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해서 아쉬웠던 그룹.

지금은 언제나 Favorite No.1인 Tiger JK와 그 가족들에게 사기를 쳤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며 그저 제게는 분노의 표적이 된 정글 엔터테인먼트지만, 당시에 당연히 아무것도 몰랐던 전, JK가 속했던 소속사에서 웬 4인조 힙합 그룹이 나온다는 소리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지금이야 쇼미더머니의 영향으로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장르가 된 힙합이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마이너한 장르였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웬 힙합을 기반으로 한 아이돌이 등장한다는 소식에 굉장히 기대를 했습니다. 그것도 정글이었으니까요. 게다가 먼저 힙합을 기반으로 한 아이돌로 등장한 블락비의 데뷔도 뜨뜬미지근한 상황이었기에 이 그룹에 대한 기대를 괜히 더 하게 된 상황이었죠. 그리고 ' G.D.M ' 이라는 곡으로 데뷔를 알린 M.I.B. 당시 이전의 메가 히트곡이었던 Far East Movement의 ' Like a G6 ' 에게서 영감을 받은 듯한 파티 힙합곡이었죠. 나름 나쁘지 않은 언플과 나름대로 신선한 컨셉이 겹친 탓인지 처음 사람들의 관심을 이끄는 것에는 성공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전 이 곡에 대해서 글쎄, 그다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었지만요. 랩을 뛰어나듯이 잘한다는 느낌도, 그렇다고 비주얼도 보컬인 강남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글쎄, 잘 모르겠다, 라는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그래도 나름 성공적인 데뷔를 한 M.I.B는 이어서 ' Celebrate ' 라는 곡에 윤미래 피쳐링을, 앞서 자신들의 데뷔곡의 Remix에 Tiger JK와 Bizzy 피쳐링을 받으며 활동을 이어가는가, 싶었지만 더 관심을 모으지도 못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 때부터 M.I.B라는 팀에게 정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편하게 듣기 좋은 곡을 만들었다는 생각도 했고, 멤버들의 비주얼들도 훨씬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처음 이슈가 되었던 것과는 달리 대중적인 인기도 시원하게 끌어모으지 못하는 가운데, 자신들의 기반이라고 볼 수 있었던 힙합 리스너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계속해서 이어져 그 뒤로 나온 ' 끄덕여줘.', ' 들이대 ', ' 너부터 잘해. ' 라는 곡들, 역시 그렇다할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어쩌면 흔하디 흔한 남자 아이돌, 정도가 되어버리게 되죠. 오히려 시작이 좋지 못했던 블락비같은 경우에는 ' 난리나 ' 를 기점으로 점점 위로 올라서게 되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였습니다. 정말 슬픈 이야기이긴 하지만,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 중 하나를 꼽자면 컴백을 앞두고 M.I.B의 코디 2명이 화재 사고에 사망하게 된 사고였으니까요. (여담이지만 그 두 분에게는 애도의 말을 또 전합니다.) 이러한 사고를 딛고 다시 일어나려 노력한 M.I.B 였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고, 데뷔곡만큼의 파급력을 끌어내지 못합니다. 그렇게 2014년 정규 2집의 타이틀곡 ' 치사 Bounce ' 까지 나오지만, 역시나 무엇도 이끌어내지 못하며 멤버는 개개인의 활동에 들어가게 됩니다. 말기에는 강남이 예능에서 활약하는 장면이 나오며 다시 인기를 모을 수 있나, 싶었지만 멤버인 영 크림이 ' 태극기 훼손 ' 으로 논란이 되버린 가운데, 결국 이 팀은 2017년에 해체하고 맙니다. 

<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M.I.B의 노래 3곡 >

개인적으로 정말 아쉽다고 생각하는 그룹입니다. 확실한 매력 포인트를 잡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랩을 무기로 하기에는 뛰어난 스킬을 가진 멤버가 없다는 점이 아쉽고, 계속해서 대중 친화적인 노래를 만들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해당 소속사가 제대로 홍보를 하지 못했다는 점도 있겠지만, 분명히 이 그룹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제대로 어필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겠죠. 그나마 그룹을 어필할 기회가 마지막에 생겼지만, 그 역시 다른 멤버의 실수로 허망하게 날려먹었죠. 훌륭한 힙합 그룹이었냐, 라고 물어보면 ' 아니다. ' 라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주관적으로는 재밌는 그룹이었고, 그래서 앨범도 전부 모을 정도로 소심하게 응원도 했던 팀이었습니다. 해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약간의 씁쓸함도 들더군요. 

사실 큰 반향도 일으키지 못한 이 그룹에 대해서 글을 쓴 이유는, 밑의 글을 보다 SIMS라는 이름이 언급되어 옛 추억도 떠올릴 겸 가볍게 글을 썼습니다. 만약 이 그룹이 힙합적인 면을 조금 더 보여줬다면, 심의가 통과되지 못했다는 ' 히비디히비디합 ' 같은 곡들을 더 많이 보여줬다면 좀 더 기반을 닦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니, 부디 더 잘 되기를 바랍니다.

p.s) 당시에도 생각했지만, 왜 이 곡이 심의 통과가 안 됐는지 의문입니다. 요즘 나오는 힙합곡들 중 이 노래보다 분명 더 수위가 강한 가사들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잘만 나오는데, 이 노래가 심의를 넘지 못해서 무료 공개를 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

p.s 2) 개인적으로는 5Zic, 지금은 직 재스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데뷔곡에서는 웬 콧수염에 좀 별로라는 생각을 했는데, 수염을 밀고 나서부터는 확실히 남자다움이 느껴져서... 꼭 잘 풀려서 성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