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songs produced by The Alchemist 라서 불안하긴 했다.
알케미스트의 올해 결과물들은 죄다 '나쁘진 않지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수준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작하는 자의 숙명이니 어쩔 수 없다 해도 이젠 신작에 대해 더는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되었다.
빌리 우즈와 엘루시드라는 앱스트랙계 거물들의 개성마저도 과연 알케미스트의 자기 복제가 집어 삼킬 것인지 궁금해하며 앨범을 쭉 감상했는데
오~
오오~
다행히도 Mercy는 Haram의 후속작이라는 값어치를 충분히 하는 결과물이었다.
중간중간에 알케미스트식 뻔한 루프가 끼어 있긴 하지만 인터루드 역할에 그칠 뿐 실제로 앨범 전체를 지탱하는 트랙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앱스트랙의 향기는 Haram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싸이코패스처럼 은은하게 풍기는 광기, 그게 Haram이라는 앨범의 매력이었는데 Mercy에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물씬 배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Mercy 쪽이 좀 더 정돈되어 있달까.
새로운 건 없다 해도 적어도 진부하지는 않았다. Mercy는 리뉴얼된 Haram이다. 물론 뭔가 아주 혁신적이고 새로운 것을 원했던 사람들에겐 이마저 뻔한 자기 복제로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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