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주관적이고 가사 전체보단 라인 하나하나에만 집중해봤어요ㅋㅋ
Top 10. GOTT(쌈디) - 쌈디
"롤렉스 아니라고 이거 patek"
"가져야겠어 올해의 섹시 타이틀 허세로울 때 내가 제일 낫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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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벌스는 딩고 킬링벌스에서 보여줬던 것 같은데, 파 / 텍 할 때 너무 간지났습니다 형님..
다크룸에서 자기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제 다시 자신의 허세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하는 듯한, 쌈디 형의 결심이 보이는 벌스였습니다. 역시 자기한테 제일 잘 맞는 옷을 입는 게..
Top 9. 주인공(비와이) - 비와이
"주인공은 연기하는 걸까 삶에서 삶을 사는 걸까 영화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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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영화를 좋아하는데, 별로 저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저 의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함.
결국 우리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할리우드 배우들(movie star라는 앨범 제목이랑 잘 맞죠) 같은 사람들은 그런 인생을 실제로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생각해보면 연기가 직업인데 그 삶을 꼭 안 산다고 봐야하나? 이제 그런 게 영화 안에서 삶을 산다고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나 싶어요.
이센스 앨범과 동명의 소설 <이방인>의 작가로 유명한 프랑스 사상가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그런 측면에서 배우들을 삶의 다양한 모습을 체험하는 사람들이라고 서술했었죠. 이런 맥락에서 말한 거 아닐까? 아무튼 생각이 많이 드는 벌스 였습니다.
Top 8. I Could Do Dead(디보) - 저스디스
"미켈란젤로 천지창조가 니 취향이 아닌 게 어딨냐 이 pussy새끼 넌 도망자 난 절대자 예술엔 있지 정답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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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에 몰빵한 승이형 벌스.. 예술은 굉장히 상대적이죠. 그럼 옆집 유치원생의 낙서도 예술로 쳐줘야하고 그게 천지창조보다 낫다고 봐도 될까요? 관점에 따라 이건 대답이 다른데 - 예술 개방론 / 예술 제도론 -, 이게 헤이팅의 방식이 되면 좀 곤란해지죠. 래퍼들 줄세우기가 의미 없는 것도 아니지만, 비겁하게 도망치면서 "저스디스 랩 못하지 않나요?" 이런 막귀인증글을 싸지르는 건 그렇게 합리적인 것 같진 않아요.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닌데 암튼 좋은 화두인 것 같음.
Top 7. 가리온의 약속의 장소는 어디였을까(팔로알토) - 팔로알토
"근데 부자들이 그런 멋진 삶을 살려고 얼마나 차가워졌을까를 생각해봐"
"난 어렸을 때는 그런 게 악한 거라고 배웠는데도 커서 보니 당연한 걸로"
"그렇게 사고하지 않음 낙오자로 봐 악당이 되지 착하게 살긴 번거로운 일이 참 많지 잔잔하면 관심 안 갖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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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이 느껴지는 가사들.. 감사합니다 형님 피스앤러브씟으로 계속 작업물 내주세요..
Top 6. Bougie(XXX) - XXX
"'사'자 돌림 직업은 안 가졌어도 지켰어 내 품위 계급사회 찌들어 유명한 새끼 비서 역할 따내기 게임 내 위론 아무도 없는데 나는 누구 비위를 맞춰야 되지"
"그 이상의 것을 가졌고 막상 맛을 보니 쓰더군 근데 난 높게 보다는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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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하고 염세적이죠. 자의식 과잉 flex가 넘쳐나는 힙합판에서 정말 박수 받을만한 태도라고 봅니다. 엄청 솔직해요. 특히 '높게 보다는 멀리' 라는 말이 좀 허탈하고 이중적이랄까? 난해해서 어떤 감성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ㅋㅋ 난해하다는 게 곡 전체적으로 이미지는 좀 고정적인데 그 이미지를 위한 다양한 메타포가 별로 일관성이 있는 것 같진 않은 것 같아요. 이런 난해함 자체로 이중성을 나타내려고 했다면 성공이구요.
Top 5. RADAR(이센스) - 이센스
"나도 물론 love 얘기해 다만 나의 양극성이 문제 어느 날엔 다 이해되도 어느 날엔 심히 역겨움을 느껴"
"직업적 상담은 거부 필요한 거 너의 품 척 안 해 나는 내가 제일 잘 알아 내게 낀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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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형보단 다정한 염세성 같습니다. 그래서 더 이해가 잘 되고, 폐부를 찌르죠. 저런 양극성은 다들 공감하시지 않나요? 어느 날에는 사랑을 느끼고 어느 날에는 역겹고. 그러면서 뭔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대부분이 일관성 없이 감정에 휘둘리는 것 같아요. 근데 이런 양극성을 캐치하기 어려운데, 역시 민호형입니다.
Top 4. 포커페이스(씨잼) - 씨잼
"싫은 밤에 취해 쉬운 낮이 오면 밝은 곳을 피해 몇 시간을 오려"
"아아 그림자는 나의 패션 스타일 어떤 낮으로도 못 잊었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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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잼형은 올해 그냥 킹. '어디'가 너무 기대됩니다. '킁'에서 제일 멋진 메타포라고 생각했던, 시 같았던 가사에요. 시간을 오린다는 표현, 싫은 밤이라면서 못 잊었다는 밤. 이 표현이 엄청 취해요. 그 상황을 가장 멋있게 묘사한 것 같습니다.
Top 3. TRUE(릴러말즈) - 빈지노
"무대 옆쪽 소리 없는 스텝들 헌신도 난 버릴 수가 없지 그들이 없다면 나도 없지"
"Selfmade는 다 거짓 based on true stories 내 꿈 그걸 들은 너희들은 다 산증인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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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빛빛. 다들 selfmade 뽕 맞아서 이룬 것도 없이 selfmade 거리는 상황에서 selfmade라는, 힙합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그 인식이 거짓이라고 발언하는데, 아 이거 머리를 빡 때리는 가사였어요. 이걸 다른 래퍼들이 했으면 별로 막 안 와닿았을 것 같은데, 지노형이 하니까 딱 어울리는 느낌. 딱 일리네어만 할 수 있는 말 같았어요. 너무 멋있었습니다.
Top 2. 괜찮아(XXX) - XXX
"섣부른 가사엔 지랑 똑같은 새끼나 까는 짓을 암만 잘난 거 하나 없던데 속 다 보이게 뻐기기는"
"괜찮아 임마 넌 나중에 다섯 배로 벌겨 괜찮아 임마 지금 너보다 누가 더 간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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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내용은 딱 자기 한테 하는 이야긴 것 같아요. 좀 슬프더라구요. 성공하고는 싶은데 간지도 챙기고 싶은. 이게 엄청 애매하죠. 래퍼들이 방송 타야 성공할 수 있는 시대에 방송에서 예능감으로 망가지지 않고는 뜨기 힘들죠. 그냥 TV 화면 속 광대가 되어야할뿐이니까. 거기서도 간지를 챙길 수야 있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런 걸 바라는 자신의 이중성을 한탄하는 거 아닐까. 앞으로도 응원하고 솔로 앨범 빨리 듣고 싶습니다.
이제 대망의 Top 1!!
Top 1. COLD WORLD(이센스) - 이센스
"다 챙기면 떠 내가 일을 하는 이유 일하는 게 싫어서지 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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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할까요.. 딱 사람의 정곡을 정확히 찌른 것 같아요. 명치 너무 아팠습니다 형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피드백이나 다른 의견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추가: 사진 넣기 엄청 어렵네요ㅠㅠ
아니 근데 중간중간 사진 상태들이 ㅋㅋㅋ
너무 진지해질까봐요ㅎㅎ
와 잘 뽑으셨네요 안 들어본 곡은 적어주신 가사가 좋아서 듣고 싶어졌어요
근데 젓디 사진 왜 저렇게..ㅠㅜ
앗 감사합니다! 승이형이 사진까지 멋지면 너무 사기라구요~
조와요
싹난감자 오랜만이네요,,,
댓글 달아 아빠 거기에도 있나요 유튜브
막 소름돋고 하진 않았어도 가장 기억에 남는 가사네요..
그 형님이 단순히 웃기기만 한 형이 아니란 증거죠ㅠㅠ 슬프면서 깊은 가사였습니다
???? : 밥을 개잘먹어
????: 쉴 땐 게장먹어
짤 ㅋㅋㅋㅋㅋㅋ
로그인 잘안하는데 오랜만에 로그인하네여
주관적으로는 clock의 벌스1이 최고라 생각하네여 ㅋㅋ
아 젓딧 저 짤 볼때마다 펀치넬로 합성짤 생각나서 웃음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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