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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ashe - Popstar를 듣고

TomBoy2026.10.18 20:15조회 수 704추천수 6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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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5

 

 

 

 

 

미국의 대표적인 인디펜던트 매거진 Pigeons & Planes는 얼마 전 21세기 가장 완벽한 데뷔 싱글을 선발했다. BTSTU부터 Video Games, Out Getting Ribs, Day 'N' Night, CRYSTALISED, Peso, All Girls Are The Same, 그리고 Through The Wire와 Time to Pretend에 이르기까지, 장르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또 이 싱글들의 출생을 지켜봤던 이라면 모두가 흐뭇하게 추억에 젖어들었을 그런 리스트였다. 내 마음을 대변하는 댓글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티나셰의 2 On은 어디 있어?" 2 On은 트랩 알앤비의 Ain't No Mountain High Enough였으며 티나를 단숨에 차세대 알앤비 스타로 만들어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다시 Hot 100 차트에 진입하는데 1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될 거라는 사실을 짐작이나 했을까?

 

티나의 커리어는 인생에 운이 7할이고 실력이 3할이라는 오래된 속담을 되새기게 만든다. RCA와의 계약 기간 동안 그녀는 적어도 두 번 이상 앨범 발매를 연기 당했으며 RCA에서의 마지막 작품 <Joyride>가 졸작인 것은 레이블에게도 과실이 있다. 대형 음반사를 떠나 홈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제작하며 본인이 설립한 티나셰 뮤직을 통해 앨범을 공개하자 상황은 더 얄궂게 변했다. 그녀와 음악에 대한 관심도 인디 규모로 축소된 것이다. 솔직히 19년 이후로 그녀가 발표한 앨범들은 하나같이 다 준수하지만, 그 앨범들을 내 손으로 누군가에게 추천한 적은 없는 것 같다. 티나의 음악을 지속해서 팔로우하지 않은 사람들은 10년 전 그녀의 음악 스타일과 '지금은 이럴 테지'라는 추측을 적당히 뒤섞어 티나셰라는 인물상을 완성한다. 지속해서 팔로우 해 온 사람들 또한 축소된 규모에 맞게 그녀의 음악을 활발히 언급하지 않고 샤이 티나셰로 남는데 만족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양쪽의 시각 모두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게 바로 '티나셰 딜레마'이다.

 

티나의 새 앨범 <Popstar>는 <BB/ANG3L>부터 시작된 프로그레시브 알앤비와 EDM 여정의 종착지처럼 느껴진다. 앨범의 첫 세 곡을 들었을 때 FKA twigs의 <Magdalene>를 처음 들었을 때처럼 무언가 나를 억누르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사이먼 레이놀즈가 지적했듯 탁월한 댄스 음악은 타들어 가는 다이너마이트의 심지를 지켜보는 듯한 강렬한 감각을 안겨줘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불 자체가 아니라 불을 붙이고, 끄고, 폭파시키는 타이밍이다. 이런 균형감각이 없다면 수많은 댄스 레코드가 그랬던 것처럼 한 번 흥을 돋우고 마는 성냥개비가 된다는 것이다. <Popstar>는 팝 음악의 보편성과 서브컬처의 극단성을 매력적으로 결합했다는 면에서 두 여성 아티스트의 대표작 <brat>과 <LUX>를 연상시킨다. 티나는 <brat>의 샬럿처럼 시간을 거슬러 올라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로 (팝스타가 되겠다던) 오래전 꿈을 되돌아본다. 한편에서는 <LUX>의 로살리아처럼 전자 음악 하위 장르의 미학과 개념을 끌어다가 시대상에 맞게 재구축하며 선지자 같은 면모를 선보인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이 과정에 꾸며낸 듯한 콘셉트나 젠체가 없다는 것이다. 데뷔로부터 15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티나는 원숙하기는커녕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쿨하게 보인다.

 

Nasty의 예상치 못한 성공이 <Popstar>를 클럽 음악으로 인도했을 것이다. 기만에 가까울 정도로 단순한 프레임에 대다수 곡들은 단 몇 가지 요소와 중독성 있는 특정 구간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박자 빠르게 끝을 맺는 러닝타임과 밀도보다 여백을 강조한 편곡 방향이 여러 장르의 모티프들이 끊임없이 융화하고 교차하는 앨범에서 얼마간 신선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Twentyfive Eight는 친숙한 아이디어를 기발한 착상으로 탈바꿈시킨 사례이다. 어떻게 리듬을 타야 할지 종잡을 수 없는 복잡한 드럼 패턴과 가뿐한 신스 멜로디 위에서 티나는 랩인지 가창인지 분간할 수 없는 템포로 연습하듯 노랫말을 내뱉는다. 곡의 후반부 그녀는 변주를 주는 대신 맥없는 톤으로 허세 가득한 애드리브를 읊조리는데 앨범의 어떤 빌드 업보다 더 흥미롭다. 댄스 음악의 최신 경향과 자기 자신의 현실에 대한 솔직한 자각이 담긴 앨범은 Cloud 9을 통해 절정에 다다른다. 이 곡은 (티나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멈출 줄 모르는 질긴 매력을 지닌 환희의 송가로서 오래된 관용구가 말하는 것처럼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낚아챈다. 대부분의 수록곡들이 그랬듯 생각했던 시점보다 2-3초 정도 앞서 툭 끊어지며, 마찬가지로 이런 하이브리드 앨범의 아웃트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어쿠스틱 기타 리프가 흘러나오며 앨범은 막을 내린다.

 

<Popstar>는 자넷 잭슨이 제시했던 아이디어들을 이 시대로 고스란히 가져오면서 그 영향력을 가장 선명하게 증류해 낸 결과물 같다. 신비롭고 음산한 신스가 낮게 깔리는 도입부부터 드럼 앤 베이스 비트까지, Empty Stadium은 자넷의 Empty를 시대상에 맞게 재해석한 것처럼 들린다. Empty에서 자넷은 당시로서는 생소했을 감정, 즉 상대방이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았기에 대화할 수 없어서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 노래했다. 티나는 이 주제를 스마트폰 시대에 맞게 살짝 비틀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팬들과 연결되지 못하는 것 또 자신이 바라는 모습대로 성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다. 우여곡절로 가득했던 그녀의 커리어나 앨범 발매 전후로 이어졌던 상황들을 돌아봤을 때, "그렇게 오랫동안 노래하고 있었는데 아무도 듣고 있지 않았지", "결코 울려 퍼지지 않을 박수만 기다리고 있었어."같은 가사들은 깊숙이 폐부를 찌른다. 티나는 15년 전부터 음악을 발표해 왔다. 그녀는 매 순간 시대의 흐름보다 반 발자국은 앞서 있었고 최근까지 알앤비 사운드 진화에 드레이크 버금가는 공헌을 했음에도 그에 걸맞은 찬사를 받지 못했다.

 

현대 문화가 연신 y2k를 되돌아보는 까닭은 전통의 벽을 허물려는 과감함이 제일 성행했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한 장르에 빠져들기도 전에 그 장르를 규정하는 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M.I.A. 그리고 지금 보면 조잡할지 모르나 그 누구보다 모험적이었던 투지코 노리코, 걸 토크, 랩처 같은 팀들까지, 그때는 오늘날보다 더 도전에 후한 점수를 주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만일 당신이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라 밀레니얼 '베이비'라면 mp3 시대의 이러한 시도들에서 새로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세상 속에서 평생을 살아왔을 테니. 장르의 한계를 넘어섰다거나 하나의 장르로 정의할 수 없다는 홍보 문구는 너무 빈번하게 사용된 나머지 그게 정확히 뭘 뜻하는지 알 수 없게 됐다. 이론상 모든 음악은 분류할 수 있으며, 현재 가장 세차게 너울진 파도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협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지언정, 이 세상에 과거의 영감으로부터 자유로운 창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살짝 감성에 젖은 채 말하자면, 티나셰는 우리 시대의 M.I.A. 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그녀는 자기가 새로운 유형의 바퀴를 발명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모든 댄스 음악의 원천인 <Velvet Rope>에서부터 <Raven>, <Product>, <brat> 그리고 <Popstar>에 이르기까지, 티나의 커리어를 이끈 포온더플로어 DNA는 변함없이 그녀의 음악 속에 간직돼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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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 티나셰의 정규 앨범 8장을 모두 들어보았습니다.
실로 대단한 커리어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현재 'Popstar'가 여러 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티나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평가와 인기의 스케일이 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앨범 8장을 모두 듣고 지나간 평가를 되돌아보게 만들다니,
이게 바로 훌륭한 앨범의 힘인 것 같습니다.
괜히 지난 날이 부끄러워지네요.
Popstar 만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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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1 10.18 20:27

    앨범을 향한 열광적인 분위기에 기꺼이 합류하고 싶게끔 하는 작품 같아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 1 10.19 20:40

    원숙하다는 것보다 쿨하다는 표현이 참 잘 와닿네요. 매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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