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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줌터뷰 예순여섯번째 손님 Pushedash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2023.09.29 15:08조회 수 218댓글 0

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168467564

 

줌터뷰 배경사진 ep.76.jpg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줌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Pushedash (이하 P) : 안녕하세요, 저는 힙합엘이에서 활동하는 Pushedash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Pushedash라는 닉네임은 어떻게 짓게 되셨을까요?

P : 제가 인스타그램 계정 명을 바꾸려고 친구들에게 추천을 받고 있었거든요. 그 때 한 친구가 제 본명을 영어로 워드플레이한 게 마음에 들더라구요.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이 이름으로 쓰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이곳저곳에서 닉네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저는 밀고 달린다라는 뜻의 Push + Dash인줄 알았는데 Pushed + Ash였군요. 라임도 잘 맞아서 입에 착착 달라붙네요.

P : sh가 두 번 들어가서 어감이 좋더라구요.

 : 힙합엘이 작성글을 보니까 꽤나 최근에 가입을 하셨더라구요. 어떤 경로를 통해 힙합엘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P : 제가 한 5년 전까지는 국내힙합 곡들만 조금 들었었거든요. 그 당시에 힙합엘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돼서 눈팅을 좀 하다가 2~3년 지나고 나서 외국힙합, 팝, 락 같은 장르들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리뷰하시는 분들이나 음악 관련 커뮤니티가 뭐가 있지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엘이로 돌아오게 되더라구요.

졸업을 하고 성인이 돼서 놀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까 눈팅만 하던 시절에서 벗어나 늦게나마 가입을 한 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갓 성인이 됐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십대와 이십대가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P : 일단 제 시간이 많다고 느껴져요.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학교도 다녀야 하고, 입시 준비도 해야되니까 공부하는 시간이 아무래도 많잖아요?

그렇게 열심히 살면 생각보다 여가시간이 많이 없는데, 수능이 끝나고 나니까 하루종일 남는 게 시간인 거예요.

그래서 놀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게 가장 크게 달라진 점 같고, 반면에 성인으로서 책임져야 할 부분도 조금씩은 생겨가고 있는 것 같아요.

또 대학을 가니까 새롭기도 하고, 미성년자 시절보다 훨씬 더 재밌는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또 종강한 후에 행복한 두 달을 보내고 있죠.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Bon Iver - <Flume>

 

 : 종강도 하신 김에 줌터뷰도 신청해주신 거군요. 소중한 시간을 투자한 만큼 재밌는 인터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로 넘어가보도록 할게요. 오늘의 첫번째 질문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일까요?

P : 제가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Bon Iver의 <Flume>입니다.

 

 

 

Bon Iver는 포크, 아트 팝 장르를 주로 하는 아티스트이고, 이 곡 같은 경우에는 [For Emma, Forever Ago]라는 Bon Iver의 데뷔 앨범의 첫 곡이에요.

통기타 사운드 위에 몽환적인 보컬, 전자음악 성향이 묻어나오는 게 독특했고, 이 곡이 2009년에 발매가 되었는데 들을 때마다 새롭고, 참신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제가 포크와 전자음악이 섞인 걸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줌터뷰를 하기 전에 이 앨범을 틀어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힙합엘이 갤주라고 할 수 있는 Kanye West와 이전에는 절친 중 한 명이기도 했죠. 이 아티스트는 어떻게 접하게 되셨나요?

P : 제가 음악을 찾아 들으려고 여러 사이트를 서치해보던 중 이 아티스트와 앨범이 평이 좋더라구요.

그 당시에 홍대병이 걸렸어서 피치포크의 올해의 앨범에 노미네이트된 작품 위주로 청취하기도 헀었는데, 각종 평론 사이트에서 평가가 좋아서 Bon Iver의 디스코그래피를 한 번 훑어봤던 기억이 나네요.

 : 힙합엘이에서 탑스터 올려주신 것도 봤는데, 보통 음악을 들으실 때는 앨범 단위로 들으시나요?

P : 그렇죠. 보틍 음악을 장시간 이동하면서 들을 때가 많다 보니까 한 번 들을 때 길게 들을 수 있는 앨범 단위 청취가 익숙하고 편한 것 같아요.

가끔 곡만 찾아들을 때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앨범 위주로 돌리고 있습니다.

 : 그럼 스트리밍 플랫폼은 어떤 걸 사용하시나요?

P : 저는 지금 스포티파이를 쓰고 있습니다. 가격이 오른다는 슬픈 소식도 있던데,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는 해외 앨범이나 마이너한 앨범들이 업로드 되어있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갤럭시 유저다 보니까 애플뮤직을 사용하는 건 괜히 그렇고.. 그래서 가격이 오르더라도 스포티파이에 정착할 생각입니다.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Kanye West - <Bound 2>

 

 : 저도 갤럭시 유저기 때문에 스포티파이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단단한 스포티파이 콘크리트 유저라고 말씀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일까요?

P : 최근에는 Kanye West의 <Bound 2>라는 곡을 많이 들었어요.

 

 

 

힙합엘이에서 예림 님이 LECRITIC 콘텐츠를 진행하고 계신데, 가장 최근 주제의 앨범이 [Yeezus]더라구요. 그래서 리뷰를 작성하려고 2~3일 동안 네 번 정도 돌렸어요.

그렇게 듣는 와중에 <Bound 2>가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라 틈틈이 몇 번 더 듣게 되어서 며칠 사이에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LECRITIC 같은 경우에는 첫번째 토픽이었던 [Madvilliany]는 참여했고, [Pink Tape]은 아직 통으로 들어보질 못해서 참여는 못 했어요.

제 닉네임을 달고 리뷰를 작성했기 때문에 아마 찾아보시면 제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LECRITIC을 통해 공개될 [Yeezus] 리뷰 스포를 살짝 하자면 '오만한 Kanye의 예상 못한 선물'이라고 작성했어요.

<On Sight> 가사 중에 'Oh, he'll give us what we need / It may not be what we want'이라는 라인이 있거든요.

우리가 필요한 것을 줄 것이지만, 그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닐수도 있다는 뜻인데 [Yeezus]를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을 대변한 가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전 앨범의 Kanye와 비교했을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앨범이지만, 막상 너무 좋아서 거부할 수는 없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5집을 먼저 듣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Yeezus]를 접했었는데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처음 들었을 때 연달아 나온 앨범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당시에 바로 접했던 사람들은 더욱 충격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Bound 2>를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으로 고른 이유는, 이 앨범을 돌려보면 Old Kanye 스타일의 소울 샘플 활용이 이전처럼 두드러지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이 곡에서는 이전의 작법을 적극 활용한 것과 동시에 같은 작법을 사용했음에도 그 안에서 [Yeezus]의 느낌이 물씬 드러나는 게 좋았어요.

저에게 [Yeezus] 앨범의 색채는 <On Sight>와 <Bound 2>에서 특히 강하게 다가왔거든요. 후자를 좀 더 좋아해서 앨범에서 가장 많이 찾아듣는 곡이지 않나 싶습니다.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Glenn Branca - <Lesson No. 2>

 

 : <On Sight>가 새롭게 신으로 탄생한 Kanye의 시작점을 알리는 트랙이라면, <Bound 2>는 이전의 Kanye 스타일이 섞여있음과 동시에 [Yeezus]의 색채 또한 느낄 수 있는 곡이라고 말씀해주셨네요.

제가 소속된 HOM 매거진에 LECRITIC의 내용이 수록될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Pushedash님의 나만 알고 있는 노래는 어떤 곡일까요?

P : Glenn Branca의 <Lesson No. 2>라는 곡인데요. 제가 Rate Your Music을 뒤적거리는 걸 참 좋아해요.

 

 

 

장르별 차트라든지 여러 앨범들의 점수를 보는 걸 즐기는 편인데, 익스페리멘탈 장르를 찾아보다가 노웨이브라는 장르를 자세히 파보게 되었어요.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이 노웨이브 장르 1위더라구요. 그래서 처음 보는 앨범이다 보니까 신기하기도 했고, 앨범 커버 또한 간지가 나더라구요.

앨범을 돌리면서 이 아티스트에 대해서 찾아보았는데, Sonic Youth나 Swans 같은 노이즈 락 계열의 아티스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실제로 Swans의 멤버 중 한 명은 이 아티스트 휘하에서 연주도 헀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부분도 신기하고, 이 아티스트의 여러 포인트가 다양한 부분에서 영향을 끼쳤다는 걸 알게 되면서 흥미롭게 들었고,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음악이 정상적이지는 않거든요. (웃음)

완전 마이너한 장르다 보니까 힙합 위주로 좋아하시는 외국 게시판 유저 분들은 잘 모르실수도 있을 것 같아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앨범 중에서 무슨 곡을 고를까 하다가 다른 곡은 13분이 넘는 것도 있고 대부분 러닝 타임이 길어 가장 짧은 인트로 트랙으로 가져와보았습니다.

 : 안 그래도 예전에 예림 님을 인터뷰할 때 Swans의 곡을 소개해주셨는데, 한 곡이 20분이 넘기도 하더라구요.

이 아티스트는 여러 명이 소속된 밴드일까요, 아니면 혼자서 활동하시는 분일까요?

P : 제가 알기로는 현대음악 작곡가처럼 본인의 휘하에 악단을 두고 연주하고 녹음하는 방식을 사용하신다고 해요.

그래서 작곡가, 지휘자, 리더 포지션을 맡고 있고, 악단과 함께 연주한 앨범을 발매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RYM 디깅을 통해 찾으셨던 Glenn Branca라는 아티스트를 소개해주셨습니다.

RYM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서 디깅을 하시잖아요?

Pushedash님은 이 사이트에서 찾은 앨범 중에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드셨나요? 하나 추천해주신다면?

P : 제가 올해 초 쯤에 RYM에서 프로그레시브 락/아트 락 장르에 빠져 있어서 관련된 음악을 찾아보다가 King Crimson의 음악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 중에서 [Larks' Tongues In Aspic]이라는 앨범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King Crimson은 커리어 내내 변화가 많았던 아티스트 중 하난데, 이 앨범은 재즈스러운 느낌이 강해서 비교적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이였어요. King Crimson 앨범 치고는 소프트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John Lennon - <Imagine> (2012 런던 올림픽 폐막식)

David Bowie - <Moonage Daydream>

 

 : 해와 달이 겹쳐져 있는 인상적인 커버의 앨범도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라이브 공연을 가보신 경험이 있으실까요?

P : 알려진 뮤지션들의 공연은 가본 적이 없고, 올해 2월에 학교 오리엔테이션에 가서 저희 학교 밴드부가 공연하는 걸 라이브로 본 적이 있어요.

그제서야 밴드 공연을 처음으로 라이브로 접하게 되었는데, 실리카겔의 곡을 연주하는 걸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밴드의 라이브가 처음이다 보니까 무대에서 느껴지는 파워나 카리스마에 매료돼서 옆의 동기들에게 너무 좋다고 난리를 피웠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동기들은 실리카겔의 곡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심드렁하게 보다가 대중적인 곡 위주로 무대를 선보인 두 팀이 이후에 더 나왔었는데, 그 쪽 밴드를 좀 더 선호하더라구요. 물론 그 밴드들의 공연도 정말 좋았어요.

그 당시에 에타를 보니까 실리카겔의 곡을 연주한 밴드를 보고 '이게 무슨 곡이냐? 공연이면 보통 사람들이 많이 아는 곡을 연주해야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더라구요.

사실 그렇게 인지도가 높지 않은 곡들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공연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멋진 시도라고 생각하고 제 귀에는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 보통 오리엔테이션에서 동아리 공연을 마치면 입단 권유도 하곤 하잖아요? 밴드부에 직접 들어가실 생각도 해보셨나요?

P : 그 때 너무 심취해서 밴드부에 너무 들어가고 싶다고 동아리 모집이 시작되기 전까지 주변에 정말 많이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입부하려고 보니 제가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단 하나도 없는 거예요. 그런데 밴드부는 오디션이라는 과정을 통해 부원들을 뽑잖아요?

그래서 너무 들어가고 싶었는데 방법이 없더라구요. 보니까 기수제로 모집을 해서 2학년이 되어서도 들어갈 수 있는지는 잘은 모르겠고, 그 안에 제가 악기를 배울지도 미지수라 밴드부에 직접 들어가는 것보다 팬으로서 공연을 열심히 보는 게 저에게는 좀 더 맞는 방향인 것 같네요.

 : 밴드부 오디션 이야기를 들으니까 저도 에피소드 하나 풀어드리겠습니다.

저도 대학교 갓 입학했을 때 밴드부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Pushedash님처럼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하나 없었지만 뭔가 대학생인데 동아리는 하나 쯤 들어가야 멋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보컬 쪽으로 지원을 했어요.

근데 저희 학교는 특이한 게 랩 보컬도 뽑더라구요. 그래서 노래를 직접 부르는 것보다는 랩을 하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 하에 재지팩트의 <아까워>를 부르고 동아리에 합격했습니다.

들어간 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냥 아무 노래나 불러도 합격시켜주는 것 같기는 하더라구요. 악기는 들어와서 배워도 된다고..

또 막상 들어가니까 밴드 연주도 동아리의 주 목적 중 하나지만 친목 다짐도 포함되어 있잖아요? 워낙 성격이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즐겨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런 과정들이 반복되는 게 지치기도 해서 공연 한 번만 하고 스리슬쩍 유령회원으로 살아갔습니다.

아마 Pushedash님의 학교도 꼭 연주를 하지 못 하더라도 부원으로서 역할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P : 그렇게 들어갈 수도 있기는 하지만, 저도 엄청난 집돌이에 파워 I라서 멀리서 응원하는 것으로 만족해봅니다.

 : 라이브 관련 에피소드도 소개해주셨고, 라이브로 직접 듣고 싶으신 노래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P : 저는 두 곡을 골라보았는데요. 첫번째 곡은 John Lennon의 <Imagine> 2012 런던 올림픽 폐막식에서 공연한 버전입니다.

 

 

 

원래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이 노래 자체가 어떤 차이와 갈등을 넘어서서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상상해보라는 내용이잖아요?

올림픽도 싸움을 멈추고 스포츠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큰 행사기도 하고, 거기서 진행된 퍼포먼스가 John Lennon의 이상과 겹쳐보이고 아름답게 진행돼서 이 곡의 가치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한 동안 이 공연 영상을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찾아봤던 기억이 있어요. 중간에 John Lennon이 영상으로 나오는 장면이 너무 좋은 거예요.

딱 올림픽을 마무리하면서 사람들이 여운을 즐기기에 잘 어울리는 퍼포먼스였다고 생각을 해요. 중간에 조각들을 모아 John Lennon의 얼굴을 완성했다가 해체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 폐막식 현장에 있었다면 과거의 제 나이였다면 John Lennon이 누군지도 모르니까 그저 '우와~'하고 봤을 것 같은데, 현재 나이를 유지한 상태로 돌아간다면 John Lennon의 비디오에서 음성이 나오는 순간 눈물이 줄줄 흐를 것 같아요.

이제 세상을 떠나서 직접 목소리를 듣는 건 기대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그 현장에서 비디오로 고인의 모습을 틀어주는 게 너무 감동이었던 것 같아요.

 : 요새는 기술이 발전해서 이런 영상이 아니라 고인의 모습을 홀로그램으로 재현해서 라이브 공연으로 등장하기도 하잖아요?

P : 그런 공연도 한 번쯤은 보고 싶네요.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Michael Jackson의 공연을 홀로그램을 통해 재현했던 영상을 접했던 적이 있어요.

세상을 떠난 가수들을 기억에서 잠깐이나마 되살릴 수 있는 기회기도 하고, 잘만 구현된다면 정말 좋은 공연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 같아요.

다음 곡은 David Bowie의 <Moonage Daydream>이라는 노래입니다. 이 앨범에서 가장 락적인 사운드를 담고 있는 곡이라 공연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또, 넷플릭스에서 이 곡과 동명의 David Bowie의 공연 아카이브 형식의 다큐멘터리가 나왔더라구요. 그래서 지난 주에 이 콘텐츠를 보는데 공연하는 Bowie가 너무 멋있더라구요.

페르소나 분장을 한 채 퍼포먼스를 하는데, 글램 락 계열의 퍼포밍 중에서 둘째 가라면 서럽잖아요?

그런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고, David Bowie도 John Lennon처럼 세상을 떠났잖아요. 언젠가 간접적으로나마 접하게 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뽑아보았습니다.

 : 그럼 David Bowie라는 아티스트 자체도 좋아하시는 걸까요?

P : 제가 작년부터 아트 락 계열의 음악을 들어오면서 David Bowie에게 자연스럽게 빠지게 된 것 같아요.

이 곡이 수록된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뿐만 아니라 [Low]도 정말 좋아해서 많이 들었어요.

죽기 전에 작업한 [Blackstar]도 세상을 떠나고 발매한 스완송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많은 매력을 느꼈고, Bowie의 음악을 지금도 이것저것 찾아서 듣기는 하지만 한창 많이 들었을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Low]를 최애 앨범으로 고른 이유는 제가 실험적이면서도 아트적인 락을 좋아하거든요. [Low]가 그런 스타일을 대표하면서 평이 좋은 앨범이기도 하고, 이전 앨범들은 Bowie가 하나의 페르소나를 밀고 나갔잖아요?

그럼 그 작품들은 Bowie의 페르소나까지 고려하여 한 편의 연극 같은 느낌을 준다면, [Low]는 이전의 스타일을 벗어던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음악을 밀던 시기라서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도 좋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빈지노 - <여행 Again>

Tom Waits - <Downtown Train>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들로 각각 John Lennon과 David Bowie의 음악을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여행과 관련된 노래인데요. Pushedash님은 여행 가시는 걸 좋아하시나요?

P : 여행 자체를 싫어하지는 않는데, 가더라도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보다 호텔 방에 박혀 있다가 유명한 곳 하나쯤 가보고 그런 식으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느낌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 같아요.

가장 최근에 갔던 여행은 올해 초 겨울에 부산에 친척이 살아서 부산으로 갔다 왔어요. 친척 집에 있다가 밥 먹고, 시장도 둘러보고, 어머니가 어릴 때 살던 동네도 가보고 그랬어요.

여행과 관련된 노래로는 두 곡을 골라보았는데, 첫 곡은 빈지노의 <여행 Again>을 선정했습니다.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최근에 접해서 바로 이 곡이 떠오르기도 했고, 들었을 때 여행을 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신나고 유쾌하면서 너무 과하지는 않게, 편안하게 듣기 좋은 텐션이 보통 여행을 가면 노래를 들으면서 가잖아요? 그럴 때 듣기 딱 좋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가사에서도 제주도 이야기를 하는데, 작년 겨울에 제주도를 갔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곡의 바이브가 여행과 정말 딱 맞아서 이 곡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제가 날고기를 안 좋아해서 이 곡에서 적극 어필하는 회를 먹지는 않았는데, 익힌 생선은 많이 먹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부산에 갔을 때 조개구이를 먹었었거든요. '회!' 하는 파트에서 조개구이를 마당에서 구워먹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이 트랙이 수록된 [NOWITZKI]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그 날 저녁에 들어보았는데, 가장 좋았던 곡은 LECRITIC의 토픽 중 하나라서 거기에 투표도 했었거든요. <침대에서/막걸리>, <990>, <Camp>, <Crime>을 제일 좋다고 골랐어요.

이 중에서 한 곡을 고르자면 최근에 꽂힌 <침대에서 / 막걸리>이고, 후반부 파트를 더 좋아합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가사를 보다 보니까 야릇한 느낌이 있는 트랙이더라구요.

근데 그걸 너무 대놓고 드러냈다기보다 비유로 통해 잘 표현하는 점에서 빈지노의 가사 센스가 돋보이는 것 같아요.

두번째 곡은 Tom Waits의 <Downtown Train>을 골라보았습니다.

 

 

 

이 아티스트는 블루스 록을 기반으로 하는데, 거기에 실험적이고 재즈스러운 느낌을 살짝 더했어요.

평론 사이트에서는 '카바레' 같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던데, 오래된 클럽에서 나올 법한 스타일을 기묘하게 뒤섞어 놓은 독특한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여행이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집에서 학교까지 항상 1시간 30분 정도 전철을 타고 왔다갔다하고 있어요.

서울에서 멀리 살다 보니까 통학하는 과정이 여행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고, 해질녘 쯤에 전철을 타고 집에 올 때 노을을 보면 뿌듯하면서도 미묘한 감정이 몰려오더라구요.

이 곡이 해질녘에 타고 있는 한적한 기차 속을 잘 표현하고 있고,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아요.

제목도 'Downtown Train'이니까 제가 항상 타고 다니는 전철이 쉽게 연상 되어 여행을 대표하는 노래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Tom Waits의 음악을 그렇게 즐겨 듣지는 않았는데, 이 곡이 수록된 앨범에서 클라이맥스 같은 트랙이라서 가끔 이 곡의 기타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재생될 때마다 항상 좋다는 생각은 들어요.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이센스 - <Writer's Block>

 

 : 여행과 관련된 노래는 빈지노와 Tom Waits의 노래들로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취미랑 관련된 노래인데요. Pushedash님의 취미는 어떻게 될까요?

P : 제 취미이자 일이면서 공부기도 한데 최근에 글을 많이 쓰고 있어요.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글과 관련된 노래를 생각하다가 이센스의 <Writer's Block>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제 전공이 영문과다 보니까 학교를 다니면서 문학비평도 몇 개 써봤고, 동아리도 글 쓰고 책 읽고 토론하는 동아리에 가입해서 창작비평 및 감상문도 작성하면서 최근에 글을 많이 써봤어요.

최근에 가장 마음이 가는 건 문학, 시, 소설 같은 창작 글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음악 리뷰를 예로 들자면 쓴 글은 제 것이지만, 출발점은 제가 아니잖아요?

하지만 시는 제 머릿속 생각이나 제가 겪은 경험들을 통해 시작하니까 제 일부를 뜯어놓는, 온전한 제 것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는 호흡이 짧은 글을 선호하는 편이고, 장편을 쓰려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다가 써 본 경험도 없어서 긴 분량의 글을 쓰는 건 아직 저에게는 하이레벨의 창작인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시나 한 두 페이지 정도의 짧은 수필 위주로 작성하고 있어요. 짧게 쓰는 게 조금 더 콤팩트하고 부담스럽지도 않아서 끌리는 것 같아요.

글도 진지하게 써서 블로그에 올리려다가 귀찮아져서 인터넷에서 퍼 온 30문답 같은 걸 작성해서 올렸습니다.

 : 서로이웃 걸어주시면 Pushedash님이 업로드하는 글을 재밌게 볼 수 있겠네요.

곡 제목처럼 'Writer's Block' 상태를 경험해보신 적도 있으실까요?

P : 인터뷰 끝나고 바로 걸겠습니다. (웃음) 글을 쓰다 보면 막혀서 더 이상 진행이 힘들고 뭐라고 써야될지 모르겠고 귀찮아지는 순간이 항상 한 번쯤은 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매달려서 계속 쓰는 방법 밖에는 없으니까 억지로라도 붙잡고 끝까지 써내려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곱번째 질문 (Pt. 1) : 음악사적인 기준에서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The Rolling Stones - <(I Can't Get No) Satisfaction>

현재) Kendrick Lamar - <i>

미래) 뉴진스 - <Get Up>

 

 : 무슨 일이든 끝맺음을 맺는 게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취미와 관련된 노래로는 이센스의 <Writer's Block>을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세 가지 테마를 전부 골라주셨을까요?

P : 네 전부 골라보았는데 제가 예림 님 줌터뷰를 보는데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본인의 개인적인 기준과 음악사적인 기준을 함께 골라주셨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생각할 수 있는지.. 너무 간지나는 거예요. 저도 그런 부분을 손민수해서 두 가지 기준을 나누어 총 여섯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음악사부터 먼저 이야기해보자면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는 The Rolling Stones의 <(I Can't Get No) Satisfaction>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과거에 가장 중요했던 장르는 록이거든요. 그런데 록의 역사가 너무 길다 보니 원초적으로 록을 대표할 수 있는 곡이 어떤 게 있을까 고민하다가 쾌락적이고 흥겹고 기타와 록적인 보컬이 드러나는 트랙인 이 곡이 생각나더라구요.

이 트랙을 통해 초기의 로큰롤인 하드 록과 블루스 록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주기도 했기에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The Beatles와 The Rolling Stones는 동시에 활동했기에 비교 대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데, 둘 중 더 위대한 밴드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저는 전자를 고를 것 같아요. 하지만 좀 더 심플하고 원초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어 즐길 수 있는 밴드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The Rolling Stones는 멤버들이 정정하게 살아있는 것도 놀라운데 아직도 투어를 돌더라구요. 마약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왜 건강한지 사실 이해가 안 되기는 해요. (웃음)

'살아남는 자가 제일 강하다'라는 말을 상징하는 밴드가 아닐까.. 해체도 한 번도 한 적 없고 활동하던 몇몇 멤버들이 세상을 뜨기는 했어요.

몇 년 전에 드러머가 병으로 사망을 해서 지금은 기타 두 명과 보컬인 믹 재거를 비롯하여 세션들을 섭외해서 투어를 다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현재를 대표하는 곡은 Kendrick Lamar의 <i> 앨범 버전으로 골랐습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아카펠라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블랙뮤직의 시대라고 생각하는데, [To Pimp A Butterfly]는 21세기의, 그리고 나아가서 힙합 장르 자체의 정수를 담고 있는 앨범인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i>는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 뒤에 나오는 아카펠라 Verse에서 힙합에 있어서 중요한 본질 중 하나인 흑인으로서의 자부심이나 자기선언을 이상적인 형태로 담아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Kendrick Lamar는 아티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운동가적인 측면에서도 대단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듯 해요.

RYM에서 힙합 장르 차트 1위에 위치한 앨범이었는데, 최근에는 전체 차트에서 1위였던 [OK Computer]를 넘어서서 깜짝 놀랐어요.

그래도 충분히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작품이고, 영향력도 컸다고 생각해요.

사운드가 무겁다보니까 아무 때나 듣는 앨범은 아니지만, 차분하고 집중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일 때는 종종 손이 가요.

또, 개별 곡들이나 2014년에 <i>를 SNL에서 라이브로 퍼포밍한 걸 스노비 님의 해석을 붙여준 영상으로 접했는데 정말 최고라는 말 밖에 안 나오더라구요.

그 때 보고 소름이 돋아서 가끔 생각날 때마다 한 번쯤 보고 그랬습니다. 귀신 들린 것처럼 랩을 하는데 사람이 아닌 것 같았어요.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로는 뉴진스의 <Get Up>을 골랐습니다.

 

 

 

37초짜리 짧은 곡인데, 제가 이런 엠비언트와 전자음악 성향이 섞인 곡들을 좋아해서 이런 스타일의 곡들이 주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사심을 담아서 골라보았어요.

물론 37초라는 분량은 너무 과하지 않았나.. 2분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40초도 안 되는 길이임에도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에요.

요새 여자 아이돌의 주가도 정점을 찍고 있고, K Pop 시장도 잘 나가는 상황에서 뉴진스가 그를 대표하는 그룹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곡을 선정해보았습니다.

두 번째로 좋았던 곡은 <ASAP>이었어요. 길이까지 고려한다면 제일 좋은 곡이라고 해도 무방하네요.

애초에 제가 걸그룹 곡을 즐겨듣는 편은 아니였는데, 처음에 뉴진스가 공개되었을 때 250이나 프랭크 같은 프로듀서가 참여했다고 하니까 너무 신선한 거예요.

K Pop 장르에서 그 둘의 이름을 볼 거라고는 상상을 못 했어서 처음에 관심을 가지고 듣게 되었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뉴진스 덕분에 다른 아이돌 그룹에도 관심을 가지고 들어보고 있습니다.

뉴진스 멤버 중에서는 보컬이 제일 매력적이었던 하니를 처음에 좋아하다가, 요즘은 해린의 4차원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일곱번째 질문 (Pt. 2) : Pushedash님의 기준에서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Frank Ocean - <Nikes>

현재) Kanye West - <Lost In The World>

미래) Sufjan Stevens - <Chicago>

 

 : 스킷도 아니고 40초짜리 곡을 내는 게 한국의 메이저한 음악 시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였을텐데, 앨범의 셀프 타이틀 트랙을 그렇게 짧은 길이로 발매했다는 게 무척 신기했습니다.

음악사를 기준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곡들도 들어보았고,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어떻게 골라주셨을까요?

P : 과거부터 먼저 소개하자면 Frank Ocean의 <Nikes>를 골랐습니다.

 

 

 

[Blonde]는 만점짜리 앨범은 아니라고 힙합엘이에 글을 올리기도 했었는데, 객관적으로 멀리서 평론가의 시선으로 보면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저의 취향이나 개인적인 의미를 따졌을 때는 너무 사랑하고 생각나는 이상한 앨범인 것 같습니다.

이 곡을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로 선정한 이유는 이 트랙을 들을 때마다 이 앨범을 처음으로 들었던 중학교 3학년 때가 생각나는 것 같아요.

지금도 열심히 살지만 그 때 당시에는 더욱 열심히 살았거든요. 하지만 행복하고 좋았던 순간들이었어서 이 곡을 들었을 때 그 시절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마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3학년에는 지금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시절보다 공부도 열심히 한 것 같고, 학생회 활동도 했었기에 바쁘게 움직였었고 그 와중에 음악도 본격적으로 입문하기 시작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되게 열심히 아름다운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생각하고, [Blonde]가 그 시절과 잘 연관이 되어있는 듯 해요. 제 청춘을 대표하는 앨범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Nikes>에서 초반에 피치 올린 부분에서 긴가민가하다가, 후반에 Frank Ocean의 원래 보컬이 들어오는 부분에서 초반부에서 들었던 의문이 싹 풀리면서 더욱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로는 Kanye West의 <Lost In The World>로 골라보았어요.

 

 

 

성인이 되고 대학에 오니까 인생이 많이 바뀌잖아요? 현재로서는 배우는 것도 재밌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고 있지만 성인으로서 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고민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뭔가 곡 제목처럼 이 넓은 세상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최근에 종종 받았어요.

물론 이 곡은 '에라이 모르겠다, 인생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신나게 놀자~'와 같은 내용이지만, 저는 세상에서 길을 잃은 와중에도 당장 오늘 밤에 집중하겠다는 마음으로 골라보았어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지금 하는 걸 열심히 하는 게 정답이지 않을까 하는 제 나름대로의 생각이 이 곡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했어요.

이전에 [Blonde]와 더불어 이 앨범도 만점을 줄 수 없다고 글에 적었었는데, 앨범에서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귀를 사로잡는 초반부의 임팩트에 비해 중간에 집중력이 깨지는 구간이 있었던 것 같아요.

트랙리스트를 보니까 <So Appalled>즈음 이었던 것 같은데, 너무 과하다 보니.. 이 정도 맥시멀리즘을 제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풍성한 사운드와 좋은 트랙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곡이 좋아서 만점을 주기에는 살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는 Sufjan Stevens의 <Chicago>로 골라보았습니다.

 

 

 

노래 자체가 따듯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가사 자체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변화와 성장을 위한 여정을 떠나는 내용이에요.

일단 이 앨범과 아티스트 자체를 너무 애정하고, 곡을 듣다 보면 저도 뭔가 앞으로 나아가고 좋은 쪽으로 변해가는 미래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이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영문과를 졸업하게 되면 보통 복전을 통해 다양한 쪽으로 취업을 하게 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책, 문학에 관심이 있다 보니까 관련된 쪽으로 진로를 잡아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혹여나 그게 안 된다면 선호하지는 않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외교관을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영어라는 게 무궁무진해서 나아갈 길은 참 다양한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하게 되구요.

제가 힙합엘이에서 어떤 분이 Sufjan Stevens에 대한 리뷰를 올려주신 걸 봤어요. 그 리뷰를 보고 이 곡이 수록된 앨범과 [Carrie & Lowell]을 돌려보았거든요.

후자 같은 경우에는 제가 [Blonde]를 1위로 꼽는다면, 그 다음에 바짝 붙을 만한 작품일 정도로 너무 좋아해요.

Sufjan의 서정적인 포크의 무드를 전반적으로 선호하는데, Sufjan은 그 위에다가 여러 사운드 소스들을 올리기도 하잖아요?

[Illinoise]의 챔버 팝 사운드나 [Age of Adz]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과감하게 사용하기도 했고, [Carrie & Lowell]에서는 오히려 그런 부분들을 전부 빼고 최대한 미니멀한 구성을 가져가기도 했구요.

그런 사운드적 다양한 시도들을 좋아하기도 해서 더욱 애정이 가고 마음에 들었어요.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Frank Ocean - [Blonde]

 

 : 음악사/개인적인 기준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를 전부 골라주셨습니다.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릴 차례인데요.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P : 이전 답변에서 살짝 스포를 했었던 Frank Ocaen의 [Blonde]를 인생 앨범으로 선정해보았어요. 한 곡을 고르자면 <Self Control>입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음악을 처음으로 찾아 듣고 입문하던 시절에, 나무위키를 통해 [Blonde]의 내용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어요.

거기서 피치포크가 선정한 2010년대를 대표하는 앨범 1위라고 적혀있는 거예요. 그 당시에는 피치포크나 Frank Ocean에 대해서 하나도 모른 시절이었는데도 멘트가 너무 멋있어서 이 앨범을 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앨범을 직접 돌리면서 신세계를 경험한 느낌? 이게 호들갑 떨면서 '우와 이게 뭐야?'하는 느낌이 아니라 매일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를 키면 [Blonde]를 틀어놓고 할 일을 했거든요. 수행평가를 하든, 인터넷 서칭을 하든.. 항상 이 앨범을 틀어놓고 일상을 보냈던 것 같아요.

제 음악 인생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고, 최근에 내 음악 취향이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봤어요.

그 결과 얼터너티브 알앤비와 몽환적인 엠비언트 느낌을 선호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렇다고 너무 실험적이고 마이너하면서 기괴한 느낌이 아니라 어느 정도 팝적인 감성이 섞여있으면서 쓸쓸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면 더욱 좋구요.

제가 앞서 말한 좋아하는 요소들을 종합한 앨범은 [Blonde]니까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게 되었던 계기인 원점으로 돌아가서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제 취향이 이런 방향성으로 정해진 건 [Blonde]의 영향이 무척 큰 것 같고, 과거를 대표하는 곡으로 <Nikes>를 고른 것처럼 개인적인 의미가 담겨 있고 향수가 짙은 작품이라서 인생 앨범을 고르라고 한다면 앞으로 무슨 좋은 앨범들이 나오든 간에 항상[Blonde]라고 이야기할 것 같아요.

사실 들을 때마다 최애 곡과 구간이 바뀌는 앨범이기는 한데, 최근에는 <Self Control>의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큰 의미는 없고 최근에 좋게 들어서 이 곡으로 뽑게 되었습니다.

앨범에서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아웃트로 트랙인 <Futura Free>의 길이가 너무 길어요. 이 곡이 조금만 더 짧았다면 주저없이 만점을 주었을 것 같아요.

가사 해석을 보면 의미가 있을 줄 알았는데.. 물론 Ocean에게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겠지만 제 3자가 보기에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Ocean의 개인적인 이유가 있겠거니하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굳이 하나 더 뽑자면 스킷이 많다는 점? <Facebook Stroy>를 포함해서 한 두 개 정도는 빼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 <Facebook Stroy>는 또 들어보면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스킷이잖아요?

자신의 여자친구가 왜 페이스북에서 날 팔로우하지 않느냐, 너 바람피고 있는 거 아니냐는 의문을 드러내는데 남자는 '난 이미 너 앞에 있고, 그건 가상의 세상인데 굳이 팔로우를 왜 해야 돼?'라고 반론하죠.

그랬더니 여자친구가 더 이상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며 관계를 끝내자고 이야기하는 내용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 : 여자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팔로우를 원하면 해줄 법도 한데 끝까지 고집부리면서 안 하는 남자 쪽도 이상하고.. (웃음)

한 명이 양보를 했었다면 별 문제 없을 것 같은데 둘 다 자신의 철학만 고집하다보니 어차피 깨질 관계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 음악과 취향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Frank Ocean의 [Blonde]를 인생 앨범으로 골라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인터뷰 직접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P : 인터뷰를 진행하시는 걸 항상 알고 있었지만 제가 리뷰같은 걸 올리는 것도 아니고.. 뭔가 한 게 없으니까 듣보잡이 인터뷰에 참여해도 되나 싶어 참여하는 걸 되게 망설였었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아무 것도 안 했다고 참여 안했다가 평생 이런 콘텐츠에 발을 못 담가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참여하고 그 이후에 활동을 이어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 줌터뷰를 신청하게 되었어요.

줌터뷰 질문 자체도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들이라서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음악을 듣는 사람으로서 어떤 답변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어요.

또, 들어오기 5분 전에 긴장이 갑자기 되기 시작해서 말 못하면 어쩌나 고민을 했는데 잘 진행해주셔서 큰 무리 없이 하고 싶은 말도 다 하고 가네요.

이런 기회가 인생에 몇 번 없기도 할테고, 앞으로도 음악 관련이나 이외의 진로나 학업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어떠한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뿌듯하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 결은 다르지만 글을 쓰시는 분이라면 저는 항상 리스펙트합니다. 앞으로도 글잡이의 꿈을 이어나가신다고 말씀해주시니 미래의 활동들이 무척 기대가 되네요.

미래의 유명 작가가 되었을 때 줌터뷰에 다시 한 번 모셔서 이야기 나누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해보면서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줌터뷰 참여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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