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l Sweatshirt
I Don't Like Shit, I Don't Go Outside
Genres: Abstract Hip Hop, Experimental Hip Hop, Cloud Rap, Hardcore Hip Hop, Illbient
10
https://youtu.be/tZ5Mu2gs-M8?si=P6qHC6hXBYmctYkh
내면을 지탱하던 기둥이 무너지는 순간 그 속의 감정들은 쏟아져 나왔다. 유명한 프랑스의 철학자인 Jean-Paul Sartre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매우 많은 사람들은 타인으로 인하여 치유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반대였다. 래퍼 Tyler, The Creator를 중심으로 모인 하드코어 힙합 그룹, Odd Future의 성장은 너무나도 빨랐다. 그러나 유명세가 높아질수록 내면은 붕괴되었다. 명성과 동료들과의 갈등은 점점 그의 내면을 파괴했고, 우울과 죽음은 그의 목을 조여왔다. 이러한 점들의 그의 앨범에서도 반영되었고, 이젠 그의 가사를 살펴보자. 죽음과 우울, 고립, 불안을 앨범에서 노래하며, 그는 죽음을 앞둔 한 명의 시한부처럼 묘사된다. 앨범보단 기록으로, 기록보단 경험으로, [I Don't Like Shit, I Don't Go Outside]는 레코드판에 기록된 그의 방황의 기록이다.
그의 트랙 배치는 죽음 수용 5단계와 닮아있다. 초반부는 과시로 숨긴 부정을, 중반부에선 사랑과 타인을 향한 분노, 무기력한 삶을 보여준다. 한번 살펴보자. 앨범의 인트로인 [Huey]에서 그는 단순히 치부한 자랑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시 속에서 묻어나오는 우울은 앨범의 갈피와 그의 현 상황을 보여준다. 인트로가 끝나갈 때쯤 그는 정식으로 인사를 시작한다. 인트로가 끝나면 다음 트랙인 [Mantra]가 등장한다. [Mantra]에서 그는 사랑과 배신, 그리고 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진정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배신으로 끝난다. 다음으로 본인이 뽑은 최고의 트랙인 [Faucet]가 등장한다. 무기력한 그의 삶과 고립을 노래하며, 그 속에서 그는 죽음 수용 5단계인 타협과 우울을 보인다. 인기 트랙인 [Grief]에선 분노를 가장한 우울로 그의 상황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대미를 장식할 트랙인 [Wool]에선 Vince Staples와 같이 폭력을 주제로 삼은 가사를 보여준다. 어둠과 고립의 바다를 항해하던 그의 배는 침몰한지 오래다.
Good grief, I been reaping what I sow
맙소사, 난 뿌린 대로 거두고 있었네
Grief 中
배경과 가사를 충분히 살폈다면 이제는 랩과 사운드에 집중할 차례다. 그의 음악은 언제나 무거운 주제와 교차하는 감정을 품어왔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는 단순히 우울과 분노의 차원을 넘어선다. 어둡고 폐쇄적인 정서를 그저 토하는 데 멈추지 않고, 이를 하드코어하고 강렬한 랩으로 압축해 낸다. 전작인 [Doris], [solace]에서 보여주던 느리지만 묵직한 랩보다 더욱 강렬해지고 실험적으로 변했고, 건조하고 일비엔트한 비트는 그의 독창적인 프로듀싱의 한계를 넘어섰다. 비록 피처링은 아쉽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그의 랩과 프로듀싱의 커버 덕분에 심한 감점 요소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우울과 불신으로 가득 차 썩어가고 있다. 그의 뒤틀린 감정의 갈라짐 사이로 나온 어둠은 그를 잡아먹었다. 하지만 기억해라. 가장 어두울수록 별은 가장 빛나는 법이라는걸. 이 앨범은 본인 기준 최고 점수인 10점을 받기에는 충분한 완성도라고 생각한다.
전에 쓴 리뷰 업그레이드이고 개추좀 눌러주세요
똥 싫어 밖에 안 나가 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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