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리뷰

🥰씨잼 - 킁 앨범 리뷰

dlwnsTJ2026.10.18 19:45조회 수 507댓글 1

https://blog.naver.com/eunchae16-/224445706345

 

" 휘청이는 발자취 "

​

안녕하세요. 음악 리뷰 블로그 '준서의 음악공간'을 운영하는 준서입니다. 오늘은 2019년에 발매, 씨잼의 '킁' 을 리뷰해보겠습니다.

​

씨잼의 행보는 참 특이합니다. 이 사람을 얘기하려면 쇼미더머니를 빼놓을 수가 없을 거 같은데, 제가 기억하기론 그가 처음 시청자들에게 비춰진 시즌 3때는 엄청 타이트하고 유려하게 펀치라인들을 날려주면서 되게 정석적인 랩을 선보였고, 시즌 5때는 3과는 전혀 다르게 여유 있으면서도 다채로운 플로우를 보여줬죠. 당시 고등학생인 저로서 그의 2차 예선이 페이스북이나 SNS에서 많은 화제가 되었던 게 기억이 나고, 또 이 당시 결승곡이었던 'MM' 이라는 곡을 들어보시면, 여전히 듣기에 재밌는 그의 섬세한 랩 디자인도 느낄 수 있습니다.

​

그렇게 쇼미더머니5가 끝난 후 몇년이 지나, 씨잼의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사건 두개가 터집니다. 그건 바로 마약 사건과 폭행 사건인데, 하나는 네. 말 그대로 래퍼 씨잼이 빌스택스 등 여러 지인들과 함께 (앨범의 피링인 예스코바도 같이 있었던 거로 추정) 한국에서 불법인 대마초와 엑스터시와 코카인 등을 흡입한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습니다. 이 당시 씨잼의 행보에 흥미가 많았던 저로써는 이센스 다음으로 충격받을 수 밖에 없었고, 또 다른 하나는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씨잼은 이태원 클럽에서 일반인을 폭행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기까지 합니다. 아니 왜 제가 좋아하는 국내 힙합 아티스트들은 범죄 이력을 하나씩 추가하는 걸까요?

​

어쨌든, 제가 앨범 리뷰임에도 이런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서술한 이유는, 이 '킁' 이라는 앨범이 그의 가장 혼란스러운 이 당시 이 시점에 딱 제작된 앨범이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빡센 씨잼, 여유있는 씨잼이 없어진 스타일의 변화는 둘째치고, 그는 이 앨범에서 범죄와 쾌락, 도덕성과 자제력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인물의 여러 모을 섬세하고 다양하게 표현해 냈으며, 저는 바로 그 부분이 '킁'만이 가지는 고유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트랙인 '가끔 난 날 안 믿어' 부터, '끽' 까지 앨범의 초반부에서 씨잼은 각기 다른 악기들을 활용해 중독적인 리듬감을 형성하는데, 피아노, 일렉, 신디사이저, 심지어 어쿠스틱 기타까지 활용해 이 악기들이 주는 반복적인 리프들이 이미 그 자체로도 삐끗삐끗거리는 훌륭한 그루브를 보여줍니다.

​

거기에 씨잼의 퍼포먼스는 더 훌륭합니다. 예를 들어, 앨범의 타이틀인 '원래 난 이랬나' 를 보시면, 긴장감 있는 일렉 기타 리프에 그의 중얼거리는 랩이 접착제처럼 딱 달라붙어 이리 저리 왔다갔다 하다가도, 포스트 코러스 에서는 머리카락을 풀어 헤치듯 기타 리프가 순식간에 리드로 바뀌며 그 위에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

이 곡을 조금 더 얘기하자면, 프로덕션 또한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프로듀서인 제이키드먼은 기타 리프를 한 옥타브 올려 점점 고조시키다 리드로 아예 펑 터트리는 연출을 선보이는데, 이 순간은 들어도 들어도 정말 황홀합니다. 전혀 다른 두 개의 무드를 한 트랙에 아주 자연스럽게 융화시키죠. 제가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트랙 중 하나이고, 이 순간만큼은 제이키드먼과 장난기 넘치는 씨잼의 합이 최고점에 도달한 순간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

달라진 랩 디자인 또한 얘기하고 싶습니다. ‘Slay’ 를 예로 들자면, 분명 제일 미니멀한 방향성의 단순한 트랩 비트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랩 디자인은 섬세하고 깔끔합니다. 거의 프리스타일로 느껴질 정도로 단순하고, 쉽게 보이면서도 줄타기 하듯 휘청거리고, 넘어질 듯 말 듯 하면서 자세를 바로 잡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거 같이 플로우 적으로 엄청난 이어가즘을 불러 일으킵니다.

​

하지만 놀라운 순간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휙' 이라는 트랙에서는 또 다시 그의 아주 기상천외한 박자감을 볼 수 있는데, 특히 1분 26초부터의 그의 랩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인이 한국어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로 완벽한 플로우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경이롭습니다.

​

"부어 더 부어 럼 털어 넣어 누워

매월 매일 매년 언제부터

마지막으로 똑바르게 살아본 건

너를 만난 것보다는 훨씬 전

문제가 나를 괴롭힐 때

나는 훨씬 편해

너가 나를 버리더라도

나는 너의 편에

근데 너가 나를 타준다면

나는 다시 서

다시 너가 나를 타준다면

나는 너무 뻔해"

- "휙" 중 -

​

정말 놀라운 트랙이고, 심지어 이 곡의 매력은 이런 박자감 뿐만 아니라 가사적으로 앨범의 모든 수록곡들 중에서 제일 달콤한 사랑 노래이기도 해, 섹슈얼하면서도 아주 사랑스럽고 따뜻한 감정들이 이 노래 곳곳에 숨겨져 잊지 못할 부드럽고 아름다운 순간을 남겨주기도 합니다.

​

이 앨범의 전체적인 정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습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그는 탐욕과 쾌락에 취해있다가도, 그 도덕성의 갈래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트랙이 진행 될수록 수심이 깊어지듯 그 감정선이 천천히 삼켜져 동굴 끝까지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쾌락을 쫓는 태도 자체를 멋있게 포장하기보다는, 그 쾌락에 깊이 빠진 사람이 느끼는 혼란과 공허함까지 함께 담아내기 때문에, 그 두 개의 감정선이 가지는 딜레마를 분명히 부각시킵니다.

​

그런 혼란스러움을 제일 잘 나타낸 트랙으로 저는 'ㅈ'을 뽑고 싶습니다. 이 곡 또한 앨범의 뱅어 트랙 중 하나인데, 단순한 트랩 비트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더러운 808 베이스 라인과 불을 붙는 듯한 소리가 마치 심지가 타들어가는 듯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또 이 비트에 힘입어 금기를 넘나드는 듯한 씨잼의 가사들은 아주 퇴폐적이면서도 어두운 몰입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저는 그래서 이 곡이 앨범의 전반부와 후반부 두 무드를 이어주는 훌륭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말이 나왔으니 이제 후반부 얘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코케인 러브❤️’ 에서 부터는 전반부와 달리 훨씬 감성적이고 랩 보다는 노래에 의존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젖은 기타 샘플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쥬스 월드나 릴 핍 처럼 전형적인 Emo 트랩의 분위기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보컬적인 부분에서 씨잼과 예스코바는 훨씬 섬세하고 최면적인 멜로디로 더 탄탄한 구성의 곡을 만들었습니다.

​

특히 이 부분에서 앨범의 유일한 피쳐링인 예스코바에 대해서도 꼭 언급하고 싶습니다. ‘코케인 러브❤️’ 와 ‘약빨’ 같은 트랙에서 예스코바는 탄탄하고 훌륭한 보컬로 곡들의 미감을 완벽하게 받쳐줍니다. 그는 오히려 씨잼보다 훨씬 더 환각적이고 좋은 보컬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특히 ‘약빨’ 에서 그가 맡은 훅은 슬프면서도 되게 놀라웠습니다. 행진하는 드럼과 보컬들이 드라마틱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칸예 웨스트의 4집 앨범이 약간 떠오르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

어쨌든, 후반부에서의 그들은 점점 그 죄의식 속에 망가져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반부의 신나는 분위기는 온데 간데 없고 슬프고, 외로운 감정선이 앨범의 분위기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약을 빨고, 미친듯이 섹스를 하여 얻은 것은 더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공허한 마음 뿐이겠죠. 


그리고 그런 공허함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트랙은 바로 ‘포커페이스’ 인데, 제 개인적인 해석일 수는 있지만 이 곡은 온전히 본인의 슬픈 감정을 풀어내기 위해 만들었다기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

당연히 팬의 입장에서, 이런 범죄들은 용납되기 힘들고 정이 떨어지게 만드는 요소들이겠지만 그가 이 앨범에서 특히 신앙 얘기를 많이 한 것과 충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감안할 때, 이 곡은 팬들에게 하는 고해성사와 더불어,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 간곡히 부탁하는 것과 같다고 느껴집니다.

​

게다가 이 트랙은 그가 여러 인터뷰에서 말했듯, 혼자 치고 들어가는 쨍쨍한 기타가 오아시스의 브릿팝 같은 영향을 제일 많이 받은 트랙임과 동시에 그가 가진 공허한 감정선이 합쳐져서 이모 락처럼 들리기도 해, 슬프지만 크고 감동을 선사하는 멜로디로 앨범의 마지막에 큰 여운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킁’은 과연 씨잼의 최고작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이 10점 만점에 10점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한 앨범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앨범 전체적으로 봤을 때, 트랙 하나하나의 구성들은 정말 뛰어나지만 어느 정도 자유롭게 만들어진 트랙들이다보니 수록곡들이 솔직히 약간은 밋밋하게 연결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

이건 ‘메들리’ 라는 트랙의 유무라기보다 연결성이 조금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이는 제가 앨범에서 제일 아쉬웠던 트랙 ‘샹송’ 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섹스하면서 동시에 회개하는 정서 자체와 리듬은 앨범의 색깔과 잘 이어질 진 몰라도 계속 들리는 그의 신음소리는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고, 랩이나 플로우도 다른 수록곡들에 비해 일차원적으로 느껴졌습니다.

​

그러나 이런 약간의 아쉬운 점이 있다고 ‘킁’이 씨잼의 커리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놓이게 만든 이유인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 앨범을 들으면 아름답고 매력적인 음악을 듣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불편하고, 자유로워 보이는 인물에게서 오히려 불안정함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이러한 모순이야말로 ‘킁’을 단순한 스타일의 변화를 넘어 견고한 앨범으로 자리 잡게 만든 요소라 생각이 듭니다.

​

어쩌면 '킁'의 가장 놀라운 점은 그 휘청임을 끝내 극복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데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스란히 그 불안정함을 앨범에 남겨놨으니깐요.

​

범죄는 결코 정당화 될 수 없겠지만, 그 쾌락과 죄책감에서 오는 혼란을 빚어낸 씨잼의 휘청임은 2026년인 아직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이 되고 있습니다.

​

정말 좋은 앨범이에요.

​

한줄요약 : 🙏

 

씨잼 - 킁 / 2019 / EMO TRAP, ALTERNATIVE HIP HOP

 

좋았던 트랙 : 가끔 난 날 안 믿어, 원래 난 이랬나, Slay, 휙, 끽, ㅈ, 코케인 러브❤️, 약빨, 포커페이스

제일 안 좋았던 트랙 : 샹송

 

8.8 / 10

 

듣기 :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hvoJ0ye4Ud_oBM7BzQ_8WyG_0b1zVzDu&si=3-GVlosGpSc4tlif

신고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일반 [공지] 회원 징계 (2026.10.01) & 이용규칙6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6.10.01
일반 [상시 모집] 힙합엘이 국내힙합·국외힙합·피처 에디터9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 2026.06.22
일반 [공지] 힙합엘이 향후 로드맵 공유29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 2026.06.10
화제의 글 리뷰 저스디스 YOU 가사 해석 - 이건 릿의 연장선상임2 NERoo 7시간 전
화제의 글 음악 내일 10/30 발매 예정 앨범들 트랙리스트6 에어시스 3시간 전
화제의 글 일반 한국힙합 최저 앨범 제작비 TOP39 paranoidremix 2026.10.28
315856 일반 바비킴 근황 넘버원DK96 2026.10.18
315855 음악 파급효과2 때 파급효과 재발매하려나4 vjdrek 2026.10.18
315854 일반 2MC 다른 상은 몰라도 title: 팔로알토silverdays 2026.10.18
315853 일반 요즘 왜 스킷 없냐11 skshqhrh 2026.10.18
315852 리뷰 오늘자 하트비트페스티벌 후기10 Khiphop100 2026.10.18
리뷰 🥰씨잼 - 킁 앨범 리뷰1 dlwnsTJ 2026.10.18
315850 음악 일상에서의 가식과 진실된 언행에 관한 곡 추천해주세요7 dbrl 2026.10.18
315849 음악 안녕하세요 믹스테잎을 냈습니다3 꽁치가천원 2026.10.18
315848 음악 창모 세종콘 갔던사람? 요케레스 2026.10.18
315847 음악 Ys block 앨범 피제이 프로듀싱까지 받아놓고 커버를 이따구로6 추첨 2026.10.18
315846 일반 양홍원 사진 이거이거 title: 오왼 오바도즈tmstrt 2026.10.18
315845 음악 DJ투컷의 고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9 title: Earl Sweatshirt하명준 2026.10.18
315844 일반 대동단결 팬분 있으신가요?8 왕하고머거버려 2026.10.18
315843 일반 여러분 생각에 오카시 최고작은?15 title: MF DOOM (2)Rainymatic 2026.10.18
315842 음악 스윙스 타블로 잘 따라한다 ㅋㅋㅋ2 동글이 2026.10.18
315841 일반 더콰이엇 “쇼미더머니11 바비 제끼고 릴러말즈랑 하게 된 썰”1 Eastcoast 2026.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