶지도 않고, 죗값을 치른다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닌 것도 알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 사회는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사람 자체를 불량품으로 낙인찍어서 제거하려고 하는 고약한 습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자정 작용인가? 하면 저는 그렇게 동의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연애를 했다는 이유로 사과문을 써야했던 카리나 같은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에는 노엘을 품어주는 스윙스 같은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