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유령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앨범의 유기성'이라는 유령이.
당신은 필시 그런 말을 들어봤을거다.
앨범 한장은 마치 영화 한편과 같은 개념이며, 트랙 배치가 중요하고 비슷한 무드의 곡들이 유기성을 가지고 존재해야하며..
어쩌니 하는 '헛소리'들 말이다.
헛소리라는 강력한 워딩을 쓰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앨범은 영화 한편에 대치되는 그런 개념이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절대다수의 세대는 음악을 듣기위해서 cd를 사야만 했던 사람들이 아닐것이다
부모님이든, 가까운 지인이든, 실제로 cd를 구매했던 사람들에게 가서 물어보라
그들이 김장훈의, 김건모의, 누가됐던 앨범을 구매할 때
'김건모'의 앨범을 사러간건지
김건모의 '앨범'을 사러간건지를 말이다
사실 답정너다, 왜냐면 당연히 전자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cd라는 매체가 맹위를 떨쳤을 때 누구도 '앨범'이라는게 하나의 영화와 같은 개념이라고 취급한적이 없다
그저 '김건모'의, '임재범'의 음악을 듣고싶으니까 cd를 산 것 뿐이다
당신은 소위 말하는 한국 100대 명반이라 불리는 리스트의 앨범들을 청취해본 적이 있는가?
당신이 시도해봤다면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을 것이다
'왜 트랙 순서에 별로 신경을 안쓴것같지?'
'왜 작가주의적 요소가 없지?'
라는 생각을 분명 상당수의 앨범에서 느꼈을것이다.
뭐 이 앨범은 살모가 죽음을 테마로하고..
이 앨범은 알고보니 마지막 트랙이 1번트랙과 수미상관을 이루고..
알고보니 똑같은 코드가 반복되는 곡이었고..
따위의 요소 말이다
물론 없다는건 아니다, 그런 시도를 한 앨범도 당연히 존재는 한다
그러나 무려 '100대 명반'씩이나 뽑힌 앨범들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시도가 많지는 않다는것에 직접 들어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이 문제는 대중가요로 가면 더 심해진다
유기성이고 나발이고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무드의 곡만 있지않나,
리믹스 트랙들이 몇개씩 들어있지않나, 그냥 순수한 '노래모음'정도 수준의 '앨범'들이 아주 판을 치기 때문이다
"아니야! 그건 걔네가 음알못이라 그런거야!
앨범으로 '증명'하는거 몰라?!"
여기서 우리는 '앨범으로 증명'한다느니 '아티스트라면 좋은 정규 앨범이 있어야..'라느니 어쩌니
하는 사람들의 현실감각이 얼마나 동떨어져있는지를 짚고넘어갈 필요가 있다.
여러분들 주위에 '일반인'(웃음)에게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는지를 물어봐라.
여러 이름들이 나올 것이다. 인디 밴드일수도 있고, 래퍼일수도 있고 발라드 가수일수도 있고..
그리고 만약 자신이 '팬'이라고 자처할정도의 사람이라면 한번 그 사람에게
그래서 '앨범'을 들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봐라
장담하는데 절대 다수는 '앨범'을 듣지는 않는다고 답할것이다.
이게 현실이다.
그 사람의 콘서트를 가고, 굿즈를 모으고, 노래방에 갈때마다 그 사람의 노래를 부르더라도
현 세대의 사람들은 앨범을 듣지 않는다는것이다
이게 현실이다. 참고로 요즘 얘기도 아니다. 10년도 넘은 얘기다
혹자는 이것이 음원시장이 스트리밍 문화로 기울면서 생긴 변화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않다
넓은 음악의 역사에서 앨범 = 영화 한편의 개념이 도입 된건 몹시 짧다
최초의 콘셉트 앨범이라 평가받는 페퍼상사가 발매된건 무려 1967년이다
폴매카트니와 링고스타도 (일단은) 살아있다.
음악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cd는 음악을 담는 무수한 저장장치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리고 cd의 시대는 끝났고 모두가 스트리밍으로 개별 싱글 곡을 듣는다.
이런 상황에서 '앨범'이라는게 정말 큰 의미를 가지고있다고 생각하는가?
서사와 유기성이라는 황당한 개념도 마찬가지다
'명반' 평가받는 저 킹 크림슨의 앨범에서 유기성을 찾을 수 있을까?
edm이나 디스코 등등 말그대로 파티용 음악의 앨범같은경우는 어떨까?
이 장르의 앨범들은 말그대로 '그냥 틀어놓는' 용도로 나온 앨범도 많다
마치 체육대회,야유회 플레이리스트처럼 말이다
서사와 유기성이라곤 쥐뿔도 없으니까 평가를 내려칠까?
한마디로 환상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앨범을 만드려면 세상엔 다 똑같은 음악들로만 가득할 것이다
대충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해서 스킷 몇개 넣고 (대충 통화녹음하고 실제 대화 녹음하고 그딴것들)
후반부로 가면서 밝고 웅장한 트랙 넣으면서 마무리되는 그들의 '서사'말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일반인'이라면 누구도 앨범이라는 개념을 듣지도않고 이해하려들지도 않기 떄문에
그들만의 씹덕놀음이라고봐도 무방하다
마지막으로 오해를 방지하기위해 쓰자면
나는 '컨셉트 앨범'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분명히 위대한 컨셉트 앨범이 존재한다
또한 분명 앨범을 통한 작가주의를 계속 고수하는 아티스트들도 존재한다
셔플 기능을 사용하지말고 앨범을 들어달라는 아델같은 아티스트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음악 역사에 비하면 극히 일부일뿐이다
'영화와 같은 앨범이 있다'와
'앨범 한장은 마치 영화 한편과 같다'라고 말하는건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거다
만약 정말 앨범 한장이 영화 한편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면
어떤 곡이 수록되어있는지보다도
'트랙 배치'를 통한 쾌감에 대한 이야기도 분명 주를 이루어야한다
하지만 이미 해외에서 과거의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는 논평 등을 자주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밥 딜런과 비틀즈의 앨범을 사랑한다고 이야기 할때도,
오바마가 좋아하는 앨범을 이야기 할때도,
전부 그 앨범의 어떤 곡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어떤 트랙 다음에 어떤 트랙이 나오는데 그 구간이 좋았다던가
1번 트랙과 마지막 트랙이 수미 상관을 이루는데 그 연출이 기가막힌다
따위의 이야기를 하지않는다
그들이 주장하는대로 이것이 정말 영화와 같은 개념이라면 수록곡의 퀄리티 이상으로 중요시되어야하는 개념일텐데 말이다
반론을 하기전에 반드시 한번은 주변에 있는 '실제로 cd를 통해 음악을 접해야했던 사람'들에게 물어봐라
정말 '앨범'을 들으려했던건지 아니면 '아티스트'를 들으려했던건지를
'좋은 앨범'의 필요조건이 좋은 서사라고 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사는 수많은 텍스트의 한 종류일 뿐이고 앨범이 좋기 위해서 그 방법을 필히 택해야하는 것도 아니겠죠. 심지어 음악은 텍스트가 존재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좋은 앨범을 논하는 기준을 비판하기 위해서 애초에 앨범 단위의 감상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논거로 가져오신다는 점은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애초에 무엇이 좋은 앨범인가에 대한 논쟁은 기본적으로 앨범 단위 감상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 시작한 것 아니겠습니까. 비록 그것이 대중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해도 어떤 사람들은 그 가치를 믿는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진 이야기들인데 그 전제부터 깨버리고 가치를 논하시니 뭔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나네요..
앨범의 '유기성'이라는 것이 꼭 수미상관의 구조라던가, TPAB처럼 나레이션이 차곡차곡 쌓여 기가막히는 클로징 트랙을 만든다던가, 애비로드의 후반부처럼 곡들이 이어지는 메들리를 만든다던가 하는 명시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큰, 앨범으로서의 '당위성'이 있으면 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가령 저는 What's Your Pleasure라는 앨범이 그 당위성을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제가 가사를 몰라서 이 앨범의 트랙들이 어떤 이야기로 이어지는지도 모르는데도, 이 앨범은 트랙 간을 자연스럽게 잇는다거나 하는 연출을 행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말씀하신 밥 딜런의 Blood on the Tracks라던가 비틀즈의 페퍼상사는 물론이고 길고 짧은 하드록과 포크송과 블루스 등이 뒤섞인 화이트 앨범조차도 그러한 당위성이 차고 넘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수 년간 힙합엘이 게시판을 보면서 (특히 국내 게시판에서) 앨범의 '서사'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습니다. 랩이라는 방법 자체가 스토리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면서도, 지나치다는 인상을 아직까지 지우진 못했다는 점에서 작성자 님께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동의가 되네요. 그렇지만 명백히 존재하고 이야기되어왔던 앨범의 가치를 그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실효성이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것만큼은 동의가 되지 않네요.
일반대중이 듣지 않는다고 씹덕 놀음이라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시각이나 것 같네요 아티스트들 중 자신의 이야기나 메세지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자신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하고 싶은사람도 있고 남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 처럼 음악은 다양성과 표현이 자유로운 것 아닌가요 근데 일반 대중들이 듣지 않는다고 아티스트 개개인의 작품을 씹덕 놀음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네요
재밌게 잘 읽다가 일반인(웃음)에서 내림
저도 산이 1집 듣고 앨범은 이런 유기성이 있는거구나 하고 생각했다가
다른 앨범 듣고 왜 유기성이나 느낌이 없지? 하고 헤맸던 기억이 나네요
개인마다 다 좋은 앨범에 대한 기준이 다르거니깐요 존중합니다. 다만 "좋은 곡이 있는 앨범"과 "좋은 앨범"의 정의는 어찌보면 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나온 빈센스 음악 들으면서 유기성은 허상이다 라고 느꼈음
사운드가 비슷하거나 이야기적으로 연결되면 유기성,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이야기나 사운드가 있으면 의외성.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그냥 음악은 그대로 있는데 내가 억지로 끼워맞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만약 자신이 '팬'이라고 자처할정도의 사람이라면 한번 그 사람에게 그래서 '앨범'을 들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봐라
-> 저 주변 아이돌 빠순이들은 대부분 앨범 전체로 돌리던데요.. 특히 방탄 팬들은 거의 무조건 앨범 단위로...
그건 스밍 순위 올리기용이라 다른개념임
스밍은 계속 틀어놓는거 아님? 지하철 탈 때나 차에서 트는건 진심 좋아서 듣는거 아닌가요?
그거 무음으로 틀고 하루종일 있던데요 ㅋㅋㅋㅋㅋㅋ 아이돌 팬들은 앨범을 듣는 개념이 아님
님 주변은 어떤지 몰라도 뮤지션 업계인들 래퍼 가수들이 전부 요즘 사람들은 앨범단위로는 덜 듣는다고 말함 사람들이 앨범보다 싱글이나 트랙으로 듣는건 반박불가능한 현재의 현상임
어떤 아이돌팬들도 앨범 째로 돌릴때도 있는데
그냥 그건 앨범 전체를 싹 다 차트에 올리려고 앨범째로 아이돌 팬들이 스밍스밍 돌리는거임 그래야 차트에 줄을 예쁘게 세울수 있고 과시도 되고 경쟁에서 이길수있기 때문임 앨범을 틀어놓는다해도 그들은 앨범 째로 듣지는 않음
일반대중이 듣지 않는다고 씹덕 놀음이라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시각이나 것 같네요 아티스트들 중 자신의 이야기나 메세지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자신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하고 싶은사람도 있고 남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 처럼 음악은 다양성과 표현이 자유로운 것 아닌가요 근데 일반 대중들이 듣지 않는다고 아티스트 개개인의 작품을 씹덕 놀음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네요
비판을 받은 사람은 상대의 논리를 지적한다
상처를 받은 사람은 상대의 표현을 지적한다
'좋은 앨범'의 필요조건이 좋은 서사라고 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사는 수많은 텍스트의 한 종류일 뿐이고 앨범이 좋기 위해서 그 방법을 필히 택해야하는 것도 아니겠죠. 심지어 음악은 텍스트가 존재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좋은 앨범을 논하는 기준을 비판하기 위해서 애초에 앨범 단위의 감상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논거로 가져오신다는 점은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애초에 무엇이 좋은 앨범인가에 대한 논쟁은 기본적으로 앨범 단위 감상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 시작한 것 아니겠습니까. 비록 그것이 대중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해도 어떤 사람들은 그 가치를 믿는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진 이야기들인데 그 전제부터 깨버리고 가치를 논하시니 뭔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나네요..
앨범의 '유기성'이라는 것이 꼭 수미상관의 구조라던가, TPAB처럼 나레이션이 차곡차곡 쌓여 기가막히는 클로징 트랙을 만든다던가, 애비로드의 후반부처럼 곡들이 이어지는 메들리를 만든다던가 하는 명시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큰, 앨범으로서의 '당위성'이 있으면 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가령 저는 What's Your Pleasure라는 앨범이 그 당위성을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제가 가사를 몰라서 이 앨범의 트랙들이 어떤 이야기로 이어지는지도 모르는데도, 이 앨범은 트랙 간을 자연스럽게 잇는다거나 하는 연출을 행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말씀하신 밥 딜런의 Blood on the Tracks라던가 비틀즈의 페퍼상사는 물론이고 길고 짧은 하드록과 포크송과 블루스 등이 뒤섞인 화이트 앨범조차도 그러한 당위성이 차고 넘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수 년간 힙합엘이 게시판을 보면서 (특히 국내 게시판에서) 앨범의 '서사'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습니다. 랩이라는 방법 자체가 스토리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면서도, 지나치다는 인상을 아직까지 지우진 못했다는 점에서 작성자 님께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동의가 되네요. 그렇지만 명백히 존재하고 이야기되어왔던 앨범의 가치를 그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실효성이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것만큼은 동의가 되지 않네요.
유기성은 옵션이지 필수가 아닙니다
서사라는 개념은 널리 쓰이는 의미보다 훨씬 굉장히 불명확한 것 같습니다.
개인이 부여해서 느낄 수 있다면 그게 곧 서사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GKMC는 켄드릭이 과거의 자신 케이닷의 역사를 소개하는, 말 그대로 정해진 이야기를 읊어주었고
IGOR는 타일러가 가상의 러브스토리를 (어쩌면 아닐 수도 있지만) 기승전결에 맞춰 표현하였으니
이 둘은 위에서 칭한 '영화 한 편' 이라는 표현에 어울린다고 많은 분들이 동의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서사라는 개념을, 좀 더 넓게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시로 들어주신 킹 크림슨의 앨범도 생각해보자면
다른 엘이 유저 분께서 앨범 내 다섯 개의 트랙이
광기-고독-비애-혼란-파멸이라는 본인만의 해석을 곁들였을 때
본인이 그렇게 느꼈다면 그 순간부터 이 앨범에는 서사가 존재하는 것이죠.
저도 두 번째 트랙을 다소 이질적으로 느끼지만 사운드적인 통일성 덕분에
몇 없는 가사의 여백에 저만의 의미를 집어넣고는 합니다.
1번 트랙의 브래스 부분은 혼란이라던가, 4번 트랙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고독이라던가...
의미 없는 가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너바나의 Nevermind도
오히려 1집-2집-3집 순으로 어떻게 보면 트랙이 아닌 앨범 그 자체가
너바나의 역사를 설명하며 그들의 아티스트적 행보를 드러낸
의미 깊은 서사의 퍼즐 조각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음악과 관련해 널리 퍼져 있는 말 한 마디가 생각납니다.
"앨범이나 곡은 발매한 그 순간부터 더 이상 아티스트의 것이 아니다"
본인이 부여한 의미와 값어치가 곧 정답이란 것을 다시금 되새기고 가네요.
다른 분들도 동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적고 보니 반박으로 쓴 댓글은 아닌 것 같은데 딱히 글 내용과 맞는 얘기인지도 모르겠지만
장문의 글 정성스럽게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다양한 의견 접할 수 있었습니다!
재밌게 잘 읽다가 일반인(웃음)에서 내림
모든 앨범이 한편의 영화와 같다-> X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앨범이 있다 -> O
높은 확룰로 그러한 앨범은 좋은 작품이다 -> O
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읽다가 웃겨서 다시 댓글다는데 킹크림슨의 저 앨범이 유기성이 없다는건 너무 어이없네 ㅋㅋㅋㅋ
좋은 앨범에는 반드시 서사가 있을 필요가 없다는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빌스택스의 디톡스는 분명히 좋은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서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마초와 트랩이라는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또한 비프리의 프리더비스트 또한 서사라고 불릴만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폭력과 맴피스사운드라는 주제는 있습니다.
이처럼 가사나 사운드를 통해 표현되는 주제가 앨범의 유기성을 만들고, 앨범의 유기성은 앨범의 완성도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앨범이라고 불리는 다른 앨범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앨범이 단순한 플레이리스트를 넘어서 새로운 감상단위가 된 이후부터는 말입니다.
사실 tlop 같은것도 있고 유기성 개나 줘도 쩌는 앨범이 나온다는 선례들은 있죠
글 내용이랑은 상관없는 얘기라 시비같아서 죄송한데 tlop 부터 칸예는 대놓고 다른 아티스트들한테 이제 예전 칸예가 아니다라고 까이기 시작했어요 별로 쩌는 앨범은 아닌거같네요
헛소리까지는 아니고 그럴 듯한 소리 정도로 생각하네요
근데 궁금한게 그럼 작성자님은 좋은 앨범은 단지 좋은 곡들로만 구성되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만약 역대급으로 좋은 곡이 수록되었지만 다른 곡들은 별로인 앨범은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기성 좋은 세기의 명반들도 있죠 헛소리로 치부할 개념은 아닌듯
회원님이 말하신 한국 100대 명반부터가 '일반인(웃음)'이 모르는 곡들이 훨씬 많을텐데 일반인 아이돌을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봅니다.
별개로 아티스트들이 왜 앨범을 내는지 생각하시는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lp를 정규앨범이라 부르고, ep를 앨범의 단위로써 쓰는 등 개인적으로는 아직 cd, lp의 잔재가 남아있다 생각합니다.
이런 건전한 대화장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서로 감정 소비하지 않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동진 평론가
개연성이 영화를 판단하는 일부다.
개연성이 최고일려면 노잼일거다.
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매우 좋은 취지의 글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서사를 기준 삼아 앨범을 분류하면 크게 '서사와 메시지 모두 존재하는 앨범', '서사가 있으나 메시지는 없는 앨범', '서사와 메시지 둘 다 없는 앨범'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 모든 분류에서 명반이 탄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번역 중 손실, 킁, 그리고 노비츠키가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유기성이 앨범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음악은 표현의 수단이고, 표현의 근간은 소통이니까요. 이 소통이라는 목표를 위해 아티스트가 유기성을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따라 유기성의 가치가 변동합니다. 풀어 설명하자면 유기성은 좋은 앨범의 필수요소도 아니며 심지어는 아예 없더라도 명반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결국 앨범이 다루는 주제가 무엇이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번역 중 손실은 의미의 해석에 지나치게 몰두한 한 인간의 파멸을 보여주기 위해 유기성이 꼭 필요했고, 킁은 화자의 감정을 따라가야만 보편적인 청자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화자의 서사를 깊숙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되므로 유기성을 어느 정도 챙겼습니다. 반대로 노비츠키는 화자가 지난 시간을 살며 마주쳤던 찰나들을 앨범 속 사진들처럼 구현한 작품이기 때문에 유기성에 집착하지 않았고요. 여기서 말하는 유기성은 텍스트일 수도 사운드일 수도 둘 다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여러 번 댓글에서 지적해주신 분들의 의견처럼) 글쓴이님께서 말씀하신 만큼 앨범을 평가하는 요소로써 유기성의 가치가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앨범에서 유기성을 왜 따져?" 하는 앨범이 있다면 그때는 유기성의 가치를 폄하하기보다는 배제해야 하는 게 맞을 테죠. 다만 앨범의 유기성에 집착하시는 분들에 대한 비판은 매우 동의합니다. 특히 저는 킁을 듣고 한동안 '유기성, 유기성!' 하면서 앨범을 통째로 한 바퀴 돌린 뒤에 트랙의 서사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무조건 안 좋은 앨범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보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런 서사에 대한 집착이 끝난 뒤에도 '왜 이 무드로 가다가 저 무드로 확 날아가? 유기성이 없잖아!' 하면서 또 유기성을 따졌죠.
저 한 사람의 관점에 불과합니다만, 결국 좋은 앨범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내 귀에 듣기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듣기 좋다'의 기준이 누구에게는 서사일 수도, 누구에게는 유기성일 수도, 누구에게는 사운드의 질일 수도 있겠죠. 어느 한쪽에 치우친다면 치우친 만큼의 성취가 청자에게 전달되어야 하고, 여러 조건을 충족시켰다면 여러 요소들을 챙기려다 애매하게 되지 말고 뚝심 있게 청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하나의 의미를 완성해보여야 합니다. 청자를 설득하는 것은 결국 아티스트의 몫이며 그들이 무엇을 만드냐에 따라 유기성은 가장 중요한 것이 될 수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도 있는 거예요.
다들 너무 어렵게 생각하네요
그냥 듣기 좋고 다음에 또 찾아 듣는 그런 앨범이 좋은거죠
중간에 지루하거나 짜증나서 꺼버리고 싶게 하는 앨범이 안 좋은거고요
앨범을 듣는 사람의 흥미를 계속해서 이끌어 내야 그게 가능한건데 컨셉앨범 같은 경우 좋은 곡들 + 그 스토리에 몰입을 시켜서 끝까지 듣게 만드는 방식인거고 트랙배치를 통해 앨범의 완급조절을 만들어 내어서 계속 듣게 만드는 방식도 있는 거고
정말 다양한 형태의 좋은 앨범이 존재하는건데 유기성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그냥 음악에 대한 시야가 좁고 또 어찌보면 개성이 중요한 음악 분야를 몰개성화시키는데에 일조하는 분들이지 않나 싶네요
댓글에 여러 회원분들이 써주신것 처럼 앨범의 유기성은 선택일뿐.. 있든 없든 노래만 좋으면 그만이죠
주장은 동의하는데 근거는 좀 갸우뚱하네...ㅋㅋㅋ
창작자 입장에서 앨범을 끝까지 듣고 싶게 만드는 힘을 부여하는 게 유기성이나 서사입니다
꼭 음악적인 공통점이나 내용적으로 이어져야 하는게 아니라, 전혀 다른 스타일로 이어지는 것 같아도 앨범을 쭉 이어 들을 수 있게 배치하고 설계하는게 유기성이죠
글쓴분 말대로면 뭣하러 창작자들이 일반 대중이 듣지도 않을 수록곡을 만들겠어요
그냥 싱글만 주구장창 내다가 베스트 셀렉션 내면 그게 명반인데요
본인이 못느꼈을수도 있지만 그 흔한 아이돌 4~5곡 짜리 ep에도 유기성을 고려해서 제작합니다
유기성이 앨범의 평가를 결정할 요소가 아니라는 것은 동감합니다. 특히, 이를 이유로 앨범에 대한 평가절하가 이루어질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유기성이 없어도 좋은 앨범으로 평가받는 앨범들이 많지요.
하지만 유기성과 서사라는 것이 결코 허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유기성은 곡의 가사에 직접적으로 담긴 서사가 앨범 전체적으로 통일성을 주거나, 비슷한 정서가 이어지는 곡들을 적절한 트랙 배치로 앨범에 담아냈을 때 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중 후자가 조금 더 ’유기성’ 이라는 요소를 구성하는 데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트랙 배치는 앨범 전체의 무드를 만들어내는데, 저는 최근 앨범 중 위켄드의 Dawn FM 에서 트랙 배치가 크게 와닿았습니다. 트랙과 트랙이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애초부터 계획하고 곡을 만들고 트랙을 배치한 것이겠지만, 이 역시 앨범에 유기성을 심어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하는 노력의 일환이 아닐까요?
정리하자면, 앨범의 유기성이라는 것은 결코 허상이 아니며, 개별 앨범에서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명반의 대열에 있는 앨범들이 유기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유기성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기성이라는 것은 분명 청자에게 있어서 앨범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체감하는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영화와 같은 앨범이 있다'와
'앨범 한장은 마치 영화 한편과 같다'라고 말하는건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거다
이 부분 빼곤 전부 쿨찐틀딱같은 소리
유기성 대충 이렇게 저렇게 쩐다고 떠들며 평반을 유기성으로 허상처럼 올려치는 경우가 95%
유기성과 서사가 없다시피 한 비틀즈의 [The Beatles]도 초명반 취급 받긴 합니다. (실제로 멤버들 사이 안 좋을 때 각자 마이웨이로 만든 곡들 모아놔서 더 그렇죠.)
대중적인 곡들만 겉핥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좋아하는 앨범이 없을 리가 없는데
그리고 앨범의 유기성이라는 게 컨셉 앨범에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킹크림슨 앨범에 유기성이 없다고?
헛소리는 자기가 하고 있는데
서사랑 유기성은 앨범에 더해지면 좋은거죠. 앨범에 서사를 필수요소로 생각하는건 평가 기준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포붕아 ㅋㅋ
이거 외힙갤에도 있음
여기저기 글쓰는거 개웃기네 ㅋㅋㅋ
왜 대중의 평가를 근거요소로 삼는지는 의문이 가네요
주장 자체는 잘 읽고 갑니다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다만 음악을 평가하는 기준은 시대마다 달라지기도 합니다. 앨범 들으면서 사운드적인 유기성이 너무 안좋네 생각이 드는건 실제로 평론가들한테 점수가 너무 낮고, 지루한 감이 있지만 유기성이 좋다는 생각이 드는 앨범들은 찾아보면 평론가들에게 나름 괜찮은 점수를 받으며 하이프도 받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 완전히 공감되지는 않네요.
대중들이 앨범단위로 안듣는다고 앨범의 유기성이 중요하지 않다는건 무슨말인지 이해가 안가네요
전형적인 우월주의식 접근이네요. 몇년 지나고 이 글을 다시 본다면 많이 부끄러우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팩트 폭격에 유기성 신봉자들 오열중
주장에 존나 동의하는데 근거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병신같아서 좆같은글은 첨보네
글쓴이는 흑백논리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신 것 같네요. 서사가 없고 유기성이 없는 앨범도 좋은 앨범일 수 있죠. 하지만 주장하시는 바에 대한 논거를 무수히 들이 밀어도 ‘서사가 있는 앨범도 좋은 앨범이다.’라는 주장을 반박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앨범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관식 문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취향의 영역에 정답이 있을수가 없잖아요?
공산당 선언 첫머리를 가져다 쓰면서 잔뜩 있는 척하셨지만, 이 글의 핵심은 ’앨범에 서사가 뭐가 중요하냐 막귀 ㅅㄲ들아.‘잖아요? 좀 더 솔직 담백하게 글을 쓰는게 더 호소력이 있을 것 같네요.
유기성은 좋은 앨범을 판단하는 지표중 하나임. 유기성이 좋은 앨범이 곧 좋은 앨범이란 소리가 아니라 좋은 앨범 중 유기성이 뛰어난 앨범들이 있고 평론에 그런 지표로 가치를 나타냄.
100대 명반 리스트가 곧 음악성의 척도로 보는것 자체가 무리.
가상악기를 사용하느냐 진짜 악기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녹음할때 질감부터 다르고, 그 시대에 사용했던 악기와 지금 사용하는 악기가 다르기 때문에 역대 명반 리스트와 올해 명반 리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을 동일하게 잡지 않음. 과거엔 특별했으나 지금은 특별하지 않고, 지금은 특별하나 그 시절엔 별종으로 취급받는 기법이 존재함. 역대 명반증에 유기성 개판인 앨번이 있디해서 ” 봐봐, 유기성 필요없다 “ 라는 주장은 설득력 떨아짐.
영화같은 앨범이 높은 평가를 받는데 부정할 이유도 없으며, 잘 만들어지는게 중요한게 음악 앨범임. 그 요소중 하나가 유기성이며, 애초에 똥같은 음악에는 유기성이란 찾아볼 수 없음.
유기성이 좋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건, 음악의 퀄리티가 높은데 앨범 째로 들었을때 지루하지 않고 자연스레 풀타임 돌릴만한 앨범에서나 나옴.
왜 앨범들이 Skit이 들어있고, 인트로와 아웃트로, 나레이션 등이 왜 존재하는지. 트랙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도입부에 전율을 느낄 수 있고, 그 부분이 플러스 요인이 되는지는 이미 많은 앨범들에 찾을 수 있음.
당장 조금 전에 듣고 있던 Documentary 2에서 14번 트랙 노래가 끝나고 마지막에 대화 장면 이후에 15번 트랙 도입부에 프리모 드럼 시작하면서 소름이 돋았는데, 유기성이 대체 왜 필요는 요소인가요? ㅋㅋㅋ
엔터산업에서 최고의 가치는 엔터테이닝한가 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유기성이 있든 말든 잘 팔리고 재밌으면 장땡이고
틱톡쇼츠릴스가 엔터산업을 장악한 시점에서 유기성은 여러 재미요소중에 아주 작은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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