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완성하려고 임시저장해두고 있던 건데,
나중에도 완성 안 할 거 같아서 임시저장함 본 김에 미완인채로 올립니다.
* 작성자가 래원에 대해 깊게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이 해석은 래원의 다른 곡이나 뮤비 내용과 일절 연계시키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이 곡 하나만 듣고 해석하는 거라서, 래원의 세계관을 잘 알고 계신 다른 분들의 감상이나 해석과 상이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누워서 그런 영화나 보고
= 처음에는 "그런 영화"가 성인 영화를 뜻하는 것 같다 생각했는데, 가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냥 사건이 일사천리로 해결되는 영화를 뜻하는 것 같다. 하루종일 누워서 그런 영화나 보는 무기력한 래원.
친구 같은 걸 자판기에서 꺼낼 수만 있다면 핸드폰의 USIM도 꿀꺽
= 인간관계라는 게 자판기에서 음료를 골라 뽑아먹듯 내가 원하는 사람과만 교류할 수 있는 거라면, 현대 사회에서 관계를 유지하게끔 해주는 핸드폰도 사실상 필요가 없다. 기꺼이 타인의 전화번호 등이 담겨 있는 유심칩을 삼켜 없애버리겠다.
근데 만화 같은 옆집 누나는 없다
= 근데 현실의 사람은 내 맘대로 안되는 법이다. 성인 만화에 등장하는 옆집 누나들은 항상 주인공이 원할 만한 상황을 제공해준다. 캐릭터니까. 그들은 자신의 삶이 없고, 주인공의 성적 판타지를 실현시키기 위해 배치된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현실의 사람은 각자 스스로 사고하고 움직이는 존재이다.
서먹한 사람과 철판도 깔고 또 착한 척 웃어
= 그래서 인간 관계는 힘들다. "내가 이렇게 하면 쟤는 나를 이렇게 생각하겠지"라고 생각하고 행동해봐도, 그 예상이 어긋나는 일은 늘 생기기 때문이다. 상대는 예측 가능한 캐릭터가 아니라 예측이 불가능한 인간이다. 그래서 래원은 서먹한 사람 앞에선 진짜 나를 보여줄 수 없다. 무슨 생각을 할 줄 알고. 그냥 철판 깔고, 뭐라 하면 웃어주고 마는 거다.
사막 같아도 나는 살려고 하니까 반박 안 받아 말라 비틀어 죽어버릴 거야
= 이런 래원을 보고 사람들이 건조한(사막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래원에게 있어 이런 태도는 불가해한 인간 관계에서 살아남으려는 발악이다. 선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사막에서 말라 비틀어 죽어버릴수밖에.
난 입만 열면 거짓말
= 난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속 쓰려 고통에 국화 좀여
= 국화는 대체로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다. 자신의 고통에 사랑이란 치료제를 줄 것을 원한다는 의미.
마음 읽히면 역겨워 존나 쓰레기통과 내 감정받이
= 근데 내 마음 읽어보면 존나 역겨울걸. (읽히고 싶지만 읽히고 싶지 않다는 양가감정이 존재한다는 중의적 표현인듯) 이런 내 감정을 받아줄 수 있는 건 쓰레기통뿐이다. 감정이 쓰레기같으니까.
세상은 아껴준다고 쇠사슬 얽혀진 소설을
= 그러고보면 세상에서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과 같이 우울감에 쩔은 책들을 명작으로 칭해주며, 또 대중들에게 많이 읽히기까지 한다. 이런 책들은 어찌보면 우울감을 재생산하는 금서(=쇠사슬 얽혀진 소설)이기도 한데.
"야 쟤 좀 봐라"
= 근데 세상이 그런 책들의 이름을 칭송하는 것이 무색하게, "우울감에 빠진 개인"을 향한 세상의 시선은 너무도 냉소적이다. 너네 진짜 인간실격 읽은 거 맞아? 오바 요조라는 인물이 세상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이해한 게 맞아? 맞다고 한다면, 세상이 이리도 차가운 이유는 뭘까.
수어사이드는 경쾌하기로
= 자살도 유쾌하게 포장되는 세상. 마치 자살을 유쾌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면, 다음 자살할 사람은 자신이 될까봐 불안해하는 양.
보이고 싶어 순백으로
또 벌고 싶어 어때 그럼
빨개진 날 벽으로 제발
겁으로 겁으로 겁으로
그래서 호구를 당해도 다물어
감으로 벗고 다뤄줘
그만 물어봐 나체로
사실혼 위자료
내 손목을 그어줘
같이 섬마을에 가면
가질 수 없는 것들과는
감정 소모 따윈
내 시선 처리는 가면
멍청이처럼 살아
까치 설날처럼
가득 쌓인 눈을 밟고 사망
걱정이 칼을 쥐고
바지 수선하듯이 자결
과찬이십니다 부장님
알고 보니 싸이코
법정에서 보자
누군가의 귀한 자식새끼
갑자기 억울하네
빌어먹을 세상 따위
비와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가 있다면 쓸 필요도 없잖아 척 해주는 이 가면
= 비와이 역시 누군가의 평가에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는 한명의 인간이다. 그래서 잘 보이기 위한 가면을 쓸 수밖에 없다.
넌 반박 안 받아 오해는 잘도 존나게 다 받아
= 악플러 씹새들은 반박은 안 받으면서, 남에 의해 와전되어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존나게 다 받는다.
Show해 나 바로 후에 토해 나 따로
= 그런 쑈를 보고 있자면 구역질이 나올 수준이다.
툭 까놓고 말해 래원처럼 아무 말 할래
= 한 마디 하는 데 이렇게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거면, 차라리 아예 의식의 흐름대로 말해 신경을 끄고 싶다.
대체 난 너한테 무엇을 바라기에 내가 아닌 다른 나로 왜 나를 싸매
= 내가 니들한테 뭘 바란다고 내 진심이 아닌 말을 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그녀 잠든 다음에 난 눈을 감네
= 그렇게 생각하고 옆을 보면 자고 있는 딸과 아내가 있다. 가족,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이 나를 참게하는 것이다. 나를 향한 나쁜 시선들에 반격하고 싶지만, 그런 일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가족들에게는 큰 아픔이다. 그래서 비와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가장으로서 모두가 편안히 잠들고 난 후에야 비로소 잠에 든다.
이제 참는 건 좀 그래 But 난 삼을 세
우유부단함이 지혜로 됨이 가능케 되리라 믿어
= 참기 힘들어도, 비와이는 다시 또 3을 세며 참는다. 이렇게 선택을 보류하는 우유부단함이, 오히려 지혜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무언가를 잃어 무언가는 이뤄 어제는 잊어버리려 앞으로 가나 어지러워
= 무언갈 잃고 무언갈 이뤄내며 바쁘게 돌아가는 삶. 우리가 앞으로 가는 이유는 어제를 잊어버리기 위함인가? 어지럽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 거기에 맞출 바에는 없지 싸가지
그런 세상한테 난 걍 나사 풀린 채로 살아가
이게 내 정당방위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