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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원과 가사에 대한 끄적거림

paranoidremix2020.11.18 19:38조회 수 3174추천수 4댓글 20

 

LE 올라온 글들 몇 개 읽어봤고 음악 쭉 들어봤습니다.

 

사실 뭐 이렇다 저렇다 구리다 짱이다 이러고 싶은 건 아니고 그냥 몇 가지 드는 생각 쭉 쓰고 싶어서요.

 

작사에 대해 여러 다양한 견해들이 있겠습니다만, 몇명의 사람들을 언급 안 할 수가 없네요. 

 

한국 힙합 OG들 중에 UMC도 있고 이런 분들 저런 분들 많았죠. 아예 화나처럼 작정하고 국어사전 3번 읽으면서 자음모음 해체해가며 라임 맞추던 사람도 있었고요.

 

이런 분들 제외하고 저더러 국힙 가사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공한 사람 고르라면 딱 네 명 고를 것 같습니다.

 

버벌진트, 타블로, 언에듀, 래원.

 

버벌진트는 말하기도 입 아프고요. 타블로는 랩 가사를 문학 수준으로 올려버린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고릅니다.

 

앞에 두 분은 당연히 모두가 동의하실거고 나머지 둘은 응? 얘네가 왜 나와? 하실텐데, 저한테는 와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충격을 준 사람들이에요.

 

힙합 싫어하시는 분들이 주로 달고 사는 게 미국 뒷골목 흑인들이 총쏘고 약빨고 빵댕이 흔들다 나온 게 힙합인데 얌전히 학교다니고 급식 먹던 놈들이 뭔 힙합이여? 하는 거죠. 그리고 대다수는 학교 멀쩡히 잘 나왔기 때문에 별로 할 말이 없었습니다. 이 간극에서 주목받았던 게 안산 양아치 스타일 그대로였던 차붐의 Original이었고요. 그리고 그가 나옵니다.

 

언에듀.

 

대다수 사람들이 약이나 조폭은 개뿔, 어지간해선 죽기 전에 경찰 만날 일도 없는 치안짱 대한민국에서 대놓고 "마약을 하나 더 사야한다" "나는 조직과 연관이 되어있다" 로스같이 생긴 사람이 이런 소리했으면 오 진짠가? 했을텐데 전혀 믿기지가 않는 외견까지. 그리고 본인은 모두가 진짜라고 우기죠.

 

이게 포인트였습니다. 니들이 먼 힙합이여 할때 그래 우리가 뭔 힙합이지? 이런 고민 한번씩은 했겠죠. 근데 "응 난 총도 쏘고 약도 하는데? 뭐? 어쩌라고 ㅋㅋㅋ" 한거죠. 그딴 걸 왜 고민해? 하고 모두를 비웃는 것 같아서 충격을 한번 먹었습니다(물론 충격먹었다뿐이지 음악은 잘 안 듣습니다)

 

그리고 한명 더 나옵니다. 래원.

 

언에듀가 시크하게 프레임을 비틀었다면 래원은 아예 프레임을 깨버리는 것 같습니다.

 

비와이가 보여주던 끊어치던 플로우, 그 와중에도 빼곡히 배치되어 순수히 청각적인 쾌감을 주는 라이밍. 그걸 위해 내다버린 가사의 개연성. 왜 가사에 내용이 있어야 돼? 사람 목소리도 악기처럼 쓰면 안 되는 거야?

 

가사에 내용이 없습니다. 그냥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스네어 소리라고 생각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만, 마냥 무시하기엔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초에 이걸 어떻게 쓰는거지? 외우는 건 어케 하는거여? 궁금하고. 참 신기하죠.

 

음악에 대한 호불호는 차치하고, 음악적인 성취가 존나 대단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냥 가사에 대한 프레임 자체를 비틀어버리는 것 같아요. 씬에 한명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미 담아서 못 쓴 가사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운동가기 전에 걍 든 생각 이리저리 적었는데 다 쓰고 보니 버벌진트 타블로 뒤에 나오는 게 언에듀 래원이라는 게 제가 생각해도 헛웃음이 조금 나오네요.

너무 길게 써서 지우기도 아깝고 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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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 11.18 19:41

    이런 관점도 있을 수가 있군요.

    흥미롭네요.

  • paranoidremix글쓴이
    11.18 19:44
    @에이셉과라마

    EDM이나 시규어 로스 이야기도 추가할까 했는데 너무 중구난방인 것 같아서 굳이 추가 안 했고요.

    그냥 래원 음악에서의 래핑은 청각적 쾌감을 위한 하나의 악기라고 생각하고 써본 글이었습니다

  • 2 11.18 19:53

    래원의 의미 없는 가사 랩 저 무척 좋아하는데요 ㅋㅋㅋ

    일찍이 미국에서 포스트-텍스트 래퍼라 불리던 영떡이 있고, 카티도 그 일환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고요. 해서 래원도 이 ‘포스트-텍스트 랩’이라는 범주 자체만 놓고 봤을 때도 되게 흥미롭고 성공적인 케이스인 것 같아요.

    그러한 포스트-텍스트 랩에 대해 자주 얘기되는 말로, 언어를 ‘소리로서만’ 구사한다는 말이 있는데(그리고 래원 본인도 그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그렇다고 과연 곡에서의 언어적 측면을 아예 소거해버려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죠... 본문에서 “이게 말이 되는 듯 안 되는 듯”이라고 얘기하신 부분에서 몇 마디 아무 말 좀 끄적여 봤습니다...^^

  • 12.13 19:36
    @라이프오브타블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탬버린

    래원의 무맥락 가사를 단순히 무맥락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영떡과 플레이보이 카티의 사례를 토대로 얘기해보고 싶었습니다

  • 12.16 18:37
    @라이프오브타블로

    포스트 텍스트 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어를 소리로써만 구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어적 측면을 소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탬버린

    그니까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게 옳은지 아닌지가 궁금했다고요 그렇다는 게 아니라

    포스트 텍스트 랩 어쩌고는 이미 외국 크리틱 아재들이 영떡 보고 겁나게 해대는 소리잖아요

  • 12.19 01:29
    @라이프오브타블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1.18 20:23

    래원은 걍 특이한 스타일 한개 가져와서 자기꺼 하는건데

    항상 과하게 빠는 사람( 유튭 잼민이들같은) 들이 문제인듯

  • OX
    11.18 20:27

    청각적 쾌감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가사를 좀 대충 쓰는건 이해할만하죠.

    뭣도 없이 가사 이상하게 쓰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해가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이해가고

  • 11.18 20:33

    랩을 했을때 청각적 쾌감을주는 가사 -> 잘쓴가사

  • 1 11.18 20:41

    청각적쾌감조차 안느껴지던데 플로우가 그냥 구림

  • 11.18 20:43

    그리고 그거들을바에 인스트루멘탈 드럼쌔끈한걸로 듣는게 낫죠ㅋㅋ

  • 11.20 11:42
    @senminic
  • 11.18 20:43

    앞에 두명과 비교했을 때 뒤의 두명의 단점을 꼽으라면 스타일이 쉽게 질린다는 거겠네요

    래원도 EP 2개 낸거보면 감성힙합에 가사도 말되게 쓰는데 경연에서 똑같은 스타일만 보여주니까 프레임이 쉽게 씌여져버림

  • 1 11.18 20:58

    래원 솔직히 가사가 의미를 고려안하고 단어를 적는데 라이밍수준이

    가사 의미를 고려하고 적는 화나보다 밑인거 부터...

  • OX
    11.18 22:16
    @닼쵸

    이제 20살 유망주랑 라임 장인 중의 장인이랑 비교해버리면..

  • 11.18 22:40

    개인적으로 스윙스의 도치법도 패러다임에 껴도된다고 생각되네요

  • 11.18 22:58

    개인적으로 래원이 가사를 버리는 대신이 주는 청각저 쾌감이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 1 11.19 14:17

    저도 언에듀랑 래원 보면서 작성자님이랑 비슷한 생각했습니다 공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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