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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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음악 관련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냉친 (이하 냉) : 안녕하세요, 저는 힙합엘이에서 시작해서 힙합 관련 활동이나 모임을 진행하고 있고, 본업은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냉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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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 안 그래도 냉친님께서 정식으로 만화를 연재하게 되셨을 때 힙합엘이 회원님들께 쪽지를 통해 웹툰 제목을 알려주기도 하셨잖아요?
그 때 당시에는 안 봤다가 오늘 인스타그램 DM을 주셔서 [그 냉장고 안에서는]이라는 만화를 알고 보게 되었어요.
배달의 민족 웹툰 플랫폼인 만화경에서 32화까지 공개되어 있던데 정말 재밌더라구요.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이미 냉친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소개해주시기는 했지만, 줌터뷰를 통해 냉친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는지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냉 : 일단 저 같은 경우에는 되게 어린 나이에 웹툰 작가가 되었어요. 현재 22살이고, 20살 되자마자 정식 웹툰 연재 제의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막상 닉네임을 정하라고 하니까 제가 사회 생활을 많이 해본 것도 아니라서 엄청난 의미가 있는 단어를 고르는 건 어렵더라구요.
일단 느낌 가는 대로 적어야겠다 싶어서, 당시에 제 만화 이름이 [냉장고 친구들]이었어요.
네이버 베스트 도전만화에서 연재를 할 때 저를 작품의 이름을 줄여 '냉친'이라고 불러주셨었는데, 그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냉친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정말 잘 하고 자신 있는 분야는 딥한 스토리 물이나 액션 만화예요. 그런데 지금 제가 연재하고 있는 만화는 힐링물이잖아요?
취향을 안 타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콘셉트 덕분인지 감사하게도 업로드할 때마다 베스트 도전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꽤나 있었어요.
저는 제 만화를 보시는 연령대를 통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 대부분 어린 친구들이 제 만화를 많이 접하시더라구요.
그 친구들이 저를 '냉친'이라고 부루는 게 귀여우면서도 감사해서 '냉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공 : 말씀해주신것처럼 사람들에게 호불호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힐링물이더라구요.
혹시 연재를 마치고 액션 만화 쪽으로 방향을 돌리시게 된다면 현재 이 활동명을 계속 사용하실 예정이신가요?
냉 : 안 그래도 고민 중이기는 한데 마음에 드는 이름인지라 아마 이 활동명으로 쭉 갈 것 같기는 해요.
공 : [냉장고 친구들]에서 나왔다는 유래를 알고 보면 되게 귀여운 활동명이지만, 모르고 보면 냉친이라는 이름이 액션 만화에도 되게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홍대에서 음악 모임을 진행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모임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냉 : 제가 스무 살이 되자마자 연재 제의를 받았다 보니 연재 준비를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친구들은 하나둘씩 군대를 가고,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들은 서서히 사라지더라구요.
그래서 모임을 만들어서 내 인맥을 넓혀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고 실천으로 옮기게 되었죠.
처음에는 홍대에서 진행되는 모임 회원으로 참여했는데 모임장 자리가 너무 탐이 나는 거예요.
이건 직접 해봐야겠다 싶어 대표님께 '모임장 자리 면접을 볼 수 있게 해줘라, 후회 안 하게 해드리겠다'라고 말씀드렸더니 바로 면접을 봤고 합격으로 이어졌어요. 거기서 1년 간 영화나 책 관련 모임을 진행했고, 감사하게도 모임이 굉장히 잘 됐죠.
그러다 보니 그걸 넘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힙합을 주제로 모임을 만들고 싶은데, 아쉽게도 그 당시의 모임 회사는 영화나 책 관련된 모임만 만들 수 있었어요.
넷플연가라는 새로운 회사에서 음악 모임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구요. 실제로 김봉현님께서 이미 모임을 만들고 계시기도 했구요.
여기라면 제가 원하는 음악 모임을 만들 수 있겠다 싶어 바로 면접을 보게 되었고, 합격해서 10월 5일에 첫 모임이 열릴 예정입니다.
감사하게도 제가 만든 모임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주셔서 바로 마감이 되었고, 모임에서 던질 논제들을 몇 가지 준비 중입니다.
공 : 일련의 사례들을 보면 모임을 이끄는 능력이나 리더로서의 역량이 출중하신 것 같아요.
냉 : 다들 저를 만나면 처음 하는 말이 'ENFP의 정석'이었어요. 그럴 정도로 말하는 걸 되게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주제라면 3~4시간 쉬지 않고 떠들 수 있는 사람이긴 해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더라구요. 그런 부분에서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하기 때문에 즐기는 자 모드로 진행에 임하고 있습니다.
공 : 안 그래도 ENFP 감별사로서 냄새가 진하게 나기는 하더라구요. 넷플연가에서 좋은 제의를 받으셔서 10월 5일에 첫 모임을 진행하실 예정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에 '웹툰 작가가 되었습니다' 피드 이후로는 다른 게시물을 업로드를 잘 안 하시는 것 같던데 이유가 있는 걸까요?
냉 : 아무래도 너무 바빠서 게시물을 올릴 시간이 없었어요. 웹툰 작업과 모임 준비를 동시에 하다 보니까 최근에는 빠르면 새벽 3~4시, 늦으면 5시에 자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인스타그램 업로드를 하고 싶어도 시간 관계상 못 올리는 상황에 이르렀네요. 정말 즐겁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몸이 못 버텨 주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일을 미루는 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이번 주는 쌓아놨던 세이브 원고로 쉴 틈을 벌어놓고 일주일 정도 여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공 : ENFP지만 본업에 있어서는 계획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씀해주셨고, 본격적인 줌터뷰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질문입니다.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다 보니 웹툰 작가가 되기 전에는 격투기 쪽으로 진로를 설정할 생각도 있으셨다고 하더라구요?
냉 : 맞아요, 로드 FC에 몇 년 동안 다니면서 실제로 대회 준비도 했었는데 스파링 도중에 발이 쫙 돌아가 버리는 심한 부상을 입었었어요.
그와 더불어 격투기를 하다 보면 보통 주먹이나 발차기로 얼굴을 가격당하는 일이 많은데, 펀치드링크라고 해서 뇌 세포가 많이 죽는다고 해요.
턱을 계속 맞음으로써 뇌가 흔들리다 보니 창작 쪽에도 영향이 간다고 하더라구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하고 싶은 건 웹툰이고, 그건 창작인데 문제가 될 수 있겠다 싶어 요즘에는 격투기를 취미 정도로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에 제가 다니던 곳의 관장님은 술 마시고 난동을 부리는 등 이 판에서 상당히 인성이 안 좋은 걸로 유명했어요.
그래서 여기는 진짜 안 되겠다 싶어 나왔는데, 그 직후에 코로나 19 사태가 터져서 경기를 못 잡으니까 격투기 판이 아예 난리가 났었어요.
그걸 보고 오히려 웹툰 쪽으로 마음을 완전히 돌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Future - <Radical>
공 : 격투기 쪽으로 진지하게 진출할 생각도 있으셨지만, 여러 환경적인 요인들이나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걸 생각해보니 웹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거네요.
냉친님의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고, 본격적인 줌터뷰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첫번째 질문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먼저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냉 : 외국 힙합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모르실 수가 없는 Future의 [Monster]라는 앨범의 1번 트랙 <Radical>을 들었습니다.
아마 Future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쯤을 들어보셨을텐데, 처음 시작할 때 으르르르르거리는 괴물 같은 소리가 나요.
이 소리가 너무 매력적으로 들리더라구요. 그 이후로도 트랩 사운드와 Future 특유의 로우 톤의 멈블 랩의 조화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최근에 자주 듣고 있었던 참에 인터뷰 질문지를 받았는데 마침 이 노래가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이 곡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공 : 외국 힙합에는 어떻게 빠지게 되셨는지도 궁금하네요.
냉 : 원래는 국내 힙합으로 입문을 했었는데, 당시에 입문했던 앨범이 화나의 [Fanatic]이었어요. 그렇게 힙합의 매력을 알게 되었는데, 힙합이라는 장르의 시초가 외국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외국에는 과연 어떤 퀄리티의 음악을 하고 있을까하고 찾아봤고 처음 듣게 된 노래가 Kanye West의 <Dark Fantasy>였어요.
듣자마자 이게 외국 힙합이구나 싶어서 그 때부터 Kanye부터 시작해서 트렌디한 외국 힙합 트랙을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Mask Off>라는 노래도 듣게 되었어요.
가사가 들릴 듯 안 들릴 듯 발음을 특이하게 뱉는 게 매력적이라서 멈블 랩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Future의 앨범을 차례차례 듣다 보니 앨범마다 스타일이 각양각색이라서 즐겁게 청취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사가 잘 들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오히려 영어 가사를 못 알아 들어도 사운드적으로 즐기기 좋은 래퍼라는 생각이 들었고, Future의 음악을 듣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감상을 할 것 같아 더욱 자유롭게 들었던 것 같아요.
공 : 가사에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사운드에서 오는 청각적 쾌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일하게 감상할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셨고, Future의 [Monster]는 비교적 이전에 나온 작품이잖아요?
최근에도 여러 장의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었는데 그런 앨범들이 아닌 [Monster]를 최근에 즐겨듣게 된 계기도 궁금하네요.
냉 : Future의 대표 명반으로 꼽히는 [DS 2]라는 앨범도 따지고 보면 최근에 나온 작품이 아니잖아요? 근데 저는 그걸 처음 들었을 때 예전에 이런 사운드를 했다고 하니 너무 충격인 거예요.
자연스럽게 예전의 Future는 어떤 음악을 했는지 궁금증이 생겼고, [Pluto]와 Metro Boomin, Southside 등의 프로듀서와 함께한 [Purple Reign]도 들어보면서 과거에도 컨셉츄얼하고 시대를 안 타는 음악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당시의 Future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인터뷰나 여론들을 살펴보면서 Future가 이러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래퍼라는 걸 분석하는 게 굉장히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Rich Brian - <New Tooth>
Joyner Lucas, Tory Lanez - <Suge Remix>
공 : 그렇게 [Monster] 앨범도 즐겨 듣게 되셨고, 한국의 피가 흐르는 트랩 대부 Future의 <Radical>을 가장 최근에 들은 음악으로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냉 : 제가 스포티파이와 멜론을 둘 다 쓰고 있는데, 멜론에서는 가장 많이 들은 순으로 정렬해서 볼 수가 있더라구요. 그걸 보니까 가장 많이 들은 노래가 Rich Brian의 <New Tooth>였습니다.
이 곡은 타이트하고 빠르게 쏟아내는 스타일이고, 저는 원체 Rich Brian과 88 Rising에 관심이 되게 많았어요.
아시아인들이 모여서 힙합이라는 장르를 굉장히 강렬하고 큰 스케일로 이끌어 가는 것에 대해 신선함을 느꼈어요.
Rich Brian이 Rich Chigga라는 이름으로 낸 첫 곡 <Dat $tick>도 센세이셔널했었죠. 과감하게 N-Word를 사용하기도 하고, 지금과 다르게 톤도 되게 묵직했구요.
그 곡이 화제가 되면서 사회의 관심을 얻어내고, 그게 88 Rising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연결되는 게 너무 인상 깊었어요.
또, 당시에 제가 Dumbfoundead라는 래퍼를 되게 좋아했었는데, 88 Rising의 창립 멤버 중에 하나더라구요.
그런 점이 재밌기도 하고, 이후에 들어 온 Warren Hue 같은 분들의 음악이 너무 괜찮은 거예요. 그래서 이 분들의 작업물들을 살펴보면서 컴필레이션 앨범도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상 얼굴 마담이라고 할 수 있는 Rich Brian의 앨범을 그 중에서도 많이 들었는데, 최근에는 딩고 프리스타일과 함께 킬링 벌스 콘텐츠에 나오기도 했죠.
거기에서 지금 소개한 <New Tooth>로 라이브를 하기도 했는데, 혹시나 나도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이런 강렬한 곡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부러움을 느꼈는지 <New Tooth>를 많이 듣게 되었던 것 같고, 가장 많이 들은 곡이라고 멜론에 기록도 남았네요.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멜론을 기준으로는 이 곡을 제일 많이 듣기는 했지만, 음원으로 풀리지 않은 곡 중에서 유튜브를 통해 제가 정말 많이 들은 노래가 있어요.
Tory Lanez와 Joyner Lucas가 함께한 <Suge Remix>인데, 이 곡은 두 래퍼가 디스 전을 벌인 다음 마무리하면서 만들어진 곡이거든요.
이 중에서도 Tory Lanez의 파트에서 무호흡 플로우를 보여주는데 정말 타이트하게 랩을 잘 해요. 그걸 듣고 너무 충격적이다, 타이트한 랩을 이렇게 하면 너무 좋게 들리는 걸 처음 느꼈었어요.
저는 원래 그런 타이트한 랩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건 정말 거부할 수가 없더라구요. 미친 듯이 쏟아내서 압도되는 느낌?
어떻게 보면 Tory Lanez가 사실 알앤비 싱어로서 좀 더 유명하잖아요. 저도 이 디스전을 알기 전에는 싱어로 알고 있었는게 이 곡을 듣자마자 선입견이 딱 깨져 버렸어요.
이 사람은 이렇게 미친 랩을 선보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고, 디스전에서 두 아티스트 모두 잘 했지만 그래도 Joyner Lucas가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의견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마지막 곡에서 만큼은 Tory가 찢었다는 반응이 되게 많아서 어느 정도길래 사람들이 저렇게 말할까 하고 한 번 들어봤는데 진짜 미쳤다, 잘한다라는 말 밖에 안 나와서 하루에 몇 번씩 들었었어요.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유라, 만동 - <지느러미>
공 : 안 그래도 Tory Lanez가 인터뷰를 통해서 '내가 마음 먹고 랩을 하면 대부분의 래퍼들을 바를 수 있다'라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었는데, 그런 자신감을 보이는 데 충분한 이유가 있었네요.
Megan을 총으로 쏴서 앞으로 다시 볼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Tory Lanez의 <Suge Remix>와 함께 88 Rising의 얼굴 마담 Rich Brian의 <New Tooth>를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로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인데요. 냉친님은 어떤 곡으로 선곡을 해주셨을까요?
냉 : 이 질문을 처음 딱 받았을 때 어떤 걸 선택해야 될지 고민이 되게 많았어요. 왜냐면 이 인터뷰 전문이 힙합엘이에 올라갈 텐데, 힙합엘이에는 음악들 깊게 파시는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그래서 이 분들도 모를 만한 앨범을 내가 어떻게 알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 생각을 조금 틀어보니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인상 깊게 들은 노래들이 있기는 하더라구요.
나만 알고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것 같지는 않은 음악으로 유라와 만동의 <지느러미>를 골라보았습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이런 걸 오리지널리티라고 하는 건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처음 들어보는 느낌이라서 충격을 받았어요.
이 노래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마 들으시는 분들마다 느낌이 각각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거창한 설명을 덧붙이기보다는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이 <지느러미>라는 트랙을 듣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유라라는 아티스트에 대해서 굉장히 좋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개인 커리어에서도 독특한 감성들의 트랙들을 많이 발매하셨구요.
그 중에서도 만동과의 합작 앨범에 수록된 <지느러미>야 말로 유라의 예술성의 정점을 찍는 곡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 : 말씀해주신 것처럼 만동이라는 재즈 밴드와 함께한 합작 앨범인데, 유라의 보컬 스펙트럼이나 음악적인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아요.
혹시 최근에 나온 앨범도 들어보셨나요?
냉 : 최근에 나온 앨범은 1번 트랙만 들어보았어요. 유라의 앨범을 들으려는데 추천에 수민의 앨범이 뜨는 거예요? 그래서 방향을 틀어 수민의 앨범을 돌렸습니다. (웃음)
유라, 만동의 앨범을 알게 된 계기도 제가 수민이라는 아티스트도 무척 좋아해서 [Your Home] 앨범을 돌리고 있는데, 멜론에서 곡 정보에 들어가면 추천 곡들이 뜨잖아요?
거기서 유라, 만동의 앨범 수록곡들이 나와서 들어보았는데, <지느러미>의 하이라이트에서 전율을 느꼈었죠.
유라가 곡에서 차근차근 빌드업을 하다가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연주가 탁 터지니까 대체 이 사운드, 이 느낌은 뭘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앨범을 바로 돌리게 되더라구요.
마치 히피는 집시였다라는 팀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 아시안 얼터너티브의 감성이 물씬 느껴졌습니다.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Kanye West - <On Sight>
공 : 유라, 만동과 더불어 수민과 히피는 집시였다 이야기도 덧붙여주시면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는 <지느러미>를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스무 살 때부터 웹툰 작가로 활동하시면서 너무 바쁘게 지내오셨기 때문에 라이브 가실 기회가 도통 없었을 것 같은데 맞을까요?
냉 : 사실 바쁜 와중에도 이틀 밤을 새서 마감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보고 싶은 라이브는 꽤 갔었어요. 내한 공연은 웬만하면 다 가려고 했구요.
최근에 AP Alchemy 시크릿 콘서트를 했었잖아요? 200명을 뽑았는데 거기에 당첨돼서 갔었고, 힙플페도 꼬박꼬박 참여했어요.
릴보이 음감회도 당첨됐었고, 돌이켜 보면 제가 좋아하는 장르에 나라도 돈을 계속 써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소비를 통해 제 돈이 그 분들이 좀 더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음악을 소비할 때 돈을 크게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공 :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라이브 공연이 있었을까요?
냉 : 조금 사적인 이야기가 섞여있는데, 지난 힙플페를 지금은 헤어진 전 여자친구와 함께 갔었거든요.
그 분도 힙합을 굉장히 좋아해서 사실 사귀고 헤어지게 된 계기도 모두 김심야 이야기를 하다가였어요.
헤어진 건 [LANGUAGE]와 [SECOND LANGUAGE] 중에서 어떤 앨범이 좋냐로 싸우다가였습니다. (웃음)
그래도 요즘에도 나중에 음감회나 공연이나 같이 가자는 등 연락을 잘하면서 지내고 있기는 해요.
힙합으로 만나고 헤어진 사이라서 그런지 힙플페에 가서도 대중적인 곡들보다는 오히려 VMC 같은 크루의 공연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되게 기억에 남더라구요.
왜냐하면 친구들이랑 그런 공연을 같이 가면 어쩔 수 없이 진한 힙합보다는 대중성 있는 분들의 공연을 더 많이 보게 되잖아요?
물론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진한 힙합 하시는 분들의 공연 시간대에는 밥 먹으러 가자고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전 여자친구와 갔을 때는 상황이 완전히 반대가 돼서 인상 깊었습니다.
힙합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가니까 내가 조금 더 좋아하는 마이너한 힙합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즐길 수 있더라구요.
그리고 그 공연에서 Tiger JK 무대에 은지원이 깜짝 등장했었어요. 제가 맨 앞에 있었는데 호응이 정말 장난 아니더라구요.
저도 경악하면서 은지원이 나왔다~! 하고 좋아하기도 했었고, 그 당시에 식케이가 무대를 통해 처음으로 스닉 디스가 아닌 스윙스를 공개적으로 디스했잖아요?
영상으로 보신 분들은 아마 현장의 분위기를 잘 체감 못하실 텐데 제가 현장에서 직접 느낀 바로는 그 라인을 듣고 갑자기 일동 침묵 상태가 되면서 '방금 뭐라고 한 거야? 식케이 스윙스 싫어했었어?'라는 식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하더라구요.
KC와 Ap Alchemy의 디스 역사의 한 장면을 본 것 같아서 기분이 되게 신기했어요. 또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기도 하구요.
공 : 전 여자친구와 함께 갔던 힙플페에서 식케이의 스윙스 공개 디스, Tiger JK의 공연에서 은지원의 깜짝 등장이 특히 기억에 남으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된 계기 중 하나인 [LANGUAGE] VS [SECOND LANGUAGE]에 대한 결론은 났나요?
냉 : 아직까지 진행 중입니다. 전 여자친구는 김심야가 [SECOND LANGUAGE]를 발매하기 전 인터뷰에서 '이 앨범은 대중적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걸 토대로 프랭크와 김심야가 자신들의 분노를 세련된 느낌을 표현한 게 잘 느껴져서 좋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LANGUAGE]의 1번 트랙 <18거 1517>의 임팩트가 너무 컸기 때문에 너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LANGUAGE]가 좀 더 좋은 앨범인 걸 포기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구요.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이 논쟁이 점점 더 심화되면서 서로 감정적으로 쌓여있던 게 다 터지면서 헤어졌습니다.
다행히 감정이 상한 상태로 헤어지게 된 건 아니라서 이번 헨즈 클럽에서 노스페이스갓이 결혼식과 동시에 파티를 했었잖아요?
거기에 같이 가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음악에 대한 지향성이 너무 다르기도 해서 저와 마찬가지로 전 여자친구도 저와 다시 재결합할 마음은 전혀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오히려 헤어지고 나니까 둘 다 음악 덕후라서 그런지 말이 좀 더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저도 그 분도 새로운 인연이 생기고 있어서 최근에 연락은 뜸하지만 어떤 신보가 발표되면 가끔 '누구누구 앨범 나왔대~ 들어봤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사이입니다. 최근에 쏜애플 EP가 발매되었을 때 잠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구요.
물론 새 여자친구, 남자친구가 생기면 이런 연락도 거의 하지 않을 것 같아요.
공 : 음잘알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면 음악 취향으로 헤어질 수도 있다는 경험담을 말씀해주셨고,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는 어떤 곡으로 골라주셨나요?
냉 : 이걸 라이브로 들을 확률이 거의 0%에 가까울 것 같은데, Kanye West의 <On Sight>로 골라보았습니다.
아까 잠시 언급했듯 제가 Kanye West를 <Dark Fantasy>로 입문했잖요? 그러다 보니까 저는 1번 트랙을 굉장히 중시하는 편이에요.
앨범의 인트로에서 충격을 느끼고 5집을 전부 들어본 다음, 대체 다음 앨범은 얼마나 혁신적일까? 하고 [Yeezus]를 듣게 되었죠.
<On Sight>를 틀고 이거 뭐야?라는 생각으로 멍하니 듣다가 드럼이 들어오고 나서 이 깨지는 사운드를 직접 라이브로 들어보고 싶더라구요.
마침 Kanye가 [Yeezus] 투어를 돌 때의 영상을 보는데 괴수나 피라미드가 나오는 등 무대 효과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얼굴을 가리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면서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라이브를 이어나가는데, 이런 무대 연출 하나하나가 너무 감동이더라구요.
그리고 Daft Punk와 함께 [Yeezus] 앨범을 작업했잖아요? Daft Punk가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만든 비트에 랩을 하는 Kanye의 모습이 마치 포효하는 짐승 같다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영상을 보면서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단박에 알겠더라구요.
무대에서 날뛰는 Kanye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진짜 날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평생 잊지 못할 라이브 영상이 되었습니다.
저는 음악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쾌감은 언어를 초월해서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건 듣자마자 완전 새롭다, 절대 못 들어보았던 음악으로 제게 와닿았어요.
더불어 기괴한 라이브 영상이 그 느낌을 배가시켜주었기 때문에 그래서 저걸 제 눈으로 본다면 소원이 없겠다 싶어요. 하지만 Kanye가 이제 [Yeezus] 앨범으로 라이브를 더 이상 할 일은 없겠죠.
이 사실이 너무 아쉽고 정말 듣고 싶다는 마음에 꿈에도 나온 적이 있어요. 꿈에서 제 손을 잡아주면서 라이브를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 정도로 실제로 한 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공 : 안 그래도 최근에 [Yeezus] 발매 10주년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기념으로 한 번 라이브를 해주면 좋겠네요.
냉 : 그러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만약에 Kanye가 [Yeezus] 라이브를 한다면 제 평생 소원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하든 달려갈 자신이 있습니다.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88 Rising - <Midsummer Madness>
공 : 라이브로 듣고 싶은 곡으로 볼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살면서 한 번 쯤은 보고 싶은 Kanye West의 <On Sight>를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여행과 관련된 곡인데요. 여행 가시는 건 좋아하시나요?
냉 : 저는 여행을 너무 좋아하고, 이번에 작품 연재가 끝나면 일본으로 잠시 여행을 떠날까 생각중입니다.
아마 내년 초에 완결이 나고 다음 작품이 올라가기 전에 세 달 정도 여유가 있을 것 같거든요. 그 때 별 다른 일정이 없어서 일본 여행을 가지 않을까 싶네요.
처음에는 한 2박 3일 정도 가보고 마음에 들 면 한 두 달 정도 머무를 예정이에요. 돈은 넉넉하게 모아놓은 상태라 여행 경비는 충분할 것 같네요.
우선 일본을 여행지로 삼은 뚜렷한 이유는 음악 시장이 잘 되어 있어서예요. 제가 김봉현님이 주최하신 힙합 모임에 게스트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일본이 음악적으로 잘 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듣던 대로 음악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기대가 되고, 무조건 가야겠다 깊더라구요.
일본 힙합 클럽에서는 어떤 바이브가 흘러나오는지, 일본 힙합을 즐겨 들으시는 분들은 어떤 사운드를 위주로 청취하시는지, 길거리에는 어떤 음악들이 울려퍼지는지 궁금해요. 일본의 시골도 잔잔하고 좋은 느낌이라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했구요.
그리고 한국에서처럼 일본의 모임이나 커뮤니티에 참여도 해보고, 마음에 들면 일본어를 배워서 1~2년 정도 뒤에 모임장으로 활동할 생각도 있습니다.
지금도 외국 힙합을 좋아하다보니 영어를 배워야겠다 싶어 영어를 배우고 있고, 마찬가지로 일본이 마음에 들면 일본어를 배워볼 것 같네요.
공 :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몸소 경험하는 모습이 멋지네요. 여유가 되면 일본으로 떠나 일본에서는 어떤 음악이 유행인지, 어떻게 음악적으로 잘 되어 있는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도 다음 달에 일본으로 떠나는데 제가 먼저 한 번 맛보고 오겠습니다. (웃음) 여행과 관련된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냉 : 원래 생각해놓은 곡이 하나 있었는데, 이 분이 속해있던 단체가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곡으로 바꾸어보았습니다.
88 Rising의 <Midsummer Madness>라는 노래이고, 이 곡이 속한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88 Rising의 상승세의 정점을 찍었었죠.
그만큼 컴필레이션 앨범이 잘 뽑히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다들 Rich Brian의 랩 퍼포먼스를 기대했을 텐데 이 앨범에서는 랩을 기대했던 것처럼 죽이게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멜로디컬한 곡들은 기가 막히게 뽑혔고, 그 트랙들 중에서도 <Midsummer Madness>가 여행 바이브에 잘 맞고 편하게 즐기기에 딱 좋은 것 같아요.
만약에 제가 여행을 간다면 차에 이 노래를 틀어놓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여름에 일본의 시골에서 차를 운전하면서 이 곡을 듣는 날을 기약하면서 이 노래를 계속 듣고 있습니다.
공 : 이 노래에 참여했던 AUGUST 08은 최근에 고인이 되었죠. 목소리가 참 좋은 싱어였는데 이렇게 세상을 떠난 점이 무척이나 안타깝습니다.
그와 별개로 여행하면 떠오르는 노래 중 하나로 <Midsummer Madness>는 아주 적절한 픽인 것 같네요.
냉 : 후렴도 너무 좋고, 보컬도 괜찮고 무엇보다 곡의 바이브가 너무 좋아요. 밤에 친구들이랑 놀면서 신나고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되는 느낌?
제 낭만 중 하나가 뮤직비디오에서처럼 친구들과 재밌게 노는 거거든요. 이제 친구들이 슬슬 전역하는 시즌이기도 해서 한 번 모일 것 같아요.
제가 동창회를 주도해서 여는 편이기도 하고, 곧 예전에 담임 선생님 결혼식 축사도 제가 맡기로 해서 그걸 계기로 오는 친구들과 만나 여행 계획을 한 번 짜볼 생각입니다.
공 : 최대한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해서 뮤직비디오에서 친구들과 신나고 재미있게 노는 느낌이 여행에서 났으면 좋겠네요.
여행 관련해서는 88 Rising의 <Midsummer Madness>를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기 전에 원래 생각해놓으셨던 곡을 특정 논란 때문에 소개하시는 걸 망설이셨잖아요?
이와 관련해서 사고 친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냉친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냉 : 안 그래도 이걸 첫 모임의 주제로 삼기도 했는데, 이 주제를 정한 이유가 제 머리 속에서는 정답이 정말 안 내려지더라구요.
왜 사람들이 사고 친 사람들의 음악에 대해 찜찜해하고 거부하는지에 대해 이해가 가면서도, 그들의 앨범의 곡에는 죄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죄가 하나도 없나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어요.
왜냐하면 앨범의 수록곡들은 아티스트의 인생과 낭만을 녹여낸 거잖아요? 사고를 치거나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낭만을 청자들이 깨끗한 낭만으로 볼 수 있을까, 그건 이미 전부 더럽혀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해외 아티스트 중에서도 사고를 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관련해서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사고친 사람들의 음악에 다음과 같은 댓글을 많이 달더라구요. '얘네 음악은 잘 들으면서 왜 한국 아티스트한테만 유독 엄격함?'
그런데 해외 아티스트들고 범죄 저지르면 욕 많이 먹는데 인기가 많아서 계속 나아가는 건데, 저런 댓글로 실드를 치는 게 과연 맞는 걸까 싶더라구요.
나쁜 건 나쁜 것이고, 음악은 음악대로 나누어 확실히 봐야된다는 생각도 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조금 아팠습니다.
그래서 모임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에 관한 생각을 조금 정립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공 : 제가 느끼기로는 냉친님께서 음악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아티스트에게 죄가 있더라도 그들의 음악만큼은 미워하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에서 기반한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줌터뷰에서 이 주제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기억나는 답변이 그 당시 내가 좋아했던 낭만은 거짓되지 않았다, 논란을 알고 나서는 생각이 어느 정도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그 시절 본인이 느꼈던 그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감정은 진실되었다고 말씀해주신 분이 계셨어요.
또한, 외국 아티스트 관련해서도 해외 아티스트의 범죄는 우리에게 피부로 와닿지는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청취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음악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포함한 관련된 지인들과 연루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잖아요?
좁은 땅덩어리에 살다보니까 그런 점에 있어서는 한국 아티스트들이 사고를 치면 음악과도 멀어지는 것 같더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줌터뷰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데, 모임에서는 과연 어떤 의견이 나오게 될지 너무 궁금하고 냉친님께서도 아직까지는 이 주제에 대해 확실한 답을 못 내리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비프리 - <부활절>
YNR - <Givenchy & Balenci’>
Yeat - <Flawless>
공 :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냉친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냉 : 저는 제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200%이고, 어릴 때부터 학교의 시스템이 효율적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저라는 사람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듯이 나가야 되는 게 너무 싫었고, 그러다 보니 현재의 프리랜서 같은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는 편이에요.
물론 작품이 밀리면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는 것이지만 어찌 됐던 제가 계획을 정해서 주도해서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아요.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리더 포지션을 맡는 걸 되게 좋아하기 때문에 제 인생도 제가 리드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거든요.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받기는 하겠지만 제 스스로 운전대를 잡고 이리저리 부딪혀 가면서 끌고 가고 싶어요.
회사 같은 경우에는 출퇴근 시간이라든지 하루 루틴이 정해져 있잖아요? 웹툰 작가는 그러한 하루 루틴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제게는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웹툰 작업이 직업이자 취미라고 할 수 있겠고, 또 다른 제일 큰 취미는 누가 뭐라해도 앨범을 듣는 것이에요.
저는 음악이 없으면 작업을 못 해요. 밤에 잘 때도 유튜브에서 로파이 믹스 앨범을 틀어놓고 자고, 밥을 먹을 때는 빈지노의 [NOWITZKI]을 틀어놓고, 가끔 운동을 할 때는 레이지나 글로 사운드를 틀어놓기도 해요.
이렇게 하루종일 음악을 틀어놓는 편인데 핸드폰 앱 사용시간을 보니까 스포티파이와 멜론 이용 시간이 하루 24시간 중에 18시간이더라구요.
그래서 취미를 고르라고 한다면 제 직업인 웹툰과 앨범 청취인 것 같습니다.
공 : 안 그래도 작업할 때는 음악을 들으시는지 안 들으시는지 궁금했는데 작업할 때도 계속 음악을 들으시는군요.
냉 : 맞아요. 그래서 앨범에서 끝내주는 부분이 나오면 작업을 하다가도 잠시 손이 멈춰요.
'와 이거 너무 좋은데? 내 손아 잠깐 가만히 있어, 나 이거 들어야 돼..'하면서 음악에 몰입하면서 즐기고는 하죠. (웃음)
그래서 오히려 신선한 사운드를 들을 때 작업이 더 잘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의자에 앉아서 바운스를 타며 '너무 즐겁다, 이게 인생이지~'라고 에너지를 얻으며 작업에 임하는 것 같습니다.
공 :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취미를 이야기해주셨는데, 취미와 관련된 노래는 어떤 곡으로 선정해주셨나요?
냉 :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되게 많이 했어요. 대체 웹툰과 관련된 음악이 있기는 한걸까?
그래서 큰 취미는 아니지만 잠깐 말했듯이 웹툰 작업을 마친 후에 집에 기구를 사놔서 운동을 3~4시간 씩 꼭 하거든요.
차라리 웹툰과 관련된 음악이 아닌 운동하면서 듣는 음악을 말씀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두 곡을 준비해보았고, 첫 번째는 비프리의 <부활절>입니다.
보통 레이지, 글로 사운드와 이런 사운드를 번갈아가면서 듣는데 <부활절>의 후렴에서 '낄러~ 낄러~'하는 부분이 나오잖아요? 그걸 들으면서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FREE THE BEAST]의 하이라이트 부분이기도 하고, 먼치맨이 이 곡에서 최고의 포텐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복귀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는데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부활절> 같은 느낌은 아니기는 하지만요.
하지만 옛날에는 단순 무식 플로우나 근육맨 콘셉트를 잡고 활동을 했고, 이 곡에서 그 캐릭터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다 보니 운동할 때 듣기에 최적화된 곡인 것 같아요. 왠지 몸도 먼치맨처럼 될 수 있을 것 같구요. (웃음)
먼치맨의 인생 벌스인 것 같은데, 이런 에너지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약간 아쉽기도 해요.
공 : 멘탈 관련 이슈도 있었고, 지금도 음악 활동을 이어나가고는 있지만 이런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이 시기의 감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드네요.
무게를 한 번 칠 수 있는 비프리의 <부활절>을 소개해주셨고, 다른 하나는 어떤 곡일까요?
냉 : 글로 사운드를 외국 곡으로 소개해볼까 했는데, 국내에서도 언에듀케이티드 키드가 글로 장르를 조금 만지더라구요.
이번 영앤리치 컴필리에션 앨범의 수록곡 <Givenchy & Balenci'>에서 그런 느낌을 살짝 보여줬어요.
[YNR VS All] 같은 경우에는 그냥 즐겁고 자연스럽게 들었어요. 외국 래퍼들의 사운드를 준수하게 잘 가져온 것 같다는 생각을 영앤리치 아티스트의 작업물을 들을 때마다 해요.
언에듀케이티드 키드가 해외 트렌드에 예민한 아티스트이기도 하고, 만약 레이지 사운드였으면 비교적 레이지 장르는 많이 들어온 편이라 그냥 그렇겠구나 싶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글로 사운드는 아직 한국에 거의 없는 편이라서 한국 말로 듣는 글로 넘버이기 때문에 더욱 재밌게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외국 글로 곡을 듣다가 한국 걸 듣고 싶다하면 이 곡으로 넘어오는 거죠.
하나만 더 추천하자면 Yeat와 Lil Uzi Vert가 참여한 <Flawless>예요. 레이지는 정말 운동이랑 잘 어울리는 장르인 것 같아요.
최근에 식케이와 하온이 레이지 앨범을 내기도 했고, 그 전에도 디보나 위키영 같은 아티스트들이 레이지 장르를 적극적으로 차용했잖아요?
외국 레이지 장르를 듣다가 한국 말 버전이 듣고 싶으면 이들의 음악을 듣기는 하는데, 레이지는 결국 연어처럼 Playboi Carti나 Trippie Redd, Yeat 같은 아티스트들로 돌아오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Yeat의 노래 중에 가장 신났던 곡인 <Flawless>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Yeat라는 아티스트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앨범으로 들으면 곡들이 워낙 다 비슷한 결이기 때문에 조금 물리는 감이 없잖아 있거든요.
하지만 곡 단위로는 굉장히 사랑해요. 듣고 있으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거든요.
어떻게 보면 레이지 사운드가 뻔하고 가볍게 들릴 수도 있는데, 이 노래는 무척 강렬하게 다가와서 무지성으로 흔드는 음악이 필요할 때면 바로 이 곡을 재생합니다. Westside Gunn 음악 듣다가 조금 물린다 싶으면 피신하는 느낌? (웃음)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Radiohead - [Kid A]
공 : 확실히 Yeat뿐만 아니라 레이지 장르 자체가 앨범 단위로 들었을 때는 물리는 감이 있죠. 하지만 곡 단위로는 굉장히 자극적이고 강렬하다고 생각합니다.
운동 관련된 노래로 하나의 기승전결을 보여주셨네요. 멤피스, 글로, 레이지 등 평소에 운동을 하시면서 즐겨듣는 장르의 트랙들을 각각 하나씩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혹시 세 가지 테마 전부 골라주셨을까요?
냉 : 저는 과거, 현재, 미래 시점을 하나로 아우르는 한 앨범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저는 시대를 초월한 음악을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 앨범이 딱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Radiohead의 [Kid A]입니다.
이 앨범을 발표하기 전에 나왔던 앨범이 Radiohead의 최고 명반이라고 평가 받는 [Ok Computer]였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Radiohead가 다음에는 과연 어떤 앨범을 가져올까?라고 기대를 했겠죠.
그러고 나서 [Kid A]가 공개되었는데, 이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스타일에 아마 사람들의 충격이 어마어마했을 거예요.
마치 Kanye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다음이 [Yeezus]인 것처럼, Radiohead의 팬들도 비슷한 감상을 받았을 거예요.
저도 이 앨범의 첫 트랙인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를 들었을 때 <On Sight>를 들었던 것처럼 이게 뭐야? 싶었거든요.
이전과 다르게 전자음을 기반으로 한 사운드에 평론가들도 처음에는 혹평을 했다가, 나중에는 태도가 급변해서 걸작이라는 평가를 주기도 했어요.
또, 앨범에 대한 평가 중 가사의 개연성이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와닿는 게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아까 [Yeezus]를 통해 말한 것처럼 언어를 초월한 무언가가 느껴진다는 건 음악으로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쾌감을 줬다는 거죠. 그래서 이 충격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점을 넘나들며 전달된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분들이 저처럼 [Ok Computer]를 들은 이후 [Kid A]를 감상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충격을 받으실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의문이었고, 그 다음에는 느낌이 확 왔고, 마지막에는 감격이었어요. 이건 제가 나중에 기억을 잃더라도 들었을 때 똑같은 감상을 받을 것 같았고, 시대를 초월하는 감성이 있기 때문에 [Kid A]를 골라보았습니다.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Kanye West -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My Bloody Valentine - <When You Sleep>
이랑 - <늑대가 나타났다>
공 : Radiohead의 [Kid A]를 [Yeezus]가 발매되었을 때의 충격에 비유해주셨고, 과거, 현재, 미래 등 어느 시점에서 들어도 [Kid A]가 주는 충격은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도 말씀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릴 차례가 왔는데요.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냉 : 우선 계속 언급해왔던 것처럼 인생 앨범은 Kanye West의 5집으로 골라보았어요. 이 앨범으로 외국 힙합에 입문했을 정도로 저를 한 번에 힙합 장르의 매력에 매료되게 만들었던 충격적인 인트로도 포함되어 있구요.
들으면서 이게 대체 뭐야? 싶었고, 비트가 드랍된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보컬이 끝나고 딱 비트가 드랍될 때 느껴지는 감동이 말로만 듣던 음악으로 느껴지는 감동인건가 싶어 눈물이 찔끔 나왔거든요.
이거야 말로 언어와 나라를 초월한 진짜 감동이라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도 제 인생 앨범일 거예요.
<Dark Fantasy>뿐만 아니라 Rick Ross의 끝내주는 Verse, <Runaway>라는 훌륭한 하이라이트, 그리고 <Monster>에서 Nicki Minaj의 Verse를 최고로 뽑아주시지만 Jay Z의 Verse도 만만치 않죠.
그런 강렬한 인상을 준 곡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에 이 앨범의 트랙들이 제 플레이리스트에서 사라진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인생 앨범을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기는 했지만 이미 앞에서도 충분한 언급을 했던 것 같아 먼저 이야기해보았고, 제가 주저리주저리 언급하지 않아도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전국 힙합엘이 회원님들이 충분히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만 말을 줄이겠습니다.
인생 곡으로 뽑은 노래는 이 트랙을 들었을 때 너무 달콤하고 아름다워서 말이 안 나왔어요. 아마 슈게이징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알 거예요.
최근 한국에서도 밴드 파란노을을 통해 슈게이징 장르가 한 차례 붐업되기도 했었는데, 슈게이징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앨범이 있죠.
My Bloody Valentine의 [Loveless]이고, 그 중에서도 <When You Sleep>이라는 곡으로 골라보았어요. 듣자마자 '이건 내 인생 곡이다' 싶었어요.
저는 원래 인생 곡, 인생 앨범에 있어서 되게 신중한 편인데 무의식적으로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는 건 그만큼 내 마음 속에 강렬하게 자리 잡았다는 뜻인 것 같더라구요.
이 달콤하면서도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에서 슈게이징만이 낼 수 있는 맛을 너무 잘 살렸다고 생각했어요. 이 핑크 초콜릿 같은 달콤쌉싸름한 느낌은 대체 뭘까?
앨범 자켓도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앨범을 들었을 때 딱 저 이미지와 같은 느낌이 머리 속에 펼쳐지거든요.
다른 앨범들도 들어보았지만 이 감성을 대체할 건 전혀 없는 것 같아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도 한 번 쯤 [Loveless]를 들으시면서 특유의 감성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국내에서도 인생 곡을 하나 골라보자면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예요. 이 곡도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이 감성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대체를 못 하는 음악이야 말로 '인생'이라는 타이틀을 붙일 만한 자격이 있는 것 같아요. 앨범 자체가 정치권 내에서 블랙리스트로 올라가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저도 그 때 처음 알게 되었거든요.
대체 무슨 음악이길래 막아놨어?라는 생각으로 들어보았는데 장난 아니더라구요. 특히 1번, 2번 트랙이 너무 인상 깊었어요.
물론 동양 특유의 사운드도 한국 감성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이런 진한 느낌이 진짜 한국적인 감성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제 앞에서 이야기꾼 한 명이 전래동화를 읽어주는 듯한 느낌? 그래서 저는 이 앨범을 들으면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이랑의 선사하는 몰입도가 정말 보통이 아닌 거죠.
공 : 마치 냉친님의 만화 속에 나오는 캐릭터 고기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힙합엘이 회원님들도 워낙 좋아하는 앨범 중 하나기 때문에 냉친님의 인생 곡 선정에 반가워하실 것 같네요.
이랑도 마찬가지로 말씀해주신 정치권 내 블랙리스트도 있지만, 수상한 한국대중음악상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린 것도 큰 이슈가 되었었죠.
그걸 보면서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다고 해서 엄청난 명예나 부를 얻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 음악 시장의 한계 같은 게 조금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뛰어난 앨범을 발매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유명세나 부를 얻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냉 : 저도 그 전설의 사건을 보면서 언더 씬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나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는데, 방법은 정말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것 같아요.
그냥 사람이 많아지면 되는 건데, 미국에서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가 먹고 살 수 있는 것도 사람들이 워낙 많고 시장이 크다 보니까 그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많은 거죠.
그걸 보면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좋은 앨범들을 들어보면 해결할 수 없다는 그 사실이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이 분들이 많이는 못 벌더라고 직장인의 평균 월급 정도로만 벌이가 생겼으면 좋겠는데, 물론 그것보다 더 많이 버시는 분들도 계시곘지만 많은 수는 아니잖아요?
수많은 인디 밴드나 아티스트들 중에서 쏜애플이나, 검정치마, 언니네 이발관처럼 나올 때마다 센세이셔널하게 인기를 끄는 분들은 몇 안 되잖아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모임을 진행하면서 배경 음악으로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많이 틀 예정이에요.
모임을 진행하면서도 쉬는 시간이 있잖아요? 그런 시간에 음악 들으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나누고 조금이라도 그 사람들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더 퍼지게 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아요.
그리고 힙합엘이에 한 언더 아티스트의 이야기가 주제인 만화를 연재할 생각도 하고 있어요. 거기서 언더그라운드의 한계, 현실적인 문제나 희망들을 다루고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생각한 그 만화의 엔딩은 주인공이 언더그라운드를 고집하다가 대중적인 성공에 결국 실패하지만, 고정적인 팬층이 생겨 소소하게 음악을 계속 즐겁게 이어나간다는 스토리를 대충 짜놨었거든요.
제 주변에 음악하는 친구들이 꽤나 있어서 그 친구들에게 언더그라운드의 현실에 대해 많이 전해 듣거든요.
그걸 토대로 이야기를 한다면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긴다면 힙합엘이에 연재를 해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걱정이 되는 건 제 직업이 웹툰 작가인데, 이 만화를 그린다고 해서 돈이 되는 건 아니다 보니까 열정이 사그라들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한 번 하면 끝까지 완벽하게 달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틈틈이 그리기는 하겠지만 완벽하게 끝맺음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Outro : 참여 소감 및 향후 계획
공 : 인생 곡, 앨범과 함께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이야기해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되었는데요.
직접 인터뷰에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냉 : 아마 다들 '오늘 너무 재미있었고~'라는 식으로 소감을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 저는 인터뷰를 통해 제 모임의 진행에 가닥이 잡힌 것 같아요.
힙합 좋아하시는 분들과는 이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겠구나 하는 포맷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 모임을 진행하면서 줌터뷰 홍보도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 중 하나로 만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곡마다 이미지를 덧붙여 설명하는 '오늘의 힙합 오마카세'가 있어요.
한 네 다섯 곡 정도를 준비해서 에피타이저, 메인 코스, 디저트 등으로 구성을 짜서 소개하는 걸 생각하고 있었어요.
웹툰 완결이 점점 다가오면서 제가 원고를 다 보낸 이후에 힙합 오마카세 시리즈를 시작할 것 같고, 메이저 / 마이너한 음악과 더불어 타 장르의 음악들을 섞어서 구성해볼 예정입니다.
그 시리즈를 하기 전에 줌터뷰나 매거진을 통해서 어떻게 운영을 하고 있는지 잘 배우고 있어요.
실제로 힙합엘이에서도 매거진이나 인터뷰 등 유저 자체의 컨텐츠가 많아지고 있잖아요? 저도 그런 걸 보면서 많은 용기를 받았거든요.
제가 처음에 넷플연가에 들어갔을 때 힙합 모임이 제가 생각했던 대로 잘 이루어질까 하는 나름의 걱정이 있었는데 힙합엘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하시는 걸 보고 이렇게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안 되겠냐하고 바로 돌진한 거였거든요.
줌터뷰와 매거진이 제 용기의 원천 중 하나였고, 다행히 모임도 신청을 받자마자 바로 40명 쯤 지원을 해주셨어요.
그 후로도 관심을 가지고 저에게 연락을 해주신 분들 포함해서 300여명이 모임에 관심을 보여주셨는데, 제 모임 연령대가 20대 한정이라서 30대 분들이 참여를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회사에 간곡히 부탁을 해서 연령대를 30대까지 늘렸더니 곧바로 마감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줌터뷰와 매거진을 통해 받은 용기가 틀리지 않았구나 싶어 굉장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줌터뷰 참여를 통해 매거진 샤라웃도 한 번 하겠습니다. 매거진 파이팅! 너무 잘 보고 있고 감사드립니다!
정작 소감을 안 말 한 것 같은데, (웃음) 제 주변에 라이트하게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많아도 이렇게 딥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그래서 공ZA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고,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는 이러한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공ZA님처럼 진행을 깔끔하게 하시는 분은 오랜만에 봐서 진행하는 법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모임을 진행할 때 공ZA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어요.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내 이야기를 말하러 왔는데 많이 배우고 갑니다. 이런 콘텐츠를 진행해주셔서 무척 감사하고 인터뷰가 앞으로도 더욱 흥했으면 좋겠어요!
공 : 5분 여 동안 쉴새 없는 칭찬과 리스펙트 폭격에 정신을 못 차리겠네요. 저도 냉친님이 힙봇이라는 활동명으로 힙합엘이에 만화를 올리셨던 시절부터 재능 있는 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인터뷰에 모셔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앞으로 넷플연가를 통해 진행하시는 모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고, 본업인 웹툰 작가로서도 좋은 작품을 이어나가셨으면 합니다.
오늘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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