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엘비 - CC
비현실적일 만큼 운명적이고 완벽하고 위대한 사랑을 꿈꾸는, 즉 사랑 운명론자인 최엘비는 어느 날 첫사랑의 결혼소식을 듣게 된다.
그렇게 지금까지의 여러 사랑들을 회상하기 시작하는데
사랑에 압도되고 지배되면서 좆됐다가 다시 웃었다가를 반복했음을 떠올린다.
그 과정 중에 자신이 완벽함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난 사랑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갖게 된다.
결국 추억 속의 첫사랑을 보내주게 되는데 최엘비는 여전히 운명의 사랑을 믿고 거기서 의미를 찾는다.
하지만 '아님말고' 라는 식의 불확실성도 함께 안고 갈 수 있는 조금은 더 쿨한 최엘비가 된다.
아님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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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 진행되면서 최엘비는 본인이 사랑을 대하던 방식을 노트와 페이지에 비유하면서 시각화 시키고 예대생의 감성적인 면과 상반되는 대학생활의 현실성을 대비시켜 공감을 얻어내고 휴대전화 알림소리나 이행시등의 장치들을 이용해 재미를 더한다.
skit과 interlude가 앨범의 필수 요소로 쓰이는 것도 12트랙 분량의 앨범을 4분이 넘는 곡 없이 짧은 곡들을 통해 빨리빨리 전개되는 것도 좋았다.
빠르게 전개되면서도 9명의 프로듀서가 사운드 유기성을 해치지 않는 채로 각 트랙의 테마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던 것도좋았다.
보너스 트랙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을 선공개 곡으로 따로 들었을 때랑 앨범을 마치고 들었을 때랑 다른 것도 좋았다.
가사와 랩이 곡이 되었을 때, 곡들이 앨범이 되었을 때, 이렇게 더 크게 묶일수록 더 좋아지는 느낌이다.
쓰다보니 주구장창 좋다는 말뿐인데 굳이 흠잡을 곳을 못 찾겠다.
어캐 하나 찾자면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원곡을 너무 많이 들어서그런지 최엘비 버전 멜로디 전개가 너무 뻔했음.
근데 뭐 진짜 좋은 걸 어뜨카겠음ㅋㅋ;;
미안해 - 결혼소식 이 아니라 결혼소식 - 미안해 로 이어졌어도 꽤 재밌었을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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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엘비의 음악에는 멜로디도 많이 들어가고 말랑말랑하고 몽글하고 뭐 그런 부드럽다고 느낄 표현들이 꽤 많다.
그럼에도 나한테 힙합으로 다가오는 포인트가 뭐냐하면 '욕' 이라 생각한다.
fuck으로는 약하고 씨발, 개, 좆 같은 저급할 수도 있는 비속어가 들어가야 그렇게 느끼는 거 같다.
bitch도 괜찮음ㅋㅋ;;
최엘비가 그런 욕들을 남발하는 편은 아니지만 힙합의 색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앨범 중간중간 지점에 잘 집어넣는다고본다.
난 최엘비 첫ep 푸른바다37를 존나존나존나 좋아하는데 오리엔테이션이랑 퍼그라이프 1/4 에서 좀 식었다가 CC로 확실히 느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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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님말고 <<<요게 첫사랑 회상이라는 말도 있던데 난 현재진행중인 사랑이라 봄. 반박 안받음. 아님말고.)
저도 푸른바다 엄청좋았는데
오리엔테이션, 퍼그는 잘 안잡히더라구요
와 글 개잘쓰시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봤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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