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노파는 스님을 조롱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가라는 지시대로 가는 스님이라면, 조주를 만나도 결코 주인이 되지 못하리라는 탄식일 수도 있지요. 조주가 시키는 대로 한다는 것은 조주가 자신의 삶에 주인 노릇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아마 오대산에 이르러서도 스님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겁니다. 조주가 그런 내색을 모를 리 없습니다. 더군다나 자기 문하의 제자들도 동요하는 빛이 역력했을 겁니다. 당당히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자신들이 부처되기 놀이를 하고 있다는 불안감이었을 겁니다. 원하든 원치 않던 위대한 선생이란 명성을 날리고 있던 조주도 당혹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진정한 재야의 고수, 제자니 선생이니 산사니 주막이니 가리지 않고 주인으로 살고 있는 진정한 부처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동요를 잠재우기 위해 조주는 몸소 움직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 내가 가서 너희들을 위해 그 노파의 경지를 헤아려보도록 하마!”
다음 날 몸소 조주는 노파가 있다고 하는 곳으로 찾아갑니다. 그리고 오대산을 처음 찾아가는 스님처럼 그곳으로 가는 길을 물어봅니다. 그러자 노파는 “똑바로 가세요”라고 일러줍니다. 노파의 말대로 한두 걸음 발을 떼자, 그녀는 또 말합니다. “훌륭한 스님이 또 이렇게 가는구나!” 그렇습니다. 노파는 조주를 찾아가려는 어느 스님한테나 똑같이 대응했던 겁니다.
조주가 너무나 유명하여 그에게서 배우려는 스님들이 많이 주막을 지나갔나 봅니다. 어쨌든 조주는 안심합니다. 그리고 돌아가서 동요하던 제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오대산의 노파는 내가 너희들을 위해 이제 완전히 간파했다.” 그렇지만 적진에 침투하여 정보를 캐려는 스파이처럼 움직이는 조주의 행동에 궁색한 느낌이 들지 않으신가요.
오히려 노파의 대응이 더 안정감이 있고 당당하지 않은가요. 거짓으로 물어보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이야기해주는 노파를 정말로 조주는 간파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노파가 조주의 노파심을 알고 안심을 시킨 것일까요? 어느 것이 사실인지 알음알이에 빠지지 마세요. 그냥 주인이 되는 길이나 “똑바로 가세요(驀直去)!” 합장
앨범명이 무문관인 만큼, 무문관 제31칙/ 조주감파를 검색해보세요. 답을 찾을지도..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6517
저는 이 글이 인상깊었습니다.
지금 노파는 스님을 조롱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가라는 지시대로 가는 스님이라면, 조주를 만나도 결코 주인이 되지 못하리라는 탄식일 수도 있지요. 조주가 시키는 대로 한다는 것은 조주가 자신의 삶에 주인 노릇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아마 오대산에 이르러서도 스님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겁니다. 조주가 그런 내색을 모를 리 없습니다. 더군다나 자기 문하의 제자들도 동요하는 빛이 역력했을 겁니다. 당당히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자신들이 부처되기 놀이를 하고 있다는 불안감이었을 겁니다. 원하든 원치 않던 위대한 선생이란 명성을 날리고 있던 조주도 당혹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진정한 재야의 고수, 제자니 선생이니 산사니 주막이니 가리지 않고 주인으로 살고 있는 진정한 부처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동요를 잠재우기 위해 조주는 몸소 움직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 내가 가서 너희들을 위해 그 노파의 경지를 헤아려보도록 하마!”
다음 날 몸소 조주는 노파가 있다고 하는 곳으로 찾아갑니다. 그리고 오대산을 처음 찾아가는 스님처럼 그곳으로 가는 길을 물어봅니다. 그러자 노파는 “똑바로 가세요”라고 일러줍니다. 노파의 말대로 한두 걸음 발을 떼자, 그녀는 또 말합니다. “훌륭한 스님이 또 이렇게 가는구나!” 그렇습니다. 노파는 조주를 찾아가려는 어느 스님한테나 똑같이 대응했던 겁니다.
조주가 너무나 유명하여 그에게서 배우려는 스님들이 많이 주막을 지나갔나 봅니다. 어쨌든 조주는 안심합니다. 그리고 돌아가서 동요하던 제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오대산의 노파는 내가 너희들을 위해 이제 완전히 간파했다.” 그렇지만 적진에 침투하여 정보를 캐려는 스파이처럼 움직이는 조주의 행동에 궁색한 느낌이 들지 않으신가요.
오히려 노파의 대응이 더 안정감이 있고 당당하지 않은가요. 거짓으로 물어보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이야기해주는 노파를 정말로 조주는 간파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노파가 조주의 노파심을 알고 안심을 시킨 것일까요? 어느 것이 사실인지 알음알이에 빠지지 마세요. 그냥 주인이 되는 길이나 “똑바로 가세요(驀直去)!” 합장
오 무문관이라는게 원작 글이 있군요
링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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