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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대 언더그라운드 탐방 2 : Blackalicious - Blazing Arrow 리뷰

title: J Dilla다스시디어스3시간 전조회 수 74추천수 1댓글 1

Blackalicious_Album_Blazing_Arrow.jpeg

Released: 30 April 2002

Genres: Conscious Hip Hop, Jazz Rap, Neo-Soul, Abstract Hip Hop, Political Hip Hop

 

1월의 나와 2월의 나와 3월의 나 그리고 12월 31일의 나

그렇게 수많은 모습이 중첩된 존재자가 되었다.

시간이 쌓여갈수록 순간은 묻힌다.

 

Gift of Gab과 Chief Xcel 

이 두 명의 궁수는 불화살을 준비하고 있다.

이 화살은 뒤로 간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고 관통하여 가려진 순간들을 목도하고자 쏜 화살이다.

인간은 기억으로 살아간다.

기억은 흐릿하다. 기억은 미화된다.

불화살은 밝게 빛나 어둠을 밝히지만 궁수 자신의 심장을 관통한다.

이를 통해 비로소 진실의 순간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지배층과 피지배층

기술과 문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 구도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말과 생각을 통제받고 주인이 아닌 종으로 프로그래밍된다.

역사는 지배자들에 의해 쓰였지만 화살촉의 방향은 서발턴(Subaltern)을 향하고 있다.

마약과 거리, 부패와 상처 

야만성은 육신을 죽이지만 고도로 발달한 문명은 정신을 죽인다.

 

Gift of Gab, 캘리포니아의 파노라마라는 작은 동네에서 태어났다.

6남매 중 막내였다. 부모는 이혼한 상태였고 14,15살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

알코올 중독과 당뇨

형이 그를 보살펴주었지만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다.

학교를 빠지고 최하점을 받았다. 숙제 대신 라임을 쓰고 랩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시간이 흘러 자신의 가족들이 자리를 잡았지만 그는 여전히 돈이 되지 않는 랩을 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순수한 사랑을 외친다.

자신은 갱스터도 아니고 보석도, 총도 없다.

물론 돈도 원한다. 하지만 다짐을 한다. 영혼 없는 노래는 하지 않겠다고

그는 느낀다. 개인의 삶에서 느끼는 억압과 모순은 사실 캘리포니아 그리고 미국 그리고 세계도 공유하는 것이다.

껍데기만 다를 뿐이다.

몸에 쌓여버린 억압의 이물질은 너무나도 많지만 이제라도 그는 화살을 쏘아 끝을 그리고 처음을 보려 한다.

나의 모순을, 흑인의 모순을, 우리의 모순을

 

기어코 그는 불을 지폈다. 이제 불화살이 준비되었고 드디어 시위를 당겼다.

 

화살은 수많은 단어들을 가로질렀다.

물질과 영혼, 유행이 지나버린 진실, 죽어가는 숲, 사유화된 감옥

납, 금, 주석, 철, 백금, 아연, 요오드, 질산, 빨간 제라늄, 수산화칼슘, 산화칼슘, 석회, 드라이아이스 , 이산화탄소

불교의 연기설, 도가도비상도, 감각, 지각, 오성, 자기의식, 이성, 절대정신

재즈와 여성 보컬, 네오 소울과 기타, 킥과 스네어 그리고 또 

라임과 플로우, 디스플레이와 메시지, 컨셔스와 앱스트랙 그리고 또

 

다름과 모순과 억압과 지배와 학문과 지식과 모든 이름들을 다 불태웠다.

이제 선명하게 보인다.

 

그렇다. 그 모든 것이 나였다. 

나는 링컨이다. 동시에 존 윌크스 부스다.

나는 유교이고 불교이며 자본주의이고 공산주의이다.

나는 조각과 파편이다.

나는 모두의 조각과 파편이다.

 

내가 너한테 하는 건 사실 내가 나 자신에게 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우린 서로 사랑할 수밖에 없다.

 

화살이 마지막으로 닿은 곳은 바로 사랑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사랑으로 시작했다.

 

https://youtu.be/xm6BpujzwcI?si=CemNnlbj8ZwBSVWR

 

평점: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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