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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zebra - [Hunched Jack Mixtape]

title: Jane RemoverWaster5시간 전조회 수 239추천수 9댓글 12

2010년 4월 Lil B의 Birth Of Rap이 공개됨과 동시에 태어난 장르 클라우드 랩. 이는 애틀랜타부터 스웨덴까지, 다양한 국가와 도시에서 성장하고 또 변모해왔다. 그렇다면 장르의 탄생부터 약 16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고 현재, 클라우드 랩이라는 장르의 최전선이자 미래는 과연 누구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의 정답을 알고 싶다면 당신은 고개를 들어 옆 나라 중국을 보아야 할 것이다. 

 

jackzebra가 Surf Gang에 합류하고 발매한 3번째 믹스테잎 [Hunched Jack Mixtape]. 그는 전전작 [王中王], 전작 [Above & Beyond]에서도 멜로디컬한 트랩과 플러그부터 프로듀서 chinapoet을 필두로 어두운 앰비언트 플러그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였었지만, 그럼에도 jackzebra의 이번 작품은 전 작품들과 유독 동떨어진 분위기를 뿜어낸다. 이번 작품은 이전의 앨범들보다 훨씬 더 난해하고, 또 어둡다. 

 

해당 작품만의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해당 작품의 프로듀서들이 일조한다. 이 작품의 전반부에는 Glasear와 James Ferraro, 후반부엔 evilgiane와 Eliproperr가 흐름을 주도한다. 이 중에서 내 눈을 단숨에 사로잡은 이름은 단연코 James Ferraro이다. 힙나고직 팝과 베이퍼웨이브의 개척자이자 대명사인 그가 중국인 래퍼의 앨범에 참여하다니…그런 그와 함께 트랙을 프로듀싱한glasear는 ericdoa, glaive 등부터 PinkPantheress, Travis Scott 등과 작업하는 등, 디지코어나 팝 랩 음악을 주로 프로듀싱하는 사람이다. 상당히 재밌는 조합이다. 이 둘은 작품 초반에 극도로 익스페리멘탈하고 어두운 사운드를 전개하며 청자의 귀를 사로잡는다. ‘Leon’이나 ‘Luxury Humble Style’등의 곡들을 들어보라. 둔탁한 드럼과 너무나 차가워 서늘한 기분이 드는 킥과 스네어, 곳곳에 배치된 비명들과 효과음들, 그리고 이를 이끌어가는 jackzebra의 유려한 래핑까지. 어느 하나 인상적이지 않은 순간이 없다. 

 

폭풍우 사이를 고독하게 걸어가는 듯한 곡들이 끝나고 나면 앨범은 당신들에게 잠깐의 휴식을 제공한다. Yung Lean과 Drain Gang의 감성을 물려받은 스웨덴 프로듀서 Woesum과 실험적인 사운드 콜라주를 선보이는 Tek Lintowe, 디지코어 씬의 대표 영혼의 단짝 blxty와 mental까지, 해당 곡들을 듣고 있으면 문득 이 짧은 트랙들의 배치는 전작들에 대한 셀프 오마주같기도 하다. 

 

해당 트랙들이 지나면 당신은 이 앨범의 2막, Surf Gang과 Shed Theory라는 두 인터넷 랩 콜렉티브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Eera와의 에너지 넘치는 트랙 ‘Earrings’를 뒤로 하고 이어지는 Harto Falión의 무기력한 랩 퍼포먼스, evilgiane와 Eliproperr이 만들어내는 회색빛의 Plugg 비트를 들어보라. 분위기는 밑도 끝도 없이 침잠하며, 때로는 염세적이기까지 하다. Surf Gang에서 선보이던 차분하면서 몽환적인 바이브, Shed Theory에게서 풍기던 그 음침한 분위기가 합쳐져 jackzebra에게로 천천히 ‘굽어져’가는 느낌이 든다. 

 

또한 이 앨범의 가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jackzebra는 지금 가장 가사를 잘 쓰는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가사는 돈 자랑, 여자 자랑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트랙 ‘Brothers’에서 형제들과의 즐거웠던 과거를 회상하며 너무나 변해버린 형제들과 현재의 사회를 무뚝뚝하게 진술한다. 또한 이어지는 트랙들에서는 자신이 짜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선보이기도 하며(‘Mule, Horse, Loser’), 아예 고독한 살인마를 자처하며 돈을 위해 널 죽이겠다는 살벌한 경고를 날리기도 한다. (‘Massacre’), 그러다 앨범이 흘러가고 끝나갈수록 그는 날라다니는 모기를 보며 세상에 대한 시를 써내려가기도(’Mosquito’), 자신의 연인을 위한 러브 레터를 써내려가기도 한다… (‘Her’)

 

앞서도 말했지만, 2010년 이후 클라우드 랩은 그 이름만큼이나 유동적으로 변화해왔다. 베이퍼웨이프 감성을 빌려 커리어를 시작한 영 린은 어느새 기타를 잡고 노래를 하고, 드레인 갱 멤버들은 기존의 클라우드 랩의 색채만 유지한 채 팝, EDM 등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Sickboyrari 등이 계속해서 트랩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클라우드 씬의 흐름은 정체되어 있었다. 이런 씬의 흐름 속 jackzebra는 이전보다 더욱 실험적인 프로덕션과 플로우로 클라우드 랩 씬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으니, 이는 우리가 이 중국 청년의 다음 작업물을 더욱 기대해봐도 좋을 이유다. 

 

IMG_0021.jpeg

 

https://youtu.be/tKHgqz3DqR8?si=x4GDtQuXxOI4P5z0

 

https://youtu.be/EjbuR2lz1Ik?si=85S5yOoFwEA-R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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