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타 7-8집 연속 정주행 했습니다.
7집은 특유의 묵직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더콰이엇이 대부분의 프로듀싱을 책임졌다고 하는데, 8:45는 더콰이엇 비트 중 다섯 손가락에 드는 명 비트라고 생각합니다. 랩 피처링의 비중은 적지만, 도끼, 더블케이 모두 다이 레전드 시리즈의 스타트를 깔끔하게 끊어 줬고, 비지는 특유의 그루브를 유감없이 보여 줬으며, 테비는 처음 보는 분인데 굉장히 유려한 랩을 보여줬습니다. 매일밤01에서 타이거JK는 대중들의 힙합에 대한 몰이해를 한탄했는데, 이는 형태만 달라졌을 뿐 지금도 유효하다고 봅니다.
8집은 사실상 두 장의 앨범이라 봐야할 듯 합니다.힙합을 중심으로 알앤비, 훵크 등 다른 장르와 결합해 대중을 노린 1번 디스크, 그리고 화끈하고 묵직한, 매니아 층을 노린 2번 디스크로 나뉘는데, 정작 1번 디스크 타이틀인 트루 로맨스 보다 2번 디스크 타이틀인 몬스터가 더 히트한 기묘한 앨범이기도 합니다(이런 구성은 아마도 아웃캐스트의 Speakerboxxx/The Love Below의 영향도 있는 거 같습니다.). 전작에 참여한 더콰이엇은 이번에도 주파수 등의 세련된 비트를 뽑아주었고, 그외에도 빅딜 솔컴 양쪽을 섭렵한 랍티미스트가 프로덕션에 힘을 보탰으며, 이외에도 테크비츠가 맹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윈디시티의 참여도 눈에 띕니다. 피처링진으로 보자면, 다듀, 도끼, 비지, 양동근 등의 무브먼트 식구와, 당시 회사 식구였던 팔로알토 등 자신과 절친한 아티스트들은 물론, 양갱, 원카인, 사마디, 화나 같은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도 다양하게 기용했습니다. 미국 시절부터의 동료인 로즈코 우말리, 스타일리스틱 존스도 눈에 들어오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각각 미국, 일본 힙합씬의 전설인 라킴, 제브라가 참여했다는 겁니다. 트랙 우려먹기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필 굿 뮤직:8쓰 원더는 드렁큰 타이거의 모든 면을 느낄 수 있는, 드타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역시, 호랑이는 늙어도 호랑이입니다.
힙합의 이유 Respect to 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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