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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Bieber - SWAG II 피치포크 리뷰 해석

title: DMX공ZA7시간 전조회 수 373추천수 2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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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 Carter VI>. <Jaws: The Revenge>. <Ghoulies III: Ghoulies Go to College>. <Vultures 2>. 문화의 풍경은 불필요한 속편들로 이미 가득 차 있다. 그렇기에 Justin Bieber가 얼터너티브 지향의 <SWAG>을 낸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후속작을 발표했다고 해서 충격적일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 앨범을 끝까지 듣는 게 그 자체로 하나의 고역이라는 사실이다. <SWAG II>는 피로감을 두 배로 늘린다. 이미 지나치게 길었던 전작의 21곡 위에 또 다른 23곡을 얹으면서, 두 장 합쳐 두 시간을 훌쩍 넘기지만 새롭게 들려주는 건 거의 없다. 신선함은 이미 휘발됐다.

Dijon(여섯 곡에 다시 공동 프로듀싱으로 참여)과 Mk.gee(전작처럼 단 한 곡에만 참여)의 몽환적인 소닉 스튜 감각을 빌려오던 첫 시도는 충분히 매혹적이었다¹.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것은, Bieber 버전은 모든 면에서 ‘라이트’하다는 점이다. 덜 묵직하고, 덜 강렬하며, 덜 혼돈스럽다. R&B적 보컬(정확히는 R&B 흉내에 가깝다), 전날 숙취에 시달리는 듯한 흐릿한 기타, 라이트 락 풍의 키보드, 뒤엉키듯 흘러나오는 작은 효과음들. 모든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동력이 사라졌다. 다수의 트랙을 프로듀싱한 Carter Lang, Dylan “Sir Dylan” Wiggins, Eddie Benjamin의 손을 거치며 납작해진 듯하다. <Open Up Your Heart>를 1988년의 소프트 록 발라드, Breathe의 <How Can I Fall?>과 함께 틀어보면, 경계선 없이 이어진다. 결국 Bieber는 기저귀 광고 음악으로도 무난히 흘러갈 법한 사운드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SWAG II>는 소량일 때는 괜찮다. 그러나 집중해서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곡은 단일 감정에 머무르며, 스케치 단계에서 멈춘 듯하다. 일부는 한 벌스만 존재하고, <Poppin’ My Shit>에서는 Bieber가 코러스를 반복하는 사이 Hurricane Chris가 몇 마디 랩을 던지고는, 'Once I hit, you gon’ get hooked and ain’t gon’ never leave me/Got some friends and they all love Justin Bieber'라는 충성의 제스처로 끝을 맺는다. 마치 내각 회의라도 구경하는 기분이다.

아내 Hailey Bieber를 향한 듯한 오드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가장 점액질처럼 달콤한 <I Think You’re Special>은 내적 평화를 노래한다면서도 피처링으로 참여한 Tems를 거의 백업 보컬처럼 묻어버린다. 섹슈얼한 슬로우 잼들 역시 대부분 Hailey에 관한 것으로 보인다. 그 안에서 Bieber가 내뱉는 'You got me singing, I, I, oh man'은 극찬이라기보단 맥빠진 추임새다. 싸움에 관한 곡들도 있고, 그중 가장 날선 <Petting Zoo>에서 그는 전기 기타 하나에 맞서며 분노를 토한다. 'I told you that you fuckin’ with a man/Yeah, I told you I don’t play that shit, no cap/Bitch, I told you I’m not doin’ tit-for-tat, no/Don’t make me say some shit I can’t take back' 같은 가사에서는 최소한 대중 앞에서 못된 인간으로 들릴 용기는 있다. 애정을 고백할 때조차 권태로운 소유욕이 배어 나온다. 'Nobody gets to touch you/I do.' 낭만보다는 통제에 가까운 문장이다.

문제는 가사다. 비유는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뒤틀려 있고(<Better Man>에서의 'Turn me out, when you get in, I get behind it like I’m Spider-Man'), 인사장 문구 같은 뻔한 감상(<Mother in You>의 'My smile, her grace/Both of our heart/Oh, child, everyday/You’re the best part'), 그리고 무의미한 반복(같은 곡에서의 'Trust me, this feeling is a good one and a nice thing')이 뒤엉킨다. 'You looked right through me like you really knew me'라는 구절은 ‘투명하게 보았다’는 표현을 완전히 오독한 결과다. Addison Rae풍의 팝 비트 위에서 'Eye candy, eye candy/’Cause you taste so sweet'라며, 눈요깃감이 오히려 상대방을 쳐다본다는 역설까지 만들어낸다.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 so I’ma hold you, baby'는 어처구니없을 만큼 직설적이다. 그가 파파라치에게 'It’s not clocking to you that I’m standing on business'라고 말해 유행어가 된 문장은, 이번에도 <Speed Demon>에 재등장한다. 마치 Urkel의 'Did I do that?'처럼 자기식 캐치프레이즈를 만들려는 몸부림 같다².

물론 R&B가 반드시 복잡한 가사를 필요로 하진 않는다. 소울 전통은 뻔한 문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해석의 힘으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Bieber는 소울을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소울처럼 행동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그는 소울을 하는 게 아니라, ‘바이브’를 한다. 맑은 팔세토와 기름진 톤, 때로 래퍼처럼 흘러가는 프레이징, Michael Jackson을 연상케 하는 숨결과 추임새까지. 하지만 그가 감정을 밀어붙일 때마다 울음 섞인 앓는 소리로 변하고, 이는 곧 Chris Brown을 'You my goat'이라 부르던 소년의 목소리로 들려온다. 어린 시절의 명성과 정체된 성숙이 만들어낸 후과 같다.

결국 <SWAG II>에서 가장 뚜렷한 개성은 Justin Bieber라는 이름 자체다. 원래는 버블검 팝에 뿌리를 둔 그가, 한때는 첨예했던 음악의 외피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 그러나 가장 기묘한 순간들—<Moving Fast>의 Björk <Homogenic>을 연상시키는 스네어 롤, <Safe Space>의 브레이크비트적 소프트코어—조차도 전체 팔레트에 섞여 밋밋해진다. 너무 매끈해서 오히려 무감각한 흐름. 그리고 모든 질감을 무력화시키며 마지막에 남는 곡은, 8분 가까이 이어지는 <Story of God>. 아담의 시선에서 창세기를 낭독하는 Bieber의 독백. 마치 ‘세상 첫 번째 인간이 내가 된다면’이라는 기괴한 상상을 끝끝내 우리에게 강요하는 듯하다.

¹ 소닉 스튜 감각: 원문 'sonic-stew aesthetic'의 번역. 다양한 사운드와 장르적 질감을 마치 스튜처럼 한데 섞어내는 스타일을 가리킴. 주로 얼터너티브 R&B나 인디 신에서, 흐릿하면서도 예측 불가한 매력을 주는 음악적 기법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² Urkel의 'Did I do that?': 1990년대 미국 시트콤 <Family Matters>에 등장한 캐릭터 Steve Urkel의 대표적 유행어. 어설픈 행동 뒤에 징징대듯 내뱉는 이 대사로 미국 대중문화에서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는 Justin Bieber가 자신의 반복적 표현('It’s not clocking to you...')을 Urkel의 유행어처럼 굳히려는 의도를 풍자하는 맥락에서 사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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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7시간 전

    당신은 신입니다 🙇‍♂️🙇‍♂️

  • title: DMX공ZA글쓴이
    4시간 전
    @릴랩스베이비

  • 7시간 전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SWAG

  • title: DMX공ZA글쓴이
    4시간 전
    @외힙른이

  • 6시간 전

    저스틴 비버는 구린 음악성이 기행에 가려진 몇 안되는 케이스임. 이렇게 꾸준히 괜찮은 ‘앨범‘ 못 만드는 주류 아티스트도 정말 몇 없는데

  • title: DMX공ZA글쓴이
    4시간 전
    @withoutme

    히트곡으로 승부 보는 녀석

  • 2시간 전

    헐 이앨범 완전 취저었는데 믹스도 좋아하는 느낌이고 평론이 맵네요

  • title: DMX공ZA글쓴이
    2시간 전
    @드레이크의목젖

    무난한 분위기로 승부 보는데 그게 40곡 이상이면 빡세긴 하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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