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有機性 :
따로 떼어 낼 수 없을 만큼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성질.
아마 앨범에서 이어지고 있는 서사나 소리들에 대한 것을 유기성이라는 단어로 포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앨범에서의 만듦새' 를 지적하고 있을때에도 유기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 계속해서 언급이 되고 평가의 기준에서 필요한지 토론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기성도 사람 각자 느끼기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는 <UTOPIA> 의 <K-POP> 이 분위기 환기트랙 일수도, <LOOOVE> 와 <TELEKINESIS>의 연결성을 해칠 수 있는거잖아요. 또 누군가에게는 <UGRS> 의 <Hotel Room> 이 유기성을 해치는 트랙일 수 도, 분위기 환기일 수 도 있는거죠.
결론은, 앨범의 연결성을 뜻하는 단어가 만듦새나, 트랙과 트랙간의 이질감, 그냥 마음에 안들 때에도 사용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 이 점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유기성이란 게 억까 소재로 쓰이지 않는다고는 못 하겠습니다만, 유기성은 앨범의 평가 기준으로는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앨범은 여러 곡이 모인 '하나의 음반'이기 때문이예요.
음악에는 청각적 유기성이 당연히 존재하고, 그건 곡의 기승전결에서도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앨범도 앨범을 관통하는 청각적 주제가 분명히 존재하고, 앨범을 들으면서 연주자의 사운드가 무엇을, 혹은 어떤 감정을 표현했는지 따라가죠. 이것이 첫 번째 유기성입니다.
두 번째로, 가사문학적 요소로서 유기성이 들어가는 경우죠. 이센스의 에넥도트, 저스디스의 2mh41k, 딥플로우의 파운더, 손 심바의 전설처럼 단절된 단편들이 모여 앨범을 관통하는 서사를 이루는 경우도 있겠고요. 허클베리피의 점처럼 한 가지 주제를 여러 가지 방면에서 해석하는 경우도 있겠고, 사이먼 도미닉의 다크룸, 화나의 화나비스처럼 한 가지 감정을 다각도로 표현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여하튼간 이러한 유기성들은 앨범을 '고전 명곡 트로트 20선', '비 올때 듣기 좋은 힙합 플레이리스트'가 아니라, '한 가지 가치관을 공유하는 음악적/문학적 작품'으로 만들어 줍니다. 앨범 단위 작업물에 가치를 추가해 준다는 뜻이죠. 그렇기에 소위 명반, 수작 등의 가치 판단을 할 때 유기성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결국 음악이기에, 해석하기에 따라 누구에겐 유기성일 수도, 누구에겐 아닐 수도 있음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대신 유기성에 관련하여 평가할 때는 전후 트랙의 맥락을 어떻게 해석하였는가에 대한 코멘트가 반드시 필요하겠죠. 이견을 듣고 그것이 옳다면 받아들이는 태도도요.
정말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