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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간략히 해보는 최엘비 독립음악 리뷰

title: 뱃사공화려한조명이나를감싸네2021.11.07 23:31조회 수 3711추천수 18댓글 6

예전에도 최엘비님 관련 글을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때부터 오늘 나온 이 앨범까지 동일하게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본인 앨범에서 서사를 정말 잘 풀어내는구나'


또한 가짜로 생성된 이야기가 아닌 본인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예술의 한 폭으로, 흐름이 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이끌어내는 능력이 어마어마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립음악'

이 앨범명을 해석해보자면, 아마 '독립영화'라는 키워드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립영화라 하면 굉장히 거칠게 표현됨과 동시에 거대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제작된다는 특징이 있죠. 그러니 최엘비라는 인물이 세상이라는 대본을 가지고 어떠한 캐릭터를 가지고, 얼마나 많은 분량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이 앨범에서 표현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더 나아가 우리 삶에 작용하는 외부적 요인을 뿌리치고 오롯이 본인을 녹여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치 거대 자본에 관여 받지 않는 한 편의 독립영화처럼요.


1번 트랙(아는 사람 얘기)은 앨범의 시작을 알립니다. 전지적인 시점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낼 것을 예고하며 최엘비라는 인물의 배경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섹시 스트릿부터 쇼미더머니에서의 탈락까지 과거에 있던 일들을 겪으며 느낀 내면의 생각을 끄집어 냅니다.


2~4번 트랙(마마보이, 섹스, 주인공)은 아마 본인이 겪었던 열등감이나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것 같습니다.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벌어졌던 상황을 굉장히 사실적이고 상상이 가게끔 가사로 잘 녹여냈다는 것? 생각보다 감정적으로 와닿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5번트랙(독립음악)에서는 쌓인 감정이 터지는 듯 합니다. 어떤 감정의 위기이자 절정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본인의 불만이나 불안감을 가사로 잘 표현했고 특히 랩으로 아주 잘 표현이 되었습니다. 끝으로 가서는 결연하게 의지를 다지는 듯 하면서도 완전하지 못 한 그의 심경을 나타내는 라인이 보입니다. 제 어휘로는 표현할 수 없는, 추상적이지만? 또는 감정적으로는 온전히 와닿는 부분이라 좋았습니다.


6번 트랙을 기점으로 9번 트랙(살아가야해. , WYBH save my life but, 최엘비 유니버스, 슈프림)까지 무드가 다소 변경되는느낌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놓칠 수 없는 현실적인 요소(돈 문제 등)나 감정적인 요소(부러움 혹은 열등감 등)가 존재하지만 어렴풋이 당당하게 살아가야 할 의지를 내비춥니다. 아마도 엘비님 MBTI가 INFP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든 트랙들이었습니다.


10번 트랙(잘먹어/걱정마)은 그래도 점차 개선되고 있는 본인의 삶이나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는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외침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점차 어른이 되어가며 혼자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인물의 쓸쓸함이 느껴진다랄까... 아무튼 뭐 그렇습니다.


11번 트랙(도망가)에서는 그렇게 여러 곡에서 언급하시던 브로콜리너마저 분들과의 작업을 하셨네요. 일단 엘비님 축하드립니다. 마지막 트랙이라 생각해보면 앨범이라는 작품에서 빠져나오는 느낌을 명확히 받는다고 해야할까요. 비트에서의 드럼 사운드만 들어도 빠르게 어딘가로 도망가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가사에서는 무엇보다도 꿈을 향해 달려온 주인공에게 현실보다는 바라던 꿈을 향해 도망가라는 메세지가 담긴 듯 합니다. 결국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정답도 없고, 도착지도 없고 맞딱뜨리는 매 순간과의 달리기만 존재한다는 것 같습니다.


앨범을 빠져나오며 느낀 것은 아주 잘 쓰여진 수필 한 권을 눈이 아닌 귀로 감상한 느낌이었습니다. 투박하지만 꽤 잘 짜여진 서사에 감정과 감동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운드와는 관련해서는 다소 지식이 없어서 분석하지 못하기는 했지만 저는 대충 이렇게 느낀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수 년째 관찰 예능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아시나요? TV 속에 비춰지는 멋진 사람들도 나와 조금이나마 비슷한 구석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과 그에 대한 충족에서부터 나오는 안정감 때문입니다. 결론은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인간은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것을 포착하지 못하고 혼자 동떨어짐에 불안감을 느낄 때도 있죠.


엘비님의 앨범에서는 그러한 감정들이 아주 잘 와닿았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도 실망을 안 시켜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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