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진표 - JP 3(2001)
발매 : 2001년 7월 6일
- 김진표(JP)는 90년대의 두 앨범을 통해 어떻게 랩을 할 수 있는지를 철저히 보여주었다. 이후 3년의 시간을 공들여 발매한 본작 [JP 3]는 조금 더 원초적이며, 그만큼이나 팝적이기도 하다. 이는 JP 자신이 방송가에서 겪은 일련의 사태로 분노의 정점에 도달했던 상태('Hidden Track')와 90년대를 수놓은 별에 속하는 팝 넘버를 더욱 매끄러운 감각으로 다듬은 형태(‘샴푸의 요정’)의 공존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대비 없이도, 본작에 속한 결(들)은 JP의 랩에 반영된 감정선을 따라 진행되는 물살과도 같다. 음악적으로도 손색 없는 ‘흐르는 강물처럼’, 지누션(Jinusean)과 3534(윤희중), 조PD 등이 참여하여 서로가 랩으로 경주하는 두 개의 ‘인터뷰’ 시리즈가 일종의 중점이다.
그러나 본작의 어떤 트랙보다 귀에 띄는 부분은, 첫 등장부터 이적과 함께 음악적 도약을 이룬 패닉(Panic)의 넘버 중 JP 본인이 만든 트랙(‘마마(Mama)’ & ‘벌레’)을 재가공한 지점이다. 본작에는 JP의 사적 감정과 장르적 접근이 가장 짙게 녹아 있다.
2. 김진표 - JP4(2003)
발매 : 2003년 5월 12일
- [JP 3]를 기점으로, JP는 보다 팝적 지향을 둔 음악을 선보인다. 그 와중에서도 직선적, 직관적인 그의 랩과 작품에 참여하는 피쳐링 게스트의 역할은 전혀 헐겁지 않다. 그런 부분들이 정수를 이루는 앨범이 JP의 4집 [JP4]이다. 본작은 데뷔작 [열외(列外)]와는 또 다른 맥락에서의 시발점이다.
그것은 힙합을 기조로 둔 작품의 팝적 흐름이 본작에서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실력파 BMK의 깊은 보컬과 뚜렷한 JP의 랩이 성긴 흐름을 이루는 ‘아직 못다한 이야기’와 역시 실력파에 해당하는 박정현(Lena Park)의 소박한 목소리가 감미로이 이끄는 ‘시간이 필요해’ 같은 트랙에서 작품의 전반적 인상을 포착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JP는 조PD와 함께 무질서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고(‘시부렁’), 윤미래(t)의 발군의 랩이 실린 ‘뺑끼구락부’를 통해 쾌락의 진면을 전하는 부분도 놓지 않는다. 본작은 전작인 3집까지 느껴졌던 JP 랩의 살기가 비춰지지 않는 대신, 음악적으로는 대중성을 더욱 가까이 확보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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