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png [w/HOM] A$AP Rocky - Don't Be Dumb](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60209/9474448432_2120028041_580824830b0d1ffc63889f26f24a6b2c.png.webp)
A$AP Rocky
[Don't Be Dumb]
2026.01.16.
DISC 1
ORDER OF PROTECTION
HELICOPTER
INTERROGATION (SKIT)
STOLE YA FLOW
STAY HERE 4 LIFE (feat. Brent Faiyaz)
PLAYA
NO TRESPASSING
STOP SNITCHING (feat. BossMan Dlow & Sauce Walka)
STFU (feat. Slay Squad)
PUNK ROCKY
AIR FORCE (BLACK DEMARCO)
WHISKEY (RELEASE ME) (feat. Gorillaz & Westside Gunn)
ROBBERY (feat. Doechii)
DON'T BE DUMB / TRIP BABY
THE END (feat. will.i.am & Jessica Pratt)
DISC 2
SWAT TEAM
FISH N STEAK (WHAT IS) (feat. Tyler, The Creator & Jozzy)
FLACKITO JODYE (feat. Tokischa)
I Smoked Away My Brain (I'm God x Demons Mashup) (feat. Imogen Heap & Clams Casino)
A$AP Rocky가 얼마나 많은 팬을 기다리게 했는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TESTING]으로 태교를 한 부모가 있다면, 이제는 초등학생의 학부모가 되었을 것이다. Rocky가 자신의 첫 런웨이 AMERICAN SABOTAGE를 통해 [Don't Be Dumb]의 발매를 처음 예고했을 당시, 필자는 ‘돈비덤 기다리기’라는 특집 코너를 매거진에 기고한 바 있다. 만약 그 글을 읽고 입대한 독자가 있다면, 지금은 만기 전역을 기다리는 말년 병장이 되어 사회에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Rocky 본인은, 팬들을 8년이나 기다리게 한 ‘미운 래퍼’로 불리는 데에 다소 억울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TESTING] 이후 예정되었던 프로젝트는 한 차례 유출로 취소되었고, 오랜 친구와의 송사는 Rocky의 승리로 마무리되었으며, 그는 이제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렇게 쌓여온 시간과 미운 털을 한 꺼풀 벗겨내고 마주한 [Don't Be Dumb]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
셀럽의 생활을 즐기는 동안 그는 피쳐링 게스트로써 꾸준한 폼을 유지했고, 본격적인 발매에 앞서 공개한 “PUNK ROCKY”와 “HELICOPTER”는 작품 자체에 흥미를 끌어오기에 충분했다. 긴 시간 동안 쌓은 의심을 기대로 바꾼 것은 화려한 비디오를 동반한 롤아웃에 있었다. 그렇게 8년 만에 돌아온 Rocky의 앨범을 재생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Tailor Swif”와 “Trunks”를 연상케 하는 멤피스 랩의 영향이 드러난 트랩 사운드다. 다소 익숙한 맛이 이어지는 가운데 “HELICOPTER”는 Mike Dean의 손길이 닿아 싱글 버전보다 훨씬 근사한 마무리를 갖추었고, “STOLE YA FLOW”는 미적지근했던 Drake와의 비프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앨범 내 가장 높은 화제성을 확보한 트랙으로 기능한다. Brent Faiyaz와 함께한 “STAY HERE 4 LIFE”는 마치 세 곡을 연달아 듣는 듯한 구조로 몰입도를 배가시키고, 이어지는 “PLAYA”와 “NO TRESPASSING”은 큰 굴곡 없이 흘러간다. 이후 Sauce Walka의 분전이 더해진 “STOP SNITCHING”이 본작을 대표하는 뱅어로 자리 잡는다. 이 일련의 흐름 속에서 Rocky는 강력하고 화려한 플로우를 앞세우기보다는, 특유의 아우라를 유지하며 켜켜이 쌓인 레이어 속 하나의 악기로 기능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다만 해당 구간의 비트 사운드가 새롭거나 특출나다기보다는, 기존의 ‘Rocky식 트랩 사운드’에 가깝다는 점은 다소 미스매치로 느껴지기도 한다.
[Don't Be Dumb]은 다소 산만한 “STFU” 이후, 크게 궤도를 수정하듯 노선을 선회한다. “STFU”는 Rocky와 Slay Squad가 짧은 벌스들을 주고받으며, 이후 전개될 큰 그림을 예고하는 트랙으로 기능한다. 이 신경질적인 분위기는 작품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처럼 들리곤 한다. 본격적인 궤도 수정을 체감하게 하는 지점은 “PUNK ROCKY”로, 해당 트랙은 Blink-182의 보컬 멜로디를 오마주한 도입부와 함께 “Sundress”의 정신적 후속작이 되어 다시 작품에 몰입할 동력을 제공한다. 반면 일렉트로닉과 밴드 사운드를 오가는 “AIRFORCE (BLACK DEMARCO)”는 다소 어색한 전환 탓에 절반의 성공에 머무르는데 그쳤고, “WHISKEY (RELEASE ME)”는 흥미로운 크레딧으로 발매 전부터 큰 기대를 모은 것에 비해 이전과 다른 구성으로 그 기대를 온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후반부의 인상을 만회하는 것은 “ROBBERY”와 “DON'T BE DUMB / TRIP BABY”다. “ROBBERY”는 비밥 재즈 사운드에 과감히 뛰어들어 확실한 성과를 거두고, “DON'T BE DUMB / TRIP BABY”는 ‘빈티지 Rocky’에 대한 셀프 오마주처럼 느껴질 만큼 몽환적인 사이키델릭 사운드에서 뚜렷한 강점을 드러낸다. 또한 “THE END”는 트랙의 시작과 마무리를 각각 책임지는 두 베테랑, will.i.am과 Jessica Pratt의 존재감 덕분에 작품을 깔끔하게 매듭짓는다.
이러한 게스트의 기용은 본작에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지점으로 작용한다. Brent Faiyaz는 80년대 훵크 스타로 분한 듯한 감각으로 감미로운 라인을 남기며 “STAY HERE 4 LIFE”를 인상적인 러브 송으로 완성하고, “STOP SNITCHING”에 등장한 Sauce Walka는 존재만으로 “STOLE YA FLOW” 한 곡에 버금가는 압박을 가하며 Drake에게 위협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ROBBERY”의 Doechii는 여전한 자신감을 유지하며 트랙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버팔로를 상징하는 Westside Gunn은 애드립만으로도 피처링 게스트로서의 지위를 증명한다. 이처럼 [Don't Be Dumb]에 이름을 올린 게스트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의도적인 장치로 기용되었고, 각자의 개성 역시 작품 전반에서 십분 활용되며 분명한 강점으로 남는다. 이외에도 “PUNK ROCKY”의 싱글 커버가 Robb Bank$의 <PaRappa the Rapper> 콘셉트를 차용했다는 점, 그리고 “SWAT TEAM”이 SpaceGhostPurrp와의 재회를 전제로 기획되었던 트랙이라는 사실은 A$AP Mob과 RVIDVR KLVN의 오랜 비프를 연상케 해 분명히 회자될 지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들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음에도, 작품 전반에서 일관되게 남는 아쉬움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한 끗 부족한 과감함과 과밀하게 쌓인 사운드가 결국 작품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흐리고 말았다. 이는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긴 러닝타임 속에서 미뤄둔 숙제처럼, ‘서던-랩의 부흥’, ‘팝 스타에 대한 열망’, ‘새 시대의 아이콘’ 등 다수의 지향점을 차례로 드러낸 — Playboi Carti의 [MUSIC]을 제외한 메인스트림 랩 앨범이 근래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골칫거리이다. 트랩 뱅어로 구성된 전반부는 큰 진전 없이 익숙한 사운드를 반복하고, 후반부에 배치된 실험적인 트랙들 역시 지나치게 많은 종류의 사운드를 담아내며 다소 산만한 인상을 남긴다. 여타 메인스트림 앨범들에 비해 [Don't Be Dumb]이 지니는 흥미로운 지점은 분명 존재한다. 허나, 그의 전작이 [TESTING]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고, 그로부터 8년의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은 본작을 보다 엄격한 기준에서 바라보게 한다.
위와 같은 요소들을 공유하는 작품들을 감상하고 나면, 버릇처럼 ‘다음 앨범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말을 덧붙이게 된다. 그리고 이 말은 대개, 분명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 아티스트들을 향한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Rocky에게도 그 말을 건네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그의 다음 선택을 지켜보게 만드는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어쩌면 씬과 트렌드를 이끌어갈 이름은 누가 더 오래, 더 깊게 절치부심하느냐에 달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추신 — [Don't Be Dumb]은 팔짱을 얼마나 세게 끼고 듣느냐에 따라 감상이 갈리는 작품처럼 느껴진다. 8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게 한 것이 여전히 밉기는 하지만, 팔짱을 조금만 풀어본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순간들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니 꽉 낀 팔짱을 한 번 쯤은 느슨하게 해보길…!
w/HOM#31 보러가기




안녕하세요, 매거진에 들어간 뒤로 LE에는 처음 인사드립니다.
저는 SONGCHICO라는 필명으로 haus of matters 에디터와
인스타그램에서 컨텐츠 만들면서 살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엔 LE에 자주 들어오곤 했는데
오랜만에 아이디 찾아서 접속하니 좀 어색하기도 하네요.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TESTING]으로 태교를 한 부모가 있다면, 이제는 초등학생의 학부모가 되었을 것이다."
느슨해진 팔짱에 여간 기합을 주는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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