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이 유저분들은 아마 거의 다 상업예술을 들어봤을 겁니다.
그 중 7번째 트랙인 "청담" 이라는 곡이 있죠.
개인적으로 앨범중의 베스트 트랙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틀에 한번은 거의 듣는 곡입니다.
며칠 전, 들으면서 공부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하필 이름이 "청담" 일까? 라는 생각을요.
뭘 그런거 가지고 의문을 갖냐고 생각하겠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상업예술의 구성을 생각해본다면 말이죠.
개화-당산-홍대-이수-강남-녹색이념- 청담- 정자- 가좌- 종착역.
이렇게 6번트랙빼고는 다 지하철 역이죠.
여기서 확인해보자면,
개화(9호선)
당산 홍대 (2호선)
이수( 4호선)
강남 (5호선)
청담 (7호선)
정자 (분당선)
가좌 (경의 중앙선)
뭐 대충 이렇게 분류가 되는데 곡의 의미를 생각하면 각각의 전철역이 다 매치가 되죠.
'당산' (전여친과의 인연)
'홍대' (홍대는 내 꿈을 가져왔기에)
'이수' (작업실)
'강남' (데이트 장소)
'정자' (여친의 집)
'가좌' (테이크원이 사는 곳)
근데 거기서 유독 '청담'만 매치가 되지 않습니다.
'청담' 곡은 테이크원이 여친을 따라 교회에 가서 여호와를 믿어 보려고 시도를 하는 곡인데요.
그럼 청담에 교회가 있는거 아님?? 하는 생각이 들겁니다.
근데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해뒀습니다.)
청담은 존나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여친 집이 정자고 테이크원은 가좌인데 상식적으로 멀리 있는 청담역에 있는 교회를 가겠습니까?
아무리봐도 이상하지요. 더군다나 테이크원의 지난 곡들을 살펴보면 청담 언급은 한번도 안되어있습니다.
레퍼런스도 아니란 말이죠. 근데 왜 하필 청담일까요?
궁금해진 저는 곧바로 7호선 열차를 탔습니다. 마침 집 가까이 지하철이 있어서 말이죠.
열차가 출발하고 나서 편안히 앉아서 유튜브를 보니까 어느새 강남 구청역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그 다음 역이 청담이었구요.
제 의문이 풀릴 지 궁금하던 찰나, 어느새 열차가 청담역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뭐 좇도 없었죠. 도착하고 사람들은 내리는데 그냥 뭐 별것도 없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교회가 청담역에 있었나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그 다음 역인 뚝섬유원지로 말이죠.
그 순간이었습니다.
열차가 어두웠던 터널을 지나는 순간, 갑자기 빛이 제 눈을 덮쳤습니다.
뚝섬유원지로 가는 길목은 터널이 아니라 한강을 구경할 수 있게 양 옆이 뻥 뚫려있었죠.
(실제 7호선 청담역의 모습입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도입부같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니 눈의 나라가 있는 것 처럼. 청담역도 그러했습니다.
그때 하나의 깨달음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죠.
'어쩌면 이것 때문에 청담역이라고 지은 것이 아닐까?' 하고요.
그리 생각한 이유는 곡 '청담'의 구성을 생각하면 맞아떨어집니다.
청담은 벌스가 3가지로 나뉘어있는데 첫 벌스는 테이크원이 여친에게 사과의 이유로 같이 교회를 다니겠다고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2번째 벌스는 테이크원이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한인교회에서의 교인들이 뒷담화, 기괴해 보이는 방언 집회)가 나타나구요.
하지만 3번째 벌스는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점점 긍정적으로 변화됩니다.
"내 귀에 들어오지 않던 설교가 점점 뚜렷하게 들려 예전보다"
"하나님 아래 평등하단 말에 응원받는 기분 들어 나지막이 아멘"
여친에게 어쩔 수 없이 이끌려 온 교회였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얻고 가죠.
이렇게 보면 여러모로 곡의 구성과 청담역의 구조가 흡사하지 않나요?
어두운 터널을 지나니 빛이 쏟아져 나오는 열차처럼 말이죠.
기독교에서의 빛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또 의미심장합니다.
지하철까지 직접 타는 정성 뭐야
궁금하면 발로 뛰어서!
테이크원 : 오
조흔 해석
오..
오... 지방러는 알 수 없는 뜻이...
대전은 1호선 밖에 없다 이말이야
미친 분석 뭔데
와우
행동력이 엄청나시네요
오 좋은 해석 감사합니다람쥐
와우
지하철까지 직접 타는 정성 뭐야
궁금하면 발로 뛰어서!
건대 처음 갈 때 저 구간 엄청 멋졌던 기억이
와... 해석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줄 몰랐네요
물론 풍경이랑 작성자님 둘다
오 다시 인기글 바꼇다
지옥에서 돌아왔다 예수처럼 이렇게
테이크원 : 오
재밌는 해석이긴 한데, 검색해보니 정자에서 청담까지 40분정도면 가네요. 독실한 기독교인들한테 이게 그리 먼거리는 아닐텐데..그냥 좋은교회 큰교회 있으면, 심지어 어릴때부터 다니던데면 기꺼이 멀리까지 가고 그러더라구요. 다른트랙들은 그냥 직관적으로 단순히 장소의 의미로 역과 연결시킨거보면, 처음 생각하신대로 청담도 그냥 교회가 있는곳 같다는 초치는 댓글을 남겨봅니다...
사실 근데 그럴 수도 있어요 ㅋㅋㅋ 어쩌면 꿈보다 해몽일지도.....
해석은 충분히 그럴듯하고 오히려 이게 더 멋있어서 이거면 좋겠어요ㅋㅋㅋㅋㅋ역시 꿈보다 해몽이죵
맞는 해석이라고 생각 하진 않지만 정성이 대단하십니다
어쩌면 정말 청담교회를 다녔었을수도
그럴듯하다
지림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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