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공 [mrfuck] 끝내주네요

한국힙합은 조금 이상하다.
음악적으로 이유를 모르는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졌다. 다들 음악을 잘한다.
모두가 폴로다레드처럼 음악을 만든다.
약속시간에 지각하고 스튜디오에서 노가리를 좀 까다가
그 자리에서 가사를 쓰고 녹음한다.
열받는 건 그래도 음악이 괜찮다는 거 
괜찮은 음악이지만 한번 듣고 잊어버린다. 다시 듣지 않는다.

2022년은 운이 좋았다. 2장의 앨범을 건졌다.
'ㅠㅠ' 와 'FAMILY SITCOM'
009는 하이프를 받고 올라섰지만
패밀리 시트콤은 망해버렸다.
어쩔 수 없다. 지들이 잘못했으니까
그래도 내게는 2022년 최고의 앨범이었다.

그 상실감을 지금 이 앨범으로 보상받았다.
음악을 잘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뮤지션은 생생한 감정을 온전히 보여줘야 한다.
간단히 말해 '진심'인가 아닌가

군대를 안 다녀온 친구들의 갱스터 흉내는 지겹다.
쇼미더머니로 성공한 친구들의 병역기피는 지겹다.
잘생긴 친구들의 적당히 신나는 음악도 지겹고
뿅뿅거리는 멜로디에 본인도 뜻을 모르는ㅋㅋ 가사들이 지겹다.

뱃사공이 말한다. '내 가사는 항상 진심'

러너스 하이가 조금 아쉬웠다. 전체적인 무드에 조금 안 섞이는 트랙
나머지는 최고다. 
특히 AH SHIT 까지의 프로덕션은 미친 수준이다.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
리짓군즈 컴필앨범의 정수를 한번에 쏟아부었다.

그리고 다시는 못 느낄것 같았던 감성이었는데
봄비2는 아름답다.
옛날 뱃사공의 음악을 듣고 느꼈던 감동이 거짓이 아니라고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