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LEMA - After Hunting Is Over
첫 박자에 들어갈땐 놀랄 정도로 단단하고 야마있는 래핑이었다 하지만 가사 중 '긍정적인 생각을'부터 드럼 박자에 억지로 우겨넣는 듯한 래핑에 몰입이 깨졌다. 또한 더블링이 다소 올드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매력으로 보기엔 어색한 웃음과 발음이 아쉬웠다. 특히 필자는 이런 노래(송폼에 구성이 없고 Rap Shit으로 이루어진 곡)같은 경우 박자를 유연하게 타거나, 가사에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신선한 워딩이 있어야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고 느끼는 편인데 아쉽게도 그런 감상평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타고난 톤이 워낙 좋으시고(릴타치가 연상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이 어떤 느낌인지 와닿았다. 개인적으로 추천드리는 아티스트는 제이콜, NF 등이 있겠다. 이들의 래핑을 연구한다면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음향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점은 발음이 씹히는 부분(now you can see me on TV , with 타르 and 니코틴)을 절대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원테이크로 녹음하신거같은데 음원에서 좋게 들리려면 테이크를 짤라서 가더라도 확실히 불편하게 들리는 부분을 재녹음해야한다. 페이드 인&아웃만 잘하면 음원에서 어색하게 들리는 부분은 절대 없기에. 감상을 마칩니다.
2. 드하안(DEHAAN) - 행복하자
개인적으로 느끼는 바는 '이게 본인의 스타일로 인정이 되는 부분인가?' 하는 의문이 제일 먼저 듭니다. 가사를 차근차근 읽어보면 화자가 굉장히 엄청난 프레셔를 받고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행복하자'라는 곡의 제목은 분명 '나 지금 행복하지 않거든? 하지만 우리 앞으로는 행복하자'라는 의미로 쓰신 것 같은데 내용은 너무 본인의 힘든 감정만 앞세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어느 순간부터 '우리'라는 표현으로 그 감정의 대상을 묶어버리는데 이런 류의 노래에선 너무 클리셰적인 부분으로 굳혀져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곡의 앞부분에선 본인의 힘든 감정상태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곡이 진행됨에 따라 색다른 표현 혹은 이 감정을 극복하고자하는 의지를 보여줘야만 곡의 제목과 맞는 결로 노래가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는 매일같이 최신음악에 걸리는 인디아티스트들 노래만도 못한 퀄리티의 노래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곡을 업로드하실 때는 정말 음원사이트에 발매하는 것처럼 최소한의 양식이라도 지키십시오 적어도 가사만큼은 정리를 잘해야 가독성이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드하안 님의 가사를 제가 청자가 읽기 쉽게 고쳐봤습니다. 참고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행복하자
난 왠지 뭔가 이상해진듯 해
이 밤
어쩐지 나만 빠른 것 같애
기지갤 펴도 뭉치지
불안해
심장이 뛰지
우린 다 같이 버티지
서로의 밤을
어디에 있나?
행복이
이미 지나쳐버린건지
커 갈 수록 눈엔 주름이
이젠 잘 보이지도 않지
걱정이 우릴 다 집어삼키나봐
너의 작은 시작부터
불안을 삼켜 우울한 네 모습도
우린 무너진 몸을 일으켜 다
너의 작은 시작부터
걱정에 떨어 무너진 네 모습도
어디쯤이야
어디쯤에 있을까?
행복이래 이 말은
불안과는 다른
저 먼곳으로
나는 모두가
따라가는 곳
멈춰있어
우린 깊은곳에 빠져
필요해 위로가
우린 다 매일 느끼지
때론 넘어져
창피할 때도 있지
괜히 버티기만하면
결국엔 달러
바뀌어
나도 힘들지
지금은 말야
사라지고도 싶지만
그게 더 힘들걸 알지
난 버텨내야만 해
너는 어때?
드하안 님의 보컬이나 노래 구성 자체는 분명히 기성아티스트만큼이나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좀 더 디테일을 잡고 특히 이런 곡에선 가사 한 줄 한 줄에 더 신경쓰십시오 지금에야 느낌만으로 잘한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결국 본인의 스타일을 갖춰야만 소히 말해서 음악 시장에서 팔릴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보시길 바랍니다. 좋은 곡이었습니다. 진짜로 미래에 잘되실 것 같네요!
3. traces - 54
일단 취미로 하신다면 따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만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싶으신거라면 제 의견을 말씀드릴게요. 첫째로 10년 전에나 유행했던 아무 감흥 없는 비트 초이스 둘째로 여기 저기서 갖고온 듯한 '있어보이는 가사 몇 마디' 셋째로 짜치는 영어 문장이 몰입을 깨고요. 이건 정말 확신할 수 있는데 외국힙합을 별로 안들으시는게 너무 티가 납니다. 트랩 뮤직을 하실거라면 아웃핏, 기믹, 바이브 정말 중요하고요 대놓고 컨셉 잡는것만이 기믹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그 삶에서 이러 이러한걸 느껴서 지금 내가 이렇게 됐어 하지만 난 이런 내 모습이 맘에 들어 난 돈도 잘벌고 이뤄냈어 더 나아가서 난 너네를 이끌어주고 싶어' 이렇듯 한 아티스트의 서사, 감정, 명분을 음악에 녹여내는 것까지도 기믹이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왜 우리 만화보면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들한테도 다 서사가 있잖아요? 님의 음악에선 그런게 느껴지지 않구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쓴 습작같습니다. 특히 완곡하는 연습을 많이 해보세요. 아무리 곡의 러닝타임이 짧아지는 시대라고 한들 1분 4초의 곡은 누구도 선호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목도 신경써주세요. 54? 무슨 의민지 1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나와있는 모든 노래가 교과서입니다. 많이 듣고 많이 따라해보고 많이 써보세요. 반드시 좋아질겁니다.
4. taehoparkk - I BET
사실 음악에 정답이 어딨겠습니까 특히 요즘같은 시대에는 많은 장르들을 섞어보면서 새로운 사운드를 시도하는 추세입니다. 다만 저는 장르마다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이미지'만큼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국에선 드릴의 이미지가 '빡센거'라고
각인이 됐다고 생각하구요. 이런 싱잉이 곁들여진 드릴도 이미 세상에 여럿 나와있습니다. 근데 그렇게 큰 인기를 얻진 못하죠
왜냐면 굳이 드릴 위에다 싱잉하는 것보다 트랩소울, 페인 장르에 싱잉하는게 더 익숙하고 좋게 들리기 때문이죠. 해석은 자유이나 아직 taehoparkk님이 이걸 소화할 정도의 피지컬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몰입을 깨는 톤처리, 발음, 무의미하게 남겨놓는 박자 이건 드릴의 맛이 아닙니다.
님이 이런 류의 음악을 좋아하고 구현하고 싶다면 오히려 님이 공부해야될 아티스트는 릴 티제이, 폴로 지. 돈 톨리버, 국내에선 영앤리치 사단입니다. 많이 듣고 많이 따라해보고 많이 써보세요. 반드시 좋아질겁니다.
5. 속도모 - Nothing But $
톤이 정말 좋으시고 비트 해석도 잘하신것같네요 다만 가사가 좀 아쉽습니다. 더 재밌고 와닿는 표현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진부한 가사로 이어가는게 몰입이 깨집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영어 구사를 잘 못하시는거같은데 왜 굳이 영어 가사를 쓰시는지 잘 모르겠네요. 오히려 그런 부분이 본인의 피지컬적인 부분을 가릴만큼 약점으로 보여집니다. 송폼 구성도 많이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지루하지 않게 한 곡으로 느껴지게하려면 그 곡 안에서의 송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부분 부분 좋게 들리는 부분이 있음에도
결국 지루하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말씀드린대로 피지컬은 정말 좋으시기에 이젠 랩을 잘하는게 아니라 음악을 잘하려고 노력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드리는 아티스트는 Drake, Tyga, Gunna, Lil Mosey 등이 있겠네요. 캐치한 훅과 쿨한 바이브를 가장 잘 내는 아티스트들이죠. 아무래도 본인이 잘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고 이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그 단서가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빈지노 'Time Travel' 가사 중에 이런 말이 있죠 '쩌는 훅엔 장사 없지 I Know It'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ㅎ
## 4월 22일 토요일에 힙합공연이 있습니다. 전석 초대석으로 입장이 무료이오니 편한 마음으로 와주시기를 바랍니다. 공연에 참여를 원하시는 분께서는 워크룸 게시판에 제가 써놓은 참여자 모집글을 잘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피드백으로 인하여 마음 상하는 분이 없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응원합니다.
말씀하신 부분에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정성들인 피드백 감사합니다 최근에 두곡 새롭게 작업했는데 말씀하신 부분들 많이 성장했으니 한번 더 들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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