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솜씨는 많이 부족하지만 리뷰글은 한번쯤 써보고 싶기도 했고 이벤트하는거에 혹해서 쓰게되었네요.
우선 저는 힙합을 접한지 얼마되지 않은지라 1집 was는 아직 못들어봤지만 2집 hannah를 너무 좋게들어서 이 앨범을 무진장 기대한채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한번 앨범을 들어보니 뭔가 hannah의 후속작같은 느낌도 강하고 앨범 자체가 꽤 씁쓸하더군요. 처음 써보는 리뷰인지라 다른 분들의 글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또 아티스트분들께의 경어는 분위기를 해칠 것같아 생략했어요.
(이 리뷰글은 매우 매우 개인적인 해석과 감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곡 [은]
잔잔한 피아노에 hannah 수록곡 [애꾸]의 가사가 흘러나오다가 분위기가 급변하며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예고합니다. 아버지의 슬픔이 느껴지는 말을 인용하고 "나 예술가 아님 뭐야" 라는 가사에서 래퍼 큐엠이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씬에는 얼음(돈)을 보는 래퍼들, 부자 래퍼들을 까고 진짜 소리를 듣는 영세 래퍼의 모습만 보이고 큐엠은 이에 회의감을 느끼는 듯 합니다.
[뒷자리] Feat. 넉살
버스 좌석의 상석은 [뒷자리]입니다. 어린 시절 버스 중간 자리에 끼어있던 큐엠은 중심을 한번 경험해보고는 그 곳이 자신과 꽤 잘 맞는 곳이라는걸 스스로 깨닫고, 그 뒤로 큐엠의 버스 좌석은 상석으로 변합니다.
"마이크 잡은 어른 낙타 이 씬 버스 자린 중간"
어른, 래퍼가 되어 마이크를 잡은 큐엠은 다시 버스 자리의 중간에 위치하게 되었지만 다시 뒷자리를 차지하려는 포부가 돋보입니다. 학창시절 수련회 버스자리로 이렇게나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게 참 감탄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어릴적 지휘봉을 잡으며 처음 앉게 된 뒷자리, 15분짜리 대표 큐엠은 자신의 가치를 보이고 뒷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힙합 씬에서 다시 중간자리에서 시작한 큐엠은 씬의 뒷자리에 앉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곡을 듣는 청자의 "머릿속 버스 오래 자리잡은 뒷자리" 또한 뺏고자 하죠.(제 버스 뒷자리에 돈숨있는거 보이시나요....?) 자신의 가치를 보이며 뒷자리를 뺏고자하는 큐엠에게 보석도 돌일뿐입니다.
넉살은 이 [뒷자리]를 다르게 풀이한 것 같습니다. 이 앨범에선 큐엠 얘기를 많이 하고싶어서 인상깊은 가사 한줄만 적겠습니다.
"하지만 걔넨 짐을 실은 노새 자유의지는 없어 자리의 유지 땜에"
[36.5] Feat. 화지
많은 분들이 이 앨범의 가장 좋은 트랙으로 꼽으시는 곡입니다. 요즘 시국에 적절한 곡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삶은 구리다고 생각하는 큐엠의 낚시바늘은 유행과 뜬소문을 낚지 않습니다. 첫 벌스는 줏대없이 공인들 욕이나하는 사람들에대한 이야기인듯 합니다만 제겐 좀 어렵네요. 그래도 들리는 가사들 몇줄의 의미가 정말 깊습니다. 화지의 확 꽂히는 훅이 지나고 분리수거 하는 금요일, 평화로운 일상이 지나가는듯 하지만 어머니의 건강 소식을 듣고는 병원에 도착하며 두번째 벌스가 시작됩니다. 화가 나 뚜껑 열려버린 큐엠의 마음과는 다르게 응급실의 간호사는 느긋합니다. 전염병 음성판정 받고, 진단서를 내밀며 목소리를 내도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큐엠의 목소리엔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아이디 옆엔 파란 멍, 기사화도 되는 큐엠의 보호자 서명 직업란엔 무직이 적혀있죠. 이러한 현실에 남과 비교하는 삶을 지양했던 큐엠의 마음 속에선 열등감이 고개를 내밉니다. 자신이 뱉은 가사대로 살아온 큐엠은 가족의 아픔앞에 무력하네요.(ㅠㅠ)
[Island Phobia] Feat. Tiger JK
Island Phobia를 직역하면 '섬 공포증'이죠. 큐엠은 돈숨 QnA에서 섬은 "하기싫은 일을 해야하는 곳", "어울리지 못해 혼자 동떨어져 있는 곳"을 의미하며 가기싫은 곳이기도하고 동시에 살고있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 곡은 자신이 섬에 있음을 인지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첫 가사의 내용을 보면 조금 특정 래퍼가 떠오르는 내용인데 조금 예민한 부분인것 같으니 넘기고 앞선 곡에서도 이야기하듯 "무직"인 큐엠의 희망직업은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오는 동사무소 9급 직원입니다. 이런 현실을 의식하는 대목에서 큐엠이 생각의 변화가 조금씩 느껴지는 것 같네요.
"벌거벗은 임금님"은 자신의 무지를 감추려다 진실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내 벌거벗은 임금님은 stay rockin' CHANNEL" 이 가사는 여전히 좀 어렵네요. rock의 의미를 어떻게 봐야할지,, 혹시 나름 해석하신 분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두번째 벌스에서는 [뒷자리]의 버스를 한번더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같이 미래를 만들어갈 줄 알았던 이들은 하차 벨을 누르고 큐엠은 "유행하는 나침반"을 챙기고 부자 되거나 죽기뿐인 흐름에 몸을 떠밀어 카누를 띄웁니다. 그렇게 다음 곡 카누로 이어지네요. +타이거 jk의 피쳐링 벌스도 정말 듣기 좋았습니다. 몇 곡 안들어봤지만 시간되면 꼭 챙겨 들어야겠어요.
[카누] Feat. BIBI
서사는 이어져 큐엠은 카누를 띄워 흐름으로 나와, 꿈을 채우고 닻이없는 조각배의 노를 저어 앞만 보고 갔더니 놓친 것이 보인다고 이야기 합니다. 꿈에 닿기 위해 필요한건 바램이 아닌 바람임을 깨달았고 큐엠은 "유행하는 나침반"을 잃어버려 돌아가기 늦었습니다. 살든가 죽든가 어쨌든 노를 저어야한다는 비비의 훅(멜로디가 굉장히 맘에 들었어요.)이 지나가고 두번째 벌스가 시작되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큐엠이 자신의 흔들리는 신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사 중 "솔직해지려 해 중간은 너무 슬프잖아" 이 부분도 [뒷자리]에서 언급한 위치로 보이고, 바로 뒤 가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봐 3만원 있는 사람 마신 소주는 불쌍해
반면 3억 있는 사람 마신 소주는 겸손해
돈이 사람 만든단 말 부정해왔는데
돈 없고 나이든 몽상가를 보면 왜 철없게"
신념을 지켜온 큐엠은 중간자리에 머무르게 되었고, 이제는 벌거벗은 임금님의 입장에서,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허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변화해감을 보여주는 가사인 것 같아요.
"진실이 가진 유일한 단점은 기다림 가끔 내 편이길 바라네 내 손목의 시간이"
[돈숨]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에서 100만원에 비해 너무나도 허황된 수인 1억은 오히려 작게만 느껴집니다. " ‘야, 삶은 전쟁’ 총알 부족해 왜 가사 중엔 없지 홀씨대출 필요 없나 보네 " 홀씨 대출은 '새희망홀씨대출' 에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신용등급 5등급 이하면서 연소득 4,000만원 이하거나 혹은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경우 생계자금·사업자금 등을 목적으로 최고 2,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은행권의 서민금융상품을 말한다. 네이버엔 이렇게 나오네요.)
"벌어먹다 살다 갈 거야 내 신념은
싸구려 다 팔아버려 영혼까지
핑계도 많으셔
돈, 돈, 벌어 get that money
돈, 돈, 벌어 get that money
돈, 돈, 벌어 get that money"
큐엠의 곡에서 이런 가사를 볼줄은 몰랐고 뭔가 정말 씁쓸한 느낌의 곡인것 같아요.
아이를 한명 키우는데 2억이 든다는 대화 후 비트가 바뀌고 이 앨범을 관통하는 돈에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너가 벌지 않는 때 가족이 쓰러진다면
넌 못 부려 고집, 빌리지 못해 꿈"
[36.5]에서 일어난 일에대한 언급인 것 같습니다. "넌 못 부려 고집" 이 가사가 참 ㅠㅠ
또 회사에서 자신의 위치에대한 이야기도 하고 여러모로 가사에 집중할 포인트가 많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지막 줄이 계속 기억에 남네요..
"서른 살 넘어서 동생 회사에서 알바 three job hustle 쪽 팔려 나도 새끼야"
[가성비]
잠깐 쉬어가는 곡처럼 느껴지는 트랙입니다. 곡 제목 가성비는 여러 곳에 적용됩니다. 사람들은 사랑과 믿음에 가성비를 따지고, 출근시간이 없는 큐엠의 직업은 가성비가 떨어지고, 또 큐엠은 널 사랑할 때 가성비를 따졌음을 이야기하죠.
"널 사랑할 때 사실 따졌나 봐 가성비를
근데 어쩌겠어 I have to pay my bills"
훅은 계속 아름다운 것들을 말해주겠다고 하지만, 결국 사실은 지독한 현실 이야기였을 뿐이었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곡은 잔잔하고 듣기 좋습니다. 여전히 좋은 가사도 많이 들립니다. 직업과 사회적으로 거리를 둔다는 가사는 정말 재치있고 재미있었어요.ㅋㅋㅋ
[만남조건] Feat. jerd
내심 알아봐줬음 하며 vmc 로고가 걸린 옷을 입고 클럽에 들어가는 큐엠, 그곳에서 있던 일을 이야기합니다. 주로 자신의 인지도와 관련된 주제인 것 같습니다. 말로 풀어내기 어려운 내용이네요. 두번째 벌스로 넘어가서 상구 형은 등대라 눈에 잘 띈다고 합니다(여기서 등대는 인지도와 유명세를 비유한 것 같네요). 그리고 "별풍선에 목 메단 사람", 즉 "래퍼들과 인터뷰를 따던 사람"은 큐엠에게 눈길을 돌렸고 "기분따라 직업 바꾸는 못 유명한 카멜레온"인 큐엠은 자신이 래퍼임을 숨기기전 vmc로고를 들켜버리고, 그 사람은 큐엠에게 시즌 몇에 나왔냐 묻습니다. 그는 다름을 존중 받길 바라지만 래퍼들을 방송에 나왔는가, 나오지 않았는가로 나누는 사람일뿐이네요. 큐엠은 그런 그를 밀어내고 다음 섬으로 도망가면서도 그에게 등대이고 싶은 마음(유명하고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 다음 벌스, 큐엠은 부표들 사이 등대같은 사람에게 끌리고 그 사람도 큐엠에게서 무엇인가를 보고 함께 클럽을 나갑니다.
이 곡까지 들으면서 피쳐링진의 가사가 참 마음에 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쳐링 아티스트의 가사가 하나같이 그 곡이나 앨범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가사였던 것 같아요.
[Chantey Interlude]
큐엠에게 결혼에대한 이야기를 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닻] Feat. Khundi Panda
큐엠은 누군가와 함께 보낸 2년의 시간을 종량제 봉투에 담았다고 표현합니다. 큐엠의 카누는 항구에 닻을 내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닻을 거둘 것 같다고 말합니다.
"내 직업이 쪽 팔리다니 사실 말이야
내 꿈은 유명해지는 게 아냐 wanna die well"
큐엠이 전작에서 이야기해오던 신념과 가까운 가사라고 생각합니다.
뒷부분의 트랙들은 열심히 해석하려 하기보단 직관적으로 잔잔하게 듣게된 것 같아요.
"왜 우린 유한한 시간으로 영원을 말할까"
"모두가 불안정한데 도대체 넌 왜 기를
쓰고 평범하려 해 넌 입을 떼, 결혼은 사랑
외에 많은 게 필요하다고, I don't know"
인상적이고 전작이 생각나는 가사들입니다.
쿤디판다는 이 앨범참여진 중 가장 적절한 부분에 잘 참여한 것 같아요. 정말 어울리네요
[다시 섬]
결국은 섬에 돌아오게되는 큐엠의 이야기입니다. 듣고 정말 머리가 띵한 곡인 것 같습니다.
큐엠의 위치는 인턴, 그가 만든 많은 앨범들은 홍대 반지하에 묻고 왔다고 합니다. 음반업 이력 없인 비어버린 공백의 입사지원서, 랩 할 때 바뀐 낮과 밤은 야근에 그나마 도움이 된다는 내용.
월1000, 큰 돈을 벌었을 때 산 금시계는 큐엠의 젊을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마지막 가사가 기억에 남네요.
"돈에 진 것 같아 내고 나면 이 앨범을
HANNAH 만큼은 절대로 못 쉬게 할 돈숨"
이후 마지막 훅이 나오고, 비트도 끝난 후 Hannah에서 썼던 여러 가사들, 가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한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앨범이 마무리됩니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씁쓸한 느낌입니다. 한나에 담긴 음악과는 좀 방향성이 달라진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도 여전히 음악에서 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 같습니다. 한곡 한곡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큰 여운을 주네요. 올해 들어본 앨범들 중 가장 좋게 들은 앨범인 것 같아요. 잘 쓰지도 않는 글을 이리 길게 쓰려니 마무리하기도 힘드네요ㅋㅋㅋ 앨범 정말 잘 들었습니다. 큐엠 화이팅!




좋은 리뷰 감사합니당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ㅎㅎ
잘 읽었습니다! 돈숨 돌릴때 다시 쭉 읽으면서 들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너무 좋은 앨범인것같아요ㅎㅎ
잘 읽었습니다 리뷰 감사합니다 !
저야말로 감사합니다!ㅋㅋㅋ
진짜 돈숨 너무 좋아요
해석이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이런 리뷰 보면서 알아가는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ㅠㅜ 저도 확신은 못하겠지만 보람차네요
쭈욱 잘 읽었어요, 상당히 씁쓸한 앨범이죠.
30대 직장인의 입장으로 들어도 상당히 설득력 있어요 앨범이
ㅠㅠ별로 아는것도 없는 이제 고3되는 어린 학생에게도 정말 씁쓸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stay rockin' CHANNEL 부분에 대해 제 개인적인 해석을 말씀드리자면
일단 CHANNEL은 n 두 개로 쓰여 있지만 발음은 우리가 아는 명품 브랜드 샤넬이죠. 그래서 rockin'이라는 말을 '입고 다닌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고 stay가 앞에 나오니까 그전에 말하는 벌거벗은 임금님은 계속 샤넬을 입고 다닌다, 여젼히 샤넬을 입고 다닌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벌거벗은 사람이 옷을 입는다는 건 모순이기 때문에 이걸 펀치라인으로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오...그런것같네요 감사합니다
그 부분에 추가적으로 덧붙이자면 QM님이 돈숨 인스타 라이브에서 2번 설명해 주신 바로는 벌거벗은 임금은 착하게 살고자 하는 자신을 표현한거라고 합니다. 남들이 어떻든 자신은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착하게 살아갔지만 알고 보니 임금은 샤넬을 입고 있었고 자신은 벌거벗은 바보가 되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너무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ㅎㅎ
캬 리뷰 정말 잘 쓰셨네요... 제가 캐치하지 못한 것들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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