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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Remover - Revengeseekerz 리뷰

title: DMX공ZA4시간 전조회 수 237추천수 7댓글 10

Jane Remover - Revengeseekerz Lyrics and Tracklist | Genius

 

문을 열자마자 퍼져나온 건 축적된 부패의 냄새였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Jane Remover가 냉장고에서 마주한 구더기의 광경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한 시대의 본질을 응축한 은유 같았다. 썩어가는 일상, 자본에 잠식된 문화, 정체성을 강박적으로 규정하려는 인터넷 대중의 시선. <Revengeseekerz>는 이러한 부패와 오염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앨범의 주체는 평범한 화자가 아니라 복수를 추구하는 페르소나이며, 이는 억눌린 분노를 무기 삼아 외부 세계에 맞서는 전사적 자아였다.

초반부 "TWICE REMOVED"와 싱글 컷으로 공개 된 "JRJRJR"에서 Jane은 자신을 두 번 잘려나간 존재, 반복적으로 호명되는 이름으로 드러낸다. 여기서 revenge-seeker는 이미 부패한 환경 속에서 재탄생한 자아다. 트랩 기반 드럼과 디지털 과부하 보컬은 공백을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성으로 채워지고, 불쾌할 정도의 혼탁함은 오히려 자기 선언의 에너지로 작용한다. 특히 "JRJRJR"에서는 포먼트 시프트를 통해 보컬의 성별과 정체성이 유동적으로 변형되며, 마치 한 목소리 안에서 수많은 분열된 자아가 동시에 외치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앨범은 더욱 전투적인 양상을 띤다. Danny Brown이 참여한 "Psychoboost"는 정신을 찢어내는 글리치 사운드로 자본과 명성이 강요하는 과도한 압박을 폭로한다. "Experimental Skin"은 낡은 껍질을 벗겨내듯 고정된 정체성을 해체하고 새로운 피부를 입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 곡에서 보컬은 포먼트 시프트로 곡의 흐름에 따라 음색을 유동적으로 변화시키며 정체성의 재탄생을 청각적으로 구현한다. "Dancing with Your Eyes Closed"는 소비에 도취되어 눈을 감고 춤추는 사회를 조롱하며, 보컬 자체를 비인간적 음색으로 뒤틀어 풍자의 날을 더욱 예리하게 만든다. "Turn Up or Die"의 칼날 같은 신스는 아티스트에게 극단적 경쟁을 강요하는 산업 구조의 폭력성을 청각화한 듯하다. 이 구간에서 revenge-seeker는 개인적 분노를 넘어 시스템 전체를 겨냥하는 전사로 성장한다.

후반부는 부패 이후의 흔적과 생존을 이야기한다. "Star People"에서 화자는 인간 사회에서 초월한 존재로 자리 잡고,

"Professional Vengeance"는 복수를 우발적 감정이 아닌 직업적 정체성으로 고착화한다.

"angels in camo"와 "Dreamflasher"는 애틋함과 취약함조차 위장된 전투 이미지로 전환된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JRJRJR"는 썩음과 정화, 분노와 생존이 순환하는 끝없는 루프를 강조한다. 해소는 없다.

사운드스케이프는 이러한 서사를 과부하된 음향으로 봉인한다. 보컬은 오토튠과 포먼트 시프트로 정체성을 흔들고, 드럼과 808은 왜곡과 압축으로 클럽 음향 기기를 터뜨릴 듯한 육체적 압박을 만들어낸다. 신스는 찢어진 디지털 파편처럼 흩뿌려지고, 마스터링은 과포화를 전제로 설계돼 청자를 압박한다. 무작위 소음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치밀하게 설계된 혼돈이며, 디지코어·하이퍼팝·레이지가 얽혀 만들어낸 공격적 구조다.

<Revengeseekerz>는 즐기기 위한 앨범이 아니다. 냉장고 속 구더기처럼 불편하고 혐오스러운 출발점에서, Jane은 분노를 집단적 정체성으로 변환시켰다. 남는 것은 부패의 잔향, 그리고 그것을 결국 삼켜버린 목소리다. 앨범은 문을 닫은 방 안에 머문 냄새처럼 오래 가라앉으며, 귓가를 집요하게 두드린다. 그 소리는 부패와 분노를 넘어 다시 시작될 새로운 폭발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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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4시간 전

    잘 읽엇습니다

  • title: DMX공ZA글쓴이
    3시간 전
    @유레카9번트랙

    🧊🧊

    왜 얼음만 치면 댓글이 안 달릴까요?

  • 4시간 전

    어케 만든 거지 진짜

  • title: DMX공ZA글쓴이
    4시간 전
    @릴랩스베이비

    레이어링을 되게 치밀하게 해놨더라구용

    아무래도 전자음악 기반 샘플에 능하다 보니 이쪽 사운드 구현에는 도가 튼듯요

  • 1 3시간 전

    이런거 안들으실 거 같았는데ㅋㅋㅋㅋㅋㅋ 개추입니다

  • title: DMX공ZA글쓴이
    1 3시간 전
    @HipHaHa

    저 요즘 음악을 더 많이 듣습니다. . .

  • 3시간 전
    @공ZA
  • 전 이쪽 음악은 진짜 모르겠는데

    이 앨범은 그나마 낫더라구요

  • title: DMX공ZA글쓴이
    3시간 전
    @히오스는니얼굴이다

    저는 중독돼서 한동안 이쪽 계열만 듣고 아직도 관련 신보 나오면 개처럼 달려듭니다.

  • 2시간 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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