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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지팩트 (Jazzyfact)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05.29 20:20추천수 27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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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지팩트 (Jazzyfact)

지난해 말,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가 무려 18년 만에 새 앨범 [We Got It from Here... Thank You 4 Your Service]을 들고 돌아왔을 때, 꽤 많은 이가 그들을 향해 환호했었다. 무언가를 기념하기 위한 베스트 앨범 같은 게 아닌 새롭게 만든 트랙으로 꽉 채웠었기에 팬들이라면 더욱 좋아라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반가웠던 건 아마도 과거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들만의 음악을 했고, 또 새 음악이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21세기에 들어도 결코 촌스럽지 않고 되려 고유의 멋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런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만큼 영겁의 세월을 지난 건 아니지만, 어쩌면 재지팩트(Jazzfact)도 한국힙합 팬들에게 그런 존재이지 않을까? 7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빈지노(Beenzino)의 그 화려한 커리어 속에서도 [Lifes Like]를 가장 또렷이  기억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빈지노만의 음악도 멋지고 세련되지만, 시미 트와이스(Shimmy Twice)와 호흡하며 만들어낸 클래식한 맛이 있는 재지팩트만의 스타일은 그만큼 좋은 인상을 남겼었다. 그리고 빈지노가 입대로 자신의 커리어 1막을 닫는 2017년 5월, 재지팩트가 다시 멋지게 돌아왔다. 그가 입대하기 전, 빈지노, 시미 트와이스, 재지팩트, 그리고 [Waves Like]에 관한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고 왔다.



LE: 간단하게 힙합엘이 회원분들에게 소개, 인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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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nzino(이하 B): 안녕하세요, 빈지노입니다. (힙합엘이와의 인터뷰가) 정말 오랜만이고요. 다시 인터뷰하는 이 순간을 고대해왔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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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mmy Twice(이하 S): 안녕하세요, 재지팩트의 프로듀서 시미 트와이스(이하 시미)입니다. 힙합엘이 자주 들어가는데, 이렇게 인터뷰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LE: 근 몇 달 동안 SNS를 통해서 두 분이 같이 작업하고 있다는 걸 사진이나 영상으로 넌지시 알려오셨잖아요. 일단 최근에 어떻게 지내고 계셨는지 궁금한데요.

B: 제 앨범 [12]가 끝난 기점부터 재지팩트 작업을 열심히 하려고 했었는데, 집중적으로 한지는 사실 최근 몇 달이었던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IAB도 있고 하니 분산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제 입대 날짜가 정해지면서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라 최대한 (텐션을) 끌어올리려고 했어요. 그래서 가장 최근까지를 이야기하면, 믹스라든가 여러 가지 부분에 둘이 많이 매달려서 고생한 거 같아요.

S: 한두 달은 계속 붙어 있었던 거 같아요.





LE: 이번 앨범 가사 중에 멕시코에서 시미 트와이스 씨와 커뮤니케이션했다 이런 내용이 있더라고요. 스케줄상 원격으로 진행했던 부분도 꽤 있었나 싶더라고요.

B: 비트부터 같이 만들 때도 있긴 하지만, 21세기잖아요. 비트를 보내주면 받고, 제가 마음에 드는 비트가 있을 때 가사를 썼었죠. 시미 비트는 항상 제 아이폰에 있으니까요.





LE: 입대 때문에 빠릿빠릿하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고 해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작품 하나를 내고 입대하고 싶다는 어떤 조급한 마음이 조금은 있었을 거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빈지노 씨 본인이나 시미 씨가 지켜보는 입장이 어떠셨는지 싶어서요.

S: 저는 제가 더 조급했던 거 같아요. (전원 웃음) 그냥 아쉬우니까 곡 수를 많이 늘리려고도 했었죠. 하여튼,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운 건 있는데, 그런 건 언제나 아쉬운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나름 있는 시간 잘 활용해서 최대한 열심히 한 거 같아요.

B: 제가 아쉬운 건요. 음악이라는 게 빡 집중해서 빡 할 때랑 시간이 있어서 느슨하게 할 때랑 굉장히 많이 다른 거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느낀 게, 어렸을 때는 대학 입시 때문에 (음악에) 집중하지 못했었고, 이 타이밍에서는 군대 때문에 오히려 타이트하게 할 수 있었던 측면도 있지만, 더 넓게 보면 어떤 제동이 걸리는 게 크다 싶더라고요. 방금 말했다시피 물론, 타이트하게 하면서 많이 늘기도 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예전보다도 더 많이 배운 거 같은 느낌도 있었는데, 그걸 계속해서 펼치지 못하고 가는 거 같아서 그게 좀 아쉬워요.





LE: 최근에 있었던 단독 콘서트가 빈지노 씨의 입대 전 마지막 공식 활동이었다고 알고 있어요. 소문을 들어보니 공연 가신 분들이 준비 되게 많이 한 거 같고, 여러 가지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직접 공연을 진행한 입장에서 소감이나 감상이 어떠신가요?

B: 기획할 때는 한동안은 마지막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게 가장 열심히 할 수 있었던 동기가 됐던 거 같아요. 합주라든가 그런 부분에서도 성심성의껏 임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올 거 같아서 낮이랑 밤이랑 나눠서 했었거든요. 제가 워낙 저질 체력이라 그런 부분에서 부담이 될까 봐 토요일마다 시미랑 낮이랑 밤으로 나눠서 풀타임으로 리허설하고 그랬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체로 만족스러워하는 공연이 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랑 하는 마지막 공연이다 보니까 저희 워크맨십(WORKMANSHIP) 밴드분들도 더 열심히 해주기도 했고요. IAB라든가, 저희 팀들의 많은 수고가 있었죠. 플러스로, 마지막이다 보니까 공연 보러 오시는 팬분들도 훨씬 더 잘 즐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공연할 때 되게 행복했었던 거 같아요. 공연을 엄청 많이 했었지만, 그때 제가 ‘내가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구나.’라고 느끼면서 고맙다고 생각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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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렇군요.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새 앨범 [Waves Like]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우선, 간단하게 이번 앨범 소개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S: ‘Wave’, 파도에서 시작한 앨범인 거 같아요. 구체적인 건 없고, 이미지에서 시작된 거 같아요. 저도 비트를 만들 때 그걸 생각하면서 만들었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붐뱁만 만들다가 트랩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그러면서도 제 스타일을 잃지 않고 하려고 노력했던 앨범이었어요. 되게 많은 시도가 있었는데, 결국에는 저희 색깔을 잃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트랙을) 추렸어요.

B: 저로서는 일단 제가 놓인 상황에 맞춰져 있는 거 같아요. 지금은 좀 괜찮은데, 한창 앨범 작업하는 동안에 군대라는 압박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커서 사실 작업할 때마다 올라가는 것보다는 내려가는 게 머릿속에 많았어요. 부정적인 생각에 지배를 많이 당했었어요. 그래서 작업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왜냐하면, 이게 뭔가 묘한 거예요. 나는 잘살고 있고, 내 인생 좋은데 하나(군대)가 남아 있으니까 거기서 받는 영향이 크더라고요.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었어요. 겁이 나지만 용기를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 생각들로 무장해서 이번 앨범 작업을 했던 거 같아요. 그것 때문인지 그런 메시지가 많았던 거 같아요. 계속해서 나아간다든가, 용기를 낸다든가, 길을 걷는다든가, 어딘가에 뛰어든다든가. 듣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이 뭐든 간에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로 다가가지 않을까 싶어요. 저랑 똑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요. 평소에 작업할 때도 보면, 창작자 입장에서는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까?’, ‘내가 이런 그림을 그려도 될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두려울 때가 많은 거 같아요. ‘누가 싫어하면 어떡하지?’, ‘누가 씹으면 어떡하지?’, ‘놀림 받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할 때가 많은 거 같은데, 항상 저 스스로에게 자기를 믿고 가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LE: 재지팩트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결과물로 치면, 2011년에 나온 “Big”이라는 트랙이 마지막이더라고요. 그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길고 오래 걸렸던 이유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S: 일단 제가 군대에 갔다 왔는데요. 사실 그전에 재지팩트 2집 작업을 좀 했었어요. 그때 한 열 트랙 정도 나왔었는데, 그중에 “Big”이나 “Always Awake” 같은 게 있었던 거죠. 그러다 제가 군대에 가게 됐고, 그다음에 성빈이 [2 4 : 2 6]가 나오고, 그 후에 제가 전역하고 나서 계속 공연하고 활동하는 도중에 [12]가 나왔죠. 그다음이 지금인데, 이제는 성빈이가 가야 하는 시점이 된 거고요. (웃음) 긴 시간이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냥 빨리빨리 지나간 거 같아요.

B: 저 같은 경우에는 아쉬웠던 게요. 일단 솔로 활동에 집중하고 싶었던 마음도 컸었어요. 근데 시미가 군대에서 딱 나왔을 때도 바로 작업을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왜냐하면, 생각해보면 그때 시미랑 지금 시미랑 실력적으로 엄청 차이가 나거든요. (군대에 가 있는 시간만큼) 얘도 Catch Up 해야 했고요. 그게 어느 정도 되기까지의 타이밍과 제 개인적인 활동이랑 맞물려서 지금의 상황이 됐는데, 그래도 저희가 공연도 같이하고 그러면서 끊어지지 않은 건 다행이었던 거 같아요.





LE: 2집으로 열 트랙 내외로 만들었다고 하셨는데요. 그걸 나중에 시간이 흘러 들어보니까 트렌드와 안 맞는 부분도 있고, 지금 기준으로 두 분의 귀에 안 맞는 부분도 있었던 거겠죠. 그럼 이번 앨범에 들어간 트랙들은 거의 다 근래에 만든 건가요?

S: 그렇죠. 그래서 엎어지게 된 거죠. 근데 사실 예전에 만든 트랙들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웃음) 시기상으로 분산되어 있고, 일정하진 않아요.

B: 2년 전에 만든 곡도 있어요.





LE: 아무래도 시기가 차이 나다 보니까 이전에 만들었던 트랙과 최근에 만든 트랙이 한 앨범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끔 톤앤매너를 맞추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요?

S: 그런 게 좀 있긴 있었던 거 같아요. “Cross the Street” 같은 경우가 수록곡 중에 가장 처음, 옛날에 나온 곡인데요. 질감이 안 맞아서 피제이(PEEJAY) 형이랑 편곡을 다시 하면서 맞추려고 노력했었죠. 근데 다른 트랙들은 운 좋게 다 맞았어요.





LE: 트랙은 많이 만들어놨는데, 마음에 들고 톤에 맞는 것들을 고르고 추리다 보니 EP로 나오게 된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규모, 볼륨적인 측면에서는 조금 작다는 느낌이 있기도 해서요.

B: 쳐낸 트랙이 있었는데, 그건 제 작업 스타일이랑도 연관이 있는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뭔가를 쓰다가 아닌 거 같으면 더 이상 진행이 안 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결국 만들어낸 것들이 정답이라고까지 과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뭔가 합이 맞고 좋은 느낌이 와야 하는데 어떤 것들은 제가 끝까지 흥미가 안 생겨서 중도하차 된 게 몇 개 있긴 있어요. 그렇다고 곡 수를 채우려고 다 하려고 하면 되게 억지로 말 만들어내서 해야 하는 거 같고, 그런 부자연스러운 느낌은 또 싫어서 적더라도 저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모아서 내는 게 맞는 거 같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시미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분명히 곡수가 적은 거에 대해서는 아쉽기는 한데, 어쩔 수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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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지금 나온 버전만큼이 딱 예쁘게 어필할 수 있는 정도의 볼륨과 톤이라고 생각하신 거겠네요. 사실 재지팩트하면, [Lifes Like]일 정도로 [Lifes Like]이 많이 회자되어 왔잖아요. 그간 빈지노 씨 커리어가 꾸준히 쌓여오는 과정속에서도 항상 이 앨범을 언급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재발매 안 되나?’라는 말을 하는 분들도 많았고요. 그래서 [Lifes Like]을 만들 때의 작업 방식이라든가, 음악 전반적인 톤 같은 걸 고려했을 때,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B: 재지팩트로서 작업하는 거로 봤을 때는 그 당시에는 각자 집에서 했고 모여서 하는 게 힘들었어요. 이제는 둘이 모여서 할 수 있고, 환경적으로 좀 나아진 건 있는 거 같아요. 제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그때는 좀 더 무식하고, 잘 알지도 못한 채로 겁도 없이 했던 거 같아요. 근데 지금은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도 알잖아요. 아무래도 그때보다는 나이가 들었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좀 있지 않나 싶어요.

S: 저도 비슷한 거 같아요. 그때는 취향 같은 게 되게 확실했던 거 같아요. (시야가) 넓어지고, 그만큼 좋아하는 것도 많아지고 하다 보니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거 같아요. 그때는 더 단순했던 거 같아요. 성빈이 말처럼 겁이 없었고. 지금은 많이 생각하게 되는 거 같아요. (웃음)





LE: 좋아하는 게 많아지다 보니 그중에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을 때가 있으시다는 거겠죠.

S: 그렇죠. 그런 것도 있고,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기대할 테니까.

B: 아, 생각해보니 그때는 아무도 기대를 안 했는데, 지금은 기대를 하네. 그것도 되게 거슬려요. ‘재지팩트는 이래야지.’라는 생각. ‘빈지노는 이래야지.’, ‘재지팩트는 이래야지.’라는 인식이 좀 신경 쓰였어요.

S: 그런 건 사실 없는데. (전원 웃음) 그런 게 어디 있어. 너가 너고, 내가 나지.

B: 모든 아티스트한테 다 그런 게 있는 거 같아. ‘더콰이엇(The Quiett)은 이래야지’ 이런 거. 도끼(Dok2)만 약간 ‘그냥 냅두자.’ 이런 느낌? (전원 웃음)





LE: 이번 앨범이 기존의 재지팩트가 가지고 있던 색깔과는 좀 다르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부담이 있으시다는 거겠죠?

B: 그렇죠. 그런 걸 의식하긴 했는데, 결국 둘이 내린 결론은 그렇게 하면 발전이 없다는 거였어요.

S: 이런 인터뷰 되게 많잖아요. (웃음) 뮤지션들한테 왜 1집이랑 다르냐고 물어보면, 발전이 없고 했던 거 또 하기 싫어서라고 대답하는. (저희도) 똑같은 거 같아요. 그때의 음악은 그 나잇대의 저희가 좋아했던 바이브고, 지금은 또 달라진 거죠. 예전 거를 하고 싶지 않다는 건 아닌데, 지금은 못하죠. 하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B: 아, 그것도 징그럽잖아. 그때를 좋아하기 때문에… (전원 웃음) 예를 들면, ‘딱 “아까워” 같은 게 있어야 하거든?’, ‘”Always Awake” 같이 98 BPM에다가… 이렇게 하면 딱 빨릴 거 같거든?’ 이런 게 되게 징그럽잖아요.





LE: 되게 뭔가 삼류 가요 기획사 사장스럽네요.

B: 그렇죠. (전원 웃음) 예전 거를 답습해서 최대한 (주목을) 싹 끌어모으려는 건데, 사실 그것도 되게 어려운 방식이라서요. 그러기에는 저희가 미성숙하네요. 죄송합니다. (전원 웃음) 똑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S: 똑같지는 못하지. 근데 너가 죄송하다고 하면 나도 죄송해야 하는 거야? (전원 웃음) 아무튼, 제가 봤을 때는 이번 EP가 ([Lifes Like]과) 충분히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르긴 다른데, 충분히 공통분모가 많이 있고요. 그걸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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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아마 그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 활용한 샘플의 장르나 성향에서 생겨나는 게 아닐까 싶어요. [Lifes Like] 때는 스무스 재즈 류를 되게 많이 사용하셨더라고요.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같은 거장의 곡도 있고 그랬는데, 이번 앨범은 샘플의 폭이 굉장히 넓더라고요. 80년대 재팬 소울도 있고, 마르코소 밸레(Marcos Valle) 같은 브라질 뮤지션의 음악도 있고, 안드레 프리빈(Andre Previn)이라는 1920년대생 지휘자, 피아니스트의 음악도 있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아까 시미 씨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취향이 예전보다 다양해지시고, 디깅도 예전보다 더 많이 하시게 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S: 디깅 많이 하죠. 그것도 점점 바뀌는 거 같아요. 그때 좋아했던 거랑 지금 좋아하는 거랑. 근데 또 저는 그렇게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데요. “Cross the Street” 같은 경우에도 재지팩트 1집에 충분히 쓸 수 있었던 트랙인데, 바꿔서 쓰고 그랬을 뿐이죠. 그렇게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제가 좋아하는 바이브가 확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만드는 방식도 비슷하고요.





LE: [Lifes Like]에서 스무스 재즈를 활용해서 만든 대부분 곡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좋아하는 ‘재 즈 힙 합’이잖아요.

B: 그렇죠. ‘재 즈 힙 합’. 그래서 제가 시미한테 ‘이게 과연 재즈힙합일까?’라고 물어봤었어요. 그랬더니 자기가 봤을 때는 맞는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지금의 재즈라고. 거기에 제가 ‘재즈는 우리 마음속에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석되면 어떡하냐고 했었어요. (전원 웃음) 근데 그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거기까지 갈 필요 있나 싶어요. 그냥 음악은 음악이지.

S: 그렇게까지 추상적인 건 아니에요.





LE: 이번 앨범도 재지팩트, 재즈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시는 거군요. 그렇지만 어쨌든 재팬 소울이라든지, 조금은 독특한 샘플을 가져다 써서 만들었을 때는 느낌이 사뭇 달랐을 거 같기도 한데요. 아니면 샘플 선정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S: 딱히 재팬 소울이라고 인식하고 만들었던 게 아니고 그냥 딱 그 곡의 무드만 보고 만들었었어요. 빈티지한 느낌인데, 원래 제가 그런 걸 좋아해서 편하게 작업했었죠.

B: 협의한 것도 있고 안 한 것도 있는데요. 말씀하신 샘플이 쓰인 곡이 “하루종일”이에요. “하루종일” 같은 경우에는 듣다가 그 샘플이 너무 좋아서 만들게 된 곡이에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상황이 변수로 작용해서 그 노래를 샘플링하게 된 거 같아요. 그날은 유난히 빈티지한 날이었어요. (웃음) 일요일이었는데, 제가 진짜 하루종일 반신욕을 하는 날이었어요. 욕조에서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 Post) 같은 데서 박근혜 탄핵 이런 거 보면서 한숨 쉬고, 군대 생각나니까 ‘아, 짜증 나네.’ 이러면서 연락 와도 다 안 받고 그러고 있었어요.







그러다 ‘아, 그래도 작업하러 가야지.’ 하면서 손 다 퉁퉁 불어서 작업실에 가서 시미 뒤에 앉아서 음악 듣다가 ‘어, 이거 좋은데?’ 했던 노래가 그 노래였어요. 제 기분과 시미가 듣고 있었던 음악의 합이 딱 맞아서 나온 노래였어요. 그러니까 만약에 제가 그날 여자친구랑 데이트 잘하고, 기분 엄청 업된 상황에서 시미 작업실 가서 그 음악을 들었으면 그냥 흘려들었을 수도 있는 거죠. 그런 걸 보면, 작업이란 게 신기해요.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난 이런 노래를 해야겠어. 이런 스타일로 해줘.’ 그런 방식은 아니니까요.





LE: 어쨌든 우연히 그때 듣고 계셨다고 하니 샘플 디깅을 굉장히 습관처럼 하시고, 폭이 넓어지셨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B: 그냥 얼굴 폭이 넓어진… (전원 웃음) 여러모로 넓어졌지.

S: 얼굴 폭도 넓어졌고… 샘플 디깅하는 건 일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작업실에 있으면 계속하게 되는 거 같아요. 여기저기 블로그도 들어가 보고, 여러 가지 음악 듣고… 생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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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꼭 샘플용이 아니더라도 요즘 두 분은 본인들의 음악 말고 어떤 음악 많이 들으세요?

B: 와, 진짜 저희 것만 들어서요. 그럼 작업 전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새 앨범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 또 뭐 들었더라… 주로 힙합 들었는데, 차일디쉬 갬비노(Childish Gambino)도 좋게 들었었어요. 딱 그렇게 잘 만든 음악을 주로 들었던 거 같아요. 그밖에 멍청한 류로 가면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도 재미있게 들었어요.





LE: 두 분은 음악 취향이 많이 다르신가요, 어떤가요? 시미 씨는 옛날 것을 많이 듣는다든가…

S: 아니요. 저도 요새 것 많이 들어요. 트래비스 스캇(Travi$ Scott)도 듣고, 다 듣는 거 같아요.





LE: 그럼 그런 트렌디한 요소들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비트메이킹하실 때 꼭 ‘이걸 내 음악에 적용해야겠다.’ 같은 느낌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머릿속에 잔영이 남아 있을 거 같기도 한데요.

S: 그렇죠. 요즘의 트렌드가 있잖아요. 랩이나 비트나 되게 빨리 바뀌고 있는데, 그런 걸 따라 하는 건 좋은 거 같아요. 다만, 어떻게 따라가느냐가 포인트인데, 트래비스 스캇 같은 스타일을 따라간다고 제가 멋있는 것도 아닌 거 같더라고요. 대신 제가 좋아하는 샘플이 있으면 차라리 리듬을 만들 때나 편곡할 때 요즘 스타일로 하거나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거 같아요. 제가 갑자기 신디사이저 사용해서 트랩 만드는 것도 웃기는 거 같아요.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있긴 한데, 아직까지는…





LE: 샘플링에도 여러 방법이 있잖아요. 프레이즈 샘플링도 있고, 컷 앤 페이스트 방식을 쓰는데 완전히 잘게 쪼개서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샘플링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시미 트와이스 씨는 전체적인 방식이 예전보다 그리 변하진 않은 거 같아요.

S: 1집에서는 컷 앤 페이스트를 해서 3분짜리 곡을 몇십 조각으로 쪼개서 만든 곡도 있었는데요. 지금은 귀찮아서인지 그렇게까지는 안 해요. (웃음) 요즘은 트랩 같은 걸 만들 때는 늘리기도 하고, 피치를 낮추기도 해요. 그냥 기본적인 것들을 더 많이 하는 거 같아요.





LE: 그런 작법과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Lifes Like] 때보다 이번 앨범에서 변주도 많아졌고, 굴곡이 뚜렷해졌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S: 지금도 미니멀하지만, 그때는 정말 미니멀했어요. 변주가 많다고 하시는 게 구성이 많다는 말씀이신 듯한데, 그때는 제가 구성을 만들 줄 몰랐어서… (전원 웃음). 그리고 미니멀하게 쭉 가는 게 멋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굳이 바꾸지 않아도 있는 멋이라고 해야 하나요?





LE: 프리모(DJ Premier) 간지네요.

S: 그렇죠. 지금은 성빈이랑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공연할 때의 분위기도 챙겨야 할 거 같아서 훅 전에 괜히 뭐 하나 더 넣고 그러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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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런 어떤 변화라고 할 만한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기본적으로는 재즈힙합이고, 팀명도 재지팩트다 보니까 두 분이 친구인 것 외에도 음악적인 DNA 혹은 공통분모로 재즈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S: 재즈가 존재… 하나?

B: 시작 때는 존재했었지. 저희 고등학교 때를 생각해보면 재즈힙합을 되게 좋아하던 세대였어요. 2003, 2004년 그 시절에 영향을 많이 받았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재즈에서 탈색하긴 했죠.

S: 사람들은 그걸 중요하게 생각할지도 모르는데, 저희에게는 그건 그저 그때의 모습이에요. 꼭 재즈 샘플링을 해야 한다는 건 없어요. 지금도 공통으로 좋아하는 건 있는 듯해요. 처음에 재즈힙합의 색이 짙었던 건 맞는 거 같아요. 구루(Guru)나 루츠(The Roots) 같은 것도 좋아했고, 누자베스(Nujabes)도 좋아했죠. 그때는 그런 게 많았으니까요.





LE: 빈지노 씨가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해오시다가 커리어 챕터 1에서 일종의 마침표를 재지팩트로 찍는 게, 어떻게 보면 음악적 고향으로 회귀하는 건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B: 맞는 것 같아요.

S: 그렇게 멋있다고?

B: 회귀를 함과 동시에 다음을 기약한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제가 군대에 다녀와서는 좀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서요. 회귀해서 다시 한번 정점을 찍은 다음에 또 빈지노로 돌아가겠죠. 항상 해왔어요. 늘 해왔던 생각이에요. (웃음)

S: 자기 전에 회귀하는 상상. (전원 웃음).





LE: 이번 앨범 마지막 트랙 “Up up and away”에 ““아까워”를 어떻게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을까”라는 가사가 있더라고요. 실제로 싸이월드 BGM으로 인기가 많았고,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회자하는 곡이잖아요. 되감기를 했을 때, 그 당시에 “아까워”도 그렇고, [Lifes Like]가 그 정도로 잘 될 거라고 예상하셨었나요?

S: 전혀요. 그냥 망할 거로 생각했었어요. 가리온 형들이랑 같은 날에 나왔거든요. 진짜 망했다 싶었죠.

B: ‘X됐다. 그래도 그냥 낼까?’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근데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그런 게 하도 없었다 보니까 잘 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앨범이 좋은 것도 있겠지만, 꼭 좋아서 잘되었다기보다는 그전까지 재지팩트 같은 스타일이 없었다 보니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었고, 저희가 좋아하는 느낌이 그 흐름에 부합했던 거 같아요. 운이 좋았고, 시기도 좋았던 거 같아요.




LE: 저희가 받은 제보 중에 [Life Likes] 나올 때쯤, 뮤직비디오로 공개했던 “SundayMove”라는 곡이 대학교 과제로 만든 곡이라는 소문 아닌 소문이 있더라고요.

S: 제가 대학교 때 과제로 만든 곡이에요. [Life Likes]에 들어가지도 않았고요. 그 곡이 어떻게 보면 재지팩트의 처음이에요. 제가 그 비트를 만들기 시작하다가 성빈이한테 보내줬고, 얘가 랩을 해서 완성한 곡인데요. 제가 과제도 있고 해서 비디오를 찍었어요. 그 뒤에 만든 곡들도 다 그런 식이었던 거 같아요. 보내줘서 마음에 들면 랩 하고. 앨범을 내자고 하면서 시작한 건 절대 아니고요. 하다 보니 곡이 쌓여서 ‘내볼까?’ 해서 냈는데 가리온 형들이랑 같은 날… (전원 웃음)

B: 10월 26일이었나? 아무튼, 10월.





LE: 그렇게 한창 복작거리면서 만들던 시절에는 단순히 친구 둘이 재미있게 해보자는 식이었겠네요.

B: 그때는 음악을 만들기만 해도 워낙 재미있어서 행복했던 시기였어요. 앨범으로 어떠한 수익을 기대하지도 않았었죠. 무조건 분출해내는 게 첫 번째 목표인 음악이었죠.





LE: 가사는 어떤 식으로 쓰셨었나요? 한창 영감이나 에너지가 가득 넘쳐서 쏟아내기 수월한 편이었나요?

B: 표현하고 싶은 게 많은 건 지금도 똑같은데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나갈 수 있는 틈에서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예전엔 틈이 크게 열려있어서 제가 뭘 느끼면 다 표현할 수 있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인지 좁혀져서 나가려면 많은 필터링을 거쳐야 해요. 그 점에서 차이점이 있는 거 같고요. 또, 그때는 워낙 뭐만 하면 느낌이 오던 때였으니까요. 어리고, 젊었고, 솔직하던 시기였죠.





LE: 그때로부터 7년이나 지났으니 누구든 바뀔 수밖에 없잖아요. 그때는 빈지노 씨가 라이징 스타였고, 대학생이었다 보니 어떤 풋풋한 감성의 가사가 많이 나왔던 거 같아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잖아요. 여러 일이 있었고, 그때와 다르게 랩스타의 위치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어떤 괴리를 느끼지는 않으셨을까 싶더라고요.
 
B: 괴리가 너무 많았죠.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그때는 오히려 말하고 싶은 게 없었어요. 아무 말이나 하던 때였으니까요. 지금은 듣는 사람도 조금 더 많아졌고, 팬들도 많아졌다 보니 제 생각이 조금 더 정립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거 같아요. 괴리는 늘 있었는데, 그렇다고 어렸을 때의 저인 척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때가 그리울 때도 있어요. 그때는 뭘 말하더라도, 저의 못난 점을 얘기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존심 상하는 거 같고, 그걸 알리고 싶지 않은 쓸데없는 필터가 많이 생겼어요. 다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의 결이 있는 거니까, 그 결대로 가자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LE: 셀레브(Sellev.) 인터뷰하신 걸 보니까 한국에서 예술가가 살아가기에는 규격이나 틀이 너무 많다고 하셨더라고요. 서른이 되니까 주변에서 가하는 압박도 있다고 하셨고요. 앞서 말씀해주신 폭이 좁아졌다는 데의 이유로 그런 환경적인 요인도 꼽을 수 있을까요?

B: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지금 나이에 제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든가, 사람들이 절 대하는 태도라든가 그런 게 있잖아요. 더군다나 한국은 나이를 측정할 때 2년 정도 더 많이 측정하잖아요. 그런 거라든가, 형으로서, 오빠로서, 삼촌으로 해야 할 역할이 다 정해져 있어요. 그런 걸 기대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답답함을 느끼는 거 같아요. 물론, 예전보다야 성숙해졌는데, 뭔가 사람들 생각 때문에 더 빨리 늙어야 하는 느낌? 늙음으로 밀림을 당하는 그런 느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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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트랙 바이 트랙 얘기로 좀 넘어와 보죠. 1번 트랙 “Journey”에 “다음 걱정 군대 말곤 없네 / 한 번 갈 꺼 두 번 갈 일 없게 안 피할래” 라는 가사가 있더라고요. 이 부분과 군대 얘기를 좀 더 디테일하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많은 사람이 이야기해왔잖아요. 가령, ‘빈지노 군대 언제 가냐?’ 혹은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이 하고 가려고 미루는 거야.’ 이런 식으로 말이죠. 빈지노 씨 본인은 전반적으로 인생 계획을 고려했을 때 혹은 삶을 살아가면서 입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는지 궁금해요.

B: 일단 최근까지도 저는 인생을 살면서 계획이 없었던 것 같아요. 계획하지 않고 그때그때 느끼는 대로 살았었는데요. 군대를 이렇게까지 미루게 된 건 사실 단순히 가기 싫어서였어요. ‘매는 가장 늦게 맞자’ 주의였고… 가기 싫은 거 맞지 않아요?

S: 그게 잘못은 아니지.

B: 그리고 저는 할 게 너무 많았어요. 거의 매일매일 뭔가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인데, 그걸 끊고 어딘가를 간다는 게, 그것도 일찍 간다는 게… 저는 그만큼 앞을 내다보는 성숙한 비전을 가진 사람이 아니거든요. 지금 와서는 어떻게 보면 잘못된 선택이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지금까지 왔던 걸 생각해보면 제가 이걸 다 끊고 가고 싶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법이 허락하는 선에서 최대한 미뤘던 거죠.





LE: 죄송합니다만, 어느 훈련소로 가시는지…?

B: 철원으로 가요.





LE: 예전에 인스타그램을 보니까 시미 씨 휴가 나왔을 때 같이 만나고 놀고 이런 걸 찍어서 올리셨던 것 같은데. 시미 씨 포함해서 주변 분들이 하는 군대 이야기 때문에 더 가기 싫어진 것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S: 그런 얘기는 제가 꼭 안 해도… (웃음) 저도 되게 늦게 갔으니까요. 제가 굳이 안 해도 아니까 말 안 했죠.

B: 시미가 그런 압박을 주진 않았고, 보통 잘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이 하죠. 군대 갔다 온 한국 남자들이 군대 얘기 나오면 바로 ‘팍! 하앗!’ 하면서 ‘군대는 말이야~’ 이러는 게 있으니까. (웃음) 그런 건 얘기를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고, 사실 거기 가서 어떻든 간에 지금 상황에서는 별생각 안 들어요. 그냥 내가 하던 걸 멈춰야 한다는 거? 좋아하는 거에 100% 헌신하지 못한다는 거? 그거 말고는… 그저 한 번 갈 거 별문제 없이 잘 갔다 오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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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시미 씨는 제대 후에 빈지노 씨가 열심히 활동하고, 입대 전까지 꽉 채워서 가려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드셨었나요?

S: 그냥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 가기 전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요. 계속 옆에서 같이 공연하면서 보면 미룬 다음에 입대 전까지 아무것도 안 하면 되게 의미 없을 수 있는데, 성빈이는 꽉 채워서 열심히 잘한 것 같아요.





LE: 얼마 전에 저희가 보이비(Boi B) 씨를 인터뷰했는데, 보이비 씨도 군대에 늦게 가셔서 ‘자기 일을 한창 하다 가는 사람은 20대 초반에 군대 가는 사람에 비해 더 남다른 감정이랄게 있을까요?’라고 여쭤봤었거든요. 혹시 빈지노 씨는 어떠신가요?

B: 예전에는 마냥 싫고 그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건 좀 있어요. 군대 가면 강제로라도 쉴 수 있으니까… 진짜 쉼 없이 계속 달려왔거든요. 그래서 강제로라도 쉴 수 있고, 이제는 제시간에 자고 먹고 할 수 있다는 기대감 정도는 생긴 것 같아요. 생각할 시간도 꽤 많다고들 하니까, 그런 것들에서 얻는 에너지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마냥 쓸데없을 거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사람이 너무 부정적여질 것 같고… 그것보다는 가서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그 사회에 맞게 저도 저를 한 번 변화시켜야겠죠. 제가 입대해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가면 뭐 있겠죠.





LE: 몇 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고 하셨는데 실제로는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대외적으로 보이는 것 그 이상의 지극히 개인적인 움직임까지 포함해서랄까요?

B: 일단 음악은 항상 해왔었고, 제 인생에서 다른 큰 터닝포인트가 뭐였냐면 IAB 스튜디오를 만든 거였어요. 그러고 IAB 스튜디오 활동을 많이 했죠. 지금은 제가 같이하지 못하는데, IAB 스튜디오 친구들은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그런 기반도 다 같이 다졌던 것 같고, 연애도 열심히 했고, 여행도 다녔고 그랬죠. (웃음)





LE: 여행도 다니셨다고 얘기하셨는데, “We Are Going To” 같은 곡을 들어보면, 여행에서 얻는 영감이나 새로운 감정 같은 것들이 되게 많으신 거 같더라고요.

B: 일단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거는 다름에 대한 인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세상이 곳곳마다 너무나도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제 시각이 좀 더 열리게 된 것 같아요. 여행의 함정이 뭐냐면 갔을 때는 자유로운데, 갔다 오면은 X되는 거거든요. (웃음) 그래서 이제는 무작정 여행만을 바라보면서 살거나 ‘여행이 무조건 짱이다.’라기보다는 여행을 가서 새로운 시각을 열고, 돌아와서 어떻게 사느냐,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여행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고, 일상생활을 살아갈 때도, 뭐 하나를 보거나 만들 때도 최대한 다른 시각이나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게 된 것 같아요.





LE: 혹시 여자친구분이 외국인이신 것도 영향이 큰가요?

B: 그것도 영향이 되게 큰 것 같아요. 사소한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제가 단순히 한국인의 시각으로만 볼 때보다 더 다양한 시각을 가질 기회가 많았어요.





LE: 이제 입대하시니까 여자친구분이 걱정하실 것 같기도 하고, 본인도 여자친구 걱정을 하실 것 같아요.

B: 그렇죠. 걱정이 되기도 하고, 미안한 것도 좀 있어요. 왜냐하면, 제가 지원이나 지지를 해줘야 할 때 없을 테니까요. 필요할 때 제가 없는 거니까. 그리고 이제 저를 배려를 해줘야 하는 입장이 되니까, 그런 점에서는 미안하고 걱정되는 것 같아요. 저희 같은 경우는 대화하면서 서로 힘든 부분에 대해서 도움도 주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이인데,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이제는 서포트를 못 해준다는 점 같은 게 걱정되긴 하죠.





LE: 그래서 이번 앨범에 여자친구분에게 바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일종의 러브송 같은 게 수록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없더라고요.

B: 러브송은 "I Don't Mind"로 했으니까… 또 하면 닭살 돋지 않나요? (전원 웃음) "Young Knight"에 한 구절 정도는 넣었어요. 그 정도면 (충분하죠.) (웃음) 한 곡을 그런 내용으로 다 채우면 스테파니도 좋아할 테고 저도 좋지만, 조금 느끼하지 않나 싶었어요.





LE: 앞서도 언급한 "아까워" 같이 [Lifes Like]에 수록된 달달한 류의 곡들을 기대하는 분들이 꽤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B: 아마 많을 거예요.

S: 또 사과해야 하는 것 같은데. (전원 웃음)

B: 많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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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아닙니다. (웃음) 랩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는 빈지노 씨의 다양한 랩 스타일이 각 곡에 서로 다르게 담겨 있더라고요. 가령, "Cross The Street"는 빈틈없이 짜인 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랩 디자인이나 플로우 디자인을 하실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나요?

B: 일단, "Journey" 같은 경우에는 지금의 나와 예전의 나, 그러니까 정박에 때려 박는 충실히 랩하는 방식을 섞어보려고 했고요. "Cross The Street"에서는 분노의 랩으로서 쏘아붙이자고 생각했어요. "On My Wave" 같은 경우에는 정말 파도 타듯이 비트를 탔던 것 같아요. "Young Knight"는 좀 징그럽게 하고 싶었어요.





LE: 징그럽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웃음)

B: 비트가 몽환적이잖아요. 그 곡을 어떻게 요리할까 생각하면서 정말 많은 시도를 해봤어요. 노래만 해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해봤는데, 좀 징그러워야 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좀 특이하게 해봤던 것 같아요. "하루종일" 같은 경우에는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정말 미니멀한 상태에서의 제 생각과 감정을 3절에서 마구 쏟아내요. 그 곡은 정말 제 내면의 모습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정말 쉬고 싶고,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 만사가 다 귀찮을 때? 그렇게 곡마다 감정에 맞춰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





LE: 가사적으로 보면, 팩트폭행이라든가, 미세먼지같이 되게 최근에 한국에서 살아야만 알 수 있는 표현들이 꽤 나와요. 근데 그런 단어를 가사로 자연스럽게 녹이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거든요. 그런데 크게 어렵지 않게 잘 쓰시는 것 같아요. ‘너무 촌스럽지 않나?, 너무 유행어 쓰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을 거 같고요.

B: 그렇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팩트로 폭행해줄게’는 그냥 팩트폭행이라는 말이 유행이기도 하고 재미있길래 썼어요. 사실 재지팩트란 이름에 ‘팩트’가 있다 보니 쓴 것 같기도 해요. 미세먼지는… 제가 성대가 좀 작은 편이에요. 그래서 이물질이 남들보다… 안 그래도 저기 제 성대 사진이 있거든요. (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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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무슨 얘기 하는 거야. (웃음)

B: 아무튼, (웃음) 성대가 작아서 목이 금방 잠기거든요. 사람들이 ‘빈지노는 라이브 할 때 성대가 약하다’라고 하는데, 사실 약하다는 말은 틀렸고요. 성대가 작습니다. 그런데 요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잖아요. 제가 또 마스크 쓰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그냥 막 다니다 보니까 미세먼지 때문에 목이 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미세먼지 때문에 내 목소리가 맛탱이가 갔다’라고 썼죠. 때깔 있게 표현한 것뿐이지, 있는 그대로 짜증 나서 가사에 쓴 겁니다. (웃음)





LE: 공연하실 때는 어떠세요? 다른 래퍼들에 비해 신체적인 부분 때문에 생기는 애로사항이 있나요?

B: 터득한 노하우가 하나 있는데… 모니터할 때, 지금 막 모니터되는 제 목소리를 들을 때 ‘그것이 진실만은 아니다.’라고 생각해요. 지르고 싶을 때도 최대한 안 지르는 경우가 꽤 많아요. 왜냐하면, 그러다가 X될 수도 있어서… (웃음) 밖에 나갈 때 소리 X되고, 저는 저대로 목이 상하고요. 그러기 때문에 이제는 인어어도 좀 착용하고, 최대한 제 인이어에 들리는 소리를 믿고 굳이 안 지르려고 해요. 아직도 목이 빨리 가기는 하는데, 그래도 옛날보다는 컨트롤이 가능해진 것 같아요.

S: <Day & Night> 공연할 때, 그때 엄청 걱정하더라고요. 특히 낮에 공연할 때.

B: 아, 그때 공연하고 나서 회복하는데 시간 좀 걸렸었어.





LE: 얼마나 걸리셨나요?

B: 거의 인제야 조금 회복이 되는? (전원 웃음) 두 달? 한 달 반은 걸린 것 같아요. 아, 진짜 너무 힘들어가지고 그 뒤로는…





LE: 근데 그사이에 녹음은 또 하시지 않았나요?

B: 녹음할 때는 또 되는데… (전원 웃음)

S: 그게 무슨 소리야. (전원 웃음) 아, 얘가 녹음할 때도 목 아파할 때가 몇 번 있긴 있었는데…

B: 가래를 자주 뱉어줘야 해요. 가래가 많이 껴서…





LE: 뭔가 <비타민>에 나와야 할 것 같은 이야기네요. (웃음) 이야기가 많이 넘어왔는데요. 비트메이킹이 됐든, 랩 디자인이 됐든, 작사가 됐든, 사실 음악을 듣다 보면 레퍼런스가 분명하게 티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재지팩트라는 팀은 그런 게 크게 없어 보여요. 기본적으로 특정한 생각, 감정을 바탕으로 한 테마에 집중하는 편이라서 그런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혹 두 분 다 평소에 참고를 많이 안 하시는 편이신지 싶기도 하고요.

S: 참고하는 게 없을 수는 없는데, 비슷하게 느껴지면 빼려고 해요. 다른 게 연상되면 안 된다고 하죠. 성빈이가 그런 걸 잘 엎어요. 작업을 하다가 비슷하다 싶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다르게 접근하자고 해요. (전원 웃음)

B: 이거 X될 것 같은데?

S: 이러면 엎는 거예요. (전원 웃음)





LE: X될 것 같다는 걸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주실 수 있을까요?

S: 가령 오토튠을 쓰는데, '이거 트래비스 쑥갓이다.'라고 (하는 거죠). (전원 웃음) 트래비스 스캇 짭탱 같다는 거죠.

B: 물론, 하다가 '여기선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생각은 하는데, 막상 그렇게 레퍼런스에 입각해서 작업하면 재미가 없어요. 종종 너무 레퍼런스를 넘어서 베꼈다 싶은 음악을 들으면,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해요. 제가 19살 때나 하던 짓이거든요. 그런데 음악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그렇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의도했든 안 했든 간에 최대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LE: 혹시 곡을 완성하고 보니 비슷한 곡이 너무나 명확하게 있는데, 그 곡이 너무 마음에 든 적은 없었나요?

B: 있을 법도 한데…

S: 보통은 완성되기 전에 잘라버려요. 성빈이는 늘 새로운 걸 갈구해요. 기존에 없는 걸 시도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 말씀하신 그런 곡이 없었던 것 같아요. 반대로 가끔은 걱정이 돼요. 이렇게 레퍼런스가 없는데 사람들이 좋아할까 싶은 거죠. "하루종일" 같은 걸 누가 타이틀곡으로 쓰겠어요. (그런 걱정이 될 때는) 저희를 믿고 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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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On My Wave”에는 이런 가사가 있더라고요. “파도와 똑같어 영감은 날짜를 못 맞춰” 사실 예술가 입장에서는 일종의 쿨 타임 같은 게 있을 거 같아요. 직장 업무처럼 시간을 딱 정해놓고 이때까지 뭘 끝내고 이런 게 쉽지도 않고, 영감이 떠오르라고 노력해서 떠오르는 것도 아닌데 이번에는 작업을 마쳐야 하는 기한이 정해져 있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으셨을 거 같아요.

B: 정확한 거 같아요. 사실 그 가사는, 제가 멕시코에 갔다 와서 물놀이를 되게 좋아하게 됐는데요. 수영도 하고, 물에 되게 끌렸었는데, 그때 서퍼들 인터뷰라든가 그런 걸 찾아봤어요. 거기에 그 사람들이 왜 항상 바다 근처에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이 있었는데, 자기네들이 타기 좋은 파도가 언제 올지 진짜 모르는 거기 때문에 항상 근처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많이 공감했어요. 물론, 저는 파도를 탈 줄도 모르고 수영도 겨우 하는 사람이지만요.





LE: 그걸 예술에 비유해서 생각했을 때 공감되신다는 거겠죠.

B: 네. 저도 작업실에 매일, 항상 와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딱 작업이 잘 되는 그 타이밍이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때를 기다리면서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공감이 많이 됐고, 사실 “On My Wave”가 그 구절을 넣으려고 만든 노래에요. 요새 하도 ‘Wave’, ‘Wave’ 해서 저도 그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제가 생각한 ‘Wave’는 그런 거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파도에 대한 노래를 하고 싶었는데, 그 인터뷰를 보고 많이 느꼈어요. 근데 또 그 가사가 나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거 같아요. 이 비트에도 해보고, 저 비트에도 해보고 하다가 시미랑 이 비트를 만들고 나서 다시 한번 건들게 됐죠. 그때 좀 가사가 확실히 나오게 됐죠.

S: “On My Wave”는 비트를 같이 만들었어요. 원래 다른 버전이 있었는데, 그것도 성빈이가 듣다가 바꿔보자고 해서 같이 만들게 됐어요.





LE: 같이 만든다는 게 들어보고 여기선 이런 소리를 넣어보자 이런 식이었다는 건가요?

S: 그렇죠. 서로 의견 공유하고, 성빈이가 직접 베이스도 찍고요. 참여한 건 베이스를 거의 다 자기가 찍었어요.

B: 너무 답답해서요. (전원 웃음)





LE: 어떤 부분이 답답했던 건가요? 상상하던 것과 달랐던 건가요?

B: 베이스 치는 게 뭐가 이렇게 오래 걸리나 싶었어요. (전원 웃음)

S: 근데 진짜로 그렇게 찍어놓은 걸 제 입장에서 멀리서 봤을 때 진짜 좋을 때가 있더라고요. 뒤에서 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었던 거겠죠. 그러면서 작업이 다시 진행되고 풀리는 거죠.

B: 계속 숲 안에만 있다가 나와서 보는 것도 필요한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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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Lifes Like] 때는 "Mom's Call" 같은 곡에서 어머니 얘기를 많이 하셨던 것 같은데, 반대로 아버지 얘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Don emoji$"에서는 아버지에 관해 살짝 언급하시더라고요.

B: 지금 아버지가 새 아버지예요. [Lifes Like] 때는 제가 아저씨라고 불렀었어요. 저와 좀 멀었죠. 지금은 더 가까워졌고, 그게 곡에서도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어요.





LE: 마지막 트랙 "Up up and away"를 보면 '“내 resume는 그냥 래퍼에 국한되기엔 조금 아쉽네”'라는 라인이 있어요. 그런데 도끼 씨가 최근에 발표하신 앨범 [Reborn]의 "Hiphop Lover"라는 곡의 가사를 보면 “힙합에 날 가두지 말란 듯 인터뷰 / 뮤지션이 된 듯 폭넓은 노래 실어주면 / 예술가가 되어 끝없이 하늘을 나네 / 적어도 그런 배은망덕한 짓은 난 안 해”라는 가사가 있잖아요. 이런 걸 보면 같은 레이블에 있지만, 서로 성향이 정말 많이 다른 것 같은데요.

B: 너무 다르죠. 도끼는 저처럼 생각할 수 없고, 반대로 저도 도끼처럼 생각할 수 없어요. 생각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로 곡을 낼 때는 힙합으로 해소가 돼요. 아무튼, 저는 힙합에만 국한되고 싶지 않아요. 제가 듣는 음악이 힙합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록을 듣고 그런 걸 하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LE: 서로 존중은 하겠지만, 안 맞을 때도 있겠죠?

B: 있기야 있겠죠. 그래도 한 배를 탔으니… (전원 웃음)





LE: 그런 흥미로운 가사 구절도 있었지만, "Up Up And Away"를 전체적으로 보면, 빈지노 씨의 전체적인 서사가 잘 담겨 있더라고요.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이 잘 담겨 있어요. 입대 전에 지금까지의 챕터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가사를 쓰신 건가요?

S: 그런 거라고 하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 (전원 웃음)

B: 사실 제가 그 비트를 굉장히 좋아해요. 근데 <앙투라지>에서 제의가 들어왔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친구들과 작업하고, 서로 도와주고, 어울리고, 좋은 비즈니스 관계로 일을 하는데, 그 부분들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해 저를 <앙투라지>의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가사를 썼어요.





LE: 워낙 좋아하시는 비트다 보니까 이번 앨범에도 당연히 수록해야겠다고 생각하셨던 거겠네요.

B: 그렇죠. 그 곡을 만들 때 제가 걸어온 길을 차분하게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잘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으니까 저도... (전원 웃음) 수록곡도 적으니, 그 노래라도 하나 더 넣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S: 뭔가 오늘 정해지는 게 너무 많은 거 같은데? (웃음) 지금 막 정해지고 있어. 그럼 비트도 '붐뱁으로의 회귀'로… (전원 웃음) 장난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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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혹시 이번 앨범에 관련된 얘기 중에 질문드리지 않아서 (인터뷰에서) 말씀하고 싶었는데 이야기하지 못하신 부분이 있을까요? 김효은 씨 피처링 같은 부분을 얘기하지 않긴 했는데요.

B: 효은이를 섭외할 때는 되게 캐릭터에 따라서 결정했었어요. 사실은 피처링을 더 많이 쓰고 싶었는데 곡 수가 얼마 되지 않고 작업할 여유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다른 래퍼들이랑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못했어요. 그런데 효은이 같은 경우에는 제가 이 곡을 할 때 제가 계속 다른 벌스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거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재미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비주얼적으로 봤을 때 효은이의 비주얼이 딱 서퍼의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리고, 또 효은이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같이 하게 된 거 같아요. 효은이한테도 이 곡에 대한 배경과 쓰게 된 의도를 충분히 전달한 뒤에 가사를 부탁했죠. 그래서 효은이도 충실히 자기 시각, 시점에서 자기 시기에 맞게 파도를 잘 해석해서 참여해준 거 같아서 되게 고마워요.

S: 사운드적으로도 잘 맞았던 거 같아요.





LE: 일리네어 레코즈 분들이나 아니면 앰비션 뮤직(Ambition Muzik)의 다른 분들이 더 도움 주신 부분은 더 없을까요?

B: 일단은 저는 음악 작업할 때 그냥 저랑 다이렉트로 음악 하는 사람들하고만 교류하는 스타일이라서 막 그렇게 음악적으로 서포트 받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물론, 효은이한테는 도움을 받았지만요. 사실은 “Up Up And Away”를 도끼, 더콰이엇이랑 같이 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는데,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어요. 아, 특히 제가 입대하기 전에 꼭 앰비션 뮤직 멤버 한 명 한 명이랑 작업해보고 싶었는데요. 창모랑은 “아이야”로 같이 했었는데, 해시스완(Hash Swan)이랑만 작업을 못했단 말이에요. 그 부분이 되게 많이 아쉬워요. 그리고 피제이(PEEJAY) 형이 저희 앨범에 편곡이나 믹스로 되게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작업을 시작할 때도 계셨고요. 피제이 형은 뮤지션으로서 저희가 거의 항상 믿고 따르는데, 이번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S: 피제이 형 없었으면 이 시간 안에 못했을 거 같고… (웃음) 저희가 녹음을 ‘사운드 웨이브’에서 했는데, 알이에스티(R-EST) 형이 저희의 불규칙적임과 야생적임에 잘 맞춰 주셨어요. (전원 웃음) 그런 분들이 없었으면 앨범이 나오는 게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LE: 주로 엔지니어링적인 측면에서 주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군요.

S: 그렇죠. 그런 분들이 너무 감사해요. 저희가 되게 급했던 경우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불쑥불쑥 연락 드려도 OK하고 ‘와라, 써라.’라고 하시는 경우도 많았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B: 제가 또 녹음하다가 갑자기 가사를 뒤엎는 습관이 좀 있었거든요. 녹음하다가 가사 쓰고 다 기다렸다가 또 녹음하고…





LE: 그럼 그럴 때는 가사 부분부분만 고치는 게 아니고 아예 싹 다 새로 쓰신 건가요?

B: 네. 그럴 때가 좀 있어서… 그런 것도 형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기다려 주신 거에 대해서 되게 고맙죠.





LE: 사실 엔지니어로서는 정말 짜증 나는 순간이지 않나요? (전원 웃음)

S: 그렇죠. 근데 어쩔 수 없으니까… 그리고 뮤직비디오 찍을 때 워크맨십 밴드분들도 바쁜데 와서 도와주셨어요.

B: “하루종일”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 IAB 스튜디오 멤버들도 있었고, 저희 밴드 워크맨십도 있었고, 모델분들도 있었는데, 당연히 다들 고마웠어요. 그리고 이번 뮤직비디오 자체를 GDW랑 작업하게 됐는데 그분들에게도 고맙고요. 고마운 분들이 되게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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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약간… 오그라들 수도 있는데, (웃음) 두 분이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건 어떨까요? (전원 웃음) 

B: 일단 시미한테 고마운 거는 뭐라고 해야 할까… 그 철두철미함. 인내심이 많은 거 같아요. 얘가 잘못된 거를 꼭 캐치하고 그걸 계속 고치려 하는 성향이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그냥 하고 넘어가거든요. (웃음)

S: 그래서 오히려 진행이 잘 되는 거 같아요. 둘 다 넘어가는 스타일이었으면 실수가 안 보일 수도 있고, 둘 다 계속 고치는 성격이었으면 (아예 앨범이) 안 나왔을 수도 있었을 텐데. 서로 다른 성격을 갖고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성빈이가) 멘탈이 되게 쎈 거 같아요. (웃음) 되게 힘들 때도 가사를 쓰고… 그렇게 해서 비교적 짧지만 만족할 수 있는 노래들이 나온 거 같아서 그런 부분에서 고마워요.

B: 시미는 뭔가 항상 뚝심 있는… 마치 등대 같은 인격체를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멀리서 바라보고 그런 거에 딱 맞는… 되게 철두철미해요. 저는 조금 약간 방방 뛰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서 플러스 마이너스가 되면서 재지팩트가 되는 거 같아요.

S: 저도 비슷한 거 같은데요. 둘이 상반되는 걸 가지고 있고, 또 그게 잘 다듬어져서 나오는 게 있지 않나 싶어요.





LE: 시미 씨는 아직까지 개인 작업물이 딱히 없으시잖아요. 그런데 빈지노 씨가 입대하시고 나서는 개인적으로 활동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S: 구체적인 건 아직 없지만… 솔로 앨범 같은 거? 다른 더 좋은 멤버는 없을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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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대한민국에서 빈지노 씨보다 더 멋지고 잘하는 분을 찾기가 쉬울까요…?

S: 그러니깐요. 인스트루멘탈이 될 수도 있고, 밴드 작업이 될 수도 있겠죠. 그냥 제가 더 좋아하는 거에 집중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분들이 몇 명 있거든요. 그분들과 콜라보하고 싶은 생각은 있죠. 일단 재지팩트 1집을 너무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그걸 약간 한 번 짚고 넘어가고 싶었어요. EP가 되었든, 앨범이 되었든, 싱글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지금까지는 재지팩트로 한 번 더했으니깐 어느 정도 정리했다고 생각하고… 다음 거 해야죠. DJ도 원래 몇 번 했었는데, 바빠서 한동안 못했었거든요. 주말에 공연 있고, 뭐 있고 해서… 그런 걸 다시 하면서 이래저래 다양하게 활동하지 않을까 싶어요.





LE: 혹시 쌓아두고 계신 트랙이 좀 많으신가요?

S: 쌓아두고 있는 트랙들이 있고, 꽤 많은데요. 곡 달라고 하신 분들도 계시고 한데, 제 성격상 이렇게 쌓아두고 있었던 건 주기는 싫더라고요. 만약에 새로운 게 나와도 지금까지 쌓아둔 트랙을 푸는 식이 아니라 새로 만드는 식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LE: ‘내 이름으로 발표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아껴두신 곡 같은 건 없으시겠네요.

B: 신기한 게 ‘이건 시미 트와이스 이름으로 발표할 거야.’ 그런 게 없어요. 그런 게 왜 없는 거지? (전원 웃음) 이상하잖아. 보통 프로듀서분들 보면 자기 개인 앨범에 대한 애정이라든가, 계획들이 다 있기 마련인데… 





LE: 본래 인간적인 스타일상 전반적으로 일종의 계획적인? 성향이 없으신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S: 그렇죠. 계획이 없어요. 사실 생각은 하고 있는데 말로 구체화하기는 어려운 게 좀 있어요. 아무튼, 제가 생각하기에 제 개인 작업물은 굉장히 대중적이지 않을 거 같아요. (웃음) 오히려 거꾸로 갈 거 같아요.

B: (시미는) 옛날부터 장인 같은 느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이전부터 지금까지 엄청 까다롭고… 뭐 하나 하더라도 제대로가 아니면 절대 그쪽으로는 가지 않는 뚝심 같은 게 있어서 굉장히 피곤했어요. (전원 웃음) 보통 자기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어디에라도 뭔가 하고 싶어서 기웃기웃하는 스타일의 사람들이 있잖아요. 얘는 그런 성향도 없어요. 그냥 ‘이거 내가 해야 할 거 같다.’ 하면 다른 건 전혀 관심 없고 그냥 그것만 해요.





LE: 사실 계획적으로 가면 빈지노 씨가 입대하기 전에 미리 한 트랙 해놓고 나중에 깜짝 공개해서 팬분들을 놀라게 하고 좋아하게 할 수도 있잖아요.

S: 근데 지금은 그런 에너지가 없어서요. (웃음) 앨범에 다 쏟아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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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제 정리할 시간이 된 거 같아요. 일단 힙합 팬들이나 과거의 재지팩트를 알고 있던 분들이 이번 앨범 [Waves Like]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껴주셨으면 하시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B: 저는 아까도 말했듯이 제가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는 '너무 겁먹지 말고, 용기를 내자, 잘 살자.'예요. 처한 상황이 힘들 때 찾아 들을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S: 저도 긍정적인 걸 느꼈으면 좋겠어요. (이 음악을) 너무 낯설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예전 재지팩트 음악과) 공통분모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했어요. 그런 것도 함께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LE: 마지막으로 이런저런 걸 종합해서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거 같은데요. 빈지노, 시미 트와이스, 재지팩트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께 한 마디해주시면 좋을 거 같고, 아니면 빈지노 씨 같은 경우에는 지금까지 빈지노 씨와 빈지노 씨의 음악을 많이 좋아해 주신 팬분들에게 군대 가기 전에 인사말이랄까요? 그런 걸 해주셔도 좋을 거 같아요.

S: 일단 재지팩트 1집 그간 너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단 말 전하고 싶어요. (이번 앨범은) 그냥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성빈이가 할 말이 더 많을 거 같은데…

B: 일단 저는 시미랑 똑같이 언제나 기대해주시는 사람들이 많다는 그런 거에 대해 축복받았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고, 그 점에 감사해요. 또, 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다 보니깐 이 음악들을 듣고 다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일단 저는 군대에 갇히는 입장으로서 밖에 나와서 이 음악을 듣는 사람이든 군대 내에서도 듣는 사람이든, 어떤 상황에 부딪히고 있는 그 누군가라면 공격적이고 급진적으로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살면서 현실적인 벽이라든지, 부딪히는 것들이 되게 많잖아요. 그런 것들에서 최대한 벗어나서 원하는 것들을 다 이루고 돈 많이 벌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LE: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뷰|Melo
녹취|GDB(심은보), 류희성, Loner, Geda
사진 ㅣ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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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 5.29 21:02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5.29 21:37
    빈지노는 예술가 그자체구나 정말 시미도 멋있고..

    S: 가령 오토튠을 쓰는데, '이거 트래비스 쑥갓이다.'라고 (하는 거죠). (전원 웃음) 트래비스 스캇 짭탱 같다는 거죠.ㅋㅋㅋ
  • 5.29 21:37
    갓지노
  • 5.29 21:44
    인터뷰에서 Lifes Like를 되게 많이 언급하고 짚어주셔서 좋네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 5.29 21:55
    둘다 너무 멋있다
  • 5.29 21:58
    감사합니다 재지팩트 인터뷰 정말 오랜만이네요
  • 5.29 22:09
    너무 재밌게 잘 읽었고
    지노형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ㅠㅠ
    짬빱 잘챙겨드시고 사발면 같은거로 대충 때우지마시고ㅠㅠ
    물론 고참들이 엥가니챙겨주겠지마뉴ㅠ
    건강이 최곱니다ㅠㅠ
    이번앨범 잘 들을께요!!!
  • 5.29 22:10
    트래비스쑥갓 ㅋㅋㅋㅋㅋㅋㅋㅋ
  • 5.29 22:18
    크으으 힙합을 듣기 시작한 순간부터 존경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빈지노형. 2년동안 몸 건강하게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시미형도 작품 내면 열심히 들어볼게요! 재지팩트 EP 잘 듣겠습니당...
  • 5.29 22:30
    빈지노 빈자리가 클 거 같네요ㅠ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 5.29 22:35
    사람들이 아쉬워하던 부분에 대한 답변이 다들어있네요. 좋은 인터뷰!
  • 5.29 23:18
    이 인터뷰 보고 나니까 빈지노와 시미트와이스는 역시 뗄레야 뗄 수 없는 영혼의 듀오구나 라는 생각이 더 들게 되네요 ㅋㅋ
    잠시 자리를 비우는 빈지노 때문에 뭔가 허전해지기도 하고...
    다 읽고나니 정말 감사한 인터뷰네요. 잘 봤습니다!
  • 5.29 23:42
    순수하고 겁없이 냈던 Life's like가 명반이 되버렸네요
  • 5.30 00:48

    아 너무 짧은게 아쉽지만 ㅠㅠ 잼게잘보고갑니다

    빈지노 십밥ㅂ바 사람이 너무 선해보이고 멋있어.. 

  • 5.30 00:52
    애플뮤직에 아직 올라오지 않아 들어보진 못했지만...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 den
    5.30 01:06
    진실된 느낌 정말 오랜만이네요 잘 듣고 있습니다
  • 5.30 10:49
    으어어엉 애플뮤직에 waves like는 언제 나오는겨...ㅜㅜ
  • 5.30 15:25
    와 인터뷰 너무 좋네요..

    이번 앨범이 기존의 재지팩트가 가지고 있던 색깔과는 좀 다르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부담이 있으시다는 거겠죠?

    B: 그렇죠. 그런 걸 의식하긴 했는데, 결국 둘이 내린 결론은 그렇게 하면 발전이 없다는 거였어요.



    S: 참고하는 게 없을 수는 없는데, 비슷하게 느껴지면 빼려고 해요. 다른 게 연상되면 안 된다고 하죠. 성빈이가 그런 걸 잘 엎어요. 작업을 하다가 비슷하다 싶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다르게 접근하자고 해요. (전원 웃음)

    B: 이거 X될 것 같은데?

    S: 이러면 엎는 거예요. (전원 웃음)


    이 두부분이 너무 좋네요!
  • 5.30 16:40
    식케이 보고 있니? 흑흑....
  • 5.30 23:3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트래비스 식캇 의문의 1패
  • 5.31 18:10
    미키나미 마리가 왜 이렇게 많은거죠 안경빠신가요
  • 6.2 23:36
    와 진짜 자기만의 색깔을 내려고 노력하는게 정말 멋있는 거 같아요! 이번 노래도 잘 듣고 있습니다~
    인터뷰 너무 잘 봤습니다 으헝헝 가지마요 지노 형 ㅜㅜ
  • 6.11 16:25
    건강히 잘다녀오세요! 영감많이 얻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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