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대화의 코드가 빗나갈 때 태어난다—나는 고등학교 시절 생활과 윤리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고, 그 말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아 있다. The Pharcyde를 다시 들을 때마다 그 정의가 묘하게 겹친다. 힙합이 로스앤젤레스에서 갱스터리즘과 권력의 서사로 응결되던 시절, 그들은 댄서와 코미디언, 배우의 몸짓을 랩으로 옮겨, 무거운 비트 위에 익살스러운 캐릭터를 얹었다. 그 빗나감은 농담이자 방어였고, 동시에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예술적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Labcabincalifornia>는 그 웃음이 굳어지고, 미소의 이면에서 압력이 솟아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Bullshit"은 첫 장면부터 산업과 사회의 위선을 직격한다. 전작 <Bizarre Ride II the Pharcyde>의 과장된 해학은 사라지고, 담담하지만 날카로운 결이 자리를 잡는다. SlimKid3의 안정된 톤, Fatlip의 불안한 억양, Bootie Brown과 Imani의 균형잡힌 호흡은 서로 맞물리는 듯하면서도 어딘가 삐걱인다. 이 엇갈림은 "Groupie Therapy", "Somethin’ That Means Somethin’"으로 이어지며, 한때 폭발하던 유머의 장치들이 이제는 피곤한 독백처럼 남는다.
분기점은 J Dilla다. Q-Tip이 다리 놓은 이 디트로이트 프로듀서는 "Runnin’"과 "Drop"에서 시간을 비틀고 리듬을 밀고 당기며 새로운 구조를 짠다. Jorge Ben Jor의 선율은 루즈한 드럼 위에서 흔들리고, ‘Can’t keep running away’라는 후렴은 회피와 직면의 간극을 곡 자체로 새긴다. "Drop"은 역재생된 조각과 무거운 저역으로 환각적 울림을 만들어내고, Spike Jonze의 기묘한 뮤직비디오와 맞물려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비트는 실험으로 완성된다. 이때 The Pharcyde의 웃음은 농담의 산물이 아니라, 시간축을 비틀어낸 실험의 부산물로 변주된다.
앨범이 헛웃음이 번지는 순간에 닿으면 긴장이 다시 치솟는다. "She Said"는 관계의 균열을 차분히 감싸지만, 인터루드와 질문을 던지는 곡들은 긴장을 풀어주기보다 더욱 증폭한다. "Hey You"와 "Y?"는 대화체와 물음으로 가득하며, 웃음이 가진 불일치의 긴장을 음악적 언어로 번역한다. 그 지점에서 쾌감은 잠깐 스치고, 곧 피부 밑을 간질이는 미묘한 신경의 떨림으로 바뀐다.
앨범이 미소가 잦아드는 자리에 들어서면, 밝음은 옅어지고 씁쓸한 여운만이 남는다. "Moment in Time"은 시간의 무게를 눌러 새기고, "The Hustle"은 생존의 허덕임을 사실적으로 풀어낸다. "It’s All Good!"은 억지로 지은 웃음 같고, "Devil Music"에서는 Fatlip의 고립된 목소리가 낙인과 불화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마지막 "The E.N.D."는 닫히지 않는 문처럼 남아, 곡 전체를 열린 긴장 속에 던진다. 웃음은 이제 해소가 아니라, 고요 속에서 들려오는 메아리다.
<Labcabincalifornia>는 성찰, 균열, 실험, 아이러니가 얽혀든 풍경으로 남는다. 불일치에서 태어난 웃음은 초반엔 가볍게 일렁였고, 후반으로 갈수록 체념의 그림자로 굳어졌다. 그러나 음반은 끝내 결론을 닫지 않고 여운을 남기며, 한 장면을 오래 붙든다—웃음이 멈춘 자리에도, 여전히 비틀린 박자가 공기 속을 울리고 있다는 사실.
1집에 비해 현저히 묵직해진 분위기가 ㄹㅇ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앨범
그러면서 그룹 특유의 개성은 잃지 않았고
유쾌한 남자들의 사뭇 진지한 모습 또한. . . 일품이었죠.
제일 좋아하는 그룹
캔킵러닌어웨이
파사이드 1, 2집 정말 조아하는데
먼가 2집에서의 변화가 이후에 만개하지 못한거같아서 참 아쉬움....
너무너무 좋아하는 앪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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