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도끼(DOK2), MINO, Ja Mezz, WILLYEOM
작곡. Bangroz
편곡. Bangroz, Dakshood (닥스후드), Ja Mezz
1.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나오는 연금술사들의 모습은 예술가에 대한 거대한 은유이다.
래퍼/셀레브리티의 삶을 위해서 일반인의 삶을 포기하는(포기하기 싫어도 포기해야 하는?) 등가교환.
예술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번쩍이는 황금.
황금(돈, 권력)에 집착하는 연금술사들과, 혹은 예술 그 자체를 추구하는 연금술사들.
2.
'응 프리스타일' 이후로 이렇게 컨셉과 비쥬얼이 찰떡같이 어우러진 Rap Shit이 오랜만이라서 즐겁게 들었다.
'강철의 연금술사'에 대한 오마쥬기 때문에, 뮤직비디오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은 단순하지만 통쾌한 접근.
3.
랩은 결국 캐릭터 게임이다.
누가 랩 더 빠르게/빡세게 하냐? 같은 유치한 질문을 던지는 시대는 끝났고,
결국 래퍼는 자신이 뱉는 랩이 만드는 무드와, 그것이 형성하는 캐릭터로 청자를 설득해야 한다.
'연금술'이란 트랙에서 도끼와 송민호를 기용한 건 캐릭터 게임 면에서 더없이 탁월하다.
도끼는 한국 힙합씬에서 황금이라는 모티브와 제일 잘 어울리는 캐릭터다.
송민호는 아이돌의 삶과 래퍼의 삶을 동시에 사는, 어떻게 생각하면 근사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힙합씬의 어떤 래퍼보다 사생활을 많이 침해받고,
아이돌씬의 어떤 보이밴드 멤버보다 실력적인 평가를 받게 되는 캐릭터이다.
근사한 삶을 위해, 일반적인 삶 대부분을 포기한 것(등가교환)이다.
곡에 펼쳐 놓은 세 개의 벌스를 세세히 살펴볼 필요도 없이,
피쳐링진에 두 명의 이름을 적어놓는 것만으로 '연금술'이란 트랙은 가사적으로 설득이 끝난 것이다.
4.
컨셉 하나만 잘 짜도 이렇게 좋은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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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https://blog.naver.com/sehooninseoul/221287545733
자메즈의 이번 앨범, 즐겁게 듣고 있습니다.
트랙 바이 트랙으로 리뷰하고 싶은데, 일단 선공개된 곡을 리뷰해보았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료 랩퍼들이 약빨고 깜빵가는 와중에도 도끼는 참 꾸준하군요. 리스펙트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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